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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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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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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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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무쌍(無雙) Phoenix Origin -08-

DUMMY

디지털 월드.

발키리몬의 고향이었던 곳에서 그레이몬이 사이버드라몬과 싸우고, 무승부를 낸 뒤에 그를 섭외하고는 「공간전이」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준, 류이치, 바알몬, 그리고 피닉스.

근처에 있는 마을에 도착한 그들은 먼저 여관에 들러 주인에게 비용을 지불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상당히 넓은 방 안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바알몬을 제외한 디지몬들을 떠올린 준과 류이치는 크로스로더를 손에 쥐었다.


“동료들을 꺼내게?”


“예.”


“준이야 괜찮겠지만, 류이치 너는 좀 불안한데.”


“···사이버드라몬 때문입니까?”


“아마 크로스로더 안에서 그레이몬하고 싸우고 있을 거야.”


피닉스의 말대로 호전적인 그레이몬과 그에 못지않은 사이버드라몬은 지금 크로스로더 안에서 치고 박고 싸우고 있었다. 동료인 메일버드라몬은 싸움 구경을 하고 있었고, 슈리몬(수리몬)은 힘이 부족해서 둘을 말리지 못했다.

그러한 사정을 짐작하고 있는 류이치는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디지몬을 밖으로 꺼냈다. 그들의 짐작대로 그레이몬과 사이버드라몬은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다만 처음과 비교했을 때, 다소 유치한 방식이라는 게 차이점이었다.


“이거 놔!”


“너야말로 먼저 놔라!”


서로의 머리를 붙잡으며 놓지 않는 두 디지몬을 보며 준과 류이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피닉스는 한숨을 내쉬며 손을 뻗었고, 동시에 그레이몬과 사이버드라몬의 몸이 허공에 붕 떠올랐다.

이로 인해 싸움이 강제로 중단됐고, 전의를 상실한 두 디지몬은 흠하고 소리를 내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 이후에 피닉스는 그레이몬과 사이버드라몬을 내려놓았고, 이어서 준이 크로스로더에서 다섯 디지몬을 방출했다.


“또 싸웠던 거야?”


“넌 신경 꺼라.”


“어이,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흥!”


툴툴거리면서 대화를 나누는 샤우트몬과 그레이몬을 본 여러 디지몬들, 준, 류이치, 피닉스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쨌거나 모두가 모여 시끌벅적하게 놀면서 휴식을 취했다. 물론 옆방에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


다음 날, 아침.

모든 준비를 마친 그들은 여관을 나와 다른 마을로 향하는 출구에 이르렀다. 여기서 잠시 머물다가 마을 밖으로 나왔고, 한참을 걷던 중에 사방이 탁 트인 평야를 발견했다.


“좋은 장소네.”


“슬슬 점심때니 여기서 잠시 쉬는 게 어떨까요?”


“흠, 좋을 듯 한데··· 왠지 불안하군.”


“적이 습격할까봐 걱정되는 건가?”


바알몬의 물음에 피닉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일반적인 경우라면 준과 류이치의 디지몬들, 바알몬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다만 특별한 경우라면 피닉스 본인이 나서더라도 상황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만약의 사태는 그 때 생각하기로 하고, 그들은 바닥에 앉아 마을에서 미리 구입한 음식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모두들 소소한 평화를 즐기는 동안, 한편으로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거지?”


“설마?!”


“그 설마야. 모두 준비해.”


마침 점심을 다 먹고 난 터라 소화를 할 필요를 느낀 그들··· 특히 준과 류이치의 디지몬들, 바알몬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기를 꺼내들거나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온갖 디지몬들이 튀어나왔다. 기가드라몬, 나이트몬, 나노몬(데이터몬), 가베몬(가비지몬), 메탈판토몬(메탈팬텀몬), 미노타르몬, 아르케니몬(아라크네몬), 아수라몬, 큐우키몬으로 구성된 완전체 군단이었다.


「제노사이드 기어」


「베르세르크 소드」


「플러그 봄」


「운치 바주카」


「그레이브 스트림」


「다크사이드 퀘이크」


「스파이더 스레드」


「아수라신권」


「블레이드 트위스터」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제일 먼저 기가드라몬이 양팔의 「기가 핸드」에서 유기체계 미사일을 무수히 발사했다. 이어서 나이트몬이 광전사처럼 대검을 휘둘렀고, 나노몬이 손가락 끝에서 아주 조그마한 붉은색 폭탄을 발사했고, 가베몬이 빈 깡통을 연결해 만든 바주카에서 분홍색의 그것을 발사했고, 메탈판토몬이 에너지로 이루어진 대낫에서 괴기음을 발생시키며 휘둘렀고, 미노타르몬이 왼손의 「데몬 암」을 지면에 내리쳐서 대지진을 일으켰고, 아르케니몬이 양손에서 예리한 와이어를 꺼내 휘둘렀고, 아수라몬이 네 개의 팔로부터 노도의 펀치를 계속 날렸고, 마지막으로 큐우키몬이 회오리를 발생시켜 진공의 칼날을 일으켰다.

(하나 빼고) 모두 강력하고 위협적인 공격으로 잘못하면 산산조각 날지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피닉스는 태연하게 한 발짝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 오른손을 뻗었다.


[쾅-!]


“모두, 지금이다!”


피닉스가 자기장으로 방어막을 형성해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준과 류이치의 디지몬들 그리고 바알몬은 사방으로 퍼져서 그들을 공격했다.


「라우디 락커」


「혼 브레이커」


「도루루 토네이도」


「메테오 스콜」


「이가류 오의 분신술」


「메가 플레임」


「나이트 호크」


「글러톤 팽」


「나뭇잎 숨기」


「카마우치」


처음으로 샤우트몬이 마이크를 봉술과 같이 사용했고, 두 번째로 바리스타몬이 머리의 뿔로 상대방을 던졌고, 세 번째로 도루루몬이 꼬리의 드릴을 거대화시켜 회오리를 일으켰고, 네 번째로 스타몬즈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공격을 펼쳤고, 다섯 번째로 이가몬(닌자몬)이 분신을 써서 상대가 서로를 공격하게 교란시켰고, 여섯 번째로 그레이몬이 입에서 화염을 방사했고, 여덟 번째로 사이버드라몬이 팔의 근골을 움직여 적을 관통했고, 아홉 번째로 슈리몬의 나뭇잎의 소용돌이를 발생시켜 일순간에 사라졌다가 은밀히 나타나 공격을 가했고, 열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바알몬이 손에 쥔 「타신편」에서 강렬한 뇌격을 내뿜었다.

그들의 공격에 적은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지만, 수가 훨씬 많은 터라 조금씩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결국 이를 보다 못한 준과 류이치는 크로스로더를 치켜들었다.


[샤우트몬! 바리스타몬! 도루루몬! 스타몬즈! 디지크로스!]


[그레이몬! 메일버드라몬! 디지크로스!]


“샤우트몬X4!”


“메탈그레이몬!”


「버닝 스타 크래셔」


「기가 디스트로이어」


디지크로스를 마치자마자 샤우트몬X4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 「스타 소드 DX」를 휘둘러 적을 일도양단 내버렸고, 메탈그레이몬은 주위의 모든 적에게 초고에너지의 추적 레이저 빔을 발사했다.

그 덕분에 많은 수의 적이 알(디지타마)을 남기며 사라졌고, 생존한 나머지는 겁을 집어먹고 서서히 뒷걸음질을 쳤다. 그 때, 생존자들의 등 뒤로 한 명이 디지몬이 걸어왔다. 온 몸이 뼈로 이루어진 악마와도 같은 모습··· 그것을 본 샤우트몬X4, 메탈그레이몬, 사이버드라몬, 이가몬, 슈리몬, 바알몬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넌 누구지?”


“전 스컬사탄몬이라고 합니다. 주인님의 명령으로 당신들을 처리하러 왔습니다.”


“너 혼자서 말이냐?”


“아닙니다. 저들과 함께 싸울 생각입니다.”


스스로를 스컬사탄몬이라 칭한 디지몬은 손에 들고 있는 지팡이를 땅바닥에 내리쳤다. 그러자 어두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생존자들을 덮쳤고, 잠시 괴로워하던 그들은 이내 초점이 없는 눈동자로 여섯 디지몬과 준, 류이치, 피닉스를 바라봤다.


“자, 그럼 가겠습니다!”


「네일 본」


스컬사탄몬이 지팡이에 암흑의 힘을 응축시킨 빛을 발사하자 바알몬은 망토 안에 숨겨둔 수많은 부적을 꺼내 던져서 공격을 막아냈다.


“모두 조심해! 저 공격에 맞으면 데이터가 파괴된다!”


“뭐라고?”


“까다로운 상대로군.”


“이가몬, 슈리몬. 너희들은 준과 류이치를 보호해!”


“우리는 저 해골과 싸울 테니까.”


그렇게 해서 샤우트몬X4, 메탈그레이몬, 사이버드라몬, 바알몬이 스컬사탄몬을 상대했고, 이가몬과 슈리몬은 어둠에 물든 완전체 군단을 상대했다. 다만 성숙기와 아머체인지라 몇몇은 놓치고 말았지만, 피닉스가 「도화금편」을 휘둘러서 멀리 튕겨냈다.

비록 죽지는 않았지만 그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완전체 군단은 내버려두고, 네 디지몬은 스컬사탄몬을 포위한 채로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수적으로 우세함에도 쉽사리 제압하지 못하고 있었다.


「스컬 해머」


“크윽!”


“이 자식이!”


네 디지몬의 공격을 날렵하게 피하면서 지팡이로 그들을 가격하는 스컬사탄몬. 결국 이를 보다 못한 류이치는 메탈그레이몬과 사이버드라몬에게 크로스로더를 보여줬다.

그 의미를 파악한 두 디지몬은 살짝 뒤로 물러났고, 샤우트몬X4와 바알몬은 스컬사탄몬이 만에 하나 방해하지 못하도록 열심히 견제를 했다.


[메탈그레이몬! 사이버드라몬! 디지크로스!]


“메탈그레이몬 + 사이버 런처!”


두 디지몬이 하나로 합쳐지더니 이내 새로운 형태가 되었다. 사이버드라몬의 꼬리가 입을 벌리듯이 위아래로 열리더니 하나의 포문이 드러났다. 그것을 본 스컬사탄몬은 위험하다고 생각해 후퇴하려고 했지만 샤우트몬X4와 바알몬이 방해를 해서 미처 벗어나지 못했다.


“이거나 먹어라-!”


「사이버 기간틱 런처」


포문에 모이기 시작한 에너지를 응축한 메탈그레이몬은 스컬사탄몬을 향해 발사했다. 에너지 빔에 휩쓸린 스컬사탄몬은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소멸했고, 샤우트몬X4와 바알몬도 하마터면 휩쓸릴 뻔했지만 피닉스가 「공간전이」를 사용하여 자신의 근처로 이동시킨 덕분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끝났군.”


“···그래. 우리도 끝날 뻔 했지만.”


“뭐, 너희들이라면 알아서 피할 거라 생각했거든.”


대화를 나누면서 디지크로스를 해제한 샤우트몬X4와 메탈그레이몬은 이가몬, 슈리몬과 함께 크로스로더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남은 건 피닉스와 바알몬으로 준, 류이치와 합류하여 다음 마을로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어디선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고, 바알몬이 제일 먼저 행동을 취했으니 준을 류이치에게 밀치고는 그 자리에 섰다.


[푸슉-!]


“크헉!”


“바알몬?!”


준을 대신해서 마력탄에 꿰뚫린 바알몬은 고통어린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준은 바알몬에게 달려갔고, 류이치는 크로스로더를 치켜들며 네 디지몬을 밖으로 꺼냈다.

잠시 후, 마력탄이 날아온 쪽에서 한 명의 디지몬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 쌍의 붉은 날개가 달린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흰 수염의 백발노인으로 열 손가락에는 금반지를 끼고, 화려한 장신구가 달린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지?”


“스컬사탄몬의 상사이자 7대 마왕 중에 하나인 발바몬이라네.”


발바몬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자 준과 류이치, 네 디지몬은 충격을 받은 얼굴을 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면을 쓰고 있는 피닉스는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그 누구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저 아이를 대신해서 내 공격에 당한 디지몬은 누군가?”


“바알몬. 베르제브몬의 아들이지.”


“베르제브몬의··· 그렇다는 건 리리스몬의 아들이기도 하다는 거군.”


“맞아.”


“이거, 그 둘에게 한소리를 듣겠군.”


“그건 그렇고··· 당신이 벌써 나설 줄은 몰랐는데?”


“우리를 방해할 지도 모르는 자들이 나타났다고 해서 내가 직접 확인하러 왔지. 한데 저 아이들의 이름은 어떻게 되나?”


“···센고쿠 류이치다.”


“타치바나 준입니다.”


“센고쿠 류이치, 타치바나 준이라··· 잠깐! 타치바나라고?!”


준의 성을 듣고 경악을 하는 발바몬. 뜻밖의 반응에 대부분 의아해하는데, 그 순간 하늘에서 퀸젯(Quinjet) 전투기가 나타났다. 모두들 깜짝 놀라는 와중에 피닉스는 류이치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이에 류이치는 그레이몬, 메일버드라몬, 사이버드라몬, 슈리몬을 크로스로더에 다시 회수했다. 그와 동시에 퀸젯에서 개틀링 기관총이 튀어나오더니 발바몬에게 탄환을 발사했다.


[Ba-Ba-Ba-Bang-!!!]


“이런, 이런.”


발바몬은 마법으로 방패를 형성하여 퀸젯의 개틀링 기관총 공격을 막아냈다. 비록 방어에만 치중하고 있지만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퀸젯은 공격을 마치자마자 어딘가로 떠나버렸다.

거기다가 준, 류이치, 피닉스, 바알몬마저 사라져버리자 발바몬은 허탈한 웃음을 흘리더니 진지한 얼굴을 하며 자신의 성으로 돌아갔다. 언젠가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의 분노를 받아들일 각오를 하면서 말이다.


*


퀸젯.

개틀링 기관총의 공격이 있는 동안 피닉스는 「공간전이」를 써서 준, 류이치, 바알몬을 안으로 이동시켰다. 목적을 완수하고 발바몬에게서 떠나는 도중에 피닉스는 구급상자에서 응고제를 꺼내 바알몬에게 주입했다.


“괜찮을까요?”


“글쎄, 일단 응급처치인지라 안심할 수는 없어.”


피닉스는 준에게 말을 하고는 조종석으로 이동했다. 거기에는 20대 중반의 남성이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하고 있었다.


“고마워, 잭.”


“뭘 이 정도 가지고요.”


“우선 『그곳』으로 이동하자.”


“···괜찮겠습니까?”


잭이라고 불린 사내의 말에 피닉스는 준과 바알몬을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피닉스가 무언으로 자신의 뜻을 밝히자 잭은 근처에 있는 버튼 하나를 눌렀다.

그러자 퀸젯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무언가가 빠르게 지나가는 듯하더니 이내 온통 하얀 공간에 도착했다. 잠시 후, 공간은 건물 내부의 형태를 취했고, 퀸젯이 착지하면서 모두 밖으로 나왔다.


“바알몬을 자리에 눕히고··· 잭. 익스트리미스(Extremis)를 가져와.”


“익스트리미스는 디지몬에게 써본 적이 없잖습니까?”


“어쩔 수가 없어. 지금 상황에서는 그 방법밖에 없으니까.”


피닉스의 말에 잭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는 근처에 있는 서랍으로 다가가 그 안에 있는 주황색 액체가 담긴 유리관을 꺼냈다.


“이것이 익스트리미스. 원래는 슈퍼 솔져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의약품인데, 나는 방식을 바꿔서 재생능력에 중점을 뒀어.”


“그런데 저 사람(잭)이 한 말을 들어보면 위험성이 있는 듯 한데요?”


“맞아. 내가 만든 익스트리미스는 체력 강화와 재생을 위주로 하지만, 고열 방출이라는 부가 효과도 있어. 만약 익스트리미스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3000℃ 가량의 고열과 함께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며 죽게 돼.”


“뭐라고요?!”


“아, 물론 지금 건 최대한 안정시킨 거라서 폭발할 가능성은 적지만··· 그건 인간에게만 해당되지. 디지몬에게 익스트리미스를 주입했을 경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방법밖에 없다는 거죠?”


의식을 잃고 서서히 죽어가는 바알몬을 보살피던 준은 피닉스와 류이치의 대화가 끝나고 나서 질문을 했다. 이에 피닉스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했고, 잠시 고민을 하던 준은 바알몬을 바라보다가 익스트리미스 용액이 담긴 유리관에 시선을 옮겼다.

이는 바알몬에게 익스트리미스를 주입하는 것을 허락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고, 피닉스는 잭이 건네주는 주사기를 받은 뒤에 유리관의 덮개를 열어 익스트리미스를 빨아들였다.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나도 몰라. 그러니 각오 단단히 해.”


피닉스는 주사바늘을 바알몬의 팔에 찔러 넣고 안에 담긴 익스트리미스를 주입했다. 모두들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데, 갑자기 바알몬이 두 눈을 부릅뜨면서 발작을 일으켰다.

눈동자가 주황색으로 물들면서 상처가 서서히 아물기 시작했다. 그런데 상당히 고통스러워하자 준은 바알몬의 손을 붙잡고 눈을 감았다. 그 순간 열기가 담긴 빛이 뿜어져 나왔고, 모든 것이 사그라지면서 무사한 준과 바알몬이 모습을 드러났다.

특히 바알몬은 상처의 재생과 회복을 넘어 아예 새로운 형태가 되었다. 붉은 눈동자와 갈색 머리카락, 등에 달린 한 쌍의 파란색 날개, 은색으로 빛나는 갑옷, 오른팔과 일체화된 거대한 총··· 마치 자신의 아버지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기분은 어때?”


“나쁘지 않아. 아니, 오히려 고양감이 느껴져.”


“괜찮아진 거 같네. 거기다 진화까지 하고.”


“다행이다···.”


베르제브몬으로 진화한 바알몬을 보고 안도를 한 준을 일어서려고 하다가 몸을 휘청거렸다.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지만, 류이치가 빠르게 움직여 부축한 덕분에 서있을 수 있었다.


“준! 왜 그래?”


“나도 모르겠어. 갑자기 현기증이 나서··· 아, 붙잡아줘서 고마워.”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야.”


준과 류이치가 우정을 보이는 동안, 피닉스는 준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타원형의 워프 게이트를 형성했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 하루 정도 쉬고 나서 나중에 디지털 월드에서 다시 만나자고.”


“잠깐만······.”


발바몬이 준의 성을 듣고 경악한 이유에 대해서 물으려던 류이치는 피닉스가 팔을 한 번 휘두른 것으로 날아가듯이 튕겨져 워프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준과 베르제브몬(바알몬)도 워프 게이트에 빨려 들어갔고, 인간 소년 두 명과 디지몬 하나가 사라지자 건물은 다시 새하얀 공간으로 변했다.

잠시 후, 텅 빈 공간에 소파가 덩그러니 나타나자 피닉스는 거기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잭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유리관을 처리하기 위해 자리를 떠났고, 홀로 남게 된 피닉스는 잠을 청하는 것처럼 가면 안에 숨겨둔 두 눈을 감았다.


작가의말

그레이몬과 사이버드라몬의 관계는 만화판 디지몬 크로스워즈를 참고했습니다.

그리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나오는 물건을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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