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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편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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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재무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07
최근연재일 :
2023.07.23 22:15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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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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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9,954

작성
23.06.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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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46 무패의 기사(1)

DUMMY

땡-. 땡땡땡-.

성벽에서는 다급한 종소리가 울렸다.

훈련을 마치고 연무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병사들이 벌떡 일어났다.


“빨리 움직여!”


선임 병사들이 이제 막 입대한 병사들을 이끌고 성벽으로 뛰어 올라갔다.


땡-. 때때땡-.


종소리가 계속해서 시끄럽게 귀를 때렸다.

바란은 로빈과 달자스를 대동하고 성벽으로 급하게 내달렸다.


“히이익!”

“저게 뭐야?”


병사들의 성밖의 풍경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망할.”


성벽에 올라 성 밖을 바라본 바란이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헉!”


옆에 있던 로빈도 처음 보는 광경에 입이 딱 벌어졌다.

브란델 성 앞의 넓은 평야에는 몬스터가 빽빽하게 서 있었다.

도대체 뭐가 풀이고 뭐가 몬스터인지 모를 정도였다.

오크, 고블린, 코볼트까지.

사이사이로 보지 못했던 몬스터도 눈에 들어왔다.


“숫자가 엄청나네요.”


숫자를 파악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몬스터 군단의 규모는 엄청났다.


“이번 브란델 전투가 끝나면 점성술사 좀 알아봐. 아니면 용한 점쟁이나 유명한 예언가도 괜찮아.”

“갑자기요?”

“아무래도 어디서 비명횡사할 운명인지 알고 싶어서.”

“에이. 농담이시죠?”


진지한 표정을 보니 아닌 모양이었다.


“기왕이면 내년 운세도 좀 볼까 해. 진지하니까 꼭 알아봐 줄래?”


아무래도 올해 운세는 물 건너간 모양이었고 혹시나 내년 운세도 안 좋다고 하면 도망갈 생각이었다.


“에베르 사제님이 안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불경스러운 말을 내뱉는다는 이유로 사제들은 그들을 끔찍이 싫어하였다.


“그럼 에베르 사제에게 말해서 신성력이 좋은 사제 좀 알아봐달라고 해. 사제 중에 미래를 보는 이들도 있다잖아.”

“그거 역시 싫어하실 것 같아요.”


에베르는 고귀한 사제였다.

미신에 대해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 바란의 심정으로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저 눈들 보라고.”


푸른 몬스터들은 형형색색의 흉악스러운 안광을 빛내며 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오금이 저리는 광경이었다.


“싸우기도 전에 패했군.”


바란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하였다.

몬스터가 뿜어내는 살기와 투기.

성을 노려보는 안광까지.

병사들은 몬스터의 수에 한 번.

그리고 그들이 뿜어내는 기세에 두 번.

전투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병사들은 패배한 표정이었다.


“언제까지 멍 때리고 있을 거야.”

“앗?!”

“다들 병장기 확인해!”


바란의 말에 지휘관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넋이 나간 채로 서 있던 병사들이 화들짝 자신의 병장기를 챙기기 시작하였다.


“화살 챙겨! 넉넉하게 챙기라고!”

“방패 확인해!”


성벽 곳곳에서 지휘관들이 악다구니를 쓰는 소리가 들려왔다.

공기가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몬스터에게 압도당한 병사들의 기세가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척-. 척-.


몬스터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활기찼던 성벽 위가 주변 차가운 공기만큼 얼어붙었다.

꿀꺽-.

누군가의 침을 삼키는 소리가 바람을 뚫고 들려왔다.


“크하아앙!”

“쿠헤헥!”


기괴한 포효소리.

수천이 달하는 몬스터가 동시에 내지르는 포효는 공포에 가까웠다.


“으으으.”

“뭐야······?”

“어떻게······.”


곳곳에서 절망적인 소리가 흘러나왔다.

바란이 차가운 눈으로 달려오는 몬스터를 바라보았다.


* * *


“쏴라!”


팽팽하게 조여놓았던 활시위를 놓았다.


슈슈숭-.


화살이 하늘을 가르며 몬스터에게 떨어졌다.


“크앙!”

“케헤엑!”


거대한 몬스터 군단의 진군을 막기에는 화살의 숫자는 너무나도 미약하였다.


“파이어볼!”


제라르의 외침과 함께 마법진에서 파이어볼이 몬스터에게 날아들었다.


쾅-.


돌덩이가 떨어질 때마다 몬스터가 허공으로 솟구쳤다. 그러나 화살만큼이나 마도병대가 만들어낸 마법은 몬스터 군단을 멈추기에는 부족하였다.


“크아아앙!”


화살과 마법을 뚫어낸 몬스터들은 곧장 성벽에 달라붙었다. 바란이 맡은 남문으로는 고블린이 달려들었다.


“으아아악!”


병사 하나가 고블린이 내찌른 검에 별다른 반항도 하지 못하고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서걱-.


성벽 위로 막 고개를 쳐드는 고블린의 눈에 무언가 반짝였다.

그리고 그게 고블린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고블린은 피를 뿌리며 다시 땅으로 추락하였다.


“여기로 와!”


바란이 뒤에 있는 병사를 멱살을 잡아 앞으로 끌고 왔다.


“못하겠습니다.”

“닥쳐! 여기 못 막으면 저 안에 있는 사람들 다 죽는 거야!”

“히이익!”


병사는 바란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잠깐 사이에 고블린의 머리가 바란의 눈에 보였다.


퍽-.


“쿠헤에엑!”


바란이 발길질로 고블린을 밀어냈다.


“여기! 이쪽으로 와서 막아!”


바란의 다급한 외침에 한쪽에 있던 병사 하나가 창을 들고 성벽으로 왔다. 용기 있게 다가왔지만, 창이 흔들릴 정도로 떨고 있었다.


“그냥 못 올라오게만 밀어내고 있으면 되는 거야? 알겠어?”


병사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란은 바로 움직였다. 성벽 곳곳이 난장판이었다. 징집된 병사들은 예상대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몬스터와 싸울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크악!”

“으악!”


고블린이 성벽을 넘어왔다.

신입 병사들은 몬스터의 등장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어쩡쩡하게 서 있었다.


“하아압!”


1 보병대에 속해있었던 병사 하나가 방패를 들고 고블린에게 달려들었다.


“찔러! 찌르라고!”


고함에 창을 들고 있던 병사들이 창을 찔러넣었다. 그러나 힘없이 날아간 창은 고블린을 찌를 수 없었다.

아무리 고블린이 약한 몬스터라고 해도 저런 창에 찔릴 만큼 멍청하지는 않았다.


“하압!”


바란이 검을 뿌리며 방패를 든 병사 옆에 섰다.


“군단장님!”

“뒤로 빠져!”


방패병이 바란의 명령에 지체 없이 뒤로 물러나자 바란이 그 자리를 대체하였다.

빠르게 고블린의 숫자를 파악했다. 넘어온 숫자가 벌써 다섯에 그 뒤 성벽으로 고블린의 머리가 보였다.

바란이 다급하게 고블린에게 검을 뿌렸다.


푹-.


“케헥!”


푸푸푸푹-.


바란의 검은 바람처럼 빨랐다.

그의 검은 정확하게 몬스터의 급소를 노렸다. 선두에 선 고블린이 목에 뚫린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막는 사이 뒤에 있는 고블린을 공략하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고블린 다섯이 바란의 검에 쓰러졌다.


“케엥?”


막 성벽을 넘어온 고블린이 움찔하였다.

동족의 피를 잔뜩 뒤집어쓰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인간의 모습에 고블린도 겁을 집어먹었다.


쾅-.


“케헤에에에!”


바란의 검을 막았지만 고블린은 힘없이 뒤로 넘어가 자신이 힘겹게 올라왔던 성벽을 자유낙하로 빠르게 내려갔다.


“여기 막아!”


병사들이 우르르 성벽을 달려 나와 창을 찔러넣으며 고블린을 막았다.


“로비이이잉!”


바란의 외침에 저 멀리서 고블린과 드잡이 하던 로빈이 눈앞에 고블린을 베고서 빠르게 바란에게로 달려왔다.


“여기 맡아!”

“네 알겠습니다.”


로빈이 병사들을 지휘하기 시작하였다. 바란은 로빈에게 성벽을 맡기고 주변을 살폈다.

도저히 어디부터 뛰어가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새로 징집된 병사들은 몬스터의 기세에 압도당했고 소수의 갈란디아 군단의 병사들은 악으로 버티고 있었다.


“쿠헤에엑!”


고블리의 포효가 귀를 때렸다.

본능적으로 시선이 포효소리가 들린 곳으로 향하였다.


“크악!”

“으악!”


병사들이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고블린이라고 하기에는 체구가 우람하지만 생긴 모습은 누가 보아도 고블린이었다.

그리고 바란은 저 익숙한 존재를 알고 있었다.


“미친.”


홉고블린이 성벽에 올라왔다.

압도적인 전투력을 가진 몬스터의 등장에 병사들은 우수수 나가떨어졌다.


“하압!”


바란이 하늘을 날아오르듯 뛰어올랐다.

바란의 묵직한 검이 단숨에 홉고블린을 쪼갤 기세로 휘둘렀다.


쾅-.


굳건하던 홉고블린이 바란의 검을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그러나 바란의 검 역시 홉고블린의 검에 막혀 단숨에 쪼개지는 못하였다.


팍-.


홉고블린이 무식한 힘으로 바란을 밀어냈다.

단순한 힘만으로는 오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바란이 뒤로 밀려나자 마자 바로 홉고블린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깡-.


바란의 빠른 검술을 홉고블린이 순수한 육체의 힘으로 막아냈다.

바란의 체인이 세차게 돌아가며 힘을 점점 끌어올렸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검에 실리는 마나의 힘이 점점 늘어났다.


서걱-.


결국 바란의 검이 홉고블린의 가슴팍을 베었다.


쿵-.


홉고블린이 피를 뿌리며 그대로 쓰러졌다.


“아오.”


이제 막 시작한 전투인데 극심한 피로감이 밀려왔다.


“막아! 막으라고!”

“배운 대로 하라고!”

“찔러! 죽을힘을 다해!”


병사들이 필사적으로 고블린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고블린은 그런 인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벽으로 넘어왔다.


쾅-.


기사들이 성벽을 뛰어다니며 성벽을 넘어온 고블린을 공략하였다.


“찔러!”


푹-. 푸푸푹-.


숙련된 병사들은 능숙하게 고블린을 막아내고 있었다.

전장이 뿜어내는 광기에 홀린 듯 미친 듯이 방패로 막고 창으로 찌르고 있었다.


“으아악!”

“크악!”


몬스터의 손에 피를 뿌리며 죽는 병사들이 곳곳에 발생 되었다. 징집병의 비율이 압도적인 높긴 했지만 바란을 따라온 갈란디아 군단의 병사들도 보였다.

몬스터의 압도적인 광기에 인간의 존재는 나약하였다.


“키힉!”


막 성벽을 넘어온 고블린이 바란을 발견하고 검을 날렸다.


부웅-.


살짝 몸을 비틀어 검을 피한 바란이 바로 검을 날렸다.


푹-.


검은 그대로 고블린의 미간을 파고들었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고블린이 그 자리에서 즉사하였다.


“후우.”


숨을 한 번 고른 바란이 고개를 들었다.


“하아압!”


바란의 눈에는 기합과 함께 검을 내지르는 달자스가 눈에 들어왔다.

깔끔한 검술로 고블린은 베어버린 달자스가 바로 움직였다.


“아······.”


불안했다.

어제부터 바란의 머리를 채우는 불안한 감정이 갑자기 바란을 사로잡았다.

본능적으로 바란이 빠르게 달자스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부웅-.


달자스가 있는 성벽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날아올랐다.


“달자스 위험해!”


달자스도 본능적으로 위험을 직감했다. 빠르게 검을 휘두르며 뒤로 물러났다.


쾅-.


엄청난 파공음과 함께 달자스의 신형이 힘없이 뒤로 날아갔다.


쾅-.


달자스가 형편없이 한쪽으로 처박혔다.


“크윽.”

“괜찮아?”


바란이 빠르게 달자스에게 다가왔다.

충격이 제법 컸는지 입가에 피가 묻어 있었다.


“뭡니까?”


자신이 무엇에 당했는지도 몰랐다.

갑작스럽게 느껴진 위협에 본능적으로 검을 휘둘렀고, 휘두른 검에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힘이 부딪혀왔다.


“망할.”


싱글 체인의 기사를 날려버린 존재를 확인한 바란이 낮게 욕을 내뱉었다.

달자스가 힘겹게 고개를 들어 자신을 이렇게 만든 것도 모자라 바란의 입에서 욕을 나오게 한 존재를 확인하였다.


“저건 뭡니까?”


그의 눈에는 흉악스러운 존재가 서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공포감을 주는 거친 외모.

어림잡아도 9피트는 넘어 보이는 키와 오크만큼이나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신체.

흡사 밝은 갈색톤의 피부와 푸석하고 거친 털로 뒤덮인 외모는 곰과 같았다.


“크하아앙!”


미지의 존재의 움직임에 주변에 있던 병사들이 맥을 추지 못하였다.


“으아아악!”

“크학!”


베는 수준을 넘어서 그의 도끼질에 병사들이 뭉겨졌다.

우람한 체구만큼이나 포악한 공격이었다.

바란은 저 존재를 책에서 본 것 같았다.

그리고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면 아주 절망적인 상황이기도 하였다.


“병사들 챙겨서 다른 곳으로 가. 저 괴물은 내가 맡지.”

“네?”


붉은 안광을 빛내며 이곳을 보고 있었다.


“버그베어야.”


포악함만으로 따지면 오크보다 더했다.

흔히 고블린 세계의 오우거로 불리는 존재가 바로 버그베어였다.

타고난 전사와 사냥꾼이라는 수식어도 모자를 만큼 강력한 존재.


“타핫!”


검을 고쳐잡은 바란이 버그베어를 향해 돌진하였다.


쾅-.


두 개의 체인을 몽땅 끌어모은 바란의 검이 버그베어의 도끼와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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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061 활을 쏘는 기사 (1) +2 23.06.29 2,396 50 12쪽
61 060 사건 (5) +3 23.06.28 2,428 50 12쪽
60 059 사건 (4) +4 23.06.27 2,399 45 12쪽
59 058 사건 (3) +1 23.06.26 2,410 45 13쪽
58 057 사건 (2) +1 23.06.25 2,516 48 12쪽
57 056 사건 (1) 23.06.24 2,670 50 13쪽
56 055 내부의 적 (5) +3 23.06.23 2,670 52 12쪽
55 054 내부의 적 (4) +2 23.06.22 2,615 50 13쪽
54 053 내부의 적 (3) +2 23.06.21 2,699 46 12쪽
53 052 내부의 적 (2) +1 23.06.20 2,751 48 12쪽
52 051 내부의 적 (1) +3 23.06.19 2,871 50 13쪽
51 050 무패의 기사 (5) +3 23.06.18 2,881 62 12쪽
50 049 무패의 기사 (4) +1 23.06.18 2,738 58 12쪽
49 048 무패의 기사 (3) +1 23.06.17 2,791 50 12쪽
48 047 무패의 기사 (2) +2 23.06.16 2,831 50 12쪽
» 046 무패의 기사(1) +1 23.06.15 3,042 54 12쪽
46 045 진격 (5) +1 23.06.14 2,918 51 12쪽
45 044 진격 (4) +1 23.06.13 2,870 53 12쪽
44 043 진격 (3) +1 23.06.12 2,979 55 12쪽
43 042 진격 (2) +2 23.06.11 3,216 54 12쪽
42 041 진격 (1) +4 23.06.11 3,247 64 12쪽
41 040 데스나이트 (3) +1 23.06.10 3,284 63 12쪽
40 039 데스나이트 (2) +1 23.06.09 3,167 63 12쪽
39 038 데스나이트 (1) +1 23.06.08 3,196 65 13쪽
38 037 죽음의 땅 (4) +1 23.06.07 3,255 58 13쪽
37 036 죽음의 땅 (3) +8 23.06.06 3,407 60 13쪽
36 035 죽음의 땅 (2) 23.06.05 3,433 67 13쪽
35 034 죽음의 땅 (1) +1 23.06.04 3,585 69 12쪽
34 033 북쪽으로 (3) +2 23.06.04 3,718 82 13쪽
33 032 북쪽으로 (2) +6 23.06.03 3,722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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