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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편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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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재무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07
최근연재일 :
2023.07.23 22:15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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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461
추천수 :
6,255
글자수 :
499,954

작성
23.06.0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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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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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글자
12쪽

034 죽음의 땅 (1)

DUMMY

겐크로 가는 길은 매우 느렸다.

진군 자체가 느리지 않았으나 벨루아 땅에는 정말 많은 몬스터가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었다.

코볼트, 렛웨어, 오크, 고블린.

로베를 넘어서 벨루아 땅으로 들어서자 바로 고블린 부락과 마주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몬스터와 마주했다.


“오늘 날씨가 좋군.”


바란이 태평하게 말을 하였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아직은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았다.

맑은 하늘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나쁘지 않았다.


“태평하시네요.”

“걱정한다고 몬스터가 안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렇지만 일주일째 몬스터한테 시달리니 썩 좋지는 않네요.”

“어쩔 수 없잖아.”

“저희 겐크는 가긴 갈까요?”


빠르게 움직이면 삼일.

아무리 천천히 진군한다고 하더라도 일주일이면 닿을 거리인데 지금 일주일째 제대로 진군도 못 하고 있었다.

지금 속도로는 일주일은 더 가야 겐크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착하겠지.”

“에혀.”


몬스터와 이어지는 전투 때문인지 로빈이 많이 예민해진 것처럼 보였다.

넓게 펼쳐진 들판을 지나가고 있을 때 먼저 출발한 정찰대의 병력이 돌아오고 있었다.

소메르가 보고를 위해 바란에게 왔다.


“전방에 오크 부락이 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몬스터 부락이 나타났다.


“숫자가 제법 있습니다. 눈으로 확인했을 때 최소 오십 이상입니다.”

“규모가 있네.”


지금까지 지나오면서 마주쳤던 다른 부락에 비해 규모가 컸다.


“아르시 경.”

“네.”

“자네가 병사들을 이끌고 겐크로 향하고 있게.”

“알겠습니다.”


부대의 지휘는 보안에게 맡겼다. 부락을 공격할 때마다 부대를 모두 멈출 수는 없었다. 일부 병력을 떼어내 부락을 공략하고 본대는 계속 이동하였다.

바란이 달자스를 찾았다.


“메르시 경.”

“네.”

“직속 백인대랑 붉은 돌풍 용병대 그리고 마도병대만 이끌고 움직인다.”

“알겠습니다.”


바란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병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저희로만 괜찮을까요?”


백인대 하나에 용병대 하나. 마법사 아홉명까지 조촐한 병력이 한 곳으로 집결하였다.

로빈이 보기에는 오십이 넘는 오크를 상대하기에는 숫자가 적은 것처럼 보였다.


“괜찮을 것 같은데?”


시선이 제라르에게 향했다.


“마도병대 전투 가능하지?”

“맡겨만 주십시오. 오늘 저녁은 오크 통돼지 구이로 대접해드리겠습니다.”

“마음만 받을게. 아무리 내가 편식은 안 하지만 오크 구이는 안 땡기네.”

“하하하. 맛있게 만들 수 있으니 마음 변하시면 말씀해주십시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괜찮을 것 같지?”


솔직히 믿음은 가지 않았다. 로빈도 칼레에서 마법사의 화력을 충분히 경험했지만, 야전에서 마도병대의 위력은 아직 확인하지 못하였다.


“자 출발!”


소메르가 선두에 서서 병사들을 안내하였다.

얼마 가지 않아 오크 부락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진군 행로와는 다른 방향이었지만,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실제로 보니 만만치 않아 보이네.”


바란이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부락을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말을 하였다.

움막 수준의 집이 제법 여러 채 보였다. 전투가 가능한 성체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부락 규모는 제법 컸다.


“자! 준비해! 준비해!”


명령에 병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자리를 잡아라!”

“무기 똑바로 챙겨!”


많은 전투를 치룬 경험 탓인지 이제는 움직임에 제법 매끄러웠다.

오래 걸리지 않아 병사들이 자리하였고 바란은 붉은 돌풍 용병대와 중앙에 자리하고 있었다.


“퀴에에엑!”

“쿠엑!”


인간 군대의 번잡스러운 소란에 오크 부락에서 오크 수십기가 들판으로 나와 바란의 군대와 대치하였다.


“눈빛이 아주 흉흉한데.”


새로운 땅에 적응하느라 고생이 심했는지 살기가 아주 짙었다.

바란의 말에 옆에 있던 비트먼이 울상이 되어 입을 열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쩌십니까?”

“눈빛이 흉흉하다고 했지 못 이길 것 같다고 안 했어.”

“그게 그거 아닙니까?”

“안 어울리게 왜 그래? 겐크에 도착하면 성과급 더 줄까?”

“필요 없습니다.”

“용병이 돈이 필요 없다고 하는 건 또 처음이네.”


계약 해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안 될 걸 알기에 비트먼은 더 말하지 않고 정면을 응시하였다.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뒤에서 제라르의 목소리가 들렸다.

재미있는 걸 준비했는지 제라르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매우 밝았다.


“오크들이 움직일 모양입니다.”


비트먼이 긴장한 표정으로 말을 하였다.

지루한 대치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오크들이 곧 달려올 것처럼 보였다.


“키엑!”


명령이 떨어졌다.

우두머리 오크의 포효와 함께 오크들이 말처럼 들판을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두 발로 달리기는 거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엄청 빠른 속도였다. 마치 기사단이 돌격하는 느낌이었다.


“방패 준비!”


맨 앞에 방패를 들고 있는 병사들이 자세를 낮추며 방패를 들었다.


“장창은 뭐 하는 거야?!”

“놀고 있을 거야?!”


장창이 방패 사이사이로 모습을 보이며 자리를 잡았다.

그 사이에 바로 앞까지 오크들이 밀고 들어왔다.

오크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바란이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마법진 가동! 풀 에너지!”


제라르의 말과 동시에 마법사 열 명이 자리한 곳에 거대한 원이 모습을 보였다.

땅에 마법진이 새겨지며 빛나기 시작하였다. 마법진 영향인지 제라르를 비롯한 마법사들의 로브가 마법진에서 뿜어내는 기운에 펄럭이기 시작했다.


“파라투스 매직카에.”


주문과 함께 마법진이 세차게 빛났다. 마법진이 주변 마나를 집어삼키며 엄청난 힘을 뿜어냈다.


“파이어 애로우!”


제라르의 외침과 함께 아무것도 없던 마법진 위 허공에 불화살이 하나씩 형체를 만들어내며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 발.

두 발.


이내 수십발의 마법 화살이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마법진 위 허공을 가득 채웠다.


“가라!”


불화살이 빠르게 머리 위를 지나며 무서운 속도로 오크들에게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쿠웩!”


자신의 가슴으로 날아오는 불화살을 본 오크가 도끼를 거칠게 휘둘렀다. 도끼에 반으로 쪼개질 것 같던 화살은 도끼를 관통하여 그대로 오크의 가슴에 적중하였다.


펑-.


“퀴에에엑!”


오크가 그대로 불타오르며 뒤로 멀리 날아갔다.


“쿠헤에엑!”

“쿠웩!”

“크에에엑!”


그걸 시작으로 불화살이 오크에게 날아들었다. 화살에 눈이 달린 것처럼 아주 정확하게 가슴팍에 꽂혔다. 꽂힌 화살은 그대로 불타오르며 오크를 집어삼켰다.


“냄새 좋네.”


생명체가 불타는 모습은 아무리 오크여도 유쾌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람을 타고 코로 들어오는 냄새는 아주 익숙한 냄새였다.


“쿠헤에엑!”

“케헥!”


많은 오크들이 불화살에 타올랐다.

그러나 마법만으로 오크 모두를 제압할 수는 없었다. 불타오르는 동료들을 뒤로 하고 살아남은 오크들이 무섭게 질주하였다.

달려오는 오크의 숫자도 어림잡아 삼십 기는 넘어 보였다.


“충돌한다! 준비!”


달자스의 외침에 방패를 들고 있는 병사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쾅-.


“쿠엑!”


격돌과 함께 난전이 시작되었다.

방패에 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오크들에게 창이 날아들었다.


“으악!”


오크의 돌격을 버티지 못한 방패병은 그대로 오크의 먹잇감이 되었다.


“하압!”


기합과 함께 바란의 검이 오크를 내리쳤다.


깡-.


오크가 도끼를 들어 바란의 검을 막았다. 말 위에서 힘껏 내리친 탓에 오크가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쿠엑?”


아무리 말 위라지만 인간에게 힘으로 밀리자 오크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묻어났다.


서걱-.


오크가 잠시 생각하는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바란의 검이 그대로 오크의 목을 날려버렸다.


“어딜 감히!”


자신의 말을 노리고 오크의 도끼가 날아왔다.


깡-.


또다시 낙마의 충격을 겪을 수 없었던 바란이 다급하게 검을 휘둘러 막았다.


“케에엑!”


오크가 힘으로 검을 밀어냈다.


“어?”


쿵-.

히이이익-.


‘아 진짜.’


기울어지는 몸의 균형에 얼굴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이내 땅과 하늘의 위치가 바뀌더니 강한 충격이 등으로 전해졌다.


퍽-.


“커헉.”


숨이 탁 막히는 고통.

등에서 시작되어 머리와 발끝까지 찌릿찌릿한 이 느낌.

아주 익숙한 고통이었다.


“이 괴물 같은 놈이.”


바란의 검에 공격이 막히자 오크가 타고난 힘으로 말을 넘어트렸다. 당연히 오크에 비해 연약하기 그지없는 말은 오크의 무식한 공격을 받아내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 덕에 말 위에 있던 바란은 이번 전투에서도 낙마를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곱게 안 죽인다!”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난 바란이 오크에게 달려들었다.


쾅-.


단번에 오크의 도끼를 날려버렸다.


서걱-.


검이 바람처럼 오크의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검이 지나간 자리에는 작은 혈흔이 생겨났다.


“바빠서 이만.”


바란이 오크를 지나쳤다.

오크의 가슴에 작은 혈흔이 점점 붉어지더니 피를 뿜으며 그대로 쓰러졌다.


“으악!”


옆에 병사 하나가 오크의 도끼에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얼굴에 튄 피를 손으로 닦아내며 빙그레 웃는 오크와 눈이 마주쳤다.

보지 말아야 할 걸 본 느낌이었다.


“꺼져!”


서걱-.


자비 없이 그대로 목을 날려버렸다.

불길한 미소에 자신도 모르게 온 힘을 다해 검을 날려버렸다. 더블 체인의 기사의 최선을 다한 공격을 오크가 막아낼 수 없었다.


깡-.


바란이 가슴으로 날아오는 대검을 막았다.


깡-.


바란이 바로 검을 밀어내고 오크의 허리를 베어내려고 했지만, 오크가 바란의 검을 막았다.


히죽-.


막아냈다는 뿌뜻함일까?

오크가 아름다운 송곳니를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나 잘했어?


“아니. 죽어.”


검을 수평으로 세워 그대로 찔러넣었다.

오크의 미소를 보면 희한하게 더욱 힘이 솟아올랐다.


푸욱-.


“케헥!”


검이 그대로 오크의 심장을 관통하였다.

심장에 박힌 검을 뽑자 오크가 고통에 찬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바란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인간과 오크.

살기와 광기로 전장이 얼룩졌다.


“으으!”


병사 하나가 오크의 도끼에 방패를 들어서 막았지만, 힘을 이기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쿵-.


쉽게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곧 도끼에 몸이 날아갈 것처럼 위태위태하였다.

그러나 인간은 오크를 상대할 때 규칙이 하나 있었다.


“하압!”


다섯이 하나를 상대한다.

다른 병사가 방패를 들어 위기에 빠진 동료를 구하였다. 방패병 둘이 오크와 격돌하였다. 오크는 인간 둘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덤벼드는 인간을 밀어냈다.


푸욱-.


창 하나가 성인 남자 허리 두께만 한 오크의 허벅지에 박혀 들었다.


푸욱-.


또 다른 창이 오크의 어깨에 박혔다.

창 두 개가 단단한 오크의 피부를 뚫고 박혔다.


“케헤에엑!”


귀찮은 건지. 아픈 건지. 알 수 없는 포효와 함께 오크가 발버둥 쳤다.


쿵-. 쿵-.


창병 둘이 오크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창을 놓칠 뻔하였지만 방패병 둘이 오크에게 부딪혔다.

창과 방패가 오크를 옥죄었다.


푹-.


뒤에 있던 검을 든 병사가 빠르게 오크의 목에 검을 쑤셔 넣었다.


“쿠에에엑.”


오크의 입에서 피가 흘러내리며 오크가 쓰러졌다.

깔끔하진 않았지만, 상당히 잘 싸운 병사들이었다. 전에 비해서 확실히 움직임이 좋아졌다.

특히 마지막 검을 든 병사는 정확하게 급소에 칼을 박아넣었다.


“공격하라! 승리가 눈앞에 있다!”

“와아아아아!”


전황에 갈린디아 군단에게로 유리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바란의 외침에 병사들의 사기가 솟아올랐다.

인간이 오크를 압도하기 시작하였다.

타고난 전사인 오크는 끝까지 거칠게 저항하였다.

그러나 이미 넘어간 전투의 향방을 바꾸기에는 오크의 투지만으로는 부족하였다.


푹-.


바란의 검이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오크의 가슴에 박혔다. 검을 뽑아낸 바란은 그대로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와아아아아!”

“이겼다! 우리가 오크를 상대로 이겼다!”


불과 몇 달 전에 평야에서 오크에서 학살당하던 인간의 군대는 더 이상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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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060 사건 (5) +3 23.06.28 2,431 50 12쪽
60 059 사건 (4) +4 23.06.27 2,403 45 12쪽
59 058 사건 (3) +1 23.06.26 2,414 45 13쪽
58 057 사건 (2) +1 23.06.25 2,519 48 12쪽
57 056 사건 (1) 23.06.24 2,674 50 13쪽
56 055 내부의 적 (5) +3 23.06.23 2,675 52 12쪽
55 054 내부의 적 (4) +2 23.06.22 2,618 50 13쪽
54 053 내부의 적 (3) +2 23.06.21 2,702 46 12쪽
53 052 내부의 적 (2) +1 23.06.20 2,755 48 12쪽
52 051 내부의 적 (1) +3 23.06.19 2,874 50 13쪽
51 050 무패의 기사 (5) +3 23.06.18 2,886 62 12쪽
50 049 무패의 기사 (4) +1 23.06.18 2,741 58 12쪽
49 048 무패의 기사 (3) +1 23.06.17 2,794 50 12쪽
48 047 무패의 기사 (2) +2 23.06.16 2,834 50 12쪽
47 046 무패의 기사(1) +1 23.06.15 3,045 54 12쪽
46 045 진격 (5) +1 23.06.14 2,922 51 12쪽
45 044 진격 (4) +1 23.06.13 2,874 53 12쪽
44 043 진격 (3) +1 23.06.12 2,984 55 12쪽
43 042 진격 (2) +2 23.06.11 3,221 54 12쪽
42 041 진격 (1) +4 23.06.11 3,251 64 12쪽
41 040 데스나이트 (3) +1 23.06.10 3,287 63 12쪽
40 039 데스나이트 (2) +1 23.06.09 3,170 63 12쪽
39 038 데스나이트 (1) +1 23.06.08 3,199 65 13쪽
38 037 죽음의 땅 (4) +1 23.06.07 3,259 58 13쪽
37 036 죽음의 땅 (3) +8 23.06.06 3,410 60 13쪽
36 035 죽음의 땅 (2) 23.06.05 3,436 67 13쪽
» 034 죽음의 땅 (1) +1 23.06.04 3,589 69 12쪽
34 033 북쪽으로 (3) +2 23.06.04 3,721 82 13쪽
33 032 북쪽으로 (2) +6 23.06.03 3,726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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