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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Winterer 님의 서재입니다.

새벽의 시, 얼음의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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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Winterer
작품등록일 :
2019.07.01 19:36
최근연재일 :
2019.12.1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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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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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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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9장-유산遺産 (3)

DUMMY

티엘이 습격을 받은 지 이틀 후.

브론딜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미간을 찌푸리며 문을 열었다.

이미 이 시간에 방문하겠다는 약속이 있었으니 작업이 방해받는 것은 어느정도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문 밖에는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인원수가 나란히 서 있었다.

브론딜은 못마땅한 시선으로 새로이 나타난 '덤'을 노려보았다.

"저건 약속에 없었던 것 같은데. 네가 데려온거냐?"

"뭐 어때요. 사소한 거에 일일이 화내봐야 즐겁진 않을텐데."

피곤한 표정을 짓는 티엘의 등 뒤에 바짝붙은 채, 눈을 반짝이며 얄밉게 웃고 있는 한 사람은 다름아닌 린델이었다.

뺀질거리는 것을 싫어하는 브론딜의 굵은 눈썹이 위협적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티엘은 재빨리 진정하라는 듯 두 손을 들어올리며 애달픈 한숨을 흘렸다.

린델 앞에서 실수로라도 인형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은 것은 전적으로 티엘의 잘못이었다.

이미 몇 번이나 후회했는지는 이미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안타깝지만, 티엘에게는 흔히 보기 힘든 제국식의 인형이라는 말에 흥분한 린델을 뜯어말릴 힘 같은 것은 없었다.

두 사람의 반응에서 대략적인 전말을 읽어낸 브론딜은 '꺅꺅거리며 시끄럽게 굴거면 쫒아낸다'는 경고를 하며 두 사람을 안으로 들였다.

"일단 조사는 끝냈다. 이런 인형은 오래간만이라 시간이 꽤 걸리긴 했다만."

브론딜은 작업실 한켠의 돌탁자 위에 놓인 잡동사니를 가리켰다.

산산조각으로 분해된 인형의 잔해들이었다.

말 그대로 부품 하나 하나까지 전부 쪼개고 분해해놓았기 때문에 인간을 닮은 골격이나 특수하게 만들어진 인조 근육계, 관절부, 내장된 특수장치 등이 원형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린델은 이제는 인형이라고도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인형의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탁자로 달려갔다.

"브론딜! 이렇게나 박살내놓다니, 아깝지도 않아요? 너무하잖아요!"

"저건 원래 못써. 가져왔을때 이미 핵심부품이 박살나있었으니까. 게다가 제국식으로 만든 인형을 네년이 무슨 수로 쓰겠다는거냐."

브론딜은 턱을 긁적이며 부품 하나를 집어들었다.

티엘은 그저 머리와 흉부에 균열이 간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만, 그가 집어올린 부품을 포함해 상당수의 부품이 크고작은 균열을 안고 있었다.

"아스트라도 없이 체술만 썼는데요. 그것만으로도 이렇게나 부서진건가요?"

"그럴리가. 이건 상아로 만든 수호부(守護符;Talisman)다. 직접 망치를 때려박아도 흠집이 날까 말까 한데, 외피를 거친 충격 정도로 이렇게까지 망가질리야 없지."

브론딜이 손을 뒤집어 중심부가 갈라진 수호부를 반 바퀴 돌려 세웠다.

그저 갸름한 판 모양인줄만 알았던 수호부의 뒷면에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지름을 가진 작은 마법진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었다.

수호부는 보통 어느 정도의 마력을 버텨낼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해 의식을 치러 만들어지며, 따라서 별도로 마력을 다루기 위한 마법진은 새기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게다가 부서진 마법진에는 수호나 방어를 위한 이사드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주된 내용은 속박과 지배.

즉, 인형 본체의 방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미 완성되어있는 수호부에 인형을 조종하는 제어술식을 새겨넣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수호부에 제어술식이라면 더더욱 부서질리가 없잖아요?"

"제어를 벗어난 미친 인형이라 뒤늦게 깨달은 술자가 식을 파각(破却)한 경우라면 설명은 돼. 물론······."

괄괄하던 눈매가 조금 이지러졌다.

"이런 인형이 이유도 없이 공격해올리는 없지. 술자가 일부러 멈췄다고는 해도 그 이유가 호의적이라고 판단할수는 없어."

브론딜은 은연중에 눈짓으로 북쪽을 가리켰다.

레가야가 있는 방향이다.

하지만 티엘은 그 이야기를 듣고도 그리 거센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그녀도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겠죠. 제국, 그것도 마석을 이용한 인형이라면 레가야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높으니."

"남 일처럼 말할때냐? 영장도 부서지기 직전인 녀석이? 이미 심지까지 갈라진 활이야. 수리는 끝냈어도 조금만 무리하면 곧 망가질게야."

까앙! 브론딜이 집어던진 수호부가 모루를 때려 둔한 쇳소리를 울렸다.

"저걸 분해해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 뭔가 제대로 완성되기 전에 움직여버려 써먹진 못한 것 같지만, 저주시(詛呪視) 기능이 내장돼있고 팔 안쪽으로는 뭔지 모를 것을 소환하는 소환계 술식이 작성돼 있었어. 게다가 네년이 걷어찼다는 흉부 보호판 안쪽에 새겨진건 폭발술식이다. 술식이 발동하기 전에 네가 주문식을 쪼개놔서 망정이지, 자칫 잘못했으면 도시 한 가운데서 화끈하게 폭발했을지도 모른다는게야. 한 마디로 말하자면 네가 지금 살아있는게 천만다행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이대로 숨어있는다고 달라지는건 없잖아요?"

"그래서 직접 미끼가 되겠다는거냐? 하!"

브론딜은 작업대에 훌쩍 올라앉았다.

신경질적인 손가락이 작업대를 정신없이 두드렸다.

"그런데서 오기 부리다 골로 가는 놈들이 한둘이 아니라는걸 모르지도 않을 녀석이 말은 잘 하는구만! 이번에 혼자 휴가내고 어딜 다녀온다고 들었다만, 그렇게 돌아다니다 이런 인형을 둘이나 셋씩 마주치면? 거 참 볼만 하겠구만?"

언행은 거칠지만 그 나름대로 티엘을 걱정한다는 마음은 확실하게 전해졌다.

때문에 티엘은 빙그레 웃으며 곁에있던 린델을 가리켰다.

"예정과는 다르게 동행인이 생겼어요."

린델은 씩 웃으며 의기양양하게 턱을 치켜들었다.

그러나 브론딜은 턱을 긁적이며 불신 가득한 한 마디를 툭 내뱉었다.

"······고대 이피안의 유물로 고철이나 만들어대는 '저걸' 어디다 쓰라고?"

린델의 얼굴이 급격히 일그러졌다.

조형사이자 인형사인 린델은 자신이 쓸 영장, 즉 인형들을 모두 스스로 만든다.

말하자면 그녀 역시도 영장사로, 당연히 같은 영장사인 브론딜에게 어느 정도 경쟁심리와 경외감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한평생 영장을 다뤄온 경험의 차이는 굳이 입에 담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린델도 나름대로 자신의 인형에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상 역린을 건드려버린 브론딜의 퉁명스러운 한 마디에는 결코 순순히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린델이 오른손을 들어 브론딜의 눈앞에 손등을 내밀었다.

다섯 손가락에 하나씩 끼워진 가느다란 은반지와, 그 반지에 사슬로 연결된 은빛의 팔찌가 가볍게 잘그랑거리는 소리로 울었다.

"본인이 만든 영장조차 믿지 못하는 영장사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어요?"

"뭐이?"

카르나의 사슬처럼 마력으로 실을 짜내는 기능을 부여한 특수영장, 아르준의 매듭.

인형을 다루기 편하도록 린델이 조금 개조하긴 했지만, 본래는 브론딜이 만든 여섯 개의 반지와 팔찌 형태의 영장을 기본으로 삼은 물건이다.

즉, 린델은 브론딜에게 스스로의 실력조차 믿지 못하냐는 식으로 제법 당돌한 도발을 던진 셈이었다.

전투로 망가진다고 해봐야 자신이 만들어 스스로 수리할 수 있는 인형들이 전부인 린델이니 할 수 있는 도발이었다.

달아오른 쇳덩이같은 시선이 린델을 향했지만, 차마 영장사로서 자신의 영장을 깎아내리는 말을 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결국 브론딜은 울그락 푸르락 안색을 바꿀 뿐 반박하지 못했다.

린델은 얄미운 미소로 태연하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

"동료가 하고싶어하는 일을 들어주는 것도 기사의 도리에요, 브론딜."

"뚫린 입이라고 말은 잘 하는군. 그러다 누구 하나라도 크게 다칠건 생각 안하냐?"

"그래서 제가 가는거에요. 비상시 가장 확실하게 도망칠 수 있는건 저 정도니까."

"······쯧. 젊은 녀석들이란······."

이번에는 드물게도 브론딜이 졌다.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또박또박 말대꾸를 하는 린델에게서 쾅쾅 발소리를 내며 돌아선 브론딜은 아예 그녀에게는 눈도 주지 않은 채 티엘의 활을 들고 돌아왔다.

활은 기억하던 것과는 조금 달라진 상태였다.

원래부터 검었던 몸체는 이전보다 더 짙고 무거운 흑색으로 우아하게 물들었고, 그 밤하늘을 닮은 표면 위로는 본 적 없는 흰색의 금속장식이 길게 물결치며 부드럽게 휘감겼다.

활 시위도 윤기 하나 흐르지 않는 무거운 흑색으로 바뀌어 한층 더 무거운 느낌을 주었다.

브론딜에게서 활을 받아든 티엘은 보기보다 더욱 무거워진 활에 조금 눈을 크게 떴다.

몇 군데 보강한 정도라기보다는, 아예 활 하나를 더 든 무게에 가까웠다.

"활에 걸리는 부담과 위력을 조금 낮춰두었다. 하지만 내가 구할 수 있는 소재로는 어디까지나 육선 정도의 마력을 버티는게 한계야. 전처럼 칼라가스의 힘을 한계치까지 넣는다면 새로 덧붙인 봉인따위는 단숨에 부서져. 그런 상황에서 활이 버텨줄거란 기대는 하지 마라."

살짝 당겨본 시위는 브론딜의 말처럼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져 있었다. 시위를 조금 헐겁게 한 것이다.

게다가 활 몸이 무거워진만큼 시위가 화살에 싣는 힘도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활의 위력은 이전에 비할 수 없을 터였다.

하지만 티엘은 조금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당장 활이 망가지는 일을 미룰 수 있다면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언제나 고마워요, 브론딜."

"고마운 줄 알면 다치지나 말어. 뒤에 얼쩡거리는 녀석도 마찬가지고. 일찍이나 말했으면 아르준의 매듭도 한번 봐줬을텐데, 멍청한 것 같으니."

이번에는 린델도 그저 웃기만 했다.

린델이 받은 뒤 한 번도 손을 댄 적이 없던 영장을 이제와서 새삼스레 봐준다니, 말하는 것과 따로 노는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는가.

브론딜은 두 여기사가 빙그레 웃는 모습에 서툴게 헛기침을 삼켰다.

"······그러고보니 잊을뻔 했군. 넌 자기가 부탁한 물건도 잊어버리는거냐?"

"네?"

뜬금없는 말에 반문하는 티엘을 둔 채, 작업대 아래쪽의 서랍이 멋대로 덜컥 열렸다.

안쪽에는 몇 가지 공구와 함께 한 자루의 작은 단검이 들어있었다.

브론딜은 퉁명스러운 손길로 그 중 단검 한 자루를 들어올려 티엘에게 휙 던졌다.

엉겁결에 날아든 검을 잡아챈 티엘은 뭔가 설명을 바라는 눈으로 브론딜을 바라보았다.

"역류가 일어나면 마력을 못쓰니 그 때 쓸 무기를 구해달라면서. 그래봐야 마력으로 칼날을 만드는 것밖에 안돼지만 없는 것보단 나을테지. 그걸로 불만이라면 직접 구하라고."

검은 가죽칼집은 제식 단검과 똑같았지만, 손잡이 부분은 조금씩 다른 부분이 눈에 띄었다.

보다 폭이 좁고 가늘게 만들어진 크로스가드는 중심으로부터 검신쪽으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길게 뻗어나가는 장식쇠와 함께 양면에 작은 보석이 하나씩 박혀있었다.

마찬가지로 손잡이 끝 역시 같은 종류의 보석을 박아, 도합 세 개의 돌이 검을 장식하고 있었다.

아마도 미리 마력을 담아두었다, 간단한 동작이나 명령어로 해방하는 방식의 마력방출계 영장이리라.

칼집에서 약간 뽑아낸 칼날은 매끄러운 은색 날 위로 옅은 안개처럼 보이는 마력이 물결치며 상당히 공들여 가공한 영장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사실, 티엘은 이런 영장을 부탁한 적이 없다.

마력을 쓸 수 없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원하긴 했지만 구태여 브론딜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만큼 절실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그것은 그저, 티엘을 위해 직접 만든 영장을 건네주는것이 어색했던 브론딜의 호의였다.

티엘은 빙그레 웃으며, 두 손으로 단검을 소중히 감싸쥐었다.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단검쪽도 칼라가스의 마력같은걸 담으면 못버틸거다.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브론딜의 마지막 목소리를 뒤로한 채 작업실을 나선 두 사람은 문 밖에 놓아두었던 가방을 찾았다.

한계까지 부풀어오른 가방은 부피만 해도 사람 한 명 정도는 들어갈 만한 크기였다.

어깨에 둘러메자 한숨이 탁 터져나올 정도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렀다.

하지만 거의 자신의 체중과 비슷할 정도의 짐을 짊어진 티엘은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일으켰다.

곁에 있던 린델은 끙끙거리며 겨우 자세를 바로잡는 것과는 극과 극으로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티엘은 린델을 기다려주기는 커녕, 갑자기 팔을 덥썩 잡고는 맹렬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마력으로 전신을 강화하지 않으면 불가능할 속도였다.

"갑자기 왜 이렇게 뛰어?"

거의 매달리다시피 티엘에게 끌려가던 린델이 가까스로 질문을 던졌다.

"조금 늦었어요. 예정을 빠듯하게 잡아서, 자칫하면 노숙해야 할지도 몰라요."

"잠깐. 그런 말 못들었는데. 어디로 가는거야, 우리?"

"라간 계곡이 어디인지 모르는거에요? 서북부 끝자락까지 가야 해요. "

"이 사기꾼이, 그런 중요한걸 이제야 말하기야? 라간으로 간다는것도 지금 처음 들었는데!?"

뒤늦게 목적지를 알게 된 린델이 으르렁거렸다.

라간 계곡은 공화국에서도 손꼽히는 벽지 중 하나다.

별다른 볼거리도, 특산물도 없으며 광맥이나 그밖에 특별한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험준한 칼레 루스피아 산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만큼 가는 길도 험한데다, 마차조차도 계곡 입구까지 다니지 않는다.

마차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중간에 있는 관문도시까지.

아예 산을 타는 데 능숙한 사람이라면, 험준한 산맥을 타 넘는게 더 빠를 정도로 길이 험한 탓이었다.

그런 라간 계곡으로 간다는 사실을 출발 직전에서야 전해들은 린델은 이를 부득부득 갈기 시작했다.

"이 빚 제대로 받아낼거니까 각오해."

"네에. 동료의 바람을 들어주는것도 기사의 도리니까요."

"······너도 성격 많이 바뀌었구나."

티엘은 피식 웃으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추억들을 살짝 밀어냈다.

처음 린델과 함께 팔람에 왔을 때는 이런 대화가 가능할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하지만 문득 떠오른 추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대신 더 오래된 추억을 함께 끄집어내고 말았다.

텃밭을 가꿔 수박을 기르던 일, 아스트라를 잘못 날려 텃밭을 통째로 얼려버렸던 일, 겨울에 따뜻하게 목욕 좀 해보겠다고 장작을 남용하다, 하필이면 한밤중에 장작이 떨어져 아첼과 끌어안고 오들오들 떨며 잠들었던 일 등 수많은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라간 계곡, 그리고 윌란 마을에서 보낸 시간은 고작해야 이 년이 못되는데다, 멧돼지가 밭에 나타나는 것 것 정도가 최대의 위기라 할 정도로 평화롭고 따분한 곳이다.

그런데도 되돌아보면 마을 곳곳에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추억이 매듭져 남아있었다.

티엘에게 고향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란의 성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자그맣고 조용한 마을의 풍경이 먼저 떠오르곤 했다.

어쩌면 지금 저렇게 서두르는 것도, 단순히 일정이 늦어져서가 아니라 고향에 돌아간다는 기쁨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린델은 잔뜩 들뜬 기색을 애써 감추려는 티엘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정착하지 않고 돌아다녔던 그녀에겐 고향이 없다.

그러나 적어도 티엘의 얼굴과 발걸음에서 묻어나는 그리운 향기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티엘의 들뜬 기분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두 사람, 태워주세요."

"어서오십······."

아니, 사실은 반대였다.

너무나 들뜬 바람에, 기사단의 정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자신들이 어떤 시선을 받는지 잠시 잊은 것이리라.

힘차게 시작된 인삿말이 검은 제복과 그 위에 박힌 은빛의 성장(聖章)을 확인한 순간부터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순간적으로 마부의 손이 움찔거리며 고삐쪽으로 움직이려 들었다.

그것을 눈치챈 티엘은 재빨리 발판에 올라서며 마차의 문을 열었다.

이로써 마차를 버린 채 마구를 끊어 말만 타고 도망치지 않는 이상 티엘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다.

"어, 어디로 모, 모실까요, 아, 아가씨? 아니, 기사님?"

"칼레 루스피아, 상튀에. 얼마 드리면 되죠?"

한껏 부풀었던 가슴이 갑자기 식어버린 탓일까.

티엘은 필요 이상으로 쌀쌀맞은 투로 말을 꺼냈다.

"돈은 안주셔도-"

"얼마냐고 물었어요. 안들려요?"

한두 번 겪는 일도 아니지만 상당히 날카로워진 태도였다.

거의 위협에 가까울 정도로 날 선 반응이다.

가만히 노려보는 시선과 얼어붙을 듯 싸늘한 말투에 움찔 놀란 마부는 파랗게 질린채 애타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물론 그를 도와줄 사람 따위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를 보다못한 린델이 지갑에서 10칼브람 금화를 한 줌 꺼냈다.

상튀에가 정확히 어디 있는 도시인지는 몰라도, 보통 칼레 루스피아까진 많이 잡아야 30칼브람 정도지만, 티엘의 심기가 점점 불편해지는 것과 더불어 마부가 마차를 버리고 도망갈지도 모를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되도록 빨리 출발하는 것이 이득이다.

때문에 정가의 몇 배는 될 돈이 억지로 마부의 손에 쥐어졌다.

"모자라진 않죠? 이 이상 시간끌면 저도 그리 기분 좋을 것 같진 않은데, 적당히 그만 출발하는게 어때요?"

"예, 예! 알겠습니다, 기사님들!"

마부는 허둥지둥 말을 묶어둔 줄을 풀러 달려갔다.

그 뒷모습을 보던 린델은 혀를 차며 가뿐하게 마차 안으로 올라탔다.

"쯧, 한심하기는."

"언제쯤이면 눈치 안보고 다닐 수 있는걸까요."

"······그거야 레가야가 특이한 거니까."

엔지칼 대제를 섬겼던 당대 최강의 흑마법사, 카제린 이안 카르티치스.

그랬던 그녀의 나라이며, 그녀의 후손들이 다스리는 나라이니 흑마법사를 보다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그렇지 못한 자들은 이미 떠나가버렸으리라.

입맛은 씁쓸해져도, 이것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나저나 너도 꽤 하는걸? 귀여운 얼굴로도 가끔 표독스러운게 사랑스러울 정도야."

"······무슨 말씀 하시려는거에요?"

가라앉은 분위기를 돌리려는 생각에서일까.

갑자기 린델이 화제를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수상한 분위기를 눈치챈 티엘은 얼른 모른척 하는 것으로 화재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린델은 그런 티엘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그런 모습, '그 애'는 알고있나 궁금해졌거든."

예상대로 나셀을 언급한 순간 티엘이 살짝 눈을 흘기며 저조하던 분위기가 조금 부드러워졌다.

"그거 린델이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내가 뭘?"

"웃는 얼굴로 독설을 퍼붓잖아요."

"적어도 난 윽박지르진 않았는걸?"

"시간끌면 화낸다는 말도 충분히 윽박지르는걸로 보여요."

유치한 말다툼이라도 좋다.

조금 뜨거워졌던 머리를 식혀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평소보다 짖궂은 질문들이 몇 번이나 오가고, 그다지 치열하지는 않은 공방이 한참 이어진 끝에 마침내 뜸들이던 마차가 첫 발을 떼었다.

빵빵한 옷가방을 베개삼아 끌어안은 린델이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옆으로 풀썩 누웠다.

"참, 상튀에는 어떤 곳인지 말해줄래, 인신매매범?"

"제가 어째서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건가요······. 상튀에는 일종의 관문도시에요. 라간 계곡까진 마차가 들어가기 어려워서 말을 타는게 낫죠. 날씨가 안좋으면 그냥 걸어야겠지만."

"······그거 거짓말이라고 해줘. 무슨 날씨가 그래?"

이제와서 돌아가고 싶다는 얼굴을 해도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미 마차는 한창 달리기 시작한 것을.

티엘은 죽을 것처럼 신음을 흘려대는 린델을 곁눈질하며 가방끈을 풀었다.

기사단의 제복은 방어구로서는 상당히 뛰어난 물건이지만, 역시 긴 여행길에서 입고있기는 불편하기도 하고, 그 이전에 눈을 너무 많이 탄다.

이왕이면 마차를 타기 전에 미리 갈아입고 싶었지만 브론딜의 작업실에서 예정보다 긴 시간을 보내버린 탓에 어쩔 수 없었다.

"잠깐. 너 북부 설원에라도 가는거야? 그렇게 두꺼운 옷을 챙겨왔어?"

티엘이 옷을 갈아입는 사이 가방 틈새로 삐져나온 옷을 발견한 린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입으려고 꺼내든 옷도 짙은 남색의 두툼한 모직 코트에 목이 긴 셔츠 등 방한 성능을 중시하는 옷들이었다.

그러고보니 오늘따라 신고있던 부츠도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긴 가죽제의 물건이었다.

평소에는 추위를 타지 않아 상당히 얇게 입고다니는 티엘로서는 이례적인 복장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 티엘의 표정은 린델의 얼굴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린델······. 설마 겨울철 서북부 산악지대 처음 가보는거에요······? 그럼 저 가방엔 대체 뭘 가져온······."

뒤늦게 낭패봤다는 얼굴을 한 린델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껴안고있던 가방을 빼앗아 안을 열어본 티엘은 이마를 짚으며 짧게 신음을 흘렸다.

가방을 두 개나 챙겨온 티엘과 달리, 어째 용케도 가방 하나에 다 쑤셔넣었다 했다.

갈아입을 옷 몇 벌에, 나머지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잡동사니가 한가득이다. 아마 인형을 만들 때 쓰는 재료들이리라.

아마 티엘이 옷을 많이 챙기라고 한 말을 '장거리 이동중 세탁 등이 어려우니 대비할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한 듯 했다.

온갖 기기묘묘한 인형들이 있으니 세탁 정도는 간단하게 끝낼 수 있을테니까.

그러나 티엘의 의도는 '혹한에 대비해 방한 대책을 철저히 하라'는 것이었다.

"······이것만 걸치면 동상걸려요. 어쩔 수 없네요. 일단 제 여벌옷이라도 입어보고, 모자란다 싶으면 중간에 잠깐 멈춰서 옷 사가요."

"미안. 잘 입을게."

다행히 두 사람의 체격은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았다.

거기에 티엘은 추위보다는 이차적인 부상을 막기 위해 옷을 껴입은 것에 가까워, 얼마 정도는 린델에게 나눠줘도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러나 정작 린델은 티엘의 옷을 여미며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옷을 이리저리 당겨보는 모습이 잘 맞이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는 듯한 모습이었다.

"좀 끼는데? 허리랑은 잘 맞는거 보니 살 때문은 아니고. 아직 좀 덜 자랐구나? 아니, 슬슬 성장은 끝났을텐데. 좀 작지 않아?"

"······린델."

"아, 넌무 걱정하지 마.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역시 마음이 맞아야-"

"그 이야기는 그만 하죠, 우리."

저대로 내버려뒀다간 아마 잠들기 전까지 같은 주제로 쉴새없이 괴롭혀올테니 조금 단호하게 끊을 필요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린델의 눈치를 보니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티엘은 린델의 장난기를 달래기 위해 나셀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을 몇 가지 적당히 각색해서 들려주었다.

그렇게 얼마 후에는, 무시무시한 흑마법사 두 사람이 타고있다는 마차 안에서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연이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난 뒤. 마차는 중부지역과 서북부 지역의 경계에 위치한 에르유시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일전에 아르비주로 가는 길에 들렀던 기억을 되짚은 티엘은 마부석 쪽의 작은 쪽창을 열고 어떤 여관의 이름을 불렀다.

처음 만났을 때에 비해 비교적 긴장을 덜어낸 마부는 발작이라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순순히 티엘이 말해준 길로 말머리를 돌렸다.

조금 돌아간다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제법 깔끔한 여관 하나가 눈 앞에 나타났다.

가끔 서북부로 갈 때 다른 여관을 찾곤 했던 린델이 눈을 깜빡이며 탄성을 질렀다.

"여기도 여관이 하나 더 있었구나. 이런 곳은 어떻게 알았어?"

"저도 지난번에 오면서 우연히 알았어요."

"좋은 곳이네. 너무 붐지지 않는게 마음에 들어."

사실은 지난번 아르비주로 가던 도중 나셀이 소개해준 곳이다.

반대편에 있는 또다른 여관은 방도 넓고 대로 가까이 있어 찾아가기도 편하지만 그만큼 사람이 많이 몰리는 번잡한 곳이다.

그에 비해 이쪽은 골목으로 조금 돌아 들어가야하는 수고를 감수하는 대신 좀 더 편안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린델은 마차가 완전히 멈추자 경쾌하게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마침 옷을 갈아입은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검은 제복이나 무기만 없으면 평범한 또래 소녀로만 보일 뿐.

린델의 영장은 조금 독특하게 생긴 장갑과 팔찌, 반지의 모습이며 티엘의 영장도 천을 감아 악기로 위장해둔 상태였다.

게다가 티엘의 경우 적당히 모자를 눌러써 특이한 색의 눈동자만 살짝 가려주면 더이상 구설수에 오르내릴 일도 없어진다.

마차와 말을 잘 묶어두고 여관 앞으로 나온 마부 역시 두 사람을 조금 다른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토록 무서워했던 흑마법사들이, 지금만큼은 십대 후반의 소녀들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한나절이나 달렸으니 요기나 하고 가죠. 저녁은 제가 살게요."

"아니, 그럴 필-"

"준달 때 받아요. 제가 지갑 여는거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랍니다."

피식 웃은 린델은 마부와 티엘의 손을 잡아 끌고 여관으로 들어섰다.

마침 숙박계를 쓰는 계산대와 가장 가까운 자리가 비어있었다.

조금 구석자리로 가려 했던 티엘이 소매를 몇 번 잡아당겼지만, 린델은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듯 태연하게 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달려온 종업원에게 빗발처럼 주문할 음식들의 이름을 죽 읊었다.

마늘을 가미한 통닭구이, 짭짤한 베이컨과 버터로 맛을 들인 감자 스튜, 올해 수확해 저장해두었다는 달콤한 옥수수와 달걀을 곁들인 큼직한 빵 한 덩이, 그리고 따뜻하게 데운 우유 세 잔.

거기까지 주문한 린델은 문득 당황하고 있던 마부에게 시선을 돌렸다.

"혹시 싫어하는거나 더 먹고싶은 거 있어요? 이따 또 달려야하니 술은 무리지만, 다른건 부담없이 시켜요."

"그, 그럼 이걸로······."

마부의 주문까지 들은 종업원이 주방을 향해 달려갔다.

그 때까지 주위 눈치만 살피던 티엘은 식탁 아래로 린델의 다리를 톡톡 건드렸다.

"구석 자리도 아니고 한 가운데 앉은 이유라도 있어요?"

"지금은 아무도 우리가 흑마법사라는걸 몰라. 너무 딱딱하게만 생각할 거 없어."

"그래도 뭔가 진정이 되질 않는데."

"긴장 풀어. 언니 만나러 간다면서, 이렇게 움츠러든 모습 보이긴 싫잖아?"

"······반칙이에요. 그런 말을 하면 반박할 수가 없잖아요."

린델은 조금 짖궂게 웃으며 자신들의 식탁을 향해 다가오는 음식 수레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런 음식들을 시킬 때의 안목은 린델을 따라가기 어렵다.

다른 사람들의 식탁에서 어떤 음식들이 자주 보이는지 순식간에 읽어내 인기 있으면서도 미리 준비해둘 수 있을만한 음식들 위주로 주문한다.

드물게 린델에게 얻어먹을 때면 대부분 십 분이 채 지나기 전에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자신있게 다가온 종업원이 건넨 접시들이 식탁 위를 가득 메웠다.

베이컨과 잘게 부순 비스킷이 갖은 야채와 함께 어우러진 스튜로 시작하여 윤기가 흐르는 통닭과 그에 맞춘 듯한 훈제 닭 샐러드, 그리고 곱게 갈아 번철판에 바짝 구워낸 감자 팬케이크.

옥수수는 통째로 화덕에 구워낸 것과 한 번 쪄낸 뒤 알맹이만 발라 치즈와 버터를 살짝 뿌린 것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황금빛 알맹이는 수확한지 꽤 지났을텐데도 먹음직스러운 색과 냄시로 입맛을 돋웠다.

조금 전까지 자상한 언니와 새침한 동생같은 분위기를 풍겼던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자신의 식기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전쟁을 방불케하는 요란한 식사가 시작되었다.

"티엘, 혹시 닭고기 안먹을 거면-"

"싫어요. 접시에 한가득 남겨두고 욕심이 지나쳐요, 린델. 그러다 살쪄요."

"난 먹으면 다 여기로 가거든. 마음을 넓게 써야 그쪽도 자라는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조금 움찔하는 것 같은데요."

교묘한 말로 이리저리 정신을 흩뜨리다 날카롭게 닭고기를 채가려는 린델이나, 무시 일색으로 대응하다 숟가락을 들어 자신의 접시를 약탈하는 손을 가로막는 티엘이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유치했다.

기사단 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외부인들로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던 마부의 입에서 피식거리는 웃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항상 이렇습니까?"

"네?"

"흑마법사라는게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서요. 평범한 아이들을 보는 것 같······, 아, 실례했습니다."

자식 뻘의 아이들과 이야기하듯 자연스레 말을 건네던 마부는 흠칫 놀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린델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흑마법사라고 해서 꽃구경 대신 개구리 해부를 좋아한다거나, 달콤한 연애 대신 무덤 파내 수상쩍은 짓 하는걸 좋아하진 않아요. 아니, 그런 사람도 있을진 모르지만 그거야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고. 우리도 울고, 웃고, 상처도 받고, 아파하기도 해요. 위험한 일을 하지만, 그런만큼 인간적인 삶을 바라죠."

기어이 티엘의 접시에서 빼앗은 닭고기를 한 입 가득 크게 베어문 린델은 입꼬리를 조금 말아올리며 포크로 마부의 접시를 가리켰다.

"아까 날카롭게 말한건 사과할게요. 우리도 그런 취급을 워낙 많이 당하다보니 조금 과민반응 할때가 있어요. 그런 사과의 의미로 사는 거에요."

"······제 사과도 받아주시겠습니까?"

"사과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무심하게 식사를 계속하던 티엘이 린델을 대신해 말을 받았다.

마부는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지며 조금 소리높여 종업원을 불렀다.

이 잔은 자기가 내겠다는 의미였다.

"여기 주문좀 더 받아 주오!"

어쩌면 쓸데없는 짓일지도 모른다.

한 명의 흑마법사라도 일평생 스쳐가는 사람은 헤아릴 수도 없고, 조금 전과 비슷한 대화 역시 무수히 많이 반복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흑마법사를 무서워하며, 자신들과 별개의 존재로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한 명이라도 그들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저녁 한 끼의 값은 되지 않을까.


작가의말

참고로 린델은 리아가 가지고 다니는 카르나의 사슬을 굉장히 탐내고 있습니다.

리아보다는 린델에게 더 적합한 영장이지만, 린델이 들어왔을 땐 이미 리아가 그걸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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