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14 19:12
연재수 :
580 회
조회수 :
121,241
추천수 :
296
글자수 :
3,596,775

작성
24.01.01 19:21
조회
202
추천
0
글자
12쪽

418. 진검승부

DUMMY

아디나가 어째서 신의 대리인이라 불리는지

그 신의 대리인이 사용하는 아르카나가 얼마나 강한 것인지

신의 힘이 진심을 낼 때 얼마나 강한 것인지

바로 옆에서 모든 것을 느낀 앨리스는 아디나가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아르카나들도 너무나도 강한 힘이었지만

레베른을 상대로 사용한 [XIII. 죽음(Death)]은 평범한 인간이 다룰 힘이 아니라는 것을 모를 수가 없었다.

[VII. 전차(The Chariot)] 위에서 앨리스는 아디나에게 괜찮은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앨리스보다 더더욱 옆에 딱 붙어서 걱정하고 있는 녀석 때문에 앨리스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뒷좌석에 앉아만 있었다.

“ 으으.. 알았으니까.. 아르카나로 돌아가면 안 돼? “

“ 안돼. 친구 또 잡아먹힐 뻔했어. 이건 벌이야. “

마치 거북이 등딱지처럼 딱 달라붙어 있는 바람에 아디나는 팔을 움직이는 것조차도 걸리적거려서 있는 힘껏 인상을 찌푸린다.

“ 하아아... 말도 똑바로 했고.. 잡아먹히지 않았는데 말이야.. “

물론 아주 잠깐 말이지?

잠이 쏟아지는 것처럼, 눈을 깜빡인 것처럼 눈앞의 시야가 검게 물들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제정신이기는 했으니 괜찮은 거 아닌가 싶다.

“ 앨리스.. 네 생각은 어때? “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도저히 아디나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고개를 기이하게 돌려 앨리스를 바라본다.

“ ...난 아디나의 생각을 지지해. “

아디나가 고마운 듯이 등에 매달린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을 무시한 채로 머리를 홱 돌려 환하게 웃자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불만이 가득한지 볼을 부풀리더니 아르카나로 되돌아간다.

“ 그래도 위험한 건 사실이니 조심해 아디나. “

아디나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옆구리를 콕 찌르는듯한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일 것이다.

“ 에휴.. 그래.. 어차피 마나로 만든 사신의 낫은 크릭 레베른을 상대로 사용하지도 못해. “

어차피 아디나는 알아서 잘할 것이라 믿기에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됐었지만 그대로 앨리스는 답해주어서 고맙다며 미소지어주었다.

“ 그래서.. 어디로 가? “

아디나의 다음 목표는 크릭 레베른을 찾는 것이다.

맡아야 할 세 가지 의뢰 중 마지막 하나의 의뢰는 감사하게도 리디가 맡아주었기에 아디나는 안심하고 크릭 레베른을 찾으러 갈 수 있게 되었다.

“ 음.. 사실 아직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 정하는 중이야. 내가 크릭 레베른을 찾으러 갈지. 아니면 크릭 레베른을 부를지. “

우주의 장점이랄까.

워낙 넓어서 어디를 가든 거리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자유롭게 이동하며 생각할 수 있었다.

물론 덕분에 앨리스는 아디나가 계획이 있는 줄 알았지만..

“ ....돌아갈까? “

솔직히 앨리스는 돌아가고 싶다.

아디나가 혼자서 크릭 레베른과 싸우게 두는 것보다 가족들과 함께 싸우는 것이 승률이 더 높을 텐데 말이지..

“ 앨리스. 괜찮아. 이건 나랑 크릭의 문제야. 레베른 전체가 아닌 크릭 레베른 개인에게는 패배할 자신이 없어. “

레크라시아에서 크릭 레베른을 상대할 때는 뒤로 도망치는 것밖에 하지 않았었지만

에이아 은하에서 붉은 눈을 상대로 제약을 가진 채로 전투를 벌였던 것이 조금 힌트가 됐던 걸까.

지금은 눈빛이 완전히 달라졌다.

“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었다간 몇 명이나 더 죽을지 몰라. 다른 애들도 내가 건네준 의뢰를 수행하고 있으니 내가 처리하는 게 가장 알맞아. 내 힘 봤잖아? “

물론 그렇기는 하다만..

“ ...다른 애들이 화낼 거야. “

“ 반대로 앨리스 너만 조용히 해주면 다른 애들도 모를걸? “

이거 참...

앨리스는 아디나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외계인 수백 명쯤은 죽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싶었지만..

신의 대리인의 위치에서 보면 어쩔 수 없나 보다.

“ ..그럼.. [VII. 전차(The Chariot)]. 줘. “

여차하면 도망가자는 건가.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보험을 들어서 나쁠 건 없지.

아디나는 가볍게 아르카나를 만들어 앨리스에게 건네준다.

“ 이거 쉽게 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 알지? “

“ 그래도.. 줄 거잖아? “

앨리스가 아르카나를 손에 쥐자 아르카나에 담긴 모든 지식이 앨리스의 머릿속에 채워진다.

완전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본 아디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 결정했어. 우리가 크릭 레베른을 찾아가는 건 신의 대리인으로서 모양 빠지잖아? 마침 우리 아래에 별도 있겠다. 여기로 부르자. “

“ 전장은.. 내가 만들게. “

조금 오랜만에 하는 느낌이지만.. 앨리스는 자신의 꽃잎을 넓게 핀 채로 하나씩 글자를 채워 넣기 시작한다.

카린만큼 빠르게 창조하지는 못하더라도

카린의 창조물만큼 단단하게는 할 수 있으리라.

단단하게 고철로 지면을 만들고

흙을 채운 뒤 바위를 깔고 그 위에 다시 자갈을, 그리고 물을 한 겹 두텁게 넣은 뒤 그 위에 다시 콘크리트를 깔아 거대한 전장을 준비한다.

물론 단순한 물질만 창조해낸 것이므로 아래에 존재하는 거대한 별. 항성의 중력만을 이용해 앨리스가 창조해낸 전장에서 싸워야 한다.

그리고 앨리스는 거대한 돔을 만들고

그 안에 나무를, 꽃을, 생명을 피워낸다.

“ 중력은 달라도.. 숨 쉴 수는 있을 거야. “

그리고 한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라면... 태양을 발밑에 두고 있기에 어둡다는 점이랄까.

달을 하나 만들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지..

아디나는 가볍게 전장 위로 뛰어내려 주위를 바라본다.

꽤 어두운 숲 같은 느낌.

그러면서도 싸우기는 편하도록 나무같이 시야를 가리는 것들은 전장의 끝에만 심어둔 덕분에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 어두운 환경 속에서도 예쁘게 빛나는 분홍빛 꽃잎 덕분에 전장이 아름다워지는 느낌이랄까.

아디나는 허리를 숙여 꽃잎 한 장을 손에 들어본다.

“ 충분해. 불리한 점 없이 서로 동등한 조건이잖아? 그거면 돼. 살~짝 치사한 점은 있지만. “

평범하게 창조한 꽃잎이지만

이 꽃잎만으로도 크릭은 1대1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마 이렇게 하는 것을 보면 앨리스는 마차를 타고 이 근처를 계속 배회하며 크릭의 시선을 분산시킬 모양이다.

“ 그럼.. 부를게. [XVII. 별(The Star) - 별의 부름] “







“ 제.. 제발.. 사.. 살려줘...! 나도!! 나도 레베른이 될 테니까..!!! 으아아아아악..!!!! “

아무리 소리 질러봤자 소용이 없다.

이미 크릭의 손에서 떠난 얼음 화살은 그대로 남자의 미간에 꽂히며 거대한 얼음기둥이 솟아나고, 깨져버린다.

크릭은 다음 목표이자 그 얼음 화살의 주인이면서 방금 죽어버린 남자의 아내를 바라본다.

“ 흠.. 만족스럽진 않지만 쓸만하군. “

“ ..사.. 살려.. 살려.... “

크릭은 그대로 다가가 여자의 머리를 움켜쥔다.

그리고 체내에 흐르는 마나를 점점 자신의 것으로 바꿔나간다.

이미 여자의 몸에 완전히 적응한 마나를 자신의 것으로 바꾸는 게 어렵냐고 묻는다면 코웃음 치며 부정할 것이다.

이렇게 머리를 손에 쥐자마자 느껴지는 내면의 마나가 점점 크릭을 위해 바뀌는 것이 느껴졌으니까.

점점 여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얼어붙고

모든 마나를 빼앗았을 때는 여자의 몸이 가벼운 충격으로도 부서져 녹아내렸다.

“ 쓰읍... 후우우우우..... “

크릭이 숨을 내뱉자 아까까지는 나오지 않았던 새하얀 입김이 새어 나온다.

정말... 미래에 있을 전투를 대비해서,

곧 다가올 새로운 은하에 존재하는 힘을 대비해서,

아디나를 죽여버리기 위해서 수많은 마나를 모아왔다.

크릭은 가볍게 손을 털어 남아있는 찌꺼기를 날려버리고 다른 우주로 향하기 위해 뒤를 돌았다.

아니.

문득 우주를 바라보았다.

공허하게 펼쳐진 우주에 아름답게 수놓아진 별자리.

그 많은 별자리 중에서 왠지 크릭을 바라보고 있는 별자리가 있는 느낌이 든다.

“ ....아디나. “

그렇게 크릭이 아디나를 부르자 한 마리의 새와 같던 별자리가 점점 움직이기 시작한다.

“ 크큭... 따라오라는 건가? 재밌군그래. “

어떻게 할까.

크릭은 생각한다.

이성은 아디나를 만나 죽이고 싶다.

하지만 지금 아디나를 죽인다면 죽일 수 있을까?

아니.

크릭은 방심하지 않는다.

아디나는 신의 대리인이다.

그런 아디나가 크릭을 부르고 있다면 분명 준비한 수가 따로 있다.

만약 준비하지 않았더라도 노림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하나뿐이지.

다른 은하.

그 은하에 크릭이 사용할 수 있는 거대한 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차지하지 못하게끔 미리 제거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후후... 아디나... 네 녀석의 생각이 뻔히 보이는군그래. “

크릭은 고민한다.

아디나의 수에 놀아나며 지금의 감정에 충실할지.

아니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미래의 완벽한 승리를 기약할지.








아디나는 아르카나를 지우며 만들어 놓았던 별자리를 없앤다.

느껴진다.

불길하고도 복잡한 마나들이 이곳을 향해 날아오는 것이.

-슈우우우우우... 콰쾅!!!!!!!!!

정확히 아디나의 머리 위로 떨어진 거대한 마나의 충격에 아디나는 뒤로 도약해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날아갈 뻔했다.

“ ...등장 한번 화려하네. “

“ 크크... 신의 대리인이 호출한 건데 평범하게 오면 재미없지 않겠나? “

크릭 레베른.

그 한 사람의 등장만으로도 앨리스가 아름답게 창조해놓은 이 전장에 따가운 공기가 가득 메우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 선물은 잘 받았어. 아주 끔찍한 짓을 저질렀더라고? “

“ 크큭.. 잘 전달됐다니 다행이군. 네 녀석이 다른 은하에 가 있는 바람에 은하가 재밌게 돌아가서 말이지. “

“ 대부분이 네 녀석 때문이겠지. [XIV. 절제(Temperance) - 세상을 가르는 칼날] “

아디나가 한 쌍의 거대한 칼날을 양손에 쥐자 크릭은 같잖은 듯이 코웃음 친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고 저장해둔 마나를.

그중에서도 불꽃을 내뱉는다.

뱉어낸 불꽃은 한 마리의 늑대가 되어 크릭의 주위를 장난치듯 돌아다닌다.

“ 그러지 말고 천천히 이야기나 해보자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칼부터 들이밀다니. 그렇게 까칠하게 구니까 아직도 남자친구가 없는 거 아냐? “

“ ..네 녀석 따위에게 할 말은 없어. “

크릭은 그런 살벌하게 바라보는 아디나를 무시하고 한 손에 차가운 얼음 구슬을 만들어 아무 데나 던져버린다.

“ 그러지 말고. 여행 이야기나 해보자고? 저쪽 은하에서 나를 죽일 방법은 찾았나? 혹은 나에게 도움 될만한 거라도 말이야. “

아디나는 그런 크릭을 무시하고 달려나간다.

“ 쯧.. 성격 급하긴. “

-카카카카카캉!!!!!

아까 크릭이 던진 얼음 공을 물고 돌아온 불꽃으로 만든 늑대는 어느새 얼음 늑대로 바뀌어 아디나가 달려나갈 경로에 거대한 빙하를 만들어냈다.

“ 칫..! “

아디나는 가볍게 칼날을 휘둘러 빙하를 부숴버리자 그 사이로 크릭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다가와 아디나에게 얼굴을 들이민다.

“ 그곳엔 어떤 마나가 있었지? 아니면 마나가 없었나?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는데..! “

아디나가 가볍게 칼날을 고쳐 쥐고 베어내자 크릭은 연기가 되어 반으로 갈라지고 본체는 아까 전 위치에서 쪼그린 채로 화염 늑대와 놀고 있었다.

“ 후후 재밌군.. 물리적인 공격이라... 가능할 것 같나? 내 손이 너에게 닿기만 해도 너의 마나를 뺏을 수 있을 텐데? “

“ 반대로 내 칼날도 너에게 닿기만 하면 끝일 텐데? “

“ 하지만 너는 제대로 아르카나를 활용하지 못하겠지. 반대로 나는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데 말이야. “

크릭이 가볍게 손을 튕기자 한 마리였던 화염 늑대가 여덟 마리로 늘어난다.

“ 아무리 불리한 상황에서라도 싸워야 하는 때가 있거든. “

아디나는 다시 자세를 낮추고 달려나갈 준비를 마친다.

“ 그리고 사실 불리한 것 같지도 않아. “


작가의말

무서워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적월미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2 463. 베개싸움 24.02.15 108 0 15쪽
471 462. 신뢰의 증명 24.02.14 108 0 13쪽
470 461. 네이렌의 전투 지휘관 24.02.13 113 0 16쪽
469 460. 게임의 룰 24.02.12 112 0 12쪽
468 459. 신뢰를 얻기 위한 작은 전쟁 24.02.11 117 0 14쪽
467 458. 한번 실패했던 방법 24.02.10 118 0 16쪽
466 457. 지금 은하에 필요한 것은 24.02.09 121 0 13쪽
465 456. 인질 구출 24.02.08 124 0 13쪽
464 455. 한 발 더 빠른 쪽은 24.02.07 123 0 14쪽
463 454. 적의 적은 적이다 24.02.06 125 0 13쪽
462 453. 변함없는 스트레스 덩어리들 24.02.05 127 0 15쪽
461 452. 점점 더 강해지는 24.02.04 129 0 14쪽
460 451. 미지의 기록서 24.02.03 132 0 13쪽
459 450. 외부의 문제 24.02.02 137 0 13쪽
458 449.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레베른이다. 24.02.01 139 0 12쪽
457 448. 난전 속 승자는 24.01.31 140 0 13쪽
456 447. 아군은 없는 오직 적 뿐인 24.01.30 139 0 13쪽
455 446. 구해줘 24.01.29 143 0 14쪽
454 445. 에이아의 초대 24.01.28 145 0 14쪽
453 444. 은하의 중심부로 24.01.27 149 0 13쪽
452 443. 미지의 힘 24.01.26 151 0 15쪽
451 442. 전쟁의 시작 24.01.25 153 0 13쪽
450 441. 무엇과 함께가 아닌 누구와 함께 24.01.24 153 0 13쪽
449 440. 변함없는 모습으로 24.01.23 154 0 13쪽
448 439. 우리만 아는 노래 24.01.22 156 0 14쪽
447 438. 차 한 잔에 담긴 의미 24.01.21 161 0 13쪽
446 437. 레베른과 네이렌 24.01.20 164 0 13쪽
445 436. 자존심을 지키려다 떠올린 방법 24.01.19 167 0 16쪽
444 435. 새로운 무기 24.01.18 172 0 13쪽
443 434. 본격적인 연구 24.01.17 169 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