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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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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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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46,228

작성
23.06.2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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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15. 다시 만난 죽이고 싶은 상대

DUMMY

“ [XVI. 탑(The Tower) - 재설계]...!!!! “

카린이 아르카나를 양손으로 정성스레 들고 탑 안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계속해서 재설계를 외치고 있다.

카린이 한번 외칠 때마다 탑의 외벽이 무너지고, 다시 조립되며, 무언가 꿈틀대고 움직이지만..

최초의 신이 만든 탑과는 전혀 다른 구조인지 조금 움직이다 멈춘다.

“ 으으으으으~!!! 여긴 또 어디가 막힌 거야!! [XVI. 탑(The Tower) - 재설계]! [XVI. 탑(The Tower) - 재설계]! [XVI. 탑(The Tower) - 재설계]!!! “

카린의 옆에서, 공중에 날아 벽을 지켜보던 앨리스가 마나의 흐름을 지켜보다 고개를 기울인다.

“ ..? 아무런 변화 없는데..? “

“ 증말...! 조금이라도 집중을 안 하면 안 된다는 거야?! 이 느려터진 속도로 언제 이 탑을 전부 바꾸냐구!! “

“ ..이럴 시간에 한 번이라도 더 하는 게.. “

“ 흐아아앙... 싫어.. 여기서 나갈래에에..!! [XVI. 탑(The Tower) - 재설계]..!!!! “


-재설계!! 설계!! 계! ... ... ..

카린의 울부짖음이 탑 안에 울려 퍼지는 것을 벌써 몇 시간째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미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위로 올라갔지만 층수라는 개념을 억지로 부여하지 않으면 여기가 몇 층인지도 인지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한 구조의 탑 내부에서 라티안, 피렌, 아리나, 춘향은 네모난 큐브들을 등반하고 있었다.

“ 읏챠..! 아리나 손잡아. “

“ 응. 윽..! 하아.. 힘들어.. 차라리 티아트를 만들어내서 타고 가는 게 더 체력 소모가 덜 될 것 같은데..? “

안타깝게도 높게 도약하는 건 아리나가 할 수 없는 일인지라 공중을 날아다니는 카린과 날아다니는 것처럼 이동할 수 있는 앨리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아리나의 속도에 맞춰 차근차근 탑을 오르고 있었다.

물론 아리나도 티아트를 만들어내 티아트의 거대한 날개를 활용해 공중을 날 수 있기는 했지만..

“ 안돼~ 너 그렇게 마나 막 쓰다가 너까지 기절하면 정말 짐덩이가 된다구? “

아리나보다 조금 더 위에 있는 큐브에 다리를 걸치고 앉아 구경하던 춘향이 있는 힘껏 웃으며 말한다.

음..

항상 몇 칸 더 위로 올라가서 저렇게 노는 모습을 보니 어딘가 짜증 나기도 하고..

“ 넌 여기 있어도 돼? 아디나한테 가야 하는 거 아니야? “

잠깐의 소소한 반항을 해보지만..

“ 여기 있다가 크릭 녀석이 나타났을 때 뒤쫓아 가는 게 훨씬 더 좋지! 여기서 묶어둘 수 있다면 아디나가 더 편하게 일을 처리할 테니 상대 입장에서는 더 까다롭기도 할 테고 말이야! “

안타깝게도 춘향의 빠른 두뇌 회전을 당해낼 수 있는 논리적인 말은 떠오르지 않았다.

“ 끄응... 이걸 언제 다 올라간담...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있는 큐브들을 올라가려니 너무나도 막막하다.

카린이랑 앨리스가 탑의 재설계를 끝마치고 내려와 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쉬운 작업도 아닌 모양이고..

괜히 고생하지 말고 라티안이나 피렌, 춘향에게 업혀서 올라가는 게 훨씬 나았다고 생각.. 아니 이거 진짜 짐덩이잖아..?

“ 근데 넌 여기 오고 나서부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냐. “

아리나가 갑자기 열정적으로 큐브를 올라가기 시작하고 라티안이 앞에서 손을 내밀어 아리나를 끌어 올리다가 문득 춘향을 보고 물어본다.

그 말에 춘향이 더욱더 화려하게 웃으며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카린을 바라본다.

“ 흐흐흐.. 진짜 모르겠어! 왜 기분이 좋지?! 친구들이랑 같이 여행 와서 그런가? “

길드가 생기면서 같은 이름을 공유하는 친구들이 생겨서 그런 것인지,

같은 수준으로 싸울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우주를 여행하기 때문인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춘향도 자신이 너무 들뜬상태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 랄랄라~ 오! 드디어 온 것 같은데? “

“ 응? 벌써? “

위에서 하는 춘향의 말에 라티안도, 피렌도, 아리나도 하늘 위를 바라본다.

그리고 춘향과 눈이 맞는다.

“ 풉.. 그쪽 말고~ 저 굼뜬 천사가 벌써 올 리가 없잖아? 아래층에서 왔어! “

탑의 끝이 보이지 않듯이, 지상도 까마득히 멀어 보일 정도로 올라온 바람에 누가 탑에 들어왔는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공기가 살짝 무거워진 느낌이 들었다.

아니...

애초에 아래에서 무언가 온다는 것부터가 문제 아닌가..?

이곳에 우리 편은..

네이렌 단 일곱 명이 전부인데..?

“ 저기 뭔가 오고 있어. 다들 전투 준비해. “

피렌이 스코프를 통해 보며 모두에게 지시하자 라티안이 일곱 개의 검을 만들어내고, 아리나가 모아두었던 마나를 방출할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 춘향은..

어.. 음.. 왜 안 숨지?

“ 너 뭐하냐? “

“ 응? 인사하려구! 오랜만에 보면 반갑잖아~ “

정말 어이없었지만.. 그래.. 저 녀석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

아주 잠깐 그러고 있는 사이 지상에서부터 점점 무언가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와 춘향이 힘겹게 큐브를 타고 올라온 것이 아닌,

총 열 개의 큐브가 사방에서 네이렌을 포위하는 형태로 떠오른다.

그리고 그 위에는 한 명씩... 보고 싶지 않았던 인물의 얼굴까지 포함해서 있었다.

“ 오.. 뭐야? 이 큐브 움직이는 거야? 신기하네. 때리면 움직이나? 얍! “

“ ..네놈들...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

그중 하나의 큐브 위에 있던 크릭 레베른이 주먹을 꽉 쥔다.

그러자 주위의 마나가 크릭의 감정에 공명해 부르르 떨리는 기분이 든다.

“ 크릭. 침착해. 아마.. 저 녀석들의 행성을 추적하는 동안 마나를 너무 많이 소모한 탓에 틈을 준거겠지. “

순간 크릭의 주위에 마나들이 요동치다가 다시 냉정해진다.

“ ..오히려 잘됐어. 거리낌 없이 힘을 쏟아부어 죽여버릴 수 있게 됐으니 말이야. “

“ 미안하지만 크릭.. 조금 조절해주길 바라. 우리까지 휘말리면 안 되니까. “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큐브를 이리저리 건드려보던 춘향이 결국 포기하고 크릭을 마주 본다.

그리고 활짝 웃는다.

“ 오랜만이야! 그거 알아? 사실 난 너희를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다시 보고 싶었다는걸? 아하하! 이렇게 만나니까 너무 행복해! “

“ ..아아.. 그래. 다시 보니 반갑군. 내 가족을 죽인 쓰레기들을 또 한 번 죽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니.. 이것도 나쁘지 않아. 케리니. 멜리에랑 파피나랑 같이 먼저 출발해. “

케리니는 조용히 팔짱을 끼고 오른발로 큐브를 톡톡 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 그래. 언제나 최선을 생각해서 행동해 크릭. 가자 멜리에. 파피나. “

케리니, 멜리에, 파피나 세 사람이 타고 있던 세 개의 큐브가 위로 떠 오르자 라티안이 빛을 두르고 쫓아갈 준비를 한다.

“ 어딜 가려고..!! “

“ 기다려 라티안. 저 셋은 앨리스에게 맡겨둬. 우린.. 여기 남은 열 명을 상대하는 게 좋아. “

아디나 다음으로 가장 강한 앨리스라면 아마 셋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여차하면 카린이 창조로 도와줄... 수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아무튼, 둘이 힘을 합친다면 가능하겠지.

애초에 이곳에서 라티안을 위로 보내면 여기 남아있는 열 명을 상대로 세 명이 싸워야 한다.

어디든 힘든 싸움을 해나가야 한다.

“ 하! 크릭. 들었냐?! 이 쓰레기들이 우리를 상대하겠다는데? “

“ 오히려 고맙지. 상대해주겠다면 환영이다 쓰레기들아. “

라티안은 조금 소름이 돋아 웃을 수밖에 없었다.

7대4라는 불리한 상황이어서 나오는 웃음처럼 보이겠지만 아니다.

이 모든 것은 피렌과 춘향이 예상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무섭게까지 느껴졌었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은 피렌과 춘향은 수십 명이 올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고작 열 명밖에 오지 않았다는 점과 춘향이 숨어있지 않았다는 점만 달랐다.

그렇다면 이제 계획에 맞게끔 누군가가 크릭에게 우주선이 파괴되고 있다고 연락이 오면..

-카드드드득..! 까득..! 콰콰콰!!!!!

“ 뭐.. 뭐야..! “

계획대로라면 이대로 레베른중에 한 명이 와서 크릭에게 아디나에 의해 우주선이 파괴되고 있다고 보고하러 와야 한다.

그리고 크릭은 몇 명의 레베른을 카린에게 붙여두었으니 아디나의 아르카나를 흡수하기 위해 탑을 다시 내려갈 것이라 예상했다.

그리고 라티안, 피렌, 아리나, 춘향이 최선을 다해 크릭이 탑을 벗어나는 것을 막는다.

물론 죽지 않게끔, 최대한 괴롭히기만.

그럴 계획이었는데..

이곳에 찾아온 것은 다른 레베른이 아닌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의 검은 나무뿌리였다.

“ 이건... 크큭... 신의 대리인도 온 건가..? “

라티안이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던 것처럼 이번에는 크릭이 웃는다.

아주 잘하면..

복수를 마치면서, 수성에도 성공하면서, 신의 대리인이 지닌 신의 장난감. 아르카나를 전부 얻을 좋은 기회다.

“ 춘향..! 이거 계획한 거야?! “

“ 에~.. 이레귤러네! 아하하! 뭐 언제나 대본대로 흘러가면 재미없잖아? “

이레귤러라는 단어의 뜻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좋지 않은 거라고 확신하는 그 순간 검은 나무뿌리들이 꺾여져 크릭을 공격한다.

“ 잡았다..! “

“ 으왓..! 안된다니까 이 녀석아! [XIV. 절제(Temperance) - 흐름 끊기]! “

크릭을 공격하던 검은 나무뿌리들이 갑자기 멈춘다.

아디나가 외친대로 무언가 끊어진 듯.

춘향의 눈에도, 아리나의 눈에도, 크릭의 눈에도 보이게끔 어느 한 기점으로부터 정말 평범한 썩은 나무뿌리가 되어 있었다.

“ 왜 말려 아디나.. 나는 충분히 죽일 수 있는데.. “

“ 으으 정말 이 바보..! 언젠간 사고 칠 줄 알았어..!! “

크릭은 생각한다.

이것이.. 케리니가 말한 최선인가.

완벽하다.

이대로 이들을 무시하고 세계의 중심축을 뒤흔드는 자식을 붙잡으러 올라갔더라면 이 자리에 신의 대리인이 있을 줄 몰랐겠지.

역시 케리니의 계산은 훌륭하다.

저 아르카나만 있다면 레크라시아에 만들어둔 은하의 중심축은 부서져도 상관없다.

아르카나의 힘으로, 크릭의 힘으로

최초의 신을 죽이면 된다.

자신의 근처까지 다가온 평범한 나무뿌리에 큐브째로 다가가 만져본다.

아직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과 이어져 있지만..

정말로 마나의 흐름 그 자체가 끊어져 있는 바람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 안타깝군..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을 얻을 기회였는데 말이지.. 잘 지냈나 신의 대리인? “


지금의 상황은 마치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를 끌어안은 젊은 엄마 같은 느낌이지만..

사실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아디나가 크릭과 붙어버리는 순간 아디나가 가진 아르카나들이 마나에 사랑받는 크릭에게 전부 넘어가 버릴 것이다.

만약.. 저런 크릭에게 모든 아르카나의 힘마저도 넘어간다면..

세계의 중심축뿐만 아니라 최초의 신까지 죽이려 할지도 모른다.

..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이미 우주선을 파괴했어야 했는데..

아디나를 찾기 위해 크릭이 탑의 바깥에서 계속 움직였어야 했는데..!

“ 그... 사.. 사람 잘못 보셨어요~!!! 저는 그냥 지나가던 알비노 환자일 뿐이에요!! 그럼 이만!!! “

“ 으에.. 난 아직 싸울 수 있는데.. “

하늘로 떨어지려는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의 허리를 억지로 붙잡고 아디나가 급하게 탑을 뛰어내린다.

“ 거기서라 신의 대리인..!!!!! 다들 따라와!! “

열 개의 큐브가 강하하면서 아디나를 쫓는 모습을 보며 피렌이 활시위에 화살을 걸고 뛰어내린다.

“ 거기서!! “

라티안도 빛을 두르고, 아리나는 티아트를 만들어내 티아트를 타고 내려간다.

“ 킥킥..! 푸하하하! 뭐! 이렇든 저렇든 술래잡기는 시작됐네!! 술래의 술래가 되었지만, 이것도 재밌어 재밌어~! 같이 가 친구들~~!! “

춘향도 아주 신나게 큐브에서 뛰어내려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언젠간 사고칠 줄 알았다 어휴

이제 어떻게 써나간담

난 모르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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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249. 검은 왕국의 왕 23.07.30 255 1 13쪽
255 248. 두 가지 의뢰 23.07.29 25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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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246. 차원이 다른 존재 23.07.27 259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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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244. 혼자서 고민할 필요는 없어 23.07.25 254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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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242. 자유의 도시 23.07.23 256 1 15쪽
248 241. 큰 돈의 용도 23.07.22 258 1 14쪽
247 240. 정해진 승패 속의 베팅 23.07.21 259 1 14쪽
246 239. 본격적인 수사 준비 23.07.20 258 1 13쪽
245 238. 새로운 행성의 가장 큰 문제는.. 23.07.19 259 1 14쪽
244 237. 천사의 휴일 23.07.18 256 1 16쪽
243 236. 3월의 뜬금없는 파티 23.07.17 252 1 15쪽
242 235. 최강자를 가려라 23.07.16 256 1 16쪽
241 234. 아리나와 피렌이 그린 그림 23.07.15 255 1 18쪽
240 233. 뛰는 춘향 위에 나는 천사 23.07.14 25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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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231. 그래서 대체 뭐라고 부를건데 23.07.12 25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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