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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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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1 19:24
연재수 :
6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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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203
추천수 :
298
글자수 :
3,946,228

작성
23.07.1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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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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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8쪽

230. 미지를 꿈꾸던 노인

DUMMY

“ 이봐 영감! 일어나봐!! 우리 왔는데 왜 이렇게 누워있어?! “

“ 야 쫌..!! “

문을 옆으로 밀면서 얼굴부터 들이민 춘향이 달려나가려는 것을 아리나가 능숙한 솜씨로 춘향을 저지한다.

“ 아이참..! 이거 놔 봐! 어떤 상황인지 봐야 할 거 아냐! 너 나보다 검은 마나를 잘 알아?! 모르잖아! “

이렇게 갑자기 한 번에 우르르 들어가는 것도 민폐인 느낌인데 거기다 이렇게까지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살짝 난감했다.

“ ..자네들.. 왔는가.. 이거 참... 죽는 것도 쉽게 못죽겠구만.. 허허.. “

“ 죽긴 뭘 죽어 이 영감탱이야! 당신이 쌓아 올린 게 얼만데 쉽게 죽으면 안 되지! 앨리스! 어때? 치료할 수 있겠어? “

아리나는 춘향을 막아내고 있었지만 의외로 앨리스가 나서서 움직일 줄 몰랐기에 앨리스가 앞으로 나서는 것은 막아내지 못했다.

앨리스는 천천히 메이크의 이마에 손을 짚어본다.

“ ... “

그리고는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환자에게는 상당히 실례되는 행동이기는 했지만.. 사실 모두가 궁금했던 부분이기에.

죽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는 앨리스가 진단하는 것이기에 모두가 가만히 앨리스를 기다렸다.

그러나.. 앨리스는 아무 말이 없다.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고 어떻게 말하겠는가.

“ ..괜찮다네 앨리스. 나는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네. 그래도... 왜 죽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 미지의 세계에서.. 미지의 병이라도.. 나는.. 그마저도 알고 싶다네.. “

놀랍다.

앨리스가 진단해본 바로는 지금 메이크의 몸 상태는 정신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지금 본인 스스로가 생각하고, 말하며, 의지를 빛내고 있다.

그 빛나는 눈빛에..

답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지.

“ ...가망 없어. 우주의 마나가 몸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

모두의 공기가 잠깐 무거워진 느낌이 들었다.

죽은 사람도 살리는 앨리스가 가망이 없다고 말하다니..

춘향마저도 그대로 살려버리는 생명 그 자체인 앨리스가 그렇게 말하는 것이 살짝 충격적이었는지 아디나가 조금씩 앞으로 나와 메이크에게 손을 대본다.

“ ...세상에.. 서로 다른 마나들이 몸에 너무 얽혀있어.. 몸에서 거부하는데..? 어떻게 된 거지...? “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볼 필요도 없다.

주변에 떠다니는 공기 중의 마나.

음식 속에 들어있는 마나.

우주를 여행하며 마주했던 은하수.

그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른,

다양한 마나들이 메이크의 몸에 맞지 않은 것이다.

그런 마나들이 조금씩 계속 몸에 쌓여가면서 몸에서는 받아주지 않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면의 마나들이 검게 물들어 버린 것이다.

“ ..언제부터? “

조금 이상한 점이 있다.

분명...

메이크 본인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을 삼킨 뒤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신이 가장 먼저 알아채니까.

“ 역시.. 그런 건가... “

메이크는 알고 있었다.

다만.. 자신의 지식으로는 확신할 수가 없어서 확인했던 것이다.

“ ....처음부터.. 였네.. 우주에 나서는 순간부터.. 처음으로 우주선의 공기가 아닌... 다른 공기를 들이마셨을 때.. 부터... 숨을 쉬기.. 힘들었다는 것을.. 알아버렸지... 쿨럭.. 쿨럭.. 크흡..! “

메이크가 심하게 기침하는 것을 앨리스가 억지로 일으키자 입에서 검은 피가 쏟아져 나온다.

이곳에 도착하고 만난 메이크의 모습이 많이 야위었었는데..

그것은 어쩌면 예전처럼 잘 먹지 못해서가 아닌, 마나가 적응하지 못해서였나보다.

조금만 더 빨리 알아내고 신경 썼더라면...

지금보다는..

조금은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앨리스가 손에 꽃잎을 한 장 만들어 메이크의 가슴에 가져다 대자 꽃잎이 점점 스며들며, 기침이 점점 줄어들었다.

“ 치료는 불가능한 거야..? “

“ ...내면의 마나를 다 빼내고.. 적응할 수 있는 마나로 세상을 가득 채우면.. “

앨리스의 말에 춘향이 신나게 웃으며 앞으로 튀어나온다.

“ 그럼 새로 만드는 행성을 전부 적응할 수 있는 마나로 바꾸면 되겠네!! “

물론 춘향의 말에 틀린 말은 없다.

그렇게 메이크가 적응할 수 있는 마나가 가득한 세상에서 살게 된다면 당장에 숨 쉬는 데에는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다만.. 이미 몸속에 들어온 몸에 받지 않는 마나들은 정화할 수 없다.

내면의 모든 마나를 빼낸다는 것은.. 죽음이나 마찬가지인 이야기다.

그렇게 비어버린 메이크의 몸속을 앨리스의 마나로 채울 수는 있어도 메이크의 마나로 다시 채워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 으음.. 내가 봤을 땐.. 지금의 상태도 너무 위험해.. 우주로 나가는 순간 주변 마나가 달라지면.. 그대로.. 끝일지도.. “

아디나가 아주 냉정하게... 현실을 말한다.

이런 경우는 우주에서 드물기는 하지만 전혀 없는 경우는 아니었기에 아디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아디나도 처음 본 생명을 다루는 앨리스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앨리스라도 그것은 불가능한 모양이다.

“ 난 괜찮다네... 나는.. 지구에서도 미지를 꿈꿔오지 않았는가.. 우주에서 삶을 끝낸다는 것은.. 내 꿈을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나? “

앨리스 덕에 아주 조금은 편해졌는지 아파 보이는 메이크의 얼굴에서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그 미소에 화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침묵을 유지하는 가운데 가장 먼저 말한 사람은 사라였다.

“ 사실.. 메이크 뿐만이 아니야. 일부 사람들은 이미 죽기도 했고... 마나는 적응해도 이젠 나이가 든 사람들과 가족들은 솔직히 여기까지 여행하는 것도 한계야. 앞으로 어떻게든 한 번의 여행 정도는 참을 수 있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 “

“ 그런 사람들은 내가 맡아주기로 했지. 물론 어떻게든 데려간다고 해도 너희들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주마. 알아서 결정해라. “

참.. 가레드는 정말 까칠하면서도 어딘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친절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이렇게 사람이 많아지다 한 번에 다 가버리면 공허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분위기가 우울하군그래.. 자네들은 이러지 않았잖은가. 그저 갈 사람은 갈 때라는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시게.. “

신경 쓰지 말라니..

불가능하다.

메이크가 없었더라면..

메이크라는 회사가 없었다면..

망령에게서 사람을 지킬 수 있는 무기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단단한 건물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지구를 탈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네이렌도..

레베른에 의해 전부 죽어버렸을 테지.

모든 지구인은 살아남지 못했다.

지금의 지구인들 모두는 메이크사에. 메이크에게 목숨을 구원받은 것이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생명이라는 힘을 가지고 있어도 살리지도 못하다니..

검은 마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도 살려낼 길을 찾지 못하다니..

...



그렇다면 적어도..

“ ..이봐 영감. “

“ 음..? “

“ 이대로 천천히 죽어가는 것보단... 여전히 꿈꾸고 싶겠지? “

춘향의 말을 당장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 세상을.. 우주를... 미지를....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지 않아? “

모두가 춘향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 메이크는 그런 춘향의 의도를 알아들었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짓는다.

“ 나는 만족한다네. 미지라는 것은 그런 것 아니겠는가. 닿을 수 없는 것에 손을 뻗어 닿았으니... 그만한 대가는 웃으면서 받아들여야지. 다만.. 내가 죽는다면... 내가 그토록 원하던 우주에 내 마나를 흩뿌려줄 수 있겠는가..? “

“ .... “

춘향은.. 그대로 주위를 둘러본다.

그리고 아디나의 팔을, 카린의 목덜미를 붙잡는다.

“ 야. 따라와. 지금 당장. “

“ 어.. 어? 어?? “

“ 으에..! 왜! 나는 왜! 난 잘못 없는데!! “

춘향이 둘을 끌고 가버리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한다.

서로 간에 눈을 맞추고..

춘향이 떠난 문을 바라본다.

...

“ ...쟤.. 뭐야? 저런 거 좀 오랜만 아니야..? “

“ 불안한데...? 따라 가보자.. 가봐야 해..! 분명 사고 칠 거야..! “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물론이고 사라와 레일리까지 걱정 한가득한 얼굴로 춘향을 따라나선다.

“ 허허.. 그래.. 이것이 자네들의 모습이지.. 훨씬 보기 좋구만 그래.. “

“ 환자에게는 안정이 필요한데 말이지.. 정말 경우 없는 녀석들이군. “

가레드가 문을 닫으며 모두가 호들갑 떨며 지나간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앨리스가 도와줘야 할지.. 모두를 따라가야 할지.. 살짝 망설여진다.

메이크를 혼자 두고 가기에는 조금 그런데..

음..

“ 앨리스..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만.. “

“ ..? “

생각하지 못한 말이라 살짝 당황스럽다.

특히나 메이크가 앨리스에게 부탁할만한 일이란 게 있나 싶은 느낌이다.

아니..

..하나 있다.

설마 싶은 생각이지만...

정말로..?

“ 나는.. 28대 메이크일세... 혹시 자네만 괜찮다면... 29대 메이크를.. 부탁해도 되겠나? “

역시.. 그런 건가..

당연히 앨리스는 받고 싶은 마음은 없다.

뭐.. 은하에서 인정한 정식 길드가 아닌, 하나의 행성에서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앨리스가 받아도 무관하기는 하지만..

그런 복잡한 일과 서류들을 처리하는 건 앨리스로서는 귀찮다.

그리고 도저히 메이크라는 이름은 쓰지 못하겠다.

말 그대로 ‘ 만들다 ‘ 가 아닌가.

“ ...꼭.. 메이크라는 이름을 써야 해? “

“ 허허허.. 시대에 따라 흐름도 달라지는 법 아니겠는가.. 그건 자네 마음대로 하시게... 받아 줄 텐가..? “

앨리스 특유의 빠른 사고회로를 가속해 생각해 봤지만..

역시나 조금 별로다.

자신이 맡기에는 너무나도 귀찮은 직책이다.

메이크를 맡아 달라니..

.. 메이크..

..

“ ...나보다 더 적임자가 있는데. 그 사람에게 줘도 될까? “







“ ...그래서? 이렇게 하겠다고? 진짜로? “

아디나의 표정이 매우 심상치 않다.

카린도 생각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지.. 눈살을 살짝 찌푸린다.

“ 으으.. 결국, 내 창조에 다 떠넘기는 거잖아 이거.. “

완벽한 계획이라고 생각한 춘향이 당당하게 말했었지만.. 두 사람의 반응에 머리를 긁적인다.

쓰읍..

아무리 봐도 이상한 부분은 없는데 말이지..

“ 뭐..! 결국 그렇게 되겠지만.. 부탁 좀 하자..! 너 어차피 창조 말고는 쓸모없잖아! “

“ ..뭐야?! “

점점 목소리가 커지는 와중에 춘향이 계획한 일은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야 하므로 아디나가 두 사람의 사이에 끼어들어 이야기를 빨리 진행하기로 한다.

“ 자자. 너희 둘이 싸우지 말고.. 다른 애들의 의견은 어때? 이건 그 어떤 사람도 아니고 오직 네이렌만이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

뭐.. 당연한 것이다.

이것은 최초의 신과 정당한 계약을 통해 네이렌이 받아낸 것이니까.

“ 난 상관없어. “

“ 그래. 우린 우주에 관한 것은 잘 모르니까... 뭐가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군. “

“ 뭐.. 그런 지식은 너희들이 알아서 해. 애초에 너희 셋에게 맡기려고 했던 거잖아? “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의 허락은 맡았다.

앨리스는... 아직 메이크와 함께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아마 모두의 뜻이 그러하다면 분명 따라주리라.

“ 좋아! 결정됐어! 아디나 빨리! “

“ 하아.. 알았어. 자. 얼른 데려와. [VII. 전차(The Chariot) - 세상 그 어디로든] “

춘향은 활짝 웃으며 달릴 준비를 마치고...

최고속도로 달려나간다.


-쾅!!!!!!!!

“ 영감!!! 가자!!! 앨리스! 너도 준비해!! “

“ 음..? “

“ ..제발 문은 부수지 마라. 문도 닫고 다니고. “

가레드의 불평쯤은 가볍게 무시한 춘향이 메이크를.. 번쩍 들었다.

“ 어.. 춘향..? “

“ 무.. 무슨.. “

“ 얼른 영감이랑 작별인사해! 이제 죽으러 갈 거거든! “

춘향의 어이없는 말에 앨리스도, 가레드도, 심지어 공주님처럼 안겨있는 메이크마저도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운다.

“”” ....??? “””

“ 영감. 죽기 전에 그 누구도 평생 볼 수 없는 미지의 끝판왕을 보여줄게! “






우주.

인도하는 여덟 번째 빛과 아주 조금 떨어져 있는.

그러면서도 주위에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을만한 공간.

물론 주위에 떠도는 혜성들의 궤도 같은 것은 시간이 없어서 계산하지 못했지만...

뭐.. 그런 미래의 일은 미래의 네이렌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 자.. 그럼. 시작할게. “

아디나는 자신의 품속에서 아주 검디검은 구슬을 두 개 꺼내 손에 띄운다.

우주보다도 훨씬 더 검게 느껴지는 구슬은 마치 손을 대는 순간 빨려 들어갈 것처럼 생겼다.

“ 오오.. 그건.. 그건... 무엇인가...? “

메이크가 점점 숨을 헐떡이면서도 신의 대리인. 아디나의 손에 들려있는 검은 구슬에 대해 너무나도 알고 싶은 마음에 몸이 점점 앞으로 기울었다.

이미 [VII. 전차(The Chariot) - 세상 그 어디로든] 때문에 한 번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메이크에게는 우주의 그 어떤 것도 너무나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 이건.. 흔히 너희들이 말하는 블랙홀이라는 거야. “

“ 오잉? 블랙홀? 그거는 빨아들이는 거 아냐? 뭐든 집어삼킨다는. “

신기한 듯 바라보는 춘향이 귀여웠는지 아디나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띄웠다.

“ 그래 맞아. 음.. 설명하기는 귀찮으니까.. 직접 보도록 해. 자. 일단.. 태양부터 만들게. 카린. 준비해. “

“ 으으.. 결국 또 나야.. “

아디나는 두 개의 검은 구슬 중 조금 더 큰 쪽을 우주에 집어 던졌다.

그리고 전차를 움직여 범위가 닿지 않는 데까지 도망친다.

그러자...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우주에서.

빛들이, 마나들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정말 블랙홀이다.

“ 자. 카린? “

카린은 아디나의 말을 듣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뱉는다.

그리고.. 미리 받은 아르카나를 들고 블랙홀을 가리킨다.

“ 휴우... [XXI. 세계(The World) - 천지창조] “

카린의 손에서부터 시작된 마법은 이 은하에.

블랙홀을 중심으로 수많은 원자가 모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마나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가스가 모이기 시작했다.

무한히 빨아먹던 블랙홀이 포화상태에 다다랐지만

그런데도 빨아들이는 힘은 여전했기에 블랙홀을 중심으로 온갖 창조물들이 뭉쳐지기 시작한다.

수많은 것들을 빨아먹던 블랙홀이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조금씩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점점 더 붉게, 뜨겁게, 강렬하게 타오르며 점점 커진다.

“ 이야... 앨리스.. 너가 만들었던 블랙홀은 블랙홀이 아니었네... 저게 진짜 블랙홀이네.. “

앨리스도 블랙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며, 카린의 세상에서 만들었던 검은 꽃을 떠올린다.

“ ..내가 만든 건.. 그냥 마나를 뭉쳐서 만든 꽃일 뿐이야.. “

그렇게 천천히.. 하나의 붉은 태양이 만들어졌다.

“ 큭큭.. 좋아 좋아.. 평생 못 볼 경험이야..! 항성의 탄생이라니...!! 자! 다음으로 가자구!! 어서 빨리! “

마치 놀이동산에 온 어린아이처럼 신난 춘향이 아디나의 망토를 끌어당긴다.

아디나는 뒤를 돌아본 순간..

앨리스도, 메이크도 똑같은 표정인 것을 보고는 미소지을 수밖에 없었다.

“ 알았어 알았어. 재촉하지 말라고.. 자. 그럼.. 이제부터가 진짜야 카린. 제대로 해. “

“ 흐으... 원래 너가 하던거잖아아.. “

아디나는 두 번째 구슬을 새롭게 만든 태양을 중심축으로 삼고 던진다.

[VIII. 힘(Strength)] 아르카나까지 이용해 던지는 바람에 생각보다 아주 빠른 속도로 날아간 블랙홀은...

이번에도 똑같이 주위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 [XXI. 세계(The World) - 천지창조] “

아까와 똑같은 마법이지만.

아까와는 전혀 다르다.

마나부터 시작해 온갖 광물들을 포함한 행성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집어넣는다.

그리고...

최초의 신에게 받았던 게임 세상도 집어넣는다.

“ 어때 영감..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새로운 행성의 탄생을 경험한 느낌이...! “

“ 아아... 정말... 정말... 아름답구나... “

거대하고도 둥근 행성.

하얀 구름이 세상을 뒤덮고, 푸른 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하나의 대륙이 한눈에 들어오는 정말 아름다운 행성이 아디나와 카린에 의해 만들어졌다.

“ 우주에 흩뿌려달라고 했던가? 거 참 미안하네.. 나는 당신도 같이 우리의 행성에 데려갈 거거든...! “

메이크는 춘향의 말을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 고맙네.. 우주가 아닌.. 우리의 새로운 땅에 묻어줘서.. 정말 너무나 고맙네.. “

점점.. 아니..

메이크의 몸이 검은 마나에 잠식당한다.

하지만 망령이 되지는 않는다.

너무나도 나약해진 몸은 정신이 검은 마나에 의해 지배당하기도 전에 무너져버린다.

춘향은 그런 메이크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 ...나야말로.. 아니.. 우리 지구인들이야말로... 고마워 영감. “


작가의말

그 어떤 별보다 뜨겁게 타오르는 별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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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247. 제2차 작명 토론 23.07.28 254 1 15쪽
253 246. 차원이 다른 존재 23.07.27 259 1 15쪽
252 245. 사건의 전말 23.07.26 25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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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240. 정해진 승패 속의 베팅 23.07.21 259 1 14쪽
246 239. 본격적인 수사 준비 23.07.20 257 1 13쪽
245 238. 새로운 행성의 가장 큰 문제는.. 23.07.19 258 1 14쪽
244 237. 천사의 휴일 23.07.18 255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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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235. 최강자를 가려라 23.07.16 256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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