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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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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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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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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흩날려라 가솔린! (1)

DUMMY

시발······. 별거 아니라며. 역시 줄어든 머리 면적은 인성과 반비례하는 것이었군.



"그런 시선 말게. 나도 이에 대해서는 미안하다고 생각하네. 그렇지만 지금 이곳에 있는 100명이 넘어가는 이들을 그냥 죽게 할 수는 없잖나?"


"틀린 말씀은 아니지요. 다만 여기서 포즈난역은 1에서 2k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걸 고려하면 여기 있는 모두가 탈출할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하네. 금일 자정으로 부터 3일 후에는 포즈난 시가지에 폭격을 개시한다고 하니······. 안하는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부서장의 입에서 폭격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 말에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이 경악했지만 정작 나는 덤덤했다. 애초에 라쿤 시티의 최후도 핵이었고, 꽤 많은 좀비들이 나오는 매체들의 끝은 핵이었기에, 감염자들로 가득 찬 시가지에서 폭격하겠다는 건 이미 예상하였다.


다만 모르핀에 찌든 괴링링의 전술 공군 루프트바페가 이 도시를 석기시대처럼 불태울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흠···. 뭐 알겠습니다. 소수의 인원을 이끌고 찾아보겠습니다. 혹시 경찰 측에서도 수색에 들어갑니까?"


"아 그렇네. 적어도 4명을 수색에 내보낼 예정이네. 그리고 자네만 괜찮다면 군경 합동으로 할 수도 있고."


"좋습니다. 다만 가능하면 시민들에게도 알리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폭격 소식은 빼고요. 일단 기차역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만 해도 시민들의 불안은 조금이나마 덜어줄 겁니다."


"위험한 밖에 나가는데도?"


"최소한 밖에 희망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의 차이는 명확하잖습니까? 특히 무언가 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니 당연히 참가하려 할 겁니다. 거기다 경관들이나 시민들이 이곳 출신이면 지리에 밖이니 큰 도움이 될 거고요."



내 말에 부서장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민 측 대표자로 있던 이들 중 몇몇은 불만을 토했으나 전직 군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경우는 순순히 받아드리는 듯했다. 여기에 갇힌 체 말라죽거나 폭격으로 죽을 바에, 뭐라도 하는 게 나으니깐.



"다만 내일 아침에 출발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병사들이 지친 상태라 힘들 것 같습니다."


"아 그건 문제없네. 우리도 지친 건 매한가지야."


"그럼 다행이군요."



다들 지친 상태였는지라,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후 정찰조의 추가 인원은 시민들 중 자원한 이들만 받아들이기로 한 뒤 회의는 종료되었다. 




"표트로 에르바느스키 상병, 블라덱 사도스키 일병, 마이코 레반노프스카야 이병, 롭 돔부로스키 이병 그리고······. 레나 코왈스카 이병이 정찰대에 배치된다. 호명된 이는 1층 로비로 집합하도록."



날이 밝아지자 마자 정찰대에 배치된 병사들을 호명했다.


이들 대다수가 자원한 병사들로, 나머지 잔류인원들은 사전에 계획한 대로 니콜라이의 지휘를 받게 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상한 점이 있다면...



"너는 왜 가는 거냐?"


"저요?"


"어 그래 너요."



왜 안 그래도 얼마 없는 의료 인원이 정찰 나가겠다고 지원한 건데? 뭐 내가 밤에 자는 사이 의사라도 한 명 더 들어와서 의료인원들이 포화상태라도 되버린건가?


그게 아니면 군인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정찰대에 의무병이 있으면 좋잖아요? 여차하면 치료하고 생존자 나오면 검사하고."


"허···. 참내.."



자신이 아닌 부상자들의 피로 피투성이인 레나의 말에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감염자만 보면 다리 힘 풀려서 쓰러지려 했던 게 이제는 익숙하다는 양 나서는 모습을 보자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래도 정찰대인 만큼 검증된 인원이 나서는 게 좋겠지. 솔직히 신병들 중 의욕만 앞 써서면서, 정작 감염자 앞에서 '살려줘 빼애애액'거리는 새끼들보다 어설퍼도 날 따라 하는 코왈스카가 낫지.


무엇보다 그런 신병이 날 무시하는 레이시스트면 어휴. 그냥 죽게 내버려 둬야지.



"음? 그건 뭡니까?"


"아 이거 말입니까?"



한편 1층 로비로 가던 중 어느 경관들이 창과 검들을 옮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동양의 월도와 비슷한 풀암 계열은 물론이며, 기병도, 양손 검 심지어는 철로 된 건틀릿까지 있었다.


실제로 중세시대에 썼을 법할 정도로 낡았지만, 꾸준히 관리라도 했는지 상태만은 좋아 보였다. 



"아 여기 포즈난의 박물관에서 챙겨온 것들입니다. 그때 박격포처럼 지급받았다가 창고에 던져둔 걸 다시 꺼내는 것이죠.."


"그렇군요."



뭐 놀랄 일은 아니다.


이미 다른 전선이나 스페인 그리고 독일은 막 1차대전 때의 철퇴와 안면 가리개가 달린 투구는 물론이며, 감염자들의 치악력을 막기 위한 사슬갑옷, 부족한 총을 대신할 창과 검 심지어는 갑옷까지 창고나 박물관에서 꺼낸다고 하니...


다만 여기 창고는 무슨 황금 고블린 인가? 뭐만하면 자꾸 쓸만한 게 튀어나와.



"뭐 쓸만한 거 좀 가져갈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죠."



그 뒤 경관들의 양해를 구해 그 물건들 중 괜찮은 것으로 도끼날과 창날이 아직 살아있는 할버드 하나와 양손 검 두어 개를 챙겼다. 창이라는 것 자체가 무소음으로 조금 멀리 떨어진 감염자를 상대하기 좋고, 검은 그 존재만으로도 유용하니 여럿 가지고 있어도 문제없다.



그리고 겉 부분에 철판을 붙여서 제작한 왼손 건틀릿까지. 


평소 왼손을 앞으로 내미는 경우가 잦으니 만일을 대비해서라면 필요할 거다. 갑자기 길 가다가, '새로운 좀비는 언제나 환영이야!'라며 튀어나오는 감염자한테 왼손 물려 감염되고 싶지 않다.



"그럼 우리는 북쪽 도로 루트로 이동하는 것을 잘 인지하고, 레흐 이바노프스키 순경의 안내에 잘 이행하도록 알겠는가?"


"옙."


"그리고 블라즈코비츠씨. 작전 중 가급적이면 제 지휘를 따라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걱정 마시오 소위 양반. 내 그 정도로 눈치가 없었으면 진작에 대전쟁 시절 참호에서 죽었을 테니깐."



모든 준비를 마친 후 동이 틀 때쯤 수색대가 출발했다.


내 밑에는 레나 코왈스카 이병, 표트로 에르바느스키 상병, 안내인으로 레흐 이바노프 스키 순경 그리고 일반 시민들 중 자원한 빌헬름 요제프 블라즈코비츠씨 이렇게 5명이다. 여기서 빌헬름의 경우에는 지난 1차대전 당시 참전했다는 군인이었기에 인선 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실전에서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문 이상 무. 출발."



경찰서 건물 밖 거리의 모습은 처참했다.


어젯밤 전투로 인해 수백의 감염자 시체들이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었으며, 박격포의 포탄에 의해 도로 한가운데에는 구멍이 하나 시원하게 뻥 뚫려있었다.


하수구랑 연결된 거 같은데....



-으어어어...


-퍽!


"모두 쓰러진 감염자들도 경계하도록. 이놈들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존재니, 주의하게."



바닥을 기는 감염자를 할버드로 내려쳐 머리를 작살내며 뒤의 일행들에게 말했다.


주변에 수많은 감염자가 시체가 되어 쓰러져있다더라도, 주의해야 하는 것이 시체들 사이에 감염자가 있으면 찾기 힘들고 한눈판 사이 공격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로 죽은 인간이 한둘이 아니니, 확인 사살을 잘해야지.


원래 상대가 쓰러지면 안심하지 말고 모가지를 자르던, 머리에 총탄을 하나 더 박든 해야 하는 거다.



"여기저기서 총성이 울리고 시끄러운 걸 보니 생존자들이 많군요?"


"아직 도시 동부의 경우는 통제 중이고, 어제저녁에 이 사태가 터진 거니 당연히 생존자들이 많겠지. 물론 그것도 오래 못 가겠지만."



코왈스카의 말처럼 도시 곳곳에서 총성이나 비명이 평생 끝나지 않을 것 같이 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어젯밤에 잠을 어떻게 잤는지 신기할 정도로. 


도시 전역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주위는 파괴만 되어있지, 아무것도 없는 광경만이 펼쳐져 있어 괴리감이 들었다.


이질감이 느껴진다.



-크아아아아!!


"나왔군."



조용하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상가건물의 깨진 유리창 사이로 감염자들이 괴성을 지르며 튀어나온다. 감염자의 수는 3. 이에 다들 들고 있던 총을 조준했지만, 나는 그들을 제지한 체 손에든 할버드를 쥔 체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감염자들이 코앞까지 온 그때 손에 쥔 할버드를 휘둘렀다.


-파악!


경쾌한 소리와 함께 앞서 나가던 감염자의 목이 도끼날에 잘려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그 틈을 타 다른 감염자들이 코앞까지 다가와 바로 손에 쥔 창을 버리고, 건틀릿을 찬 왼손으로 앞을 막으며 오른손으로 검을 뽑았다. 


왼손을 내지르며 달려오는 감염자의 얼굴을 잡고, 검으로 목을 찔러넣었다. 살짝 위로 가게 해 뇌가 검날에 뚫리도록. 피가 튀든 말든, 그대로 검을 뽑은 체 잡고 있는 감염자를 방패 삼아 다른 감염자의 접근을 막고, 뽑아낸 검을 다시 내질렀다.


그대로 방패로 쓴 감염자의 시체를 힘주어 앞으로 밀쳐 낸뒤, 뒤로 물러나며 마지막 감염자의 배를 발로 힘껏 걷어차 넘어뜨리고는 목을 짓이겨 밟은 체 눈구멍에 검을 찔러넣고 휘저었다.


이걸로 모두 제거.



"물리신 곳은 없죠?"


"아 없어."



피가 뚝뚝 흐르는 검날을 털어낸 뒤 칼집에 넣던 중 코왈스카의 말에 바로 왼손을 살폈다. 감염자의 피가 조금 묻고, 살짝 찌그러진 것을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었다.


홀로 착용하기 힘든 것이 문제지만, 물리는 것을 막는 건 충분히 다한다. 계속 쓰고 있는 건 어렵겠지만, 일시적으로 착용하기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자꾸 어딘가의 보라색 거인이 생각나는 게 문제지만. 에이씨 똑같이 왼손이네.



"자네 꽤 하구만? 지난 대전 때 러시아군 상대할 때가 생각났어."


"칭찬 감사합니다."



피가 묻은 할버드를 다시 주워드는 동안 뒤쪽에서 블라즈코비츠는 바로 전에 감염자들을 쓰러뜨리는 모습을 칭찬했다. 


평소라면 그저 그러려니 할 테지만, 1차대전 참전자라는 사람이 칭찬해주니 왠지 인정 받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다만...



"혹시 그게 그 동양의 쿵푸라는 무술인가?"


"저 중국인 아닙니다..."


"아 그건 미안하구먼.".



제발 쿵푸라고 하지 마!! 


우리나라랑 똑같이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낀 폴란드에서 왜 자꾸 날 중국인으로 보는 건데?! 나는 이 씨도 아니라 김 씨라고. 재대로 된 폴스키라면 독일인이나 러시아인 취급받으면 바로 화낼 거면서!


제발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저 인간들이 나 같은 옐로 몽키는 한중일 상관없이 똑같이 보는 만큼 우리도 백인을 그냥 양키로 싸잡아 부르는 거랑 같은 이치인가.



"이쪽 사거리를 지나 서부 대로를 이동하면 될 겁니다."


"그렇군요."



그 후 레흐 경관의 안내를 받아 포즈난역으로 향했다.


경찰서 근처를 제외하면 감염자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투 중인 다른 지역으로 몰린듯하지만, 그 덕택에 지금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이상할 치만큼 조용했다.



-쿠우우웅. 쿠우우웅.


"정지!"



그 순간 무언가 아주 거대한 것이 걸어다니는 듯한 진동과 소리가 울려퍼져 오자 곧바로 한 손을 들며 다른 일행들을 정지시켰다. 그 소리는 나만 들은 것이 아닌지 다들 긴장한 체 주변을 항해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 무언가 걸어오며 울려퍼지는 진동과 소리에 귀를 집중했지만, 대체 뭐가 달려오는지 알아내기 힘들었다.


작가의말

편두통으로 인해 재대로 글을 올리지 못한것 정말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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