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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의 외계와 내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명복상의산
작품등록일 :
2022.04.02 09:57
최근연재일 :
2024.06.16 16:33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3,271
추천수 :
1
글자수 :
80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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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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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진정한 힘-2

DUMMY

주먹을 정면에서 얻어맞고 흑윤하가 발동하는 것을 보자마자 더글러스는 허공을 날아가면서 기절했다


쾅!


제라드는 날아가는 더글러스를 잠시 쳐다보다 건물잔해에서 뛰어나와 다시 울그림에게 달려들었다.


"더블 리치!"


"예상은 했다. 아까 너의 공격이 전력이 아니었다는 걸"


리치가 봉인당한 제라드는 마나를 더 지불하고 더 강력한 강화를 걸었다.


그의 검에서 불타는 마나는 이제 강렬한 청염의 빛이 깃들었다.


쾅!


두 괴물의 격돌에 주변이 몽땅 날아가 버린다.


이젠 숨기려야 숨길 수도 없었다.


둘이 부딪힐 때마다 도시가 지우개로 지워진 듯 사라진다.


소란을 듣고 접근한 병사들은 죽음을 감지하고는 후퇴했다.


어딘가에 대규모 지원군을 요청하는지 온 사방으로 달려 나가는 말이 흥분하여 울부짖는다.


그리고 그 격돌 한가운데서 제라드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밀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 자식!"


상대가 적당히 힘을 빼고 싸웠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트린 제라드가 노려보자 울그림은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뭘 그리 화를 내는 거지? 내 본래의 힘을 사용했을 뿐이다. 힘을 빼고 싸운 건 피차 마찬가지 아닌가?"


'본래의 힘?'


휙휙!


아까처럼 목소리 높여 기술명을 외치면서 달려들지 않는 울그림


그렇기에 제라드는 이제 울그림의 움직임이 예측이 되지 않았다.


물론 그는 정점에 이른 검사


소위 말하는 극한에 이르러서 얻게 되는 달인들 특유의 선구안 정도는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확실하게 아는 것과 감각으로 피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


거기에 상대방의 움직임이 굉장히 변칙적인 데다 속도가 또 올라갔다


안 그래도 피하기 힘든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자 큰 공격만 막아내는 선에서 버티면서 자잘한 타격은 계속 맞을 수밖에 없었다.


울그림의 팔이 뒤로 당겨진다


지금 그는 평범한 격투기를 구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히 앞에서 팔을 당길 때는 다소 느린 것처럼 보이는 주먹이 뻗어져 나오면서 몸무게가 담기자, 제라드의 눈으로조차 피하기 힘든 살인 병기가 되어 다가온다.


이전에 울부짖는 권풍이나 권기방출의 경우 동작도 크고 피하기도 예측하기도 쉬웠다면 지금의 제라드가 상대하는 적은 그 정도 위력은 아니지만 방어하기가 너무 어려운 공격을 무차별적으로 질러댔다.


붕!


제라드의 머리가 꺾여버릴 거 같은 풍압과 함께 머리 위로 그의 공격이 지나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뒤쪽에 있던 건물이 가루가 되어버렸다.


'한 대도 맞으면 안 돼!'



퍽퍽!


발차기가 날아온다


콰카캉!


'젠장 팔이 부러질 거 같잖아! 이런 무식한 자식!'


무시무시한 질량에 혀를 내두르면서 제라드는 계속 버텼다.


중간중간 반격도 가했다.


하지만 적은 여유로웠다.


공격을 맞아도 경직되는 것도 위력이 떨어지는 것도 해당하지 않는 적과 스칠 때마다 부상과 함께 공격의 위력이 줄어드는 제라드


더글러스의 지원이 없는 제라드는 계속해서 불리해졌지만, 일방적으로 밀리는 싸움을 계속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더글러스는 살아있어! 아직 희망은 있다! 그리고 여차하면!'


아직 남겨둔 최후의 수는 있다.


자기 기술은 여럿 있지만 대부분 광범위의 고화력 기술들뿐


지금은 대인전에 특화된 검술이 필요한데 상대방은 그것조차 사용하기 힘들게 만들 정도로 귀찮게 굴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아슬아슬할 때까지 서로 소모전을 하다 최후의 한방을 준비하던가 혹은 저 멀리 날아간 더글러스를 기다리던가.


"아직 멀었어!!!"


기합을 넣으며 제라드가 검을 날리자, 그것을 쳐내며 울그림이 웃었다.


"마음에 드는군"


둘의 난타전이 다시 벌어진다.


그리고 그사이 기절했던 더글러스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의식을 되찾았다.


쾅쾅!


'여긴?'


어지러움과 함께 폭발음이 연속해서 들린다.


꽤 멀리 날아왔는지 둘의 싸움 소리에 귀가 아프지 않았다.


'목숨은 겨우 건졌군'


아니나 다를까 옆에서도 공격을 받았는지 허리가 부서질 것 같았다.


'제라드가 밀쳐내서 겨우 살았어.'


흑윤하의 방어와 함께 뒤에서 느껴지던 제라드의 기운


어림짐작했지만 그것 외에는 자신의 생존이 설명되지 않았다.


'몸은 만신창이. 아까 전 상황으로 되돌아간 건가'


회복마법으로 다시 회복 중이지만 회복 속도가 전투 속도에 전혀 따라가질 못한다.


'피로도 심하고 집중력도 이젠 한계'


마법은 마나만 가지고 사용하는 게 아니다.


사용자의 집중력과 정신력도 필요하다.


'거기에 출혈도 너무 심해 가용한 마나도 부족하고'


모든 마법사의 적 과다 출혈


더글러스의 팔이 잘려 나갈 때 죽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흘린 피가 계속 발목을 잡았다.


빈혈로 인해 머리는 어지럽고 시전하는 마법의 출력도 크게 감소


'돌아가면 방어마법을 더 정교하게 만든다.'


마음속으로 이후의 일을 다짐하면서 더글러스는 피곤한 눈동자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제라드와 울그림의 싸움이 보인다.


눈으로 좇아가기 힘든 괴물들의 싸움


제라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의해 땅이 이글거리고 울그림의 권풍에 의해 모든 것이 분쇄되었다.


얼핏 보면 호각


그러나 멀리서 보기에도 제라드는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지쳐가는 게 눈에 보였다.


반면 상대는 상처를 몸에 입지 않는 덕분일까?


이상할 정도로 멀쩡해 보였다.


체력 소모도 마력 소모도 없어 보이는 이질적인 느낌이다.


'마나가 거칠다.'


울그림을 더욱 자세히 살펴보니 마나가 미친 듯이 요동쳤다.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과 같이


'그리고 이대로 가면 제라드는 죽는다'


밑에서 지켜본 울그림은 조금 전과는 완전 180도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과장된 몸짓으로 공격하지도 그렇다고 영창을 하면서 공격하지도 않았다.


이곳의 숙련된 무인과도 같이 철저하게 근접 격투를 기반으로 한 전투법


단지 속도와 파괴력이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이었을 뿐


아까의 과장되고 강력한 기술들은 현시점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순수한 격투 능력으로 전력을 다하는 제라드를 밀어낸다.


퍼억!


제라드가 연속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땅바닥에 처박혔다.


제라드는 바로 일어나 반격을 가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었다.


'지금의 나로서는 놈을 이길 수 없어'


팔 한쪽이 잘려 나갔을 때 힘이 강해진 것을 울그림이 모를 리 없다.


조금 전 공격도 어설프게 팔다리를 노리는 게 아닌 확실하게 즉사시키기 위해 날린 주먹이었다.


즉 현재 더글러스가 가진 일반적인 패로 시도하는 최후의 도박 따윈 먹히지 않는다


'제라드의 공격조차 먹히지 않는 상대'


더글러스는 남은 한쪽 팔로 안쪽 주머니를 뒤졌다.


그리고 작은 회중시계를 하나 꺼내었다.


"이걸 쓸 수밖에 없는 건가"


전황은 시시각각 불리해져갔다.


'시간의 회중시계...'


지신이 넘겨준 신물


시간의 회중시계


더글러스는 회중시계의 사용을 고민했다.


모래시계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발동하지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이걸 쓰면...'


분명 뭔가 한 거 같은 느낌은 있지만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탓에 사용하기 꺼려져서 어지간해선 쓰지 않는 신물


어떤 마법을 사용했는지는 기억날 때가 많지만, 그 외의 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며 대부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물불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그때처럼 망설이다 또 누군가를 잃을 순 없다.'


옛 기억을 떠올린 더글러스는 결심했다.


고민하지 말고 자신의 가용 가능한 모든 마나를 쏟아붓기로!


시계를 열어 초침과 시침을 본다.


둘 다 12시에 고정된 상태


그 바늘들을 쳐다보며 더글러스는 마나를 닥치는 대로 때려 박기 시작했다.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마나가 시계에 빨려들어간다


마치 울그림의 붓과도 같이


"음?!"


울그림은 제라드의 검을 받아내면서 순간적으로 머리를 돌려 더글러스가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네 상대는 나다!"


제라드는 뒤에서 느껴지는 더글러스의 마나를 느끼면서 본능적으로 시간을 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글러스가 뭔가를 했어! 이 녀석을 붙잡아둬야 해!'


또 다시 주먹과 검이 교차한다.


계속해서 상처를 입어가는 제라드


그럼에도 제라드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제라드가 넝마가 되어가며 시간을 버는 동안 더글러스는 마나 주입을 거의 끝냈다.


'이 정도면 5분 정도'


약 5분 정도 앞으로 움직인 시계를 보며 더글러스는 급격하게 피로가 몰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휘청거림과 동시에 의식이 멀어져간다.


'이거 며칠 동안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잠들어있겠어 아니면 영원히 잠들거나'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더글러스는 쓴 미소를 지었다.


'뒤를 부탁한다. 제라드'


넘어지는 더글러스의 몸


중력에 의해 바닥에 닫기 직전 더글러스의 몸은 부자연스러운 각도에서 멈추었다.


더글러스의 피부가 급격하게 노화되어 간다.


그리고 회중시계의 시간은 갑자기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이곳은?"


회색을 넘어 새하얀 백발이 되어버린 더글러스의 머리카락


그리고 세월이 느껴지는 주름과 눈동자를 한 중년의 더글러스가 굵어진 목소리로 일어섰다.


"쯧. 또 귀찮은 일을 떠넘기다니"


주변을 한번 살펴보고 자기 목에 걸린 시계를 쳐다본다.


"5분인가"


잘려 나간 한쪽 팔을 보면서 남은 쪽 손을 쥐었다 펴본다.


"마나도 거의 없고, 최악이군. 통증 억제 마법도 다시 사용해야겠고"


중얼중얼 불평불만을 토해내면서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듯


더글러스는 자신의 몸에 회복마법을 걸었다.


"마나가 거의 없으니 많아 봐야 두세 번인가"


더글러스는 저 멀리서 싸우는 두 사람을 보았다.


그리고 발자국을 내디뎠다.


그러자 공간이 마치 접히듯이 거리가 줄어들며 더글러스는 어느덧 울그림과 제라드 앞에 서 있었다.


"!"


"더글러스 회복마법!"


더글러스가 뭔가 한 상태로 자신을 지원 나온 것이 반가웠던 제라드는 자신을 공격해 들어오는 울그림의 주먹을 막으면서 더글러스에게 소리쳤다.


울그림 역시 더글러스에게 정신 팔렸는지 주먹과 검으로 힘겨루기만 하면서 더글러스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두 명은 이윽고 이변을 알아차린다.


"어 너 얼굴이?"


'노화?'


갑자기 늙어버린 마법사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약하게 느껴지는 마나


그리고 그것보다 더 이상한 것은 그렇게 약해 보이는 더글러스의 눈빛에서 알 수 없는 강렬한 기운이 비친다.


"그만하지 울그림"


중년 특유의 굵은 목소리로 울그림에게 말하자 울그림은 순간적인 압박감에 공격을 멈추고 거리를 벌렸다.


"우린 싸울 이유가 없다."


"이제 와서 무슨 소리지? 동포여"


울그림은 당황스러웠다.


상대방의 말투에서 뭔가 알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 계속해서 느껴졌다.


"말 그대로다. 약속은 잊어버리고 네 사명을 기억해라"


"사명?"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하는 더글러스


그런 그를 보고 어리둥절해하는 제라드와


"!!!"


갑자기 표정이 변한 울그림


"넌!"


"너의 왕이 기다린다. 주인을 기다리게 할 셈인가?"


울그림은 갑자기 사색이 되어 외쳤다.


"넌 누구냐!"


"이름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


더글러스의 대답에 울그림은 개소리하지 말라는 듯 다시 소리쳤다.


"그 몸의 주인은 어디 갔지? 넌 대체 누구냐고 물었다!"


더글러스는 참으로 시시하다는 듯이 말했다.


"난 더글러스다."


"헛소리하지 마라! 넌 조금 전 이 자리에 있던 남자가 아니야!"


"더글러스 파인만 이것이 내가 부여받은 이름. 나의 명예를 걸고 이것에 거짓은 없다."


"그럴 리 없어!"


"다시 말한다. 약속은 잊어버려라 우린 싸울 이유가 없다."


"웃기는 소리!"


울그림 특유의 신사적이고 차분한 태도는 또다시 날아가 버렸다.


"사명? 왕? 네가 그렇게 가이스트에 대해 잘 아는 놈이라면 그녀와의 약속이 얼마나 신성한 것인지 모를 리가 없지 않은가!"


"물론이다"


"그런데도 너는 내게 약속을 저버리라고 하는 건가! 이 가이스트에게?!"


"그렇다."


"닥쳐!"


울그림은 엄청나게 화가 났다.


이 개자식은 자신이 누군지 알면서도 정체성을 버리라고 했다.


그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과도 같았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자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


다소 무례를 범하더라도 모르고 한 것이라면 알려주면 된다.


그러나 저 남자는 알면서도 절대로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고 저런 건방진 태도를 보였다.


그것을 울그림은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약속 이전에 너는 나를 욕보였다! 그건 너 자신도 스스로 알고 있겠지?! "


격노하는 울그림


"모욕 같은 게 아니다."


"모욕이 아니라고?!"


"묻겠다."


더글러스 역시 할 말이 있다는 듯 울그림의 눈을 노려보며 물었다.


"넌 고작 나 같은 놈이랑 목숨을 걸고 싸우기 위해 이곳에 왔는가?"


"그건...!"


울그림은 말문이 막혔다.


"그 표정을 보니 스스로 잘 알고 있는가 보군 이곳에서 나와 싸우는 게 얼마나 시간낭비인지를"


"..."


옆에서 지켜보던 제라드는 둘만의 세계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뭐야?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영문을 알 수 없다.


갑자기 더글러스가 늙어버리더니 정체불명의 적과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이 흐름을 제라드는 따라가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제라드 너머로 더글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지금 모든 상황을 감안하고 말한것이다 가이스트. 너와 나는 죽고 죽일 만큼 깊은 원한도 없고 그렇다고 네 사명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만큼 너희의 일에 깊게 관여하지도 않았다. 이쯤하고 그만둬라. 불필요한 싸움을 할 만큼 너희는 여유가 없지 않은가?"


울그림은 더글러스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가차 없이 거절했다.


"흥! 저쪽의 쓰레기통에 가서 네 제안을 찾아봐라! 그곳에 있을 테니! 이야기는 필요 없다! 넌 오늘 이곳에서 죽는다!"


"어째서지? 왜 이 목숨에 그렇게 집착하는가! 넌 지금 멍청한 짓을 하는 거다!"


답답한 듯이 소리치는 더글러스에게 울그림은 대답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희들을 죽이고 떠나면 그만이니까"


더글러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건방진!'


상대방과의 싸움을 피하고 싶은 그라도 자존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속으로 치미는 분노를 삼키면서 다시 설득한다.


"이곳에 오더니 정신을 놓아버린 거냐?! 힘자랑이라도 하고 싶은 거냐?!"


"그게 아니다. 약속을 저버리고 이곳에서 떠날 만큼 너희는 나에게 위협적이지 않아. 저쪽의 검사는 뭔가 남겨둔 패 같은 게 더 있는 모양이다만 싸우면서 깨달았다. 놈은 나와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것을"


"쳇"


분하게도 제라드는 혀를 찰 뿐 반박할 수 없었다.


그의 말은 사실이니까


"그리고 너의 마력은 너 스스로 잘 알 테지?"


울그림은 무뚝뚝하게 더글러스에게 말했다.


"그러니 목숨을 당당하게 구걸하는 네 말은 들을 가치가 없다. 오히려! 널 죽일 이유만 더 늘어났을 뿐!"


더글러스는 완고하고 답답한 태도를 보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녀와 약속했다. 그녀의 마지막 소원인 너를 이 세상에서 없애기로! 네가 만약 네 입으로 저지른 죄를 씻고 싶거든 도망치지 말고 나와 이곳에서 정정당당하게 싸워라!"


"그런가... 어쩔 수 없군 결국 이렇게 되는가"


==


정말 싸우기 싫다는 듯 더글러스는 제라드 옆에 섰다.


"제라드 잠깐만 물러나 있어"


"어? 협공하는 편이 낫지 않아? 이 녀석 아까보다 훨씬 강해"


"괜찮으니까 잠깐 물러나 있어"


무척이나 따스하고 부드러운 미소


그리고 슬픔이 공존하는 눈빛에 제라드는 위화감을 느끼면서 물러섰다.


'저 녀석...'


무언가를 느낀 제라드는 순순히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글러스의 말투가 제라드는 찝찝했다.


더글러스는 평소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멀리서 들려온 소문 역시 그것을 증명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남자는 감정을 드러내기면서 무척 절실하게 상대방을 설득했다.


그런 더글러스는 여행을 시작한 이래로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


그래서 제라드는 확인하고 싶었다.


저렇게까지 해가면서 더글러스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더글러스는 울그림 앞에 섰다.


"미리 경고하지"


싸움을 그만두자는 더글러스는 이제 이곳에 없다.


"난 한번 시작한 싸움에서 적을 살려두지 않는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울그림은 더글러스를 보며 비릿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넌 그 자식이 아니군. 우린 아까부터 목숨을 걸고 싸웠다."


"아직도 그딴 하찮은 것에 집착하다니"


일그러진 표정으로 더글러스는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다시 말해두겠는데 난 거짓말한 적 없어. 그러나 그딴 건 네게 아무 상관 없겠지. 어차피 날 죽일 생각이니까"


"그 말대로다!"


더글러스의 말을 들은 울그림은 한 호흡이 끝나기 전에 바로 달려들었다.


"죽어라!"


짧은 숨을 내쉰 더글러스


더글러스는 벌써 절반 이상이 지나버린 시계를 흘끗 보다가


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중얼거린다.


"역시 복제는 복제일 뿐인가?"


"!"


그러자 달려들던 울그림의 주먹이 더글러스의 앞에 멈춰 섰다.


"컥!"


"에르고 영역을 사용했지만 진정한 힘은 하나 끌어내지 못하고 있잖아. 고작 그 정도 힘과 자신감으로 약속 운운하면서 나를 우습게 본 거냐?"


갑자기 자신의 양손으로 가슴을 쥐어뜯는 울그림


"에르고 영역은 원래 네 힘이 아니야. 빌려온 권능으로 잘난척하지 마라 가이스트"


"크아아악!"


숨이 답답한 것인지 헐떡이며 갑자기 울그림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으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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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동포-3 24.05.19 11 0 16쪽
99 동포-2 24.04.28 9 0 17쪽
98 동포-1 24.04.21 7 0 17쪽
97 눈속의 마법사-2 24.02.24 9 0 16쪽
96 눈속의 마법사-1 24.01.01 7 0 17쪽
95 피어나는 겨울 23.09.03 10 0 18쪽
94 도주-1 23.07.08 19 0 19쪽
93 학교-3 23.06.18 23 0 17쪽
92 학교-2 23.06.18 16 0 17쪽
91 학교-1 23.06.11 20 0 18쪽
90 그림자의 위협-3 23.06.05 20 0 18쪽
89 그림자의위협-2 23.06.03 21 0 16쪽
88 그림자의 위협-1 23.05.29 21 0 17쪽
87 꼬리잡기-5 23.05.21 19 0 17쪽
86 꼬리잡기-4 23.05.20 20 0 17쪽
85 꼬리잡기-3 23.05.06 22 0 18쪽
84 꼬리잡기-2 23.05.01 22 0 16쪽
83 꼬리잡기-1 23.04.30 26 0 17쪽
82 작별 23.04.30 21 0 19쪽
81 기습 23.04.22 22 0 17쪽
80 이질감 23.04.09 22 0 17쪽
79 앞당겨진시간 23.02.26 25 0 17쪽
78 앞당겨진 시간 23.02.12 25 0 17쪽
77 포위망-2 23.02.05 28 0 17쪽
76 포위망 23.01.28 31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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