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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의 외계와 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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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상의산
작품등록일 :
2022.04.02 09:57
최근연재일 :
2024.04.28 20:14
연재수 :
9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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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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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773,989

작성
23.06.0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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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그림자의 위협-3

DUMMY

"그게 끝인가요?"


"그 녀석들은 특이하게 전부 검은 옷을 입고 비밀스럽게 움직이는 행동 양식 때문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마스터가 맹주의 부하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할 정도로 그들 한명 한명이 강력한 능력을 지녔다."


"맹주는 누구죠?"


"검은 결사를 이끄는 지도자다."


"저세상과 이 세상을 잇는다는 게 무슨 뜻이죠?"


"나도 정확하게는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 다만 몇 년 전부터 나타난 이형의 괴물들은 녀석들의 불러온 작품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


'그...괴물들이...'


상식을 초월하는 덩치와 능력을 지닌 괴물들은 이미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였다.


"저세상은 어떤 곳이죠?"


"그건 나도 모른다."


"검은 결사의 목적은?"


"모른다."


"이후 계획은?"


"모른다. 나 같은 말단은 매번 내려오는 임무에 관한 정보만 알려주니까"


답답하지만 더 이상 알아낼 만한 정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미네르바는 다른 질문을 던졌다.


"왜 저 사람을 집요하게 노리는 거죠? 그것도 현상금까지 걸어가면서"


"처음 목적은 성유물인 흑윤하를 회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녀석은 우리 길드의 통제를 벗어나 달아났다. 우리는 목격자들이 길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전에 제거하기 위해 움직이는 중이다."


"성유물?"


대충 목적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성유물이라는 단어를 처음들은 미네르바는 그 이질감이 넘치는 단어에 반응했다.


'성유물... 또 그 이름인가?'


반면 클레도르는 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그들이 신경을 쓰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성유물은 대체 어떤 것이죠?"


"신의 힘과 의지가 담긴 물건 혹은 그의 대리인이 사용하던 고귀하면서도 강력하며 위대한 이 깃들어 있는 물건이다."


"신의 힘?"


생각하지도 못한 단어가 튀어나오자, 미네르바는 미간을 찌푸렸다.


"저게 무슨 소리일까요? 스승님?"


"나도 모르겠어."


미네르바는 답을 구했으나 클레도르 역시 알 수 없었다.


"좋아요. 일단 그건 나중에 알아보죠"


미네르바는 다른 질문을 했다.


"그 성유물이라는 것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죠?"


"나도 모른다. 다만 무척 중요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물건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이 흑윤하가 성유물이라고?'


자기 가족이자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진 친구가 남긴 물건을 보며 클레도르는 생각에 잠겼다.


"이곳에 당신들 말고 다른 길드원들이 몇 명이나 있죠?"


"지부에 있는 인원을 포함해서 최소 300명가량 혹은 그 이상"



'더럽게도 많이 끌어모았군'


일이 귀찮아졌음을 직감한 클레도르가 속으로 구시렁대는 사이 미네르바는 다시 그에게 질문했다.


"당신들이 행방불명되면 어떻게 되는 거죠?"


"빠른 시기에 전 인원이 이 주변을 수색할 것이다. 연락은 2시간마다 하기로 되어있으니 별다른 연락이 없으면 이 도시의 모든 길드원이 전부 이곳으로 몰려들겠지"


"왕도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대놓고 공격하다니 뒷감당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었죠?"


"우리 길드가 공격했다는 흔적은 남기지 않을 생각이다. 은닉에 대한 자세한 계획은 나 같은 실무진에게는 알려지지 않아 나도 모른다. 그저 표식을 남기고 숨겨두라고만 지시했을 뿐"


이미 클레도르에 대한 대비책을 모조리 세워두고 움직이는 듯 꽤 세밀한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저를 잡아가려고 한 이유는 뭔가요?"


"인질로 삼을 생각이었다. 우리가 보기에 너희 둘은 연인 사이로 보였으니까, 산채로 붙잡을수만있다면 흑윤하의 소유자를 쉽게 죽일 수 있으리라 판단했지"


미네르바는 그 순간 클레도르를 보며 직감했다.


이 녀석들과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클레도르 주변에 자신이 있게 된다면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지리라는 것을


"더 하실 말씀은 없나요?"


미네르바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남자는 미네르바에게 제어 당하는 와중에도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다.


"죽여라."


클레도르는 미네르바를 보았다.


미네르바의 마력이 조금씩 약해지는 걸로 보아 녀석에 대한 통제력이 떨어졌고 그 결과 남자의 본심이 나온 것으로 추측되었다.


'내가 나설 차례군'


미네르바는 조만간 행동 불능이 될 것이다.


그녀의 안전을 위해서는 이 자리에서 싹을 잘라두는 것이 좋았다.


"정보 고마웠다."


그리곤 미네르바를 향해 말했다.


"미네르바 눈감아"


클레도르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챈 미네르바는 뭐라 말하려고 했지만, 클레도르는 일부러 미네르바와 남자 사이에 자기 몸을 밀어 넣어 시선을 차단하고서는 고통스럽지 않게 그를 보내주었다.


"이제 그만 쉬도록"


핏!


클레도르의 손에서 물줄기가 튀어나와 남자의 미간을 꿰뚫었다.


미네르바의 마력이 사라짐과 동시에 남자 역시 그대로 땅바닥에 피를 흘리며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윽..."


클레도르의 기억이 있음에도 사람이 죽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모양인지 미네르바는 잠시 움찔하다가 마법 사용의 부작용으로 그대로 엎어졌다.


비틀거리는 미네르바를 붙들어 부축한 클레도르는 미네르바를 등에 업고 길을 나섰다.



그가 들어 올리자, 미네르바는 피곤한 목소리로 클레도르에게 물었다.


"이 사람들은 어쩌죠?"


"어쩔 수 없지"


그들 아래에 돌과 흙이 허공으로 부스스 떠올라 허공으로 치솟고 슬퍼하는 이 없는 장례식이 시행되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땅속에 파묻힌 두 남자를 뒤로한 클레도르는 미네르바를 업고 큰길가를 향해 나갔다.


핏자국을 마법으로 씻어낸 클레도르에게 미네르바는 작은 체구를 등에 붙이며 물었다.


"일단 나가죠. 여긴 너무 싫어요"


"아직 너와 나의 관계는 녀석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어. 나와 함께 있으면 위험하니 당분간은 떨어져 있어"


"하지만..."


"괜찮으니까 일단 지켜만 보고 있어. 오히려 둘이 함께 있게 되면 행동에 제약받을지도 몰라 지금의 너라면 날 이해할 수 있겠지?"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미네르바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녀는 속으로 납득하면서도 뭔가 불만족스럽다는 얼굴로 말했다.


"앞으로 어쩌실 계획인데요?"


"당분간은 조용히 숨어 있어야 할 것 같아."


"그럼, 제가 사람을 붙여드릴 테니 그들에게 경호받는 게?"


"아니 그건 위험해 브라이트가에서 이 일에 개입했다는 걸 알게 되면 너희 가족이 위험해질 수 있어"


클레도르는 논쟁의 가치가 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녀석들의 우리 위치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어 부촌에 스며들어 조용히 살고 있으면 당분간은 찾아내지 못할 거야."


"그 사람들은 끝을 볼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예요"


클레도르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당하기만 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필요해"


"시간?"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세우기 위한 시간"


클레도르는 적을 의식하며 제라드와 합류하기 위해 신중하게 움직였다.


"미네르바"


"네"


"지금 녀석들은 파라켈수스의 명령 때문에 대놓고 날 공격할 수는 없어"


"스승님께서 개입하셨어요?"


"어"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아 제라드 쪽도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그것만 가지고 괜찮을까요?"


"괜찮아"


그들이 대화를 나누며 움직이는 사이 저 멀리 옷매무새가 살짝 흐트러진 메이드 한 명이 달려왔다.


"미네르바!"


"니케!"


제일 먼저 누구인지 알아본 미네르바가 손을 흔들었고 적을 전부 처리했는지 무기를 들고 있지 않은 니케를 보며 클레도르는 미네르바를 내려놓았다.


"니케 미네르바를 부축해 줘"


"어쩌다가? 뭐 하다가 이렇게 된 거야?"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지금 녀석들은 너희들의 존재는 아직 모르고 있을 테니 이대로 빨리 저택으로 돌아가"


"뭐?"


"설명하기엔 시간이 없어! 난 테드와 알리사를 데리러 간다."


니케는 슬쩍 둘의 눈치를 보다가 노련한 몸짓으로 미네르바를 들쳐업었다.


"어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대체?"


"내가 설명해줄테니 일단 돌아가자 니케"


궁시렁거리면서도 니케는 미네르바를 업은 채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전투 경험이 풍부한 그녀는 상황 돌아가는 속도를 판단하는데 빨랐고 적어도 고용인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작별 인사도 하지 않은 채 클레도르는 술집을 향해 뛰었다.


저 멀리 제라드가 있을 곳으로 추측되는 곳이 보였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술집의 입구는 부서져 있었고 안쪽은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어디로 갔지?"


웅성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경찰로 이름을 바꾼 경비병들이 저쪽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


고함을 치는 경찰 근처에 익숙한 세 사람이 보이자 끌레도르는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너희들 무사했구나!"


"선생님!"


제라드 옆에 있던 알리사가 다가오자 끌레도르는 제라드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되긴 술집에서 한잔하고 있는데 꼬마 둘이 바깥에서 뛰어 들어왔고 저기 있는 녀석들이 검을 휘두른 거지"


"그래서?"


"녀석들은 난동을 부린 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우리도 네가 오기 전에 저쪽의 병사들에게 고생 꽤 하고 있었고"


"실례합니다."


제복을 입은 무장 경찰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들은 신변 보호를 받아 가며 조사를 받았고 경찰들의 철저한 은닉 아래 몰래 풀려났다.


상층부의 입김이 있었던 것인지 한밤의 어둠을 탄 그들은 원래 목적지인 저택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제라드 역시 처음 계획을 취소하고 당분간 클레도르의 집에 머물기로 했다.


그리고 미네르바와 니케는 약속대로 직접적인 접촉은 자제하며 철저하게 클레도르 일행을 보호했고 그들의 존재는 숨겨져 무려 한 달이 넘도록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졌다.


*


"이 자식들 대체 어디 숨은 거야!"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그들에 화가 난 안나는 차선책으로 그들과 함께 있었던 용병과 상인들을 전부 죽였다.


"저주...받을 악당...놈들..."


"닥쳐!"


"컥!"


목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용병을 확인 사살하면서 안나가 분풀이하자 조이가 와서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시신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대충 용역 수행하다가 산적을 만나서 죽은 걸로 위장해 어차피 험한 일 하는 놈들이니 문제는 없을 거다"


"예"


"아직 못 찾았어?"


안나 또래로 보이는 누군가가 다가와 안나에게 말을 걸었다.


"피오나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이야기해"


그녀의 이름은 피오나 국경선 근처의 지부를 통솔하는 또 다른 지부장 중 하나였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칫."


피오나의 말대로 안나 역시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잔챙이는 그렇다 쳐도 그 두 녀석이 핵심인데 전혀 꼬리가 잡힐 기미가 안 보였다.


"네 마법으로 찾을 순 없어?"


"어려워"


"어째서?"


"네 말대로라면 거기 있던 마법사들은 하급 수준에 불과한데 그렇게 약한 마법사는 근처에 다가가지 않는 이상 탐지되지 않는다고"


"그 흑윤하의 주인은 그렇다 쳐도 그 금발 검사 놈은 충분히 찾을 수 있잖아?"


피오나는 안나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마도 무인이나 검사들이 쓰는 오러는 말이지 발산하는 형태가 아니라 체내에 응축하는 형태야."


"그게 뭐가 어쨌는데?"


"그 사람들의 힘은 발산되지 않고 피부 아래 밑에 응축되어 있는데 전투 중이라면 몰라도 평상시라면 마법사보다 더 찾기 힘들단 말이야."


"쯧"


"괜히 똑같은 마나를 굳이 오러로 분리해서 부르는 줄 알아? 그뿐만이 아니야 너와 동급 혹은 그이상이라면 천봉, 지룡, 인호 셋중 하나라는 소린데 그건 또 오러가 아니라 다른형태의 마나의 성질을 가지고 있잖아? 이미 그 시점에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어"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조만간 있으면 실험이 시작되는데 이렇게 불안한 상태에서 무슨 큰일을 할 수 있겠어?"


"왜 나한테 화를 내! 사고는 네가 쳐놓고!"


어이가 없다는 듯 안나에게 타박한 피오나는 안나가 너무 조급해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너 말이야. 너무 여유가 없어"


"뭐?"


"어차피 그 녀석들 우리 눈을 피해서 꼭꼭 숨어서 살고 있는데 굳이 급하게 일을 처리할 필요가 있냐 이거지"


"..."


"영원히 숨어 살 수 있는 인간은 없어 조금 더 느긋하게 생각해 보는 건 어때?"


"하지만 얼마 뒤에 전이 시험이!"


"그건 시험이지 진짜 전이가 아니잖아"


"으음..."


달아오른 머리가 조금 식은 안나는 잠시 고민하다 조이를 불렀다.


"조이"


"예"


"상황은 어떻지?"


"아직 못 찾았습니다. 하지만 수도 전체를 감시 중이니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겁니다"


"좋아. 확실하게 처리해야 한다. 절대로 실수해서는 안 돼"



"알겠습니다."


안나는 자신이 죽인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다음은 너희들이다.'


그들을 반드시 바닥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남자처럼 만들어 주겠다고 다짐한 안나는 피오나와 함께 문을 빠져나와 다시 마수를 펼치기 시작했다.


*


"아직 둘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고요?"


"어"


어둑한 저녁 야심을 틈타 몰래 클레도르를 찾아온 미네르바와 니케는 그간의 정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전에 약속된 만남이었지만 이곳의 세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들이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째서요?"


"모든 걸 부딪혀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어서"


클레도르의 담담한 말에 옆에서 팔짱을 끼고 듣고 있던 니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악질...'


니케가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 클레도르는 미네르바를 보며 말했다.


"네가 알려준 정보에 의하면 둘은 절대로 입학할 수 없어. 시험에 합격하건 불합격하건 결과는 정해지는 거나 마찬가지지"


"그래서 당분간 데리고 있으시겠다?"


니케가 팔짱을 낀 채로 클레도르에게 물어보자 클레도르는 달빛을 맞으면서 대답했다.


"녀석들이 저렇게 날뛰고 있는데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도 문제지"


창밖을 내려다보며 클레도르가 말했다.


"그 아이들과 나의 계약은 이제 끝나지만 그래도 위험에 처하게 둘 수는 없어"


"그럼 네가 직접 두 사람을 데리고 움직이면 되잖아? 굳이 왜 제라드라는 사람을 대신 보내는 거야?"


"내일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어"


"해야 할 일?"


"불청객이 한 명 찾아올 예정이거든"


얼굴이 굳어지는 클레도르의 표정을 보며 미네르바와 니케는 침묵했다.


그 이후로 앞으로의 일에 관한 사항을 몇 마디 나눈 뒤 은밀하게 헤어진 두 사람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달빛을 감상하던 클레도르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그를 지켜보던 누군가는 그대로 조용히 사라졌다.


*


"아 귀찮네"


"인상 좀 펴세요. 제라드 씨"


"여긴 알아보는 얼굴이 많아서 피곤하단 말이야 그 녀석 분명 핑계를 대고 빠져나간 게 틀림없어"


잘 가꾸어진 정원


잘 훈련된 정예 병사들과


깔끔한 정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이곳은 왕립 마도 학교


그중의 마법을 전문으로 다루는 마법 학교 안의 정원을 가로지르며 제라드는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있었다


오늘은 입학시험일


꽤 많은 숫자의 인파가 학교 내에 있었지만 정작 수험생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그들의 가족이나 혹은 이미 재학 중인 학생들이 그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었다.


"시험 보러왔니?"



나이가 서른쯤 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다가와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가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점은 그 역시 마법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여보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아니 아이들이 길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부부로 보이는 여자가 다가와 물어보자, 남자는 뒷머리를 긁적였고 제라드는 대신 앞으로 나서서 대화를 나눴다.


"혹시 마법 시험장이 어딘지 길 좀 알 수 있을까요?"


"음?"


남자는 제라드를 보더니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졸업생 같은데 위치는 어느 정도 아시죠? 이쪽 길을 쭉 따라가면 큰 건물이 하나 나오는데 거기가 시험장입니다."


"감사합니다."


시험 잘 보라며 긍정적인 말을 해준 두 사람은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그들의 말대로 계속해서 걸어가자 동그란 모양의 거대한 전당이 나왔다.


"정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정복을 입은 여자 하나가 나타나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자, 제라드는 설명했다.


"입학시험을 치르러 왔는데요 혹시 여기 맞나요?"


제라드가 앞서서 말하자, 직원으로 추정되는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혹시 서류는 작성하셨나요?"


"저쪽 입구에서 하고 왔습니다"


"주의 사항도 확인하셨나요?"


"네? 아...네!"


사실 대충 읽었지만, 건성건성 대답한 제라드는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좋습니다. 수험생들은 이쪽으로 여기서부터는 수험생이 아닌 분은 입장하실 수 없으니 기다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제라드는 안내하는 직원을 쳐다보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긴장하지 말고 시험 잘 보고 와"


"네! 금방 해치워 버리고 올게요!"


왠지 모르게 들떠있는 두 사람이 기세등등하게 직원을 따라 안쪽으로 따라갔고 제라드는 쉴 곳을 찾아 사라졌다.


직원을 따라선 두 사람은 사계절 꽃이 네 방향으로 밀집되어 피어있는 구간을 지나 멋진 호수를 건넜고 겨울을 나고 있는 오리 가족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얼어붙은 물과 중앙에 있는 분수대가 조용히 잠들어 있는 호수를 지나 훈련장, 연구실, 강의실, 기숙사로 보이는 건물들이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너머


"여기구나..."


입구 앞 이 학교를 세운 초대 안 국왕의 동상이 그들을 반겨주었다.


모든 마법사의 꿈이 시작된 이곳에서 테드는 자기도 모르게 동상 앞으로 발을 옮겼다.


그 모습을 학교 직원은 조용히 바라보았고 알리사는 그를 따라 옆에 나란히 섰다.


그리곤 동상을 바라보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다시금 돌아가 자기 또래의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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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도주-1 23.07.08 14 0 19쪽
93 학교-3 23.06.18 21 0 17쪽
92 학교-2 23.06.18 14 0 17쪽
91 학교-1 23.06.11 18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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