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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의 외계와 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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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상의산
작품등록일 :
2022.04.02 09:57
최근연재일 :
2024.06.16 16:33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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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80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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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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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학교-2

DUMMY

"그럼 알리사 슈바이처 수험생은 저쪽으로"


그는 자신의 뒤쪽의 2층을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몇 안 되는 아이들이 시험이 끝났는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알리사는 꾸벅 인사를 하고 나서 손을 흔들어 주는 미네르바에게 마찬가지로 손을 흔들어 주며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란체스터 교수는 미네르바에게 물었다.


"브라이트 교수 따로 제자를 들였다는 소리는 못 들었습니다만"


"딱히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수님 그냥 어쩌다 보니 알게 된 사이일 뿐"


"뭐 좋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방금 좀 이상하지 않았습니까?"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거죠?"


"왜 저런 영애가 방금 같은 처절한 싸움을 하게 된 것일까요? 혹시 아는 바가 있으십니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란체스터 교수의 날카로운 질문에 다른 교수들 역시 미네르바를 쳐다보게 되었다.


"잘 모른다?"


"저도 들은 바가 없거든요"


"흠..."


등잔밑과 두 사람 간의 관계를 알지 못하는 란체스터 교수는 뭔가 할 말이 있는듯한 표정이었지만 그냥 넘어가 주었다.


"뭐 좋습니다. 뭔가 사정이 있었겠죠 저 아이는 그렇다 쳐도..."


그는 검지로 멍하니 서 있는 테드를 가르키며 씩 웃었다.


"방금 그 자리에 저 아이도 있었으니 저 아이를 보게 되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실마리를 잡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미네르바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굳혔다.


'설마 아까 순순히 물러난 건 알리사보다 테드에게 관심이 있어서?!'


확실히 알리사는 수동적이고 딱히 이렇다 할 힘을 보여주진 않았다.


하지만 테드는 명백히 달랐다.


알리사의 기억 속의 테드는 누구보다 강렬했고 자신이 보기에도 날이 서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확실히 재능 면에서는 테드가 조금 떨어져 보이는 측면은 보였지만 숙련도나 순간적인 운용 능력 면에서는 알리사보다 훨씬 탁월했다.


무엇보다 테드는 전투에서 자신보다 강한 상대로 버텼을 만큼 실전 능력이 높은 것 역시 교수들의 이목을 끌었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수험생 테드 앞으로"


테드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마법의 영향을 받는 모양인지 명령에 따라 중앙으로 나섰다.


그 모습을 알리사는 2층에서 불안하게 쳐다보았고 이윽고 시험은 시작되었다.


옆에서 알리사를 보며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알리사는 그들보다는 테드가 더 중요했다.


"그의 길을 비추라."


알리사가 있는 2층에서는 딱히 특이한 변화가 없었다.


그저 테드는 멍하니 서 있고 그것을 지켜보는 교수들만이 표정이 시시각각 변화했다.



그리고 그들 중 한 명 미네르바는 누구보다 긴장한 얼굴로 테드를 바라보았다.


테드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으아아악!"


갑자기 질러대는 비명에 2층에 있는 아이들까지 화들짝 놀라 테드를 쳐다보았고 알리사 역시 영문도 모른 채 긴장된 얼굴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한편 교수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는데


"저 사역마... 도대체 누가 만든 거지? 그냥 그저 그런 마법사가 만들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고도의 정신 간섭이로군요 분명 한계가 있긴 하지만 저런 사용 방법이 있었다니!"


"저 마법의 사용자는 대체 누구지?"


"텐버드 백작을 피해 도망친 잔챙이들이 요새 이상 할 정도로 조용하나 했더니 저기로 도망쳤었군"


교수들이 무척이나 긴장된 얼굴로 테드를 지켜보는 가운데 선 채로 괴로워하던 테드의 모습이 심상치 않게 느껴졌던 알리사는 이윽고 테드의 절규 소리를 듣게 된다.


"난 잘못하지 않았어! 난 잘못하지 않았어!"


절규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증오심마저 깃들어 있었다.


"천벌 받을 개자식들! 이 나쁜 놈들!"


분노와 함께 욕을 토해내는 테드의 모습은 지켜보던 교수들마저 긴장하게 했다.


"저 나이에 벌써 저런 끔찍한 일을..."


"중앙정부의 힘이 닿지 않는 곳에 부정부패가 있다고 들었는데 과연 이렇게 된 것이었나?"


"저건 좀 심하군... 아직도 이런 거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니"


교수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지켜보는 가운데 어느덧 테드의 감정은 가라앉아 냉정하고 차가워졌다.


"그래... 여긴 현실이 아니야..."


화살로된 유성을 쏘아내는 모습을 보며 교수들은 테드의 적을 보며 기시감에 빠졌다.


"저 전투복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렇군요.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매우 익숙하군요..."


테드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나는... 살인자야"


교수들은 테드의 정신력을 보며 감탄했다.


"강하군요. 저 수험생"


"동의합니다. 나이에 저런 일을 겪고도 정신이 붕괴하지 않았다니"


"고도의 훈련을 받은 흔적이 남아있군요. 저 학생과 같이 있던 사람의 작품인 것 같습니다만..."


하지만 개중에는 테드가 부담스러운 듯 눈을 찌푸리는 교수들도 있었다.


"저 힘은 무척이나 탐나긴 합니다만 조금 부담스럽군요. 제 그릇으로 담을만한 학생이 아닌듯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학생은 가르침을 청하고 지식을 흡수할 학생이지 이미 완성된 존재로 보이는 저 아이는 우리의 지식을 제대로 담을지 의문이 듭니다.



"거기에 너무 어린 나이에 세상을 깨달은 탓에 다소 방어적이고 타인에게 적대적인 인격이 형성될 조짐이 보이는군요"


"자기 보호에 관한 권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위법한 행위는 아니였습니다만... 아무래도 그 피로 물든 모습은 제가 감당하기 어렵군요"


교수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또다시 장면은 바뀌어 할멈과의 만남을 하는 세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음?"


아까 알리사의 기억에서는 보지 못했던 장면이 나오자, 교수들은 모두 놀란 눈으로 테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중에서 무엇보다 놀란 것은 미네르바였다.


"아아아앗!"


미네르바답지 않게 큰소리가 튀어나오고 교수들은 각양각색의 눈으로 미네르바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왜냐하면...


테드가 보여준 기억 속에서 항상 수수하고 차분한 옷을 입고 있던 미네르바답지 않은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브라이트 교수에게 이런 면이?'


'저건 변신 마법이 아니라 단순한 눈속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저 반칙 같은 몸매는 좀 질투 나는군요 브라이트 교수'


'브라이트 교수가 저런 화려한 화장을? 거기에 저렇게 몸매가 드러나는 옷이라고?'


'조금 앳되어 보이긴 하지만 분명 브라이트 교수야! 저 사역마는 어떻게 브라이트 교수를 알고 있는 거지?'


테드의 모습을 본 교수들은 미네르바를 보며 온갖 상상을 했다.


'역시나 저 붉은 머리 여학생과 비슷한 느낌이더라니 저 아이도 브라이트 교수와 관련이...'


'그런데 이상하군 저 학생도 그렇고 이 학생도 그렇고 브라이트 교수와의 기억은 없는데 어떻게?'


교수들의 의심은 이윽고 두 사람과 같이 있는 회색 머리 남자에게 닿았다.


'저 아이들과 브라이트 교수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보이지 않는군요 그렇다면 의심해 볼 만한 건 저 회색 머리 남자겠어요'


'흠... 저 하급 마법사는 대체 누구지? 그리 수준이 높지 않은데 자신보다 월등히 강한 상대로 능숙하게 버티고 있어 혹시 퇴역한 군인인가?'


계속 지켜보던 교수들의 눈빛은 얼마 뒤 놀람과 당황으로 물들었다.


"뭣!"


몇몇 교수들이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경악을 내뱉자 같이 지켜보고 있던 미네르바는 속으로 큰일 났음을 직감했다.


'아... 이걸 어쩌지...'


하급마법사인 클레도르가 강력한 마도구인 흑윤하를 사용하는 장면까지는 다소 술렁거리긴 했지만 넘어갈 만한 일이었다.


어쨌든 아티팩트는 입수경로가 어떻든 마법사 본연의 실력과는 큰 관계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가 사용한 조화마법


제1계 [상생계]를 보는 순간 미네르바조차도 마음이 흔들렸다.



왜냐하면 저 마법은 아는 자가 다섯 손가락에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이 세상엔 알려지지 않은 마법이었으니까


"브라이트 교수!"


거의 조건 반사적으로 외치는 란체스터 교수의 목소리에 미네르바는 머리가 아파지는 것을 느꼈다.


'제 이름 좀 부르지 말아 주세요. 교수님'


그사이 기억의 재생이 끝난 테드는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멍하니 서서 허공만을 바라보았다.


"브라이트 교수! 제 목소리 안 들립니까?!"


란체스터 교수의 목소리와 함께 테드는 눈을 떴다.


"...?"


과거의 꿈이 지나고 눈을 뜬 테드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긴장한 빛이 역력한 시험관은 테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수험생 테드 시험 종료"


테드는 어느덧 교수들 사이에 자신이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먹을 쥐었다 펴면서 이곳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은 테드는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교수들은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그사이 란체스터 교수는 미네르바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듣고 있어요. 교수님"


"브라이트 교수! 우리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미네르바는 아까의 당당한 모습은 어디 갔는지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며 머리 아프다는 듯이 말했다.


"일단 학생의 평가에 관해 먼저 말씀하시죠. 교수님의 궁금증은 이후에 대답해 드릴 테니"


란체스터 교수는 미네르바를 쳐다보다가 빠르게 테드에 관한 평가를 했다.


"저 학생 역시 알리사 학생과 마찬가지로 수준 자체는 높지 않습니다만 무척이나 독특한 마법 전개 방식을 사용하고 있군요. 특히 특수한 재료로 만든 화살을 촉매로 마법을 증폭시키는 방식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


"그렇지만... 제 학생으로는 받고 싶지 않군요"


다른 교수진들 역시 같은 생각인지 테드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지 그는 딱히 호의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다소 힘들어 보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쁘진 않지만 뭐랄까 조금 꺼려지는군요"


미네르바는 씁쓸한 눈으로 테드를 쳐다보다 교수들에게 말했다.


"저 아이도 제가 지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다행입니다. 당신이 지명하지 않았다면 탈락시킬 생각이었으니까"


이번에는 다들 별다른 저항 없이 미네르바에게 테드를 넘겨준 교수들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미네르바의 의외의 모습과 그 외 이런저런 모습들이 보였지만 그런것들은 이미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린지 오래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테드의 기억 속에 나온 난생 처음 보는 하모닉 매직에 쏠려있었다.


"브라이트 교수"


"네"


"어째서 대마법사께서 저 아이와 함께 있었던 겁니까?"


"무슨 말씀인지?"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미네르바는 죽어도 겉으로 드러낼 수 없었다.



그의 존재는 극비


절대로 이곳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니까.


"방금 그 조화마법을 쓴 마법사는 분명 대마법사 파인만이셨습니다."


"무언가 착각하시지 않으셨나요?"


"착각?!"


웅성대는 교수진들 사이로 리리 교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방금 그 하모닉 매직은 본적도 사용해 본 적도 없는 마법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혼자서 조화마법을 쓰는 사람이 또 누가 있을 것 같은가!"


다소 노기가 어린 목소리로 리리교수가 추궁하자 미네르바는 굳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전 모르는 일입니다"


"이건 거짓말로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브라이트 교수! 대마법사께서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채 이 왕국에 떠돌고 있다는 게 얼마나 큰일인지 정말 모르는 겁니까?"


리리교수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미네르바를 쳐다보았다.


"방금 그 마법 사용법은 브라이트 전하와 똑같지 않았습니까! 저 아이들! 그리고 전하까지 모두 같은 방식의 전개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다소 흥분한 리리교수는 미네르바를 동등한 교수로 대하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공식적인 호칭으로 부르고 말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


"리리 교수 말이 맞습니다. 브라이트 교수님 저 셋과 관련성이 높은 교수님이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교수가 나서 이야기하자 미네르바는 교묘하게 핵심을 벗어나도록 유도하며 말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 아이의 기억 속의 일들은 저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보기 전까지는 저 역시 모르고 있던 것투성이이었습니다.


여전히 의심을 풀지 않는 교수들에게 미네르바는 당당하게 외쳤다.


"제 이름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조금 전 기억 속 내용은 저 역시 전혀 몰랐습니다"


"음...!"


미네르바의 강수에 교수진들은 할 말을 잃었다.


그녀가 가문의 이름을 걸었다는 건 감히 그녀의 말에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큰 사건이었으니까


"기억 속에서 저와 접촉한 모습을 보신 분이 있나요? 있다면 누가 대답해 보세요"


"그러고 보니..."


리리교수는 아까 테드의 기억을 떠올리고서는 그녀와 저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접촉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


기억을 읽어보는 것은 장면 장면으로 끊어지는 데다 클레도르와 할멈이 같이있는 모습이 나오지 않은 것을 이용한 헛점 공격에 교수들은 사역마와 클레도르와의 연관성을 상상하지 못했다.


"없었던 것 같군요"


서로 얼굴은 구면일 수 있어도 조금 전 상황과는 관련 있다고는 결론지을 수 없다는 사실에 리리교수는 물러섰다.


그리고 리리교수의 공격이 끝나자, 이번에는 사이트 교수의 질문이 날아왔다.


"브라이트 교수님은 저 마법사를 보고 대마법사가 아니라 단정 지으신 것 같은데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간단한 이유입니다"


미네르바는 침착한 얼굴로 사이트 교수를 향해 말했다.


"그게 뭐죠?"


사이트 교수가 흥미롭다는 듯 질문하자 미네르바는 칼로 자른 듯한 목소리로 답했다.


"방금 저 아이의 기억 속 인물은 대마법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약했으니까요. 그리고 제 약혼자는 현재 은거 중이라는걸 모르시진 않으시겠죠?"


"그러고 보니 그랬었지"


"조화마법이라는 고등 마법을 사용하는 것 치고는 전투 중에 사용한 마법은 전부 하급 마법뿐이었지?"


"그뿐만이 아닐세 그리 강하지 않은 적을 상대로 명백히 고전하는 모습이 보였네. 파인먼 전하의 실력이라면 저런 인간들쯤은 한 손으로 없애버릴 수 있을 테지 저렇게 목숨을 걸어가며 싸울 이유가 없으시네"


교수들이 미네르바에게 동조하자 사이트 교수는 의아하다는 듯이 교수들에게 되물었다.


"그렇지만 분명 그 사람은 전하와 지나칠 정도로 닮아있지 않았습니까?


"자네 말도 틀린 건 아니네만 외모라는 건 얼마든지 닮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네 그저 우연의 일치로 말일세"


"무엇보다 사이트 교수 자네는 지금 저택에 은거 중이신 전하께서 소리 소문도 없이 우리 왕국에 입국해 저런 외딴 시골에서 저 아이들과 함께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건 아무리 봐도 비현실적 이네만"


교수들도 지금 상황은 약간 억지라고 생각했는지 미네르바에게 동조하는 사람이 하나둘 나타났다.


"그렇지만 워낙 모습이 보이시지 않아 행방불명되었다는 소문도 떠돕니다만..."


"소문은 소문일 뿐일세 자네는 지금 정부의 공식자료보다 소문을 먼저 믿는 건가?"


"본드 교수 말이 맞습니다. 사이트 교수님 워낙 전하께서 문밖에 나오시질 않아 오죽하면 실종되었다는 소문까지 돌겠습니까? 분명 얼굴만 닮은 누군가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정황증거가 수상하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네만 정황증거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건 위험한 행위지"


"섣부른 추측은 금물입니다"


본드 교수는 흥분하지 말라는 듯 냉정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우리가 이곳에서 말실수해서 혹여나 바깥으로 오늘 이야기가 새어나간다면 자칫 외교적 문제로 번질 수가 있습니다"


"확실히 그건 좋지 않군요"


본드 교수는 무척이나 매서운 눈빛으로 회색의 남자를 떠올렸다.


"조화마법은 사용자에 따라 파멸을 불러올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남자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건 맞지만, 무리한 망상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본드 교수는 미네르바를 쳐다보았다.


"그렇지 않습니까? 브라이트 교수님?"


다른 교수들의 눈이 미네르바에게 쏠리자, 미네르바는 대꾸하지 않고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합시다. 그냥 넘어가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장소와 상황이 부적절하다는 뜻이니까요"


그 뜻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다른 교수들은 이후에 미네르바를 추궁하기로 결심하고 잠시의 소란을 물린뒤 여전히 가만히 서 있는 테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테드 학생 하나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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