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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의 외계와 내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명복상의산
작품등록일 :
2022.04.02 09:57
최근연재일 :
2024.06.16 16:33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3,266
추천수 :
1
글자수 :
80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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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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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꼬리잡기-5

DUMMY

"위대한 대마법사이자 연금술사인 필리푸스 파라켈수스님 입니다 아무래도 저희를 도와주신 것 같습니다"


"대마법사 방금 그 사람이?"


"네. 어째서 그런 대단한 사람이 직접 이곳까지 오셨는지는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남자는 클레도르 일행을 쳐다보았다.


"아마도 피가 흐르는 것은 원치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대략적인 상황을 용병들에게 들었던 상단 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녀석들은 우리를 해치기 위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네"


상단 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 남자는 대답했다.


"녀석들이 또 돌아올지 모르니 최대한의 경계 태세로 다시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네. 혹시 있을지 모르는 환자들을 마차에 태우고 최대한 신속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게 좋겠군"


이미 제라드와 함께 놈들에게 얼굴을 들켜버린 상단 주는 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죽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이 물건들을 수도까지 옮겨야 해'


슈바이처 영지에서 일어난 불미한 사건 때문에 상단이 망해버려 스스로 사업을 새로 차린 그는 첫 대규모 거래가 실패하면 어떠한 재앙이 닥쳐올지 눈을 감고도 알 수 있었다.


"예!"


기절한 동료들을 용병들이 둘러업고 상인들은 파라켈수스의 눈치를 보며 일행을 수습했다.


저 멀리서 상단 주는 감사의 인사를 표하기 위해 파라켈수스에게 발걸음을 옮겼고 그사이 세사람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오랫만이네 파인만"


"그날 이후로 처음 뵙는군요"


"처음 뵙는군요? 지금 내게 할 말이 고작 그것뿐인가?"


"..."


시선을 피하는 클레도르를 향해 파라켈수스는 뭐라 몇 마디 더하려다가 옆에서 멀뚱멀뚱 서 있는 제라드를 보며 말을 걸었다.


"강 후작가의 자제였던가? 전에 몇 번 봤던 거 같군?"


"영감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괴물 같으시네요"


"칭찬으로 알아듣겠네! 그래 가주는 건강하신가?"


"제이나요? 제이나야 항상 뭐 똑같죠"


"그게 좋은걸세 나 혼자 늙지 않는다는 건 꽤 쓸쓸한 법이거든"


파라켈수스는 공허하게 미소 짓더니 클레도르를 다시 쳐다보며 말했다.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지냈던거지?"


"발라티에 다녀왔습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일세 왜 안 왕국을 벗어난 건지 묻는걸세"


"떠나야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미네르바의 발작 때문에? 그건 이유가 되지 않아"


어느샌가 두 사람의 인사는 파라켈수스가 클레도르를 취조하는 느낌으로 변질되어갔다.


"이유가 되는지 안 되는지는 제가 결정합니다. 국왕 전하나 당신이 아니라"



"허..."


뻔뻔하게 받아치는 클레도르를 보며 옛 기억을 떠올린 파라켈수스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흥미롭다는 듯이 클레도르를 쳐다보았다.


'변했군. 아니 여전히 반항아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여전한 건가?'


"그 칼을 숨긴 혓바닥과 썩어 빠진 동태 눈깔을 더 보게 될 일이 없어진 건 마음에 들지만"


파라켈수스는 피식 웃었다.


"내 제자가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걸 모르진 않겠지?"


"미네르바 말씀이군요"


"그렇다네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자네를 쫓는 중인 걸 눈치채고 찾아왔더군"


"그 녀석이 당신에게 감시라도 붙여놨다는 말씀처럼 들리는군요"


"맹랑한 아이지?"


뭐가 그리도 좋은지 웃던 파라켈수스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게 뭔진 모르겠지만 미네르바가 네게 건네달라고 했었네"


'미네르바의 편지?'


파라켈수스가 묘하게 생긴 봉투를 건네주자, 클레도르는 윗부분을 뜯어서 내용을 읽어보았다.


그사이 제라드와 파라켈수스는 클레도르를 지켜보았는데...


얼마쯤 지났을까?


"!"


몇초 뒤 클레도르의 표정은 급속도로 굳어졌다.


"?"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바뀐 모습을 본 제라드는 클레도르의 안색을 살폈다.


"왜 그래?"


약혼녀에게서 온 편지를 받고 구겨질 듯 손에 힘을 주고 있는 클레도르를 보면서 이상함을 느낀 제라드가 물었으나 클레도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별거 아니야 그냥 예전에 읽었던 책에 대해 이야기 했어"


"책?"


'아주 오랜만에 연락을 나눴을 텐데 책에 대한 이야기라니...'


편지를 건네준 파라켈수스도 제라드도 이해가 가지 않는 눈치로 클레도르를 쳐다보았다.


한편


당사자인 클레도르는 마음속에서 폭풍이 일어나고 있었다.


'미네르바! 역시... 넌... 그때!'


클레도르는 다시 한번 편지의 내용을 읽었다.


누구에게도 밝힌 적이 없는 책의 내용에 대해서 언급하는 미네르바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어디까지 읽어봤어? 더글러스? 참고로 난 언어와 역사 일부를 해독했는데]


미네르바 특유의 깔끔하면서도 단정한 글씨체는 마치 클레도르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


[아참! 나도 두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주인이 될 수 있는 거 맞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책에 대해 언급한 미네르바.


브라이트가를 떠난 후 자신의 줄곧 의심했던 그것은 이제 확신으로 바뀌었다.


[수도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더글러스!]


짧은 내용의 편지는 재회를 약속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훤히 알고 있는 말투로군'


[아 맞다! 그 이전에 약속을 어긴 대가는 받아낼 거야♡]


'약속을 어긴 대가?'


묘하게 거슬린 뒤 글자를 억지로 눈에서 지우고 클레도르는 편지의 끝부분을 읽었다.


[그게 뭐냐면...]'이건...'


그리고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이상한 글씨로 적혀있는 부분을 읽었다.


'이게 대체 무슨 글자지?'


[눈먼 자들의 도시]와 [걸리버 여행기]에 쓰인 문자는 99퍼센트 이상이 동그라미와 네모 그리고 직선이 혼합된 특이한 문자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문자의 구조는 알겠는데 아무리 해도 읽는 법을 알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클레도르는 모든 것에 그 어떤 의욕도 없었고 그저 목숨만을 연명했기에 이미 멸망해 버린 세상의 문자는 관심조차 생겨나지 않았다.


'그냥 아무 의미로 대충 휘갈겼을 수도 있어. 아니면 어떠한 종류의 암호문일 수도 있고'


그 어떤 그림도 설명도 없는 언어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그는 다음 문장을 읽었다.


[아참! 마지막으로 불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책의 끝부분에 쓰인 이상한 문자는 본 적 없어?]


'있었지... 분명'


그 책에 쓰인 기묘한 글자들은 기본적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적혀져 있었다.


[아무리 봐도 해석이 안 되는데 혹시 해독했다면 나중에 알려주면 안 될까??]


'그런 걸 내가 알 리가 없잖아.'


서로 다른 언어로 보이는 그것들은 문법도 모양새도 달랐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약간의 공통점은 존재하였다.


그런데 딱 한 장.


마지막 부분에 종이 전체를 뒤덮은 전혀 다른 문법 체계로 보이는 이상한 기호랄까 도형이랄까 어쨌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그려진 부분이 있었다.


원형으로 쓰여 있는 글자들은 아무리 해석해 보려고 해도 해석이 되질 않았다.


정체불명의 곡선처럼 보이는 그 글자들은 그 어떤 규칙성이 없었다.


그저 [혼돈] 그 자체였을 뿐.


'마리아...'


두 책을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넘겨준 [지구]라는 세계의 최후의 생존자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넌 어째서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책의 주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한 거야?'


그녀의 유산은 분명 클레도르의 가방 안에 잠들어 있다.


'너는 이 책으로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거야?'


고뇌하는 클레도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군주는 그의 상념을 깨고 현실 속에서 끼어들었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보기 어려운 얼굴을 하고 있군."



"아무래도 미네르바와 만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각오를 한 듯한 클레도르의 눈빛에 파라켈수스는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갑자기? 이제 5년쯤 지났을 텐데 괜찮겠나? 예전처럼 발작은 하지 않을 테지만 아직 가까이하기에는 이른 시기인데?"


"그건 만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다시 떠나면 그만이니까요"


"헤어짐을 너무 쉽게 이야기하는군"


파라켈수스는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이야기하진 않았다.


"앞으로 자네의 행동 하나하나를 전하께 보고할 셈이네"


"그렇게 결론을 내리신 거군요"


그에게 저항하는 것도 불만을 표시하는 것도 클레도르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그것이 그들의 약속이었으니까.


"이의는 받지 않겠네. 이게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일세"


파라켈수스는 등을 돌리며 말했다.


"전하께서는 자네의 행동에 딱히 제약을 걸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네"


"안 왕국의 지배자께서는 항상 관대하셨죠"


안 왕국의 국왕은 얼핏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농부 같은 느낌이지만 몇백 년이나 이 땅을 다스려 온 몇백 년 묵은 능구렁이다.


그런 그가 그를 내버려 두라는 판단을 내렸으니, 눈앞에 있는 대마법사도 아무런 의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나는 전하의 뜻을 존중할 셈이네만 큰 사고는 치지 않았으면 좋겠네! 내 손으로 자네를 죽이고 싶진 않으니까"


"무시무시한 말씀을 하시는군요"


"내가 하는 말이 농담으로 들리는가?"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날아온다.


'아마도 진심이겠지...'


무의미한 전력 소모는 이쪽도 사양이다.


"저도 당신과는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미네르바의 편지를 매정하게 불태워 버리는 클레도르를 보며 파라켈수스는 마지막으로 인사말을 남겼다.


"더글러스"


"네"


"언젠가 그때처럼 한잔하지"


"술은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야기 상대 정도는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가끔 내 연구실 좀 들려서 좀 도와줬으면 좋겠네"


"아 그건 좀..."


클레도르가 그것만큼은 사양하고 싶다는 듯이 말했지만, 그는 피식 웃더니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대화가 끝난 건가?'


도움을 받은 상단 주는 먼발치서 클레도르와의 대화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으나 그는 대답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잠시만요!"


갑자기 파라켈수스가 사라지자, 상단 주는 놀라 크게 외쳤으나 그가 사라진 자리에선 메아리만 들려왔다.


"방금 그건?"


당황한 상단 주를 향해 클레도르는 친절하게 대답해 줬다.



"금 원소의 고유마법입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용무는 끝났다고 생각하신 것 같군요."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허탈한 마음도 잠시


상단 주는 클레도르에게 다가와 물었다.


"당신들은 괜찮은 겁니까?"


"괜찮아요!"


테드가 대신 대답하며 손을 들어 올렸다.


사지 멀쩡하던 것을 어필하기 위한 자세를 보던 상단 주는 그들에게 곧 출발하는 것을 알려왔다.


"천만다행으로 사상자는 없습니다. 다만 그 녀석들이 또 공격해 올지 모르니 주야로 교대를 서면서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이거 편하게 가긴 글렀구먼"


여행에 대한 피로도가 급속도로 올라갈 것임을 직감한 제라드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녀석들이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진짜로 순순히 물러날지는..."


"괜찮을꺼야 아저씨. 그 무서운 할배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이곳을 감시하고 있을 테니까"


"그럼 다행이군"


"어. 그렇긴 한데 경계는 서는 게 좋겠어."


"제라드."


상단 주는 별 안듯 진지한 목소리로 제라드에게 말했다.


"난 실패해선 안되"


상단 주는 제라드의 어깨를 툭툭 치며 돌아갔다.


'왕국의 마법사들이 하루 종일 우리를 따라다니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테드와 알리사를 데리고 돌아가는 클레도르의 뒷모습을 보며 따라가기 시작한 제라드는 언덕 너머에의 늑대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마탑주는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등잔 밑의 병력이 빠져나간 뒤 숨겨두었던 용병들의 무기를 몰래 돌려준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당분간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거란 희망도 조금은 생겨났다.


그의 행동을 보면 그들에게 무척 우호적이었으니까.


'당분간은 괜찮을지도?'


손에 쥔 평범한 자신의 한 손 검을 점검하며 제라드는 출발하기 시작한 상단의 뒤를 따라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후... 돌아가면 또 엄청난 잔소리를 퍼붓겠지?'


분명 이번 사건은 단단히 벼르고 있는 여동생의 귀에 들어갈 것이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려나?'


여전히 자신의 등 뒤에 칼이 겨눠져 있는 찝찝함을 남겨둔 채로 제라드는 괜히 옆구리의 검을 매만진 채 출발하는 동료의 뒤를 따라 걸었다.


*


"슈바이처 영주의 신원보증이로군 통과해도 좋아"


시간은 어느덧 흘러 초겨울이 다가왔다.


나뭇잎은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둘 두꺼운 겉옷을 걸치기 시작했다.


"우와!"


거대한 보호막을 두르고 있는 수도의 바깥 부분에는 안쪽을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높이의 건물들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고 다른 종족의 기술력을 빌려 빚어낸 이 도시는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화려함을 선사했다.



"다른 나라의 도시에 온 것 같아"


그래도 어디 가서 못산다는 말은 하지 않고 살았던 알리사 였지만 도시의 기술력과 화려함에 약간 기가 눌렸는지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이곳에 비하면 슈바이처령은 100년 전 모습 같아...'


공중에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둥둥 떠다니는데 그냥 장식이었는지 날아다니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이 보인다.


'별 시답잖은 곳에 금화를 낭비하네'


테드는 쓸데없는 데 돈을 쓴다며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자신 역시 시골 촌놈인지라 속으로 구시렁대면서도 열심히 눈을 움직였다.


"아 이제 지긋지긋한 수프는 끝인가?"


마을에 도착 후 상단과의 계약이 종료된 제라드와 용병들은 각자의 길을 향해 헤어졌고 금발의 검사는 클레도르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동행중이었다.


현상금이 걸리지는 않았기에 당분간 몸을 사리기로 한 상단 주는 대리인을 앞세워 영업하겠다고 전해왔고 그들은 떨어져 지내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여 수도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근데 말이야 조리기구를 가지고 다니는 건 정말 좋은데 왜 맨날 수프나 스튜만 먹는 건데?"


"그냥 평범하게 먹을 것 정도만 배워 둔 거라"


무뚝뚝하게 불만이냐는 투로 대답하는 클레도르를 보면서 제라드는 머리를 긁적였다.


"하긴 생각해 보니 넌 다른 사람이 밥을 해주니까 굳이 요리를 잘할 필요는 없겠네"


엄청난 인파가 북적이는 도시 속에서 제라드는 작별의 인사를 건네었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군"


"잠깐만"


클레도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리 수도 한복판이라고 해도 녀석들은 분명히 다시 노려올 것이다.


제라드가 강자라고는 하지만 단독행동은 위험하다는 판단에서 클레도르는 동행을 제안했다.


"아무리 이곳의 치안이 좋더라도 놈들은 우리를 노릴 거야."


"뭐 그렇겠지"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은 수도에서 지내는 게 어때?"


"이곳에서?"


"어차피 넌 지금 당장 급하게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음 생각해 보니 그렇네?"


제라드는 잠시 고민하다 클레도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긴 생각해 보니 굳이 급하게 헤어질 필요도 없잖아? 그럼 나도 오랜만에 수도에 왔으니 맛집 탐방이나 하면서 여자들이나 꼬셔볼까?"


제라드는 클레도르의 제안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이곳에 눌러앉기로 생각하고 클레도르에게 말했다.


"그럼 난 당분간 숙소에서 머무르면서 놀러 다닐 거야 넌 어쩔 건데?"


그의 물음에 클레도르는 주소가 적힌 종이를 건네주었다.


"이건?"


"내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이야.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앞으로 난 이곳에 살 생각이거든."



"사이하의 단독주택단지에 있는 녀석들은 하나같이 배부른 돼지들밖에 없다던데 용케도 이런 집을 구했네"


"아무래도 관리도 편리하고 마도 학교도 가까우니까"


클레도르는 테드와 알리 사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 녀석들이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살 곳도 필요하고"


"흠..."


제라드는 두 사람을 보며 약간 걱정스러운 투로 말했다.


"그런데 말이야 클레도르 저 아이들 괜찮을까?"


"괜찮아. 일단 입학하기만 하면 저 아이들이 위험할 일 따윈 없어"


"뭐 근처에 군부대도 있고 준 군사시설인 그곳을 공격할 미친놈은 없긴하겠다만..."


사실상 마도 학교에 입학한 사람들은 마도학자를 제외하고 전부 전투가 가능한 전투 인원이다.


거기에 학교 바로 뒤편의 탑에 대마법사가 하루 종일 머물러 있을 테니 사실상 안전은 보장되어 있다.


수상한 침입자를 허락하지 않는 그곳은 엄청나게 까다로운 보안으로 유명했으니까.


"놈들의 목표는 우리지 저 아이들이 아니야."


"확실히 그 아줌마 나만 보면 눈이 돌아가서 달려들려고 하더라?"


등잔 밑 녀석들은 흑윤하와 두 사람을 먼저 노리고 있었다.


그것도 너무나 노골적이라 반론이 불가능할 정도로


"하지만 꼬마 둘을 인질로 삼을 수도 있잖아?"


"그래서 당분간은 저택 근처에서만 머무르게 하려고"


"현명한 선택이긴 한데 괜찮을까?"


여기까지 왔는데 하루 종일 집에 처박혀서 마법 공부나 해도 괜찮냐고 물어보는 제라드의 눈빛에 두 사람은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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