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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의 외계와 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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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상의산
작품등록일 :
2022.04.02 09:57
최근연재일 :
2024.04.28 20:14
연재수 :
9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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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73,989

작성
22.12.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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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촛불과 기름 접시-10

DUMMY

2소절이 끝나자 클레도르의 주변에 뿌려진 피에서 마나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밖으로 나온 마나는 오래 붙잡아둘 수 없다.


주인의 몸밖으로 나온 마나는 자연과 동화되어 본래의 성질을 잊으려고 하기 때문에 통제력이 점점 약해지다 주변에 섞여들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레도르가 피를 흘린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직 그들에 대한 제어권은 확실하게 남아있는 상황.


클레도르는 이점을 이용하고 있었다.


출혈은 분명 마법사에게 독이다.


하지만 순간적인 화력을 내기 위해 피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는것이다.


내전 이후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클레도르는 항상 고민하고 반성했다.


이것은 자신의 고민에 대한 결과물.


"너의 주인이 죽음을 바라노니."


세번째 영창이 끝나자 피에담긴 마나는 갑자기 형태를 바뀌어 금원소계 마력으로 변질되었다.


그러자 테드의 방해를 받으면서 안나에게 합류하던 조이는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하모닉 매직이라고?!"


"뭐?"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곤 말도 안된다는 소리를 지르는 조이와 영문을 알지 못하는 안나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교차하였다.


"말도 안돼! 대자(영창을 같이 조율하는 사람)가 없는데 어떻게?!"


조이의 비명의 가까운 내지름이 들리건 말건 클레도르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렇다.


저 빌어먹을 배추 머리색 유사 인간과 두 눈에 핏발이 서있는 망할 할망구를 끝장내기 위해선 머뭇거릴 수가 없었다.


"하늘의 보석에서 쏟아져라."


짙푸른 마력이 클레도르의 몸에 쏟아진다.


마치 은하수에서 샘물이 쏟아져나와 대지를 적시듯이 그의 몸이 짙푸른 마나로 물들자 그와 정면대치하고 있던 안나는 검에 힘을 주었다.


그런데 그녀의 눈에 조금 이상한 모습이 포착되었다.


슈우욱!


바깥의 공명하던 마나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메마른 땅에 떨어지는 비 마냥 클레도르 몸속으로 흡수가 되어버리는게 아닌가?


"사라졌다?"


강력한 마법이 전개될것으로 예상하던 안나는 생각외의 일이 벌어지자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그사이 마력과 함께 꽤나 빠른 속도로 클레도르의 몸이 회복되기 시작되었다.


'뭐야? 대체 저건?'


조화계 마법이라고 보기에는 다른 원소를 제어하는 마법사가 없어서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렇다고 다른 계열이라고 보려고 해도 애당초 하모닉 매직을 혼자쓰는 경우는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그들


불과 몇초 만에 다시 마나는 클레도르 몸밖으로 튀어나와 그의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는데 마치 몸에 맑은물을 두른듯 청명한 기운이 넘실대며 마력은 갑자기 한곳에 초고밀도로 응축되기 시작되었다.


'무슨 짓을 하려는거지?'


멀리서 지켜보던 조이조차 이해하기 힘든 마나의 움직임에 심히 당황해서 허둥대는 사이 클레도르의 사지에 주렁주렁 달려있던 사슬은 어느샌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었다.


흑윤하의 기능이라고 보기에는 흑윤하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린 상태.


어둠속.


그 어둠보다 짙은 어둠을 휘감은 클레도르는 조이와 안나를 관찰하며 잠시 침묵하다 검지를 들어올려 드디어 행동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마나가 모여든다.


검푸른 농밀한 마나가!


마치 빛이 모여들듯이 한점으로 응축되자 본능적인 위험을 감지한 조이는 안나를 보며 있는 힘껏 소리질렀다.


"위험합니다!"


한편 그사이 겨우 몸을 추스른 안나는 순순히 공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듯 자신의 아티팩트를 다시금 발동시켰다.


부우웅!


또 다시 파동이 공간을 지배해 클레도르의 마법에 대한 방해가 시작되었다.


안나의 검은 주변의 모든 파장에 간섭하여 마법 발생을 방해시키는 특수한 아티팩트 무구이다.


대상은 따로 지정할 수 없지만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가 짧기 때문에 적대하는 마법사를 골라서 상대하기 위해 안성맞춤인지라 애용하는 무기였지만 이상하게도 스스로 하모닉매직이라는 괴현상을 일으킨 클레도르가 사용하는 저 마나는 마치 끈적하게 들러붙은 기름마냥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제길! 전혀 영향이 없어'


미동조차하지 않는 클레도르를 본 안나는 일순간 식은땀이 뺨에 흘러내렸다.


분명 이 일대는 클레도르의 수속성 마법에 의해 모든 힘이 억눌려진 상태일탠데 이상할 정도로 저 공격이 위험해 보였다.


그리고 그 약간의 찰나 클레도르는 공격을 감행했다.


핏!


일반적인 물이 내는 소리가 아닌 마치 물로 된 레이저가 쏘는 소리와 같이 날카로운 파공음이 들리며 안나의 미간을 뚫어놓기 위해 대기를 질주했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면 안나는 반응하지 못하고 즉사 했을것이 분명 했을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치듯 순식간에 접근해온 물줄기를 향해 안나는 검을 집어들었고 필사적으로 막아내었다.


"크윽!"


아까의 공격과는 비교도 안될정도의 농밀한 물리력이 밀어내려고하자 안나는 전력을 다해 막아내었다.


'제길! 분명 이 주위는 얼음 투성이인데 왜 저 자식의 공격은 위력이 줄어들지 않는거지?'


차가움을 담당하는 [계]수계열의 마법과 어두움을 담당하는 [임]수계열에 대한 이해도가 아예 없었던 안나는 미리 위력을 높여놓기 위해 화염 계열의 마법으로 사전작업을 해둔 클레도르의 노림수를 간파하지 못하고 불리한 싸움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얼음이 아닌 순수한 물계열 마법을 처음 쓰는것 인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시점에서 상황은 이미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한것이다.


끼이이이익!


쇠가 긁히는듯한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검이 비명을 질러대고 엄청난 압력에 안나는 팔이 날아갈것 같았지만 지금 이순간 검을 놓친다면 반드시 죽는다는 생각에 기합으로 버텼다.


"크아아악!"


콰득!


콰앙!


"이야야얍!"


퍼어엉!


괴성을 지르면서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낸 안나의 방어에 의해 검의 날이 일부 상하긴했으나 기어이 방어를 성공한 안나는 물로 된 레이저를 튕겨내었고 물은 주변의 지형과 부딪쳐 애꿎은 언덕을 박살내며 무너뜨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얼어붙어 더욱더 흉흉한 장면을 만들어냈는데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였다.


몸이 조금 회복된 클레도르는 방금 전 자신이 만들어낸 조화 마력을 다 때려박은 자신의 공격이 막히자 숨도 쉬지 않고 제 2격을 준비했고


콰아아아아!


방금 전 위력에 위협을 느낀 안나는 그것을 저지하기 달려들기 위해 검을 치켜 들었다.


한편 무시무시한 하모닉 매직의 위력에 위협을 느낀건 등잔밑의 인물만이 아니였다.


"이..이게 뭐야..."


끝도 없이 밀려드는 공격에 맞서 테드가 분전하는 사이 처음 맞이하는 실전에 그저 소극적으로 방어에만 임하고 있던 알리사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서로를 향한 살육 행위에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시골에 살면서 거친일을 하는 어른들을 보며 근소하게 나마 그래도 험한꼴에 내성에 조금이라도 있었던 테드와는 다르게


촌구석이긴 하지만 나름 쪼들리지 않고 편하게 살아왔던 그것도 귀족 가문 외동딸이 당연히 이런일에 익숙할리는 없었으니까.


'내가 생각하던 여행은 이런게 아니였는데!'


클레도르의 뒷 배경을 약간이나마 알고 있던 알리사는 사실 이번 여행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제도라는 불확실성에 몸을 맞길만큼 알리사는 그렇게 도박적인 성향은 아니였다.


단지 알리사가 원했던건 확실하게 기초마법에 대한 지식을 받아내고 겸사겸사 즐겁게 짧은 여행을 하는 정도만 기대했다.


오로지 그뿐이었다.


클레도르와 함께 했을 때 위험성을 고민해 보았고 그래도 브라이트가 출신 마법사라는 명함을 가진 클레도르는 오히려 매우 안전한 선택에 속한 편이었다.


여행 도중 보게 되었던 꿈은 마법사라면 있을법한 일이었기에 큰 대세에 영향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주받을 등잔밑 녀석들과 마주치기 전까지는.


하지만 그냥 마법사들이 흔히 달고 다니는 아티팩트 그것도 친구의 유품이라고 말했던 흔해 빠져보이는 물건이 설마 대형 길드가 오명을 뒤집어써가면서 까지 달려들만한 것인줄은 상상도 못했다.


덜덜...


몸이 떨려온다.


갑자기 한기라도 느껴지는것 마냥 양팔로 몸을 감싸곤 알리사는 몸을 떨었다.


실제로 이 주변은 매우 추운 상태.


하지만 알리사가 떠는 이유는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는 어찌해야 될지 모르는 당혹감에 기인한 공황장애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리고 그 상황을 가장가까이 있는 테드가 모를리 없었다.


"알리사!"


마법으로 이길 수 없다는것을 깨달은 테드는 의도적으로 활과 단검만 사용하면서 전투중이었다.


때로는 활로 적을 때려 패는 근접 공격까지 하면서 방어전 위주로 펼치고 있던 테드에게 알리사의 이상행동이 바로 자신에 대한 부담으로 나타나자 테드는 절박한 마음으로 소리를 질렀다.


"뭐하는거야!"


테드의 고함소리.


그 소리에 알리사는 정신이 들었다.


"테드?"


정신차리고 쳐다본 알리사의 정면에는 밀려 들어오는 가시 덤불을 죽을 힘을 다해 칼로 베어내는 테드의 모습이 있었다.


그것도 전혀 피하지 못한채 온몸에 상처까지 입어가면서.


그리고 이어지는 테드의 목소리에 알리사는 깨달았다.


그가 피를 흘리며 자리를 움직이지 못하는건 바로 멍청하게 뒤에서 덜덜 떨고있는 바보같은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정신차려!"


핏!


테드의 몸에서 피가 튀어나와 알리사의 뺨에 묻었다.


보호막이 압도적인 힘의 차이에 찢겨나간 모양인지 피가 조금씩 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알리사는 겁에 질린 토끼눈으로 테드의 피를 닦은 손을 잠시 쳐다보다 멍하니 테드를 쳐다보았는데


"여기엔 우릴 지켜줄 어른은 없어!"


단 한마디.


그 한마디에 알리사의 떨림이 멈췄다.


그리곤 자신 때문에 회피기동을 하지 못하는 테드의 모습을 보며 한심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나서는 그녀는 말없이 다리에 힘을 주었다.


적어도 짐 덩어리만큼은 되지 않고 싶었던 알리사는 용기를 쥐어짜내어 그 자리를 피했고 테드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허공으로 크게 도약했다.


가시에 뒤덮인 식물이 땅을 박살내며 파고들었고 테드는 시간을 끌기 위해 나무를 타면서 계속 조이를 저격했다.


귀찮은듯한 얼굴로 테드 위주로 견제하던 조이는 테드가 착지 할 지점으로 예상되는 지형을 분석하며 기습 공격할 계획을 머릿속으로 세우기 시작했다.


저쪽의 상황이 딱히 좋아 보이지 않는데다 검은 머리 애송이에게 시간이 질질 끌리는것에 슬슬 이골이 나기 시작했던것이다.


그렇게 조이가 주변을 살필즈음


"음?"


그의 눈에 작은 문제가 보였다.


변수는 항상 예상치 못한곳에서 발생하는 법.


저 멀리 반갑지 않은 손님이 흐릿하게 비치기 시작한것이다.


바스락!


서로가 서로를 노려보며 공격하려던 순간 어디선가 수풀 스치는 소리가 나며 눈치없어 보이는 외부인이 등장하는 소리가 들리자


""?""


이질적인 소리에 클레도르와 안나는 당장이라도 격돌하려던 태세를 내려놓고 고개를 확돌렸다.


하필이면 오늘은 보름달이 뜬 밤.


"왠놈이냐!"


목격자를 최소화 해야 하는 안나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소리쳤다.


외부인의 존재를 인식하자 마자 마법으로 테드와 알리사의 발을 잠시 묶어둔 조이는 안나 옆으로 합류를 완료해 가장 눈에 거슬리는 변수를 관찰했다.


그리곤 소리의 근원을 찾아냈는데 비무장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한명이 어두운 산에서 해메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몇 초 뒤 문제의 근원은 어둑한 산길이 익숙하지 않은듯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다가오다가 이내 자신이 아는 얼굴을 발견했는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응? 알리사 아가씨?"


한편 저쪽에서 익숙한 얼굴의 남성이 수풀에서 나온것을 본 알리사는 남자에게 말을걸었다.


"아저씨..."


슈바이처 영지에서의 계약이 깨어져 오갈데 없는 처지가 된 상인들 중 한명이었던 남자.


그는 약간 얼빠진 얼굴로 눈을 꿈뻑거리며 어리둥절해 있었다.


왜 이곳에 슈바이처가의 귀하디 귀한 외동딸이 살벌한 표정을 짓고 서로에게 칼을 들이대는 광경을 연출하고 있는건지 순간적으로 뇌에서 처리를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목격자를 살려둬선 안돼.'


가장 잽싸게 상황을 판단한건 다름 아닌 안나였다.


'조이를 제외한 그 누구도 여기서 살려보내선 안된다!'


안나는 검을 쥐고 목격자를 제거하기 위해 클레도르를 내버려두고 즉시 그쪽을 향해 돌진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런!"


갑자기 돌진한 탓에 거리가 벌어진데다 설마 자신을 내팽개치고 외부인에게 달려들줄은 생각하지 못한 클레도르는 순간적으로 반응하지 못했다.


한편 평범한 일반인이었던 상인은 어둑한 숲길에 적응하느라 영문도 모른채로 날아오는 칼을 맞이하게 되었다.


심지어 바로 코앞까지 안나가 달려들 때까지만 해도 그는 왜 검을 든 여자가 자신에게 돌진하는지 이유조차 파악하지 못했었고 어리둥절해 있었다.


그렇게 불쌍한 외부인이 순식간에 비명횡사할 상황이 벌어질때쯤 그를 따라온듯한 느긋한 목소리톤의 남자가 숲을 헤치며 나타났다.


"아으... 여긴 왜 이렇게 춥지? 어이 아저씨 방금 그 소리는 또 무슨 소리..."


양손으로 팔을 감싸며 비비면서 무척이나 추운듯 달달 떨떨어대는 금발의 남자.


'살기!'


간편한 여행자용 복장과 허리춤에 검을찬 남자가 무슨일이냐는듯 목소리를 내며 다가오다가 갑자기 어디선가 느껴지는 적의에 본능적으로 허리춤에 찬 검을 빼어 방어했다.


까강! 쾅!


순식간에 안나의 참격을 갈라버린 남자는 살짝 당혹스러운 표정을 한 안나의 제2격을 맞이했다.


까드드득!


검이 기싸움하는 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진채로 대치가 이어지고 금발의 남자는 웃음기를 빼고 빙긋 웃으면서 안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게 무슨짓이지?"


팡!


상대방의 얼굴이 굳어지건 말건 남자는 가볍게 검에 힘을 주어 상대방을 밀어내며 거리를 만들어냈다.


"우리 친구는 다짜고짜 사람에게 검을 휘두르는 취미라도 있으신가?"


엄청난 완력에 밀려난 안나는 몇발자국 뒷걸음질 치다가 상대방이 보통내기가 아님을 깨닫고서는 다시 자세를 신속하게 가다듬었다.


'이 녀석...'


심상치 않은 실력자의 등장에 안나의 눈은 가늘어졌다.


두 검사간의 일촉즉발의 상황


그사이 클레도르는 안나가 허튼짓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기 위해 대치하고 있는 두사람에게 조용히 경계하며 다가갔고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상인은 뒤로 나자빠지더니 어버버거리며 달달 떨었다.


"으... 으아!"


몇초간의 소강상태가 지났을까?


클레도르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금발의 남자는 자신에게 다가온 클레도르를 보며 경계를 하면서 날선질문을 던졌는데.


"왜 너도 저쪽 이모님이랑 비슷한 취미라도 있는거냐?"


명백히 적대적 대상으로 인식 중 인듯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클레도르는 남자를 슬쩍 보면서 어깨를 으슥거리면서 대답했다.


"아니. 난 그럴생각은 없어. 난 사람을 죽이는 취미따윈 없거든."


"그래?"


정면에 대치한 중년여자를 경계하면서 수상한 회색머리에게 금발의 남자는 다시금 물었다.


"그럼 하나 물어보지 저 아줌마는 저쪽에 널부러진 내 의뢰인을 왜 공격한거지?"


"그거야 나도 모르지. 이유가 알고 싶거든 네 친구에게 물어보지 그래?"


클레도르의 말투에 금발의 남자는 클레도르를 훑어보았다.


주변이 약간 어두워 자세히 보이진 않지만 피투성이가 된 옷과 결코 멀쩡해 보인다고 말할 수 없는 상처들이 보였다.


"그렇군..."


안나와 클레도르를 번갈아가면서 대충 무슨일이 있었는지 직감한 금발의 남자는 뒤쪽의 널부러진 상인에게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거죠?"


"그...그게 나도 모르겠어! 우리에게 들리던 소리가 나는듯 해서 한번 알아 보려 왔는데 다짜고짜 공격했다고!"


상인이 벌벌 떨며 금발의 남자에게 하소연하자 남자는 검을 늘어 뜨린채로 공격한 대상을 노려보았다.


반면 자신의 검기가 순식간에 반토막이난 것으로도 모자라 단 한 합만에 압도를 당한 안나는 자신의 공격을 베어버린 금발의 남자를 보며 속으로 내심 당황해하고 있었다.


'보통내기가 아니다!'


안나는 그냥 어중이 떠중이 검사가 아니다.


어디가서도 대접받는 일류 검사중에서도 인호의 경지에 오른 검사다.


등잔밑이라는 조직에서 그냥 개국공신이라고 뽑아준 인물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대체 무엇인가.


눈앞의 3서클짜리 소문만 부풀어진 마법사는 별의별 해괴한짓을 해가며 발악을 하지 않나 갑자기 뜬금없이 등장한 떠돌이 검사는 자신의 공격을 단 한칼에 반토막을 내버렸다.


말도 안되는 일이 하루도 아니고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안에 연달아 일어나자 이 어둑한 산길 마냥 앞날이 캄캄해지는 느낌이었다.


으득.


급변하는 상황속에 안나는 심장을 차갑게 하고 현실을 냉정하게 보았다.


'제기랄!'


수십년간 먹은 칼밥은 그래도 어디가지 않는지 현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게 해준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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