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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박수무당, SSS급 헌터가 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유진숙
작품등록일 :
2023.05.22 19:09
최근연재일 :
2023.07.17 13:05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25,296
추천수 :
476
글자수 :
328,941

작성
23.07.0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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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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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45화 바다의 눈

DUMMY

2시간 51분.


아슬하게 약속 시간을 지킬 수 있었다.


“시간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성격이신가 봅니다. 좀 더 늦어도 괜찮았는데.”

“괜히 저 때문에 중령님이 곤란해지시는 건, 저도 원치 않습니다.”

“허허. 자, 여기 따뜻한 커피 좀 드십시오. 봄이라고 해도 아직 밤바다는 차가우니까요.”


철조망 너머로 넘어와 유 중령이 건네는 인스턴트커피를 떨리는 손으로 받았다.


‘확실히 춥긴 엄청 추웠어. 신지끼 이 자식···. 돌아오는 건 별주부에게 부탁할걸.’


잠시 후 J사의 랭글러 차량이 어두컴컴한 밤길을 훤히 밝히며 나타났다.


연락받고 온 박두엽이 물에 빠진 생쥐 꼴인 나에게 새 옷과 수건을 건네주었다.


“이 야밤에 바다 수영이라도 하신 겁니까? 여기 부탁하신 옷입니다.”


뽀송한 수건으로 대충 몸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며 대답했다.


“고마워요. 레비아탄을 잡을 중요한 단서를 찾으려고 바다에 들어갔었죠. 성과가 있었습니다.”

“중요한 단서라면···?”

“우선 어인족의 대장을 쓰러뜨려야 합니다. 그 녀석이 가지고 있는 아티팩트가 레비아탄 수색에 있어 핵심이 될 겁니다.”

“그렇습니까? 그건 제 보고서에 없던 이야기인데···. 자세한 건 돌아가서 마저 말씀해주십시오.”


숙소로 돌아가니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마중을 나온 그레트헨이 코를 막고 미간을 찌푸렸다.


“으윽, 냄새. 너 뭐 하다가 온 거야?”

“이따 말해줄게. 일단 좀 씻고.”

“그래. 잘 생각했어.”


깨끗한 옷과 세면도구를 챙겨 샤워 부스가 있는 욕실 문을 열려고 할 때였다.


“어, 맞다! 잠깐만 기다려! 지금···!”


덜컥-


욕실 문이 저절로 열리면서 샤워 수건만 걸친 차림의 판밍웨이가 머리의 물기를 짜면서 튀어나왔다.


당연히 문 앞에 아무도 없겠거니 생각한 것인지, 부주의하게 나오던 그녀가 나의 가슴팍에 머리를 박았다.


판밍웨이는 흘러내리는 샤워 수건을 오른손으로 급히 붙잡고 왼손은 이마를 짚었다.


“아이요!”

“엇, 미안. 안에 누구 있는 줄 몰랐어.”

“어디 갔다 온 거야? 네 몸에서 해산물 냄새가 진동해.”

“바다에 갔다 왔어.”

“···빨리 들어가. 꼴이 말이 아니야, 너.”


눈을 부릅뜬 채로 샤워를 끝내고 팀원들을 한곳에 모았다.


그리고 오늘 얻어낸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가 나아가야 할 목표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어인족 대장을 쓰러뜨리고 황옥 구슬이라는 걸 찾는 거야.”


판밍웨이가 헐렁한 셔츠차림으로 의자에 쪼그려 앉아 물었다.


“정말 그것만 있으면 레비아탄을 찾을 수 있는 거야?”

“틀림없어. 황옥 구슬은 바다의 눈이라 불리는 보주거든.”

“바다의 눈이라니. 너무 거창한 이름 아니야?”

“거창하지 않아. 바다에 있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신비한 힘을 가진 물건이거든. 그래서 아무리 마법으로 모습을 숨긴다 한들 그 구슬의 눈을 피할 수가 없어. 아무리 레비아탄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일 거야.”

“좋아. 그럼 내일은 바로 광안리로 가보자. 거기에 어인족들이 주둔하고 있으니까 놈들을 제거하다 보면 찾을 수 있겠지.”


옆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박두엽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박두엽. 예. 수중용 전투복 4벌을 내일 아침에 갖다주세요. 예, 그럼···.”


***


다음 날 아침.


부산지부 관리국 직원이 갖다준 수중용 전투복은 잠수부들이 입는 옷과 비슷한 재질이었다.


팀원들이 몸에 딱 달라붙는 고무 재질의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산소 호흡기를 점검하는 동안, 판밍웨이는 아직도 옷을 입으려고 낑낑거리고 있었다.


그레트헨은 꽉 껴서 가슴 위로 올라가지 않는 전투복을 붙잡아 당겨주며 구시렁거렸다.


“왜 이렇게 안 들어가?”

“한 치수···. 더 큰걸···. 달라고 했어야! 흡!”

“이건 슬라임으로 만든 특수 재질이라 신축성이 엄청 좋은 건데. 그러니까 살 좀 빼!”

“으, 으으···. 살을 빼기는! 내 몸매는 지금이 딱 좋다고.”

“이 지방 덩어리 때문에 지금 옷이 너무 꽉 끼는 거 아냐?”

“···그래, 좋겠다. 안 맞는 옷이 없어서.”

“뭐어? 지금 비꼬는거야? 아, 시간없어. 빨리 입으라고!”


어렵사리 환복을 마친 판밍웨이가 숨을 몰아쉬었다.


“휴우···. 들어가긴 했는데 숨쉬기 너무 힘들어. 그냥 벗을까? 이런 거 없어도 괜찮은데.”


손으로 가슴 부위에 딱 붙은 전투복을 억지로 늘려보려는 그녀에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억지로 변형을 주려고 하지 마. 시간이 지나면 착용자의 몸에 딱 맞게 변할 거야.”

“전에 입어본 적 있어?”

“···있어. 자, 준비 끝났으면 출발하자.”


광안리 해안가 앞에는 어젯밤에 보았던 것처럼 철조망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GOP에 배치된 군인들의 안내를 따라 물이 허리춤까지 잠겨있는 한 도로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중위 계급의 소대장이 소대원들에게 돌아가라는 지시를 내리며 도로를 가리켰다.


“저희가 진입할 수 있는 곳은 여기가 끝입니다. 이 앞으로 계속 가다 보면 물이 깊어질 테니 조심하십시오.”


물속에 잠긴 도시의 모습은 묘한 이질감을 선사했다.


카페, 은행, 관공서, 음식점, 자동차 정비소···.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물속에 잠긴 채 조용히 숨을 참고 있었다.


이제 턱밑까지 차 있는 물을 보며 우리는 산소 호흡기를 장착하고 본격적인 수색을 시행했다.


일반적으로 잠수부들은 수신호로 서로 의사소통하지만, 수중 전투복에는 근거리 통신용 송수신기가 달려있어 대화를 나누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다들 내 말 들려?”

“응.”

“누구야?”

“판밍웨이.”

“마이크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좀 달라서 놀랐어. 다른 사람들은?”

“잘 들려.”

“잘 들립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흩어져서 어인족 대장을 찾아보자. 다 같이 다니는 건 시간 낭비야.”


나의 제안에 팀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레트헨은 서쪽, 박두엽은 동쪽, 판밍웨이는 남동쪽으로 갔으니까···. 난 남서쪽으로 가봐야겠군.’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된 듯 유유히 물속을 나아갔다.


지상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10분 정도 헤엄쳐 나갈 때였다.


저 멀리 술집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곳에 사람이 있을 리가 없으니 어인족 놈들이겠지?’


조심조심 다가가 창문 사이로 내부를 바라다보니, 흉측한 심해어처럼 생긴 반인 반어들이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있었다.


아귀같이 생긴 머리를 한 어인이 미역 줄기를 접시에 가득 담아 내려놓았다.


손님 중 꽁치같이 생긴 머리를 가진 어인 하나가 푸념하듯 따졌다.


“어이! 또 미역이야? 이런 거 말고 딴 건 없어?”

“그냥 주는 대로 처먹어. 너도 알잖아? 생선들은 레비아탄님에게 모조리 바쳐야 한다는 걸.”

“아무리 그래도 이것만 먹고 어떻게 힘을 써?”

“그분께서 우리까지 잡아먹진 않으시는 걸 고맙게 여겨.”

“쳇···.”

“먹기 싫으면 관둬라.”


아귀가 접시를 도로 가져가려고 하자, 꽁치같이 생긴 놈이 접시를 급히 붙잡았다.


“아, 아냐. 먹을게. 이리 줘.”

“그래. 조금만 더 참아봐. 일주일 뒤에 레비아탄님이 깨어나시면, 한 번 더 해일을 일으켜서 본격적인 육지 점령을 시작할 거니까. 그러면 양질의 고기가 많이 들어올 거야.”

“정말? 레비아탄님이 깨어나신다고? 그 바다 마녀가 내린 저주를 풀었다는 말이야?”

“그러니 우리가 지금 이런 해초나 먹으며 버티는 것 아니겠나.”

“오호?”


어인들의 대화를 엿듣던 나는 창문 아래에 쪼그려 앉으며 생각했다.


‘부산이 이렇게 미미한 피해로 끝날 수 있었던 건 황옥 공주 덕분이었군···. 그건 그렇고 레비아탄이 일주일 뒤에 깨어난다고? 서둘러야겠어.’


쨍그랑-


주먹으로 창문을 깨고 술집 안으로 들어가 기세 좋게 외쳤다.


“사르고르 시르프르르으으 묘언! 하앙아오오 우스르르이···.”


산소호흡기를 떼고 말을 해서 그런지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 이상한 목소리에 잔뜩 긴장하던 어인족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 저 새끼 저거 지금 뭐라는 거냐?”

“몰라. 큭큭. 어쨌든 잘됐네. 마침 고기를 먹고 싶던 참이었는데.”

“어이! 주방장! 칼 좀 갈아놔. 오늘 아침은 인간 고기니까!”


통신용 마이크를 스피커로 바꾸고 다시 말했다.


“살고 싶으면 너희들 대장이 어딨는지 불어.”

“우리를 잡으러 온 걸 보니 헌터인가 본데. 네 상황이 지금 어떤지 좀 자각하는 게 어떨까? 여긴 물속이라고!”


꽁치를 닮은 어인은 날카로운 손톱을 치켜세우고 물살을 쏜살같이 헤치며 달려들었다.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전어도를 뽑아 휘둘렀으나, 물의 저항 때문에 뭍에서의 위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전어도를 붙잡은 꽁치 어인은 금방이라도 검을 부러뜨릴 듯 잔뜩 힘을 주었다.


‘물 만난 물고기가 따로 없네. 확실히 물속이라 그런지 평범한 공격으론 힘들겠어.’


[소환술 발동]

[금혈어 떼가 고래의 피 냄새를 찾아 맴돕니다.]


피라냐를 연상케 하는 날카로운 이빨과 칼날같이 날카로운 지느러미를 가진 금혈어떼가 수백 아니, 수천 마리가 몰려들었다.


손바닥만 한 금혈어 중에서 유독 크기가 큰 우두머리 금혈어가 나를 감싸고 빙빙 돌고 있는 무리를 무르며 말했다.


“중지. 이 남자. 죽이면 우리도 죽는다.”

“옳지. 역시 넌 물고기치곤 똑똑하다니까.”

“해방. 우리를. 바다로 보내줘라.”

“그렇게는 안 돼.”

“이유. 알고 싶다.”

“정말 몰라서 그래? 너희가 잡아먹은 뱃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그새 까먹은 거야?”

“도움. 없다. 그렇다면.”

“도와주기 싫어도 도와줘야 할걸?”

“어째서?”


오랜만에 물고기를 맛보는 것인지 어인들은 금혈어를 붙잡고 마구 씹었다.


아귀 어인은 씹던 금혈어를 검은 액체와 함께 뱉어내며 인상을 찌푸렸다.


“퉷! 이게 무슨 맛이야?”


그 모습을 보던 금혈어의 우두머리가 화살처럼 헤엄쳐 나아가 놈의 혓바닥을 잘라냈다.


“으엑! 눼 허가···!”


잘린 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피 냄새를 맡은 금혈어들이 순식간에 어인들을 포위했다.


놈들은 벌 떼에게 쫓기는 사람처럼 허둥지둥거렸다.


“이, 이 자식들 빨리 죽여!”

“으악!”


어인들의 최후는 비참했다.


금혈어들이 몸속으로 파고들어 내장부터 모조리 먹어 치웠기 때문이었다.


한차례 거친 식사를 마친 금혈어들을 가로막으며 구석에 잔뜩 웅크려 벌벌 떨고 있는 광어를 닮은 어인의 아가미를 붙잡고 들어 올렸다.


“내가 아까 말했지? 살고 싶으면 너희 대장이 어딨는지 불라고.”

“대, 대장은! 여기서 동쪽으로 2km 떨어진 곳에 있어! 인간들의 건물을 뜯어다가 만든 궁전에 살고 계시니까 금방 찾을 수 이, 있을 거야!”

“그래? 한데···. 내가 널 어떻게 믿지?”

“저, 정말이야!”


안전장치가 필요했기에, 주변을 헤엄치던 금혈어 한 마리를 붙잡아 놈의 아가미 속에 붙이고 말했다.


“앞장서라. 허튼짓은 하지 않는 게 좋아. 그랬다간 네 아가미에 붙은 이 작은 친구가 널 걸레짝으로 만들 테니까.”

“아, 알았어!”


광어 어인을 거칠게 내려놓고 통신 채널로 팀원들을 불러 모았다.


“놈들의 대장이 어딨는지 알아낸 것 같아. 모두 내가 있는 곳으로 집결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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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화 이직 23.07.08 20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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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화 레비아탄(3) 23.07.06 204 5 12쪽
48 48화 레비아탄(2) 23.07.05 213 5 12쪽
47 47화 레비아탄(1) 23.07.04 223 5 12쪽
46 46화 고래 사냥 23.07.03 217 5 12쪽
» 45화 바다의 눈 +1 23.07.02 220 6 12쪽
44 44화 동백섬 인어공주 23.07.01 237 6 12쪽
43 43화 불길한 예감 23.06.30 252 6 12쪽
42 42화 제3차 대격변 23.06.29 278 6 12쪽
41 41화 마왕성 토벌(3) 23.06.28 270 6 12쪽
40 40화 마왕성 토벌(2) 23.06.27 270 7 12쪽
39 39화 마왕성 토벌(1) 23.06.26 290 7 12쪽
38 38화 홀리고 홀리는 관계 23.06.25 291 8 12쪽
37 37화 카페 페코페코 23.06.24 304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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