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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박수무당, SSS급 헌터가 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유진숙
작품등록일 :
2023.05.22 19:09
최근연재일 :
2023.07.17 13:05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25,293
추천수 :
476
글자수 :
328,941

작성
23.06.27 13:03
조회
269
추천
7
글자
12쪽

40화 마왕성 토벌(2)

DUMMY

“위원님. 여기 계셨는군요. 늦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뭐죠? 내가 분명히 경호원들한테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했을 텐데?”


그는 자신의 뒤에서 어물쩍거리는 경호원들을 물리며 하서희에게 휴대폰을 꺼내 보였다.


“휴대폰을 꺼두셨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지금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안보입니까?”

“방해해서 죄송합니다만 국장님의 긴급 호출이 있어서 말입니다.”

“···국장이?”


한서희는 X팀 요원의 재촉에 못 이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 사건은 그냥 쉬쉬하며 넘어갈 사안이 아니에요. 국제 분쟁까지 이어지는 큰 사안인데···. 이건 국장님도 잘 아실 텐데?”

“국장님께선 본인이 알아서 처리하시겠다며 손을 떼라 하셨습니다.”

“본인이 알아서 처리하겠다?”

“예, 그리고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앞으로 최준원 헌터의 일에 간섭하지 마라.’”

“크흠. 정말 그리 말씀하셨다고?”

“그렇습니다.”


그녀는 내게 준 서류를 회수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최준원 씨. 그쪽이 국장과 어떤 관계인진 몰라도 늘 제가 주시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꼭 죄라도 지은 사람 같네요.”

“전 당신을 파헤치려는 게 아닙니다. 도와주려는 거지. 일단은 마왕군과 전쟁이 급선무니까 이번 일은 나중에 다시 의논하도록 하죠.”


한서희는 탐탁지 않다는 표정으로 경호원들을 이끌고 사라져버렸다.


X팀 요원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내게 말을 걸었다.


“타이요 그룹 사건은 최준원 씨께서 알아서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관리국 차원에서 뭐라도 해주면 저는 좋은데요.”

“어차피 저희 쪽에서 타이요 그룹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국장님이 그녀를 막아선 겁니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면?”

“국장님께서 남의 싸움에 끼어드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나를 높게 평가해주는 건지 아니면 그냥 방치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네.”

“방치라니요. 전자에 가깝지요.”


그는 텐트 밖으로 나서기 전, 내게 티타늄 재질의 고급 라이터를 건네며 말했다.


“국장님이 드리는 선물입니다.”

“선물 고맙다고 전달해주세요.”

“그리하겠습니다. 아, 이 말도 함께 전하라 하셨습니다.”

“뭡니까?”

“이참에 담배는 줄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시더군요. 증조모께서 걱정하신다며.”

“당신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겁니까?”

“저흰 국장님의 직속 요원들이니까요. 그럼 전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잠깐의 면담을 마치고 나선 텐트 밖엔 강윤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할까?”

“예! 대사부!”


***


경기장 옆 야구장에 마련된 오우거 마을 입구에는 인간의 뼈가 장대에 꽂혀 장승처럼 세워져 있었다.


이미 한차례 큰 전투가 있었는지, 야구장 입구에 오우거의 피가 흥건하게 쏟아져 있었다.


‘수고를 덜었군. 바로 보스를 처리하러 가면 되겠어. 남아있는 놈들이 있는지 확인만 하고.’


필드로 나가는 복도가 우렁찬 엔진 소리로 가득 울렸다.


부르릉- 부릉-


그것은 다름 아닌 강윤서가 전기톱의 시동을 거는 소리였다.


어딘지 모르게 잔뜩 신이 난듯한 그녀를 바라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저기···. 윤서야?”

“옛! 대사부!”

“설마 그게 네 무기냐?”

“우리 우타미(歌美) 말씀이시죠? 맞아요.”

“우리 우타미? 전기톱에 이름도 있더냐? 한데 우타미가 무슨 뜻이지?”

“노래하는 미인이라는 뜻입니다. 이 아이에게 갈려 나가는 몬스터들이 울부짖는···.”

“워. 워. 알았어. 그쯤 하면 됐다. 가자···.”

“예! 앞장서시죠!”


우리는 별다른 저항 없이 오우거 마을 깊은 곳까지 들어설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마주한 몇 안 되는 오우거를 귀신들의 힘으로 해치우고 돈이 될만한 물건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


털털털털-


“흐응. 좀 더 강한 상대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시시하게 죽어버려?”


강윤서는 오우거 시체 옆에서 전기톱의 살벌한 엔진 소리를 들으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까와 너무나도 달라진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얼굴은 마치 살인귀(殺人鬼)가 아닌가? 무섭구먼···.’


빙글빙글 돌아가는 전기톱 날을 살짝 피하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오우거 로드라는 놈은 반대편 경기장에 있는 모양이다. 여긴 대충 끝난 모양이야.”

“그럴 겁니다. 오우거 로드라···. 후훗. 썰어내는 맛이 있겠어. 큰 덩치! 내장도 졸라 크겠지!”


그녀는 피를 보고 잔뜩 흥분한 싸움소처럼 숨을 거칠게 쉬고 있었다.


“졸, 졸라?”

“예! 아니다. 졸라 큰 게 아니라, 존나게 크겠지요?”


두 손으로 몸짓까지 하면서 크다는 것을 강조하는 강윤서를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윤서야, 너 괜찮은 거냐? 어딘지···.”

“제 컨디션은 지금 120%입니다! 어서 시작하고 싶어요.”


혀를 날름거리는 그녀를 보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조심해야겠어. 아무리 날이 잘 드는 검이라도 제대로 못 다루면 제 손목이 베이는 법이야.’


슈웅- 툭-


야차(夜叉)라도 씐 것처럼 적을 찾는 강윤서 앞에 손도끼 하나가 날아와 꽂혔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오우거들이 고함을 지르며 벌떼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인간! 찢어! 죽여!”


도끼와 날이 나간 대검을 마구 휘두르는 놈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베어나갈 수 있었다.


힘은 가공할 정도로 강할지 몰라도 평범한 인간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둔한 놈들은 내 상대로 부적합했다.


이건 본인 말에 의하면 S급에 가까운 A급이라는 강윤서에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끄아아악! 살려줘!”


한쪽에서 오우거들의 절규가 들려왔다.


쌔애앵-


이어서 정육점을 방불케 하는 고기 써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오우거들은 덩치에 걸맞지 않게 고블린들이 그러하던 것처럼 우왕좌왕 도망치기 시작했다.


“악마다! 악마가 나타났다!”

“살고 싶으면 도망쳐!”


무슨 일인가 싶어 허겁지겁 달려간 곳엔 오우거의 팔다리가 이리저리 흩어져있었다.


참혹한 아수라장 한가운데엔 강윤서가 끈이 떨어진 안대를 들고 주저앉아 있었다.


“윤서야! 괜찮냐?”

“···”

“윤, 윤서?”


그녀는 도깨비의 눈처럼 붉게 빛나는 눈을 치켜뜨고 나를 노려보며 웃었다.


“큭큭큭. 잘 보시라고요. 싸움이란 건 어떻게 하는 건지!”


강윤서는 이미 산산조각이 난 오우거를 향해 전기톱을 높이 들었다.


“뭐? 정신 차려! 놈은 이미 죽었다고!”

“울부짖어라! 그리고 흐느껴라! 죽어! 죽어! 죽어!”

“멈춰!”


불필요하게 폭주하는 그녀를 막기 위해 환두대도를 뽑아 전기톱을 가로막았다.


그그그극- 카강- 카강-


검이 전기톱 날에 갈리며 엄청난 굉음과 불똥을 튀기고 있었다.


힘이라면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 난데도, 강윤서의 엄청난 힘 앞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왜애앵- 그그그극-


[아이템 파괴: 단봉문 환두대도]


팅-


부러진 검의 날이 하늘 높이 솟구치더니 바닥에 꽂혀버렸다.


버서커들은 무당과 꽤 닮은 구석이 있다.


종교적 의식을 통해 무아지경에 빠져드는, 일종의 트랜스 상태에 빠져들며 본인의 힘을 한계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측면에서 보면 그렇다.


과거 바이킹들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날뛰는 어린 버서커들을 어떻게 다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정신이 반쯤 날아가 버린 어린 무당을 막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지만···.’


퍼억-


“끄윽···.”


털썩-


“미안하지만 잠깐만 그러고 있거라.”


주먹에 맞고 쓰러져 의식을 잃은 틈에 재빨리 신기원요를 불러 안대를 고쳤다.


다시 튼튼하게 연결된 안대를 그녀의 얼굴에 씌워주며 목뒤로 흐르는 땀을 닦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뻔했어···.’


내가 기를 쓰고 강윤서가 미쳐 날뛰는 것을 막은 것은 이유가 있었다.


사람이나 짐승들이 귀신이 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많은 사람이 잘 알고 있듯, 살아생전 풀지 못한 한 때문에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고 이승에 남는 경우.


다른 하나는 바로 이것처럼, 무언가에 홀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였다.


어둑시니는 어둠이 선사하는 공포에 미쳐 날뛰어 스스로 어둠이 되어버렸다.


구미호는 인간에 대한 동경을 넘어, 인간 그 자체가 되고 싶다는 집착으로 짐승도 인간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밖에도 수많은 귀신이 비슷한 이유로 저승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산지옥을 겪고 있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강서윤이 숨을 몰아쉬며 눈을 번쩍 떴다.


“핫!”


정신을 차린 강윤서는 자기 눈에 씌워진 안대를 만지작거리며 내게 고개를 숙였다.


“대, 대사부님! 괜찮으십니까?”

“야, 너···.”

“정말 죄송합니다! 이 빌어먹을 눈 때문에···.”

“네 기프트는 스스로 제어가 안 되는 거냐?”

“예전엔 괜찮았는데···.”

“괜찮았다고?”

“오늘처럼 이성이 날아가 버린 것은 처음이라 저도···.”


전기톱을 내려놓은 강윤서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나만큼이나 그녀도 적잖게 놀란 것이 분명했다.


“후우···. 안 되겠다. 너와 나의 극 상성인 것이 틀림없어. 여긴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돌아가거라.”

“예? 극 상성이라니요?”

“네가 무당인 것이 문제야. 무당들은 빙의 당하기 쉬운 체질을 타고 나거든.”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 몸은 걸어 다니는 봉귀함이야. 바로 이 단전에 온갖 악귀들이 들어있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너는 바로 무당이기에, 이놈들의 악한 기운에 쉽게 물든다. 뭐 그런 말이야.”

“그러니까 제가 무의식중에 악귀들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지.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말도 있잖나? 더 최악인 것은 네가 무당을 관뒀다는 거야. 널 지켜주는 몸주신이 떠나고 나니 더 취약해질 수밖에. 이러다간 너도 귀신이 되고 말 거다.”

“그럴수가···.”

“그러니까 가라. 나랑 같이 있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나의 말을 듣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강윤서의 두 눈에 눈물이 한가득 고였다.


“흐윽. 흑···.”

“유, 윤서야? 왜 그러느냐?”

“전 정말 구제 불능이에요! 흐윽···.”

“구제 불능이라니?”

“스승님에 이어서 대사부님까지 실망하게 해드렸으니까요···. 전 그냥 대사부님을 도와드리고 싶었을 뿐인데···.”

“마음은 갸륵하다만 난 자신의 힘도 제대로 다룰 줄 모르는 자와 같이 일을 도모하고 싶진 않아.”

“···아마도 그러시겠죠. 대사부님, 저는 그럼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나의 가혹하리만큼 냉정한 대답에 그녀는 이미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인 얼굴로 돌아섰다.


‘···이렇게 그냥 돌려보내기엔 좀 미안하네. 그래도 내 제자의 제자인데.’


“잠깐만.”

“예?”

“그렇게까지 날 돕고 싶으냐?”

“물론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하도록 하자.”


[소환술 발동.]


구미호가 꼬리를 공작새처럼 활짝 펴며 요망한 미소를 흘려보냈다.


그녀는 강윤서를 보며 나를 향해 눈을 흘겼다.


“또 여자 문제야? 그 난리를 겪은 게 불과···.”

“아, 그것 때문에 널 부른 것이 아니야. 너에게 부탁을 하나 하려고 불렀지.”

“부탁?”


강윤서는 처음 보는 구미호의 자태에 넋이 나간 눈빛으로 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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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바다의 눈 +1 23.07.02 219 6 12쪽
44 44화 동백섬 인어공주 23.07.01 237 6 12쪽
43 43화 불길한 예감 23.06.30 252 6 12쪽
42 42화 제3차 대격변 23.06.29 278 6 12쪽
41 41화 마왕성 토벌(3) 23.06.28 270 6 12쪽
» 40화 마왕성 토벌(2) 23.06.27 270 7 12쪽
39 39화 마왕성 토벌(1) 23.06.26 290 7 12쪽
38 38화 홀리고 홀리는 관계 23.06.25 291 8 12쪽
37 37화 카페 페코페코 23.06.24 304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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