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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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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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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2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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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화 그들을 잡을 무기가 필요해.

DUMMY

28화 그들을 잡을 무기가 필요해.




영업부의 전설 심지훈 차장.

예전에도 은성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던 심지훈 차장이었다.

영업의 달인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인물이 그였다.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부산의 은성 마트 입성기.

그 당시 영도에 꽤 규모가 큰 마트가 매물로 나왔고, 은근히 수익성이 좋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국내 유통계의 선두 주자인 론도 그룹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 부산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유통업계들은 유독 부산에서는 맥을 추리지 못하고 있었고, 이번 마트도 당연히 론도에서 입찰할 거라 다들 기정사실로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부산에 혈혈단신 내려가 론도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부산에 은성마트를 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 바로 그였다.


늦지 않으려 열심히 달려간 영업부.

연말의 뒤숭숭한 분위기에 다들 조용히 업무를 보는 척하는 중이었다.


“안녕하세요. 영업부 심 차장님 좀 만나러 왔습니다.”


심 차장님을 찾는다는 말에 고개를 돌려 차장님의 자리를 알려주는 직원.

난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천천히 심지훈 차장님 자리로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차장님! 저 한선호라고 합니다.”


다행이라는 점은 내 직급이 차장이라는 점이었다.

사내 맡은 직책은 팀장, 그리고 내 개인적인 직급은 차장이었기에 심지훈 차장과의 기싸움에서 동등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아직은 입사 연도나 나이가 깡패이던 시절이었으니까.


“아, 인사팀에서 연락받았습니다. 심지훈입니다.”


40대 중반의 나이.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쾌남형의 외모가 돋보이는 심지훈 차장이었다.

영업 사원이라면 응당 갖춰야 할 나이스한 외모를 보고 있자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인사팀을 통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잠시 시간 괜찮으시면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그럼요. 저기 자판기 커피라도 하나 먹으면서 이야기할까요?”


단순히 업무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아는 심지훈 차장이었다.

다른 부서와 협업은 언제나 진행형이었기에 다른 직원들도 딱히 관심을 주지 않고 자신들의 일에만 몰두하는 중이었고.


“좀 길어질 수 있을 거 같은데···. 요 앞 조용한 곳으로 가시죠.”


내가 목소리를 낮춰서 이야기하자 분위기를 단번에 파악하는 심 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앞장섰다.


‘영업 기획팀에서 나와 조용히 할 말이 있다고?’


의아함이 들었지만, 이야기는 들어봐야 했던 심 차장.

분위기를 살피며 자연스럽게 물음을 던졌다.


“영업 기획팀에서 저랑 긴히 할 말이라는 게···.”


“하하, 자세한 이야기는 자리 앉아서 차분하게 드릴게요. 심 차장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일 겁니다.”


1층 로비로 내려간 우리 두사람.

회사 앞 골목 지하에 있던 조용하고 허름한 다방으로 날 이끄는 심지훈 차장이었다.


“여기 커피 비율이 괜찮거든요.”


씨익 웃으며 먼저 자리를 안내하는 심 차장이었다.

역시나 오래된 영업맨의 매너가 몸에 배어있는 심 차장.

간단한 스몰토크로 분위기를 이끌며 내 분위기를 은근히 살피고 있었다.


“시간을 너무 많이 뺏을 수 없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하던 심 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집중했다.


“내년 조직 개편 때 새롭게 신사업 팀이 생길 예정입니다. 제가 팀장으로 내정되어 있고요. 전 저와 함께할 팀원들 모집하고 있습니다.”


정말 극소수의 인원만이 알고 있는 신사업팀의 존재였다.

처음 듣는 이야기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짓던 심 차장의 이마에 주름이 슬쩍 잡히기 시작했다.


“신사업팀이요?”


이렇게 어려운 시국에 갑자기 신사업팀이라니.

바보가 아닌 이상 가기가 꺼려지는 건 당연했다.

물론 회사에서 강제로 발령을 낸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게 회사원의 숙명이었지만, 어느 정도 결과를 알 수 있는 신사업 팀이었다.


“네! 위기라 생각하겠지만, 전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생각입니다.”


“죄송합니다만, 전 영업직으로만 10년 넘게 회사생활을 했어서요. 제가 도움이 안 될 거 같은데요···.”


어느새 나온 커피를 후후 불다 내려놓으며 말하는 거절.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기에 굴하지 않고 다시 질척이기 시작했다.


“부회장님이 신사업팀을 말씀하셨을 때부터 영업맨이 꼭 필요했습니다. 제 생각엔 심 차장님의 경험과 역량이 우리 신사업팀에 꼭 필요합니다! 도와주세요!”


난 최대한 고개를 숙여 보이며 심 차장에게 읍소했다.

단순히 서류와 부산에서 활약 때문에 그를 잡으려 했던 건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심 차장은 향후 10년 동안 은성에서 가장 많은 계약을 안겨주는 사람이었다.

그의 실적이라면 충분히 부장 진급이 가능했던 상황이었지만, 아무리 많은 계약서를 가지고 와도 부장으로 진급하지 못했던 불운한 케이스.

딸린 가족이 있었기에 정년까지 현장을 돌았던 걸로 알고 있었다.


“정확히 신사업팀에서 하는 일이 어떤 거죠? 제 역할은요?”


저렇게 간절하게 말하니 이야기라도 들어보려 묻기 시작하는 심 차장.

지금을 놓칠 수 없었다.


“은성 유통은 현재 마트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시다시피 현재 IMF로 온 나라가 위기 상황에 놓여 있죠. 그렇다면 큰 비용이 드는 마트를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죠. 그게 우리 팀이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겁니다.”


곰곰이 생각에 잠긴 심 차장.

아직 은성에서는 구조조정이다 명예퇴직이라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지만, 언제 나오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어려운 시기라 영업 실적 따기도 쉽지 않을 텐데···.’


혼자 생각에 잠긴 심 차장의 귀로 똑같은 의미의 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어려운 시가라 영업부의 실적도 내년엔 사실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차장님!”


아까도 사무실에서 내년 실적에 대해 걱정하고 있던 심 차장이었다.

위에서 실적을 쥐어짜 내려고만 하는 현실도 그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으음···만약 간다면 연봉은···.”


‘됐다!’


연봉의 이야기가 나왔다는 건 어느 정도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

쇠뿔도 당긴 김에 빼라는 말처럼 적극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지금 얼마를 받으시는지 모르겠지만, 내년이 지나면 역대급 상승률을 보실 수 있게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거기에 성과에 따른 성과급도요. 연봉은 최소 15%는 보장하겠습니다!”


직급이 오를 때가 아닌 호봉이 올랐을 때 기본적인 상승률은 대략 5% 이내였다.

15%라는 수치는 심 차장에겐 혹 할만한 수치였다.


“흐음···생각을 좀 해봐도 되겠죠?”


“물론입니다. 사실 심 차장님이 안 오신다고 하면 대안이 없습니다. 삼고초려를 하더라도 꼭 심 차장님을 모시고 싶은 게 제 솔직한 마음입니다.”


“네, 고민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마사던 커피를 내려놓는 심 차장.

나 역시 커피를 내리고 먼저 일어나 심 차장에게 악수를 청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심 차장은 끝까지 미소를 잊지 않으며 호감형의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회사로 돌아갔다.

신사업팀을 구성하는 게 쉽지 않을 거란 불길한 마음이 점점 들어가고 있었다.



****


계속해서 이어지는 개별 면접.

차장급 1명과 과장급 2명을 연달아 만나는 강행군이 펼쳐지고 있었다.


‘다들 분위기 부정적이야···.’


사실 익숙한 업무가 아닌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게 과장급 이상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몇 년 동안 익숙해진 업무를 하루아침에 바꿔서 해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왔다.

도전적인 정신을 가진 과장급 이상은 사실상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했다.


‘그들을 잡을 무기가 필요해.’


단순히 명분으로 잡아낼 수 있는 회사원들이 아니었다.

회사원들의 동기부여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돈이었다.

당근을 흔들어야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당근의 확보.

그걸 책임져줄 든든한 지원군이 나에겐 존재했다.

전화기를 들어 인사팀 내선 번호를 눌러 희주를 호출했다.


“저, 부회장님께 확답받아야 할 게 있습니다.”


-부회장님께 말을 전해드리면 될까요?


“네, 충분합니다. 이번 신사업 팀이 성과를 냈을 경우 연봉 인상이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한지 어느 정도 가능한 지 인사팀 직원으로 여쭤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진급과 급여 책정을 도맡아 하는 인사팀.

희주가 인사팀에 있기에 그 두 가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거다.

그걸로 팀원들을 챙기고 신사업팀을 키워나갈 생각이었다.


“네, 제가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든든한 희주의 목소리.

내 편이 생겼다는 건 심적으로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이제 희주의 대답을 기다리며 다음 대리때 부터는 당근을 흔들면서 면접을 볼 수 있을 거다.


“팀장님 바쁘시네요?”


바깥으로 돌다 돌아온 기획 2팀의 사무실.

업무가 다 끝난 2팀의 인원들은 내년을 준비하며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신사업팀 구성 중입니다. 필요한 인원들을 따로 만나보느라 제가 좀 바쁘게 움직이죠.”


“역시···회사원들은 다 팀장님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에이, 뭘 또 배웁니까? 다들 뭐 하고 계시나요?”


정신없이 보낸 시간이 지나니 보이는 2팀 인원들이었다.

신 대리는 눈을 반짝이며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왔다.


“전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 있습니다. 신사업에 도움이 될까 하고요.”


“와, 신 대리 너무 노골적인데?”


옆에서 듣던 안 과장이 볼멘소리를 내며 신 대리를 쳐다봤다.


“기회는 있을 때 잡아야 하는 겁니다. 팀장님 저도 신사업팀에서 일해보고 싶습니다. 전 안됩니까?”


아까 내 전화 소리를 들었는지 무척이나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신 대리.

그의 능력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나였다.

예전 개차반 같던 나도 버텨내는 멘탈은 두말할 필요 없었고 맡은 일을 항상 200% 만족스럽게 해냈던 에이스가 바로 신 대리였다.


“신 대리까지 빠지면 우리 기획 2팀은 누가 지킵니까?”


그 말에 신 대리의 고개가 안 과장 쪽으로 돌아간다.

내가 오기도 전부터 2팀에 있었던 안 과장.

고이다 못해 썩어가는 안 과장을 보며 신 대리가 말했다.


“2팀은 언제나 안 과장이 지킬 겁니다!”


“신 대리, 이제 아예 날 묻는데? 2팀이 내 무덤이야?”


인력 수급이 쉽지 않은 현 상황.

날 잘 알고 내가 잘 아는 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신 대리까지 신 사업팀으로 간다면 남은 유 대리와 안 과장이 눈에 밟히는 상황.


“두 분은 어때요? 신사업팀 가실 생각 있어요?”


예상치 못한 질문에 말문이 막힌 두 사람.

한 팀장이 자신들을 데려가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두 사람은 얼빠진 얼굴로 잠시 서로를 바라본다.


“기획 2팀이 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아까 들으셨듯 연봉과 성과급도 실적만 난다면 받으실 수 있고요.”


“고민할 것도 없네요. 전 팀장님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안 과장은 주먹까지 쥐어 보이면서 신사업팀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이어서 유 대리 역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도 팀장님과 함께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신사업팀에서 제 능력을 펼쳐 보이겠습니다.”


“와아, 이러면 진짜 최고인데요?”


2팀에서 한 명만 콕 집어서 데려가는 건 지난 시간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한 식구라고 생각했으니, 함께 가는 게 맞았다.


“좋네요. 이제 내년부터 우리는 다시 태어나는 겁니다.”


“신사업! 뉴비즈니스!”


조용하던 사무실이 기획 2팀으로 인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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