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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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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최근연재일 :
2024.06.28 07:5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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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766
추천수 :
2,037
글자수 :
170,700

작성
24.05.29 08:10
조회
6,284
추천
86
글자
8쪽

1화  설마···. 이게 꿈이 아니야?

DUMMY

1화  설마···. 이게 꿈이 아니야?



내 사인만 남은 이혼 서류를 상 위에 올려놓고, 술잔에 술을 따랐다.


‘어쩌다 이렇게 돼버렸는지···.’


집 안의 큰 응접실.

홀로 덩그러니 앉아 가장 독한 술을 꺼내 먹고 있는 지금.

나에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가족도 친구도 심지어 자식도 없는 완벽 혼자인 생활.

유럽으로 갔던 신혼여행에서 사 온 위스키.

무려 30년 가까이 되어서 개봉한 술을 먹으며 취기에 빠져들었다.


내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폭력에 못 견디고 집을 나간 어머니.

그 당시의 난 고아보다 못한 삶을 살았다.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던 어느 날.

아버지가 객사하여 진정으로 고아가 되었다.

그렇게 보육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삶의 방식을 배웠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성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10년을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견디고 견뎌냈고.


[한선호가 한국대에 합격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대인 한국대 경영학과에 합격.

지겹던 보육원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그 이후도 쉽지 않았다.

대학에서도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높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해야 했고.


[(주)은성기업 합격하셨습니다.]


피나는 노력 끝에 재계 서열 30위의 대기업인 은성 그룹에 입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했다.


이제야 성공을 위한 시작점에 선 것이다.

나는 악에 받쳐 일을 했다.

실적을 쌓고, 쌓고, 쌓아 계속 위로 올라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를 만났다.

은성 그룹의 자제 장희주.


너무도 행복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하지만 사랑받고 성장하지 못해서 그랬던가?

나는 그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몰랐다.

나를 사랑해준 그녀와 결혼을 승낙해준 회장님, 행복을 얻게 해준 회사에 보답하기 위해 나는 더욱 일에 몰두했다.

그것만이 보답할 수 있는 길인 줄 알았으니까.


이제야 내 잘못들을 깨달았다.

나는 일에 빠져 사는 것보다 희주와 함께했어야 했다.

일 잘하고 회사를 키워봤자 그녀를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던 거였다.


상 위에 놓여진 이혼 서류가 눈에 들어오며 조금 전 희주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여기 도장 찍어.


방에서 나와 서류 한 장을 건네주는 장희주.

그녀의 얼굴엔 일말의 감정 하나도 담겨 있지 않았다.


-······이제 와서 꼭 이렇게 해야 해?


-내가 예전에 말했었지? 내 옆에만 있으면 된다고···. 그게 그렇게 어려웠어?


“하아···.”


머릿속이 복잡하다.

날 처음으로 사랑해준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녀를 불행하게만 해온 나였다.

그렇다면 그녀를 놓아주는 게 맞는 걸까?


후회는 언제나 늦는다는 걸 생각하며, 나는 잠에 빠졌다.



****




“선호씨? 뭐 해?”


눈을 뜨니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적막하기만 한 큰 응접실이 아니라 비좁은 관람차 안.

그리고 내 앞에 27년 전의 아직 앳돼 보이는 장희주가 자리하고 있었다.

회사 일을 배우고자 신분을 숨기고 비밀리에 입사한 재벌 3세 인턴사원.

내가 첫눈에 반해버린 장희주였다.



“뭐야? 이게 뭐야? 내가 왜 여기 있어?”


“무슨 소리야? 눈 감아보라더니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분명 조금 전까지 이혼서류에 번민하며 응접실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른 시공간인 상황.


‘너무 후회돼서, 꿈을 꾸는 건가?’


“여긴 어디야? 지금 우리가···?”


“뭐야, 무슨 컨셉이야? 할 말 있다며?”


이제야 주변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삐걱거리는 기계 소리.

그리고 멀리 보이는 바다와 도시의 풍경들.

그리고 희주와 단둘이 들어있는 좁은 공간.

어렴풋이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희주야, 지금이 몇 년도야?”


“선호씨, 정신 차려···. 올해 1997년도잖아.”


아! 생각났다.

지금 여기서 난 장희주에게 프러포즈 중이었다.

꿈이라면 하필 오늘인 게 아이러니한데.

이혼 서류를 받은 날 꾸는 꿈이 프러포즈라니.


아주 오래전 일이었지만, 오늘은 꽤 또렷하게 기억되고 있었다.

꿈이라기엔 너무나 생생한 건 아마 그 때문이겠지.


“맞아. 오사카에 있는 대관람차였지···.”


말과 함께 품속에 손을 넣어보니 잡히는 작은 물건.

프러포즈를 위한 반지였다.

이날 내 프로포즈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희주의 환한 얼굴과 행복한 미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나저나, 선호씨 여기 너무 높아. 나 무서워···.”


무서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의 심장 박동이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이곳 대관람차였다.

이 순간은 꽤 로맨틱했던 순간으로 기억된다.

딱 반지를 건네주면서 프러포즈를 하고 짧지 않은 시간 입을 맞췄던 기억이 있었다.


-덜컹!


예상치 못하게 덜컹이는 관람차.

그 순간 희주는 놀랐는지 앞에 있는 나에게 손을 뻗었다.


“꺄아아악!”


-퍽!


두려움에 안아달라 손을 뻗었던 희주의 손바닥이 내 얼굴에 명중한 순간.

무서워하면서도 당황한 얼굴의 희주가 날 보며 안절부절하고 있었고.


“어억! 이거 아파도 너무 아픈데?”


순간 느껴지는 아픔.

어? 아프다고?


“설마···. 이게 꿈이 아니야?”


“선호씨, 괜찮아? 근데 생각보다 너무 무섭잖아! 까아아악!”


꿈이고 나발이고 지금 희주를 진정시키는 것부터가 우선이었다.


“걱정하지마. 내가 옆에 있잖아.”


불안해하던 희주의 손을 꽉 잡자 잠시나마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그래. 선호씨는 언제나 내 옆에 있어 주기만 해.”


불안한 목소리로 말하는 장희주.

꿈과 같은 상황이 현실이 되어 계속되고 있었다.


믿을 수 없었지만, 이건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가장 힘이 빠지던 시간에서 가장 힘이 넘쳤던 시간으로. 

순식간에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과거 일본에 내가 있는 거다.

무려 27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죽기 전 가장 후회되는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던데.

내 무의식중에 이 순간이 가장 후회스러웠나.


‘후회하는 시간은 이날 이후의 시간이지.’


마지막 이혼 서류를 받아든 순간.

희주의 무표정한 표정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누구보다 아름답고 환한 웃음을 짓던 장희주의 웃음을 다시 볼 수 있다면.

늦은 후회를 되돌릴 수 있는 운명적인 시간이 바로 지금부터였다.


“희주야, 늦었지만 다시 한번 기회를 줄래? 나 진짜 이번엔 너한테 잘할게.”


“무슨 말이야? 알아 듣······.”


난 희주의 말을 듣지 않고 품 안에서 반지를 꺼내 들었다.

반지를 보는 희주의 눈이 점점 커져갔다.


“앞으로 있을 일들이 모두 행복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같이 있으면 힘든 일도 모두 다 행복해질 거 같아.”


반지와 내 말을 들은 희주의 큰 눈망울에 점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언제 이런 걸 준비했어? 고마워 선호씨···.”



재벌 3세였지만, 재벌답지 않은 모습의 장희주.

평범한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그녀였지만, 현실과 이상은 언제나 달랐다.

지금이야 모르고 있었지만, 정략결혼을 위한 혼사가 희주 모르게 수없이 오가고 있었다.


‘그때는 재벌 얼마나 대단한지 몰랐지. 패기로 그냥 덤볐으니까···.’


“나 진짜 너를 행복하게 해줄 남자가 될 거야.”


내 말에 환한 웃음을 보이며 날 바라보는 희주.

희주의 환한 웃음을 보니, 방금 전 응접실에서의 상황이 떠올랐다.


‘헛되게 인생을 살지 않겠어!’


어린 시절이 힘들어서였을까.

누구보다 성공에 목매던 나였다.

하지만 이제는 성공보다 중요한 게 뭔지 알고 있었다.


“선호씨는 지금도 충분히 멋있어.”


덜컹거리는 대관람차의 무서움은 어느새 설레임으로 변하고.

몽글한 분위기에 우리.

이내 조금씩 얼굴은 가까워졌다.



그렇게 내 새로운 인생이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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