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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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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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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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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화 갑자기 보고 싶네?

DUMMY

9화 갑자기 보고 싶네?




간만에 저녁이 있는 삶을 팀원들에게 선물하고 나선 길.

과거로 돌아오고 나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1997년의 세월은 시간대로 흘러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흘러가지만.


‘나만 혼자서 이렇게 달라져 있다.’


기억에 있는 희주도 팀원들도 기억에 남은 그대로이다.

그렇다면 이제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사무실을 나와 거리를 걸었다.


[민로 그룹 부도]


오랜만에 보는 거리에 신문 좌판에 큼직한 글씨로 보이는 부도 소식.

당시 재계 30위 안에 들었던 주류 기업이었던 민로의 부도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모래 위에 지어진 집.

현재 대한민국은 딱 그러한 모습이었다.

언제고 무너질 수 있는 거품이 가득한 경제 시장은 그 위험신호를 곳곳에서 보내고 있었다.


‘희주랑 그냥 행복하게 살자.’


아등바등 성공을 쫒아봤자 남는 건 외로움뿐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었다.

그랬기에 다시 얻은 새로운 삶은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로 결심했었다.


“와, 대기업들이 줄줄이 넘어가네.”


“그러니까, 이러다 나도 잘리는 거 아니야?”


“으유, 그럼 뭐 먹고 살아! 회사 기둥이라도 딱 잡고 있어!”


지나가는 회사원들의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거리마다 팽배했다.


‘이런 분위기였구나. 어쩌면 그래서 더 열심히 일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었던 유년 시절을 경험했던 나에게 있어서 현재 사회의 분위기는 날 더욱 채찍질했을 거다.

혼자서 편하게 살 수는 있다.

혹여 그러다 나와 함께 생활하던 팀원이나 사원들이 직장을 잃을 수도 있었다.


‘기본은 하되 너무 무리하지 않게···.’


은성의 사람이 된 이상 은성 그룹의 존망은 나와 관련이 있다.

과거 장희주 역시도 나만큼이나 은성 그룹을 아꼈다.

그녀에게 있어서 은성은 꼭 지키고 싶었던 곳이었다.

나라는 사람도 마찬가지였었고.


‘희주도 은성도 더 행복하게 만들 거야···.’


은성 그룹과 희주라는 존재.

이번 생에선 그 둘이 내가 지켜야 할 존재들이다.

내가 가야 할 길이 확실해지고 생각이 정리된 지금. 

보고 싶은 한 사람이 떠올랐다.




****



거리에 보이는 익숙한 박스 하나.

예전엔 한 블럭 건너마다 있었던 공중전화 부스가 그것이었다.

아직은 핸드폰이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1997년 상반기.

아무리 재벌집 딸인 희주일지라도 핸드폰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이때는 각자의 전화번호도 머리로 외우고 다녔던 시절.



‘012-245-9······예전엔 한번 만나기 힘들었네.’



21세기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연락 방법으로 유일했던 공중전화.

그리고 그 공중전화로 삐삐에 남기던 전화번호가 유일한 연락 수단이었다.


[025032934]


공중전화의 번호를 남기고 기다리면 공중전화로 전화가 오는 당시의 연락법.

난 희주에게 번호를 남기고 기다리고 있었다.


-따르르르릉!


얼마 지나지 않아 울리는 전화벨 소리.


[여보세요. 번호 남기신 분이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희주의 목소리.


“나야, 지금 어디야?”


[선호씨? 뭐야? 일찍 들어가라더니만?]


 “그러려고 했는데······.갑자기 보고 싶네?”


[뭐야? 술 먹었어? 아직 집에 안 갔어?]


어둑어둑해지던 하늘은 어느새 밤이 돼버린 시간.

희주는 이미 집에 도착한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둘이 술 한잔할까 하는데···. 잠깐 나올래?”


은성가 사람들이 살았던 동부이촌동.

예로부터 부촌으로 유명했던 동네에 술을 먹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으음···.좋지. 어디로 갈까?”


장현수 부회장은 일하느라 언제나 바빴고, 그녀의 어머니 역시 사교모임으로 집을 비우기 일쑤 였다.

뭐 다 큰 처자가 나간다고 뭐라 할 정도로 꽉 막힌 집은 아니기도 했고.


“집에 있어 내가 데리러 갈게.”


순간의 정적.

그리고 놀란 듯한 희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호씨···.우리집 어딘지 알아?”


아, 맞다.

아직 난 희주네 집을 모르는 상황이지.

상견례 전까지는 자신에 대한 모든 거 비밀로 하던 희주였기에 지금은 집이 어디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과거라면 말이다.


“······아! 나 희주네 모르지···.보고 싶은 마음이 급해서 그만 말이 헛나왔네···.”


“하하, 그래? 그럼 우리 동네로 올래? 조용하긴 한데 동네 작은 통닭집은 있거든···.”


“그래. 집에 들어갔는데 또 멀리 나오게 할 수는 없지···. 동네가 어디야?”


“나? 용산 이촌동 알아? 거기 동사무소 앞으로 택시 타고 와. 빨리 와야 해”


마지막 말에서 은근히 톤이 높아지는 희주.

아마 내가 온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느낌이었다.

평소의 희주와 술을 먹을 때면 거의 압구정동에서 먹었던 게 일반적이었다.

회사도 이쪽이었지만,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핫한 곳이 바로 강남의 압구정동이었다.


지금이야 강남이 최고의 부자 동네였지만, 당시 이촌동은 지금의 강남처럼 부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강남의 동네는 서서히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었고.


“택시!”


예전엔 익숙하던 모습인 택시를 잡는 사람들 사이로 나 역시 손을 들어 택시를 잡아 이촌동으로 향했다.


“선호씨, 여기!”


먼저 마중 나와 있는 희주.

오피스룩이 아닌 편한 복장이었지만 숨길 수 없는 아름다움이 뿜어나오고 있었다.


“와아, 여기 부자 동네 아니야?”


“여기? 뭐 예전엔 양반들이 많이 살았다던데?”


씽긋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는 희주.

그녀와 만난 지도 어느새 1년이 다 돼가고 있었다.


“희주···너?”


“······뭐가?”


장난스럽게 뭔가를 알았다는 듯 손가락을 내밀자 당황하는 희주.


“양반 가문이구나. 어디 장 씨야?”


“하하, 뭐래?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가자. 저 앞에 정말 지역 사람이 아니면 모를 통닭집이 있거든.”


천천히 그녀의 손을 잡고 걷는 거리.

4월의 밤은 아직 쌀쌀한 기운이 가득했다.


“위에 따뜻하게 입고 오지···.”


난 입고 있던 양복 상의를 벗어 희주에게 덮어주었다.


“아, 나 안 추워.”


말과는 다르게 싫지 않은 표정을 짓는 그녀.

그리고 어느새 도착한 곳은 정말 예전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또또 통닭]


21세기야 웬만한 치킨은 다 프랜차이즈였지만, 지금은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통닭집이 동네 곳곳에 있던 시절.

정감 있는 상호에 상호보다 더 오래된 듯한 간판의 상태는 이곳이 정말 오랜 시절 여기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가게로 들어가자 정감 있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가게 내부에는 작은 테이블 3개가 있었지만, 손님은 우리밖에 없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시킬 메뉴는 정해져 있는 거 같았다.


“사장님! 500 두 잔에 통닭 반반 무 많이요!”


주문을 받은 사장님의 콧노래 소리와 함께.

가게 내부에선 추억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직도 생각나요~ 그 아침 햇살 속에~’


“분위기 좋네···.”


“그러게. 사실 나도 여기 처음 와봐.”


작게 속삭이는 말하는 희주.

그녀를 보면 볼수록 왜 인생을 헛되게 살았는지 너무나 후회가 몰려들었다.

정말 어느 남자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의 희주.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이렇게 행복한 줄 진작 알았다면.

그사이 나온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켜 마시니 이런 행복이 따로 없었다.


“크으! 너무 시원하네!”


“역시 퇴근 후 먹는 맥주는 최고야!”


“그래! 맞아! 첫 회식 때 희주가 맥주 원샷하는 거에 내가 반했었네!”


1년 사이 서로에게 켜켜이 쌓인 추억들.

희주는 필을 받았는지 추억의 이야기를 마구 꺼내놓고 있었다.


“선호씨가 처음에 얼마나 차가웠는지···.난 또 재벌 2세인 줄···.”


그녀가 신나서 꺼내는 이야기를 고개를 끄덕이며, 들으면서 잊었던 추억들을 나 역시 회상하고 있었다.


‘희주 너한테는 1년이지만, 난 꽤 오랜 이야기네.’


이야기를 꺼내면서 떠오르는 추억은 날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거 같다.

추억 속에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부지 타당성 조사.

수도권지역을 맡은 우리 2팀.

21세기야 손안에 지도가 있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직접 발로 뛰는 시대였다.

그렇지만, 난 21세기에서 온 몸이었기에 주소만 보더라도 어느 정도 파악은 할 수 있었다.


“자, 남은 업무들 잘 처리해주시고 오늘도 6시 퇴근입니다!”


그 말과 함께 나선 사무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팀장이 사무실에 없는 상황에 팀원들은 또다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 팀장 왜 저러는 걸까?”


“자기가 없을 때도 일 열심히 하나 안 하나 테스트하려는 거 아닐까요?”


순간 사무실에 흐르는 정적.

지금까지 한 팀장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걸 팀원들은 알고 있었다.


“······에이 설마요.”


정적 속에서 먼저 말을 꺼낸건 역시나 희주였다.

하지만 다른 팀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을 꺼냈다.


“아니야, 희주씨는 한 팀장을 얼마 못 봐서 그래. 설마가 사람 잡는다니까?”


“지금 이렇게 뒷말하는 것도 다 한 팀장 귀에 들어가는 거 아니야?”


안 과장의 말에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는 팀원들.


“아니에요! 왜 날 봐요?”


“요즘 한 팀장이랑 부쩍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모두의 눈이 한곳으로 몰렸다.


“어머! 이분들이!”


장희주가 눈을 부릅뜨자 헛기침을 하며 자리로 돌아가는 팀원들.


“아니야, 난 진짜 열심히 할 거야. 농땡이 안 펴야지!”


“희주씨, PB제품 리스트 좀 올려줘요! 이거 이번주까지 끝내야 하니까!”


갑자기 열심히 일하는 팀원들.


“불쌍한 사람들···.”


그런 팀원들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장희주였다.


.


.


.


사무실을 나서 처음으로 간 곳은 죽전이었다.

서울에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현재는 1기 신도시가 확정된 상황.

분당과 일산으로 많은 사람이 몰려가고 있는 시기였기에 앞으로 향후 사람들이 모일 곳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했다.


‘분당에는 이미 부지를 확보해서 건설 예정이고···.’


분당에 하나로는 그 많은 신도시 사람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분당 근처에 더 많은 마트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는 장현수 부회장과 은성의 임원진들.


그리고 그 후보지 중 하나가 바로 죽전동 부근이었다.


‘곧 강남권은 물론 경기 남부를 모두 이어줄 곳.’


이미 분당선이 있기에 어느 정도는 선반영된 가치.

거기에 정부 소유의 땅도 있었기에 마음대로 부지 확보를 할 수는 없었다.


‘죽전점은 향후 경기 남부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전국 매출 1, 2위를 다투게 될 알짜배기 매장.

다만 당시에는 반대 의견이 많았던 곳이기도 했다.

여기와 함께 분당과 기흥쪽 사람들이 많이 찾을 곳을 선점하는 작업은 앞으로 은성의 10년을 책임질 곳들이었다.


‘아쉬웠던 자리들도 있었지.’


생각보다 매출이 나오지 않았던 매장들도 여럿 있었던 은성 마트였다.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 곳은 절대 망할 수가 없는 곳들이었다.


‘이 자리보다는 좀 더 밑에 쪽 부지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미래의 교통과 상권들.

그렇게 은성 유통의 10년을 책임질 마트 부지들이 정해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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