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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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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최근연재일 :
2024.06.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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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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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00

작성
24.06.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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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6화 은성을 국내 최고로 만든다!

DUMMY

26화 은성을 국내 최고로 만든다!




11월에 들어 처음으로 환율이 1000원을 돌파하던 어느 날.

경영 지원 본부의 2팀 사무실은 아쉬운 탄성이 가득 들리고 있었다.


“아니, 희주씨 이렇게 갑자기 가는 게 어디 있어!”


“안 과장님, 회사가 제 의지로 안 되는 거 아시잖아요. 저도 어젯밤에 연락받아서 당황스럽습니다.”


자리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는 희주를 보고 사무실의 직원들이 아쉬워하고 있었다.

당장 어제까지 같이 업무를 보던 직원이 하루아침에 다른 곳으로 간다는 느낌은 전우를 떠나보내는 군인과 같은 느낌이었을 터.


“팀장님! 이거 막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일 잘하고 있던 우리 희주를 갑자기 빼가려는 인사팀의 수작 아닌가요! 이거!”


“저도 어제 들어서 당황스럽네요. 부회장님의 지시라고 하니 저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군요.”


허탈한 표정으로 짐을 싸는 희주를 바라보는 팀원들.

신 대리와 유 대리 역시 아쉬운 건 마찬가지였다.


“송별회도 없이 이렇게 보낼 순 없죠!”


“맞아요. 희주씨가 처음 와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는데!”


인사팀으로 떠나는 희주를 이대로 보낼 순 없었다.

처음부터 싹싹하고 일머리가 좋은 인턴이었기에 나름 잘 챙겨준 2팀의 식구들이었다.


“오늘 송별회 어떠세요? 오늘 인사팀 가봤자 첫날부터 야근할 거 같지는 않은데···.”


희주의 말에 금세 화색이 도는 2팀의 분위기.


“그래야죠! 희주씨 이대로 못 보내!”


“거기에 딱 금요일이니까! 최소 4차는 가야죠!”


두 총각 대리들의 말에 방끗 미소 지으며 말하는 희주.


“그럼요! 마지막까지 가요!”


어느 남자가 봐도 사랑스러울 희주의 미소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는 2팀.

어느새 짐을 다 정리한 희주가 사무실을 나설 채비를 마쳤다.


“우리 잊으면 안 돼. 희주씨!”


“가서도 잘하고! 종종 놀러 와!”


“초보랑 일하느라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그렇게 떠나는 희주를 아련하게 바라보는 팀원들 사이로 나와 눈이 마주친 희주.

얼마전 희주와 오랜 시간 전화 통화로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기에 난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마지막은 팀장인 제가 배웅할게요. 다들 마음 추스르고 업무 준비 부탁합니다.”


희주의 물건이 담긴 박스를 번쩍 들었다.


“팀장님, 제가 들게요.”


“가시죠. 초라하게 보내는 거 보기 안 좋아요.”


희주와 사무실을 나서자 2팀엔 고요한 정적만이 남았다.

그 정적 속에서 각자의 생각을 하는 2팀.


‘아···이럴 줄 알았으면···.’


‘한 팀장도 매정한 면이 있네. 다음은 혹시 나?’


희주를 잡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안 과장은 그다음이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업무에 최선으로 하고 있었다.


“내가 들고 갈게 어서 들어가시죠.”


“이렇게 급하게 갈 필요 없었는데···.”


“아빠가 먼저 말씀한 일이야. 내가 확실히 선호씨 힘이 되어줄 거야.”


장 부회장이 날 생각한 건지 희주를 생각한 건지 알 수 없지만 신사업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고맙네. 근데 희주를 못봐서 힘이 빠지는데?”


“퇴근하고 자주 보면 되지! 얼른 들어가 내가 알아서 갈게.”


“그래. 인사팀장이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


“어이구? 우리 아빠가 누군지 잊었어?”


“부회장님까지 갈 일 없이 내 손에서 정리한다는 말이지···.”


“허, 그러다 정리당하려고?”


내 허풍에 헛웃음으로 답하는 희주였다.

나 역시 살짝 웃으며 희주에게 말했다.


“내가 누구 사위가 될지 잊었어?”


“뭐? 하하하.”


웃음 속에 도착한 인사팀의 사무실.

희주는 박스를 받아 들고 인사를 건넸다.


“이따 뵙겠습니다. 한 팀장님.”


신사업팀을 구성하기 위한 최고의 아군이 먼저 일을 시작했다.



****



뒤숭숭한 하루가 지나고 어느새 찾아온 저녁 시간.

퇴근길을 재촉하는 회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로비에서 만나기로 한거 맞죠?”


“네, 아까 김 대리도 나오던데 이제 곧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주의 송별회를 위해 모인 기획 2팀의 팀원들.

누구보다 빠르게 칼퇴를 하고는 오늘의 주인공인 희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어, 저기 옵니다. 와요!”


1층 로비에 모습을 보인 희주는 빠른 걸음으로 입구로 향하고 있었다.

로비 한쪽에 있는 우리를 보지 못했는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우리를 찾는다.


“희주씨! 여기!여기!”


유 대리의 목소리에 우리를 발견한 희주는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빨리 나오셨네요. 어서 가요!”


다시 뭉친 기획 2팀.

어쩌면 다시는 뭉칠 수 없을지도 모르는 맴버였다.


“어디로 갈까요?”


“당연히 회식은 삼겹살부터 시작이죠!”


그렇게 달려간 회사 앞 삼겹살집.

빠르게 퇴근해서 온다고 왔지만, 미리 온 많은 사람이 벌써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모! 저희 왔어요!”


신 대리는 익숙하게 주인 아줌마를 부르며 자리에 앉았다.

동그란 원형 테이블에 연탄불로 구워 먹는 삼겹살집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와, 여기 정말 오랜만에 오네.”


“그렇죠. 우리 팀은 한 세 달 만에 온 거 같은데요.”


안 과장에게는 석 달이었지만, 나에게는 거의 30년 만에 오는 삼겹살집이었다.


“여기 호일에 삼겹살 구워서 먹으면 기가 막히죠.”


우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익숙하게 물부터 따랐다.


“이모 여기 삼겹살 6개랑 소주 2병이요!”


 그리고 익숙하게 주문하는 신 대리의 목소리가 들리고.

한 상 가득 반찬과 쌈을 내오고.


-취이이이익


지글지글 삼겹살 익어가는 소리가 배고픈 우리의 식욕을 자극해 갈 무렵.


“자, 한 잔씩 받으시죠!”


분위기를 먼저 주도한 희주가 나이가 많은 순서로 잔을 돌리기 시작했다.


“안 과장님 진짜 고생 많으셨습니다.”


“신 대리님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잔을 채우며 그동안의 고마움을 전하는 희주.

장 부회장의 재벌 집 딸이라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내 기분을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희주씨, 마지막이니까 건배사 한번 해!”


이 시대에는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건배사였다.

오늘의 주인공인 희주는 손에 소주잔을 들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팀원들을 보며 건배사를 시작했다.


“처음 회사생활을 하는 거라 모르는 게 많았을 텐데 다들 잘 알려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기획 2팀 출신이라는 걸 잊지 않고 어디 가서도 자기 몫 해내겠습니다!”


“크으, 희주씨 고생했어!”


“그런 의미에서 건배하겠습니다. 2팀!”


“파이팅!!”


잔을 다이나믹하게 부딪히는 팀원들.

거칠게 잔을 털어 넣으며 시원한 탄성을 낸다.


“캬아, 오늘 술이 쓰네요···.”


“희주 씨랑 먹는 마지막 술이네. 아껴 먹을 수도 없고···.”


“왜 마지막이에요? 종종 보면 되죠!”


“인사팀 야근도 장난 아니라던데···. 6시에 퇴근하는 팀원이 한명도 없다던데요?”


업무가 많기로 악명 높았던 인사팀이었다.

자신들이 아는 인사팀은 언제나 졸린 눈으로 돌아다니는 살아있는 좀비 같은 모습이었다.

본사에 있는 인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마트에 파견된 인원들의 관리까지 도맡아 해야 했기에 쉽지 않은 부서가 바로 인사팀이었다.


“그랬나요? 쉽지 않겠네요.”


“가면 너무 열심히 하려 하지 말고 눈치껏 일해요. 우리 희주씨 일을 잘해서 막 다 시키는 거 아니야?”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안 과장에게 웃어 보이는 희주.


“저 그렇게 멍청하지 않아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과장님.”


“자자, 고기가 다 익었어요. 어서 드세요!”


.


.



.



왁자지껄 시끄러운 식당의 소리와 함께 삼겹살을 입에 넣는 팀원들.

점점 무르익는 분위기와 함께 빈 소주병이 늘어가고 있었다.


“2차 갑시다!”


이어지는 회식은 4차 호프집에서 끝이 났다.

어느덧 버스도 안다니는 늦은 밤.

술에 취한 팀원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거리에서 휘청거리고 있었다.


“으아, 우리 희주씨 아쉬워서 어째.”


풀린 눈으로 계속해서 아쉽다고 말하는 신 대리.

다른 팀원들도 눈이 풀리긴 마찬가지였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희주씨 가긴 어딜 가. 우리 5차 안가?”


아예 정신을 놓은 듯한 안 과장이 횡설수설하며 몸을 못 가누는 상황까지 펼쳐지고 있었다.

당시의 회식이라면 이런 장면이 기본인 시대였다.


“시간이 늦었으니 아쉬워도 오늘은 여기까지.”


더 먹었다간 모두 길바닥에서 자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마무리할 필요가 있었다.


“택시! 안 과장 먼저 보내자!”


두 대리도 상황을 알았기에 안 과장을 택시에 태우고.


“두 분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이어서 신 대리와 유 대리도 택시를 태워서 보내고 남은 우리.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어···.”


희주는 아쉬운 얼굴로 멀어지는 택시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들 앞으로 잘 해줄 거야. 우리도 가자. 내가 바래다줄게.”


그 말을 들은 희주는 어느새 옆으로 다가와 팔짱을 꼈다.


“우리 좀 걷자. 술 좀 깨고 들어가게.”


강남의 시끄러운 도로에서 조금만 안으로 들어와도 조용한 거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희주와 단둘이 술을 먹는 날이면 언제나 이렇게 자주 걷곤 했었다.


“좋지. 술 많이 먹지 않았어?”


“많이 먹었지···. 알잖아. 술은 정신력이라는 거.”


씨익 웃어 보이는 희주.

아무래 생각해도 절대 재벌 집 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그녀였다.


“나 없을 땐 술 많이 먹지 마.”


“나 걱정해주는 거야?”


4차까지 가면서 꽤 많은 술을 먹은 희주였다.

모두가 떠나고 나와 둘이 남자 억눌렀던 취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당연하지. 무슨 여자가 남자보다 술을 많이···.”


“헤헤, 서노씨 매일 퇴그나고 보꾸디?”


뭔가 이상함이 느껴지는 희주의 목소리와 말투.

고개를 돌려 혀짧은 소리를 하는 희주를 바라봤다.

어느새 희주 역시 슬슬 눈이 풀려오고 있었다.


“이렇게 귀여우니··· 혼자 두질 못해···.”


“우웅? 머라고오?”


가만히 희주의 어깨를 꼭 감싸 안으며 불 꺼진 거리를 천천히 빠져나갔다.

지난 생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함이 가득한 송별회의 끝이었다.



****



신사업팀에 대한 구상으로 머리가 복잡하던 때.

결국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국민 여러분. 비통한 날입니다. 오늘 대한민국이 부도가 난 날입니다. 오늘 밤 IMF에 구제금융을 공식적으로 신청해······]


공식적으로 IMF 체제로 돌입한 대한민국은 지금부터 오랜 기간 힘든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다.

국가 경제가 무너지고 기업도 무너지는 상황.

그 속에서 수많은 실업자가 생겨 가정도 무너지는 상황이 펼쳐질 상황이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내 손에 수많은 가족의 목숨이 달려있어.’


혼자만 호위호식하며 잘 사는 건 삶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지난 생에 깨달았다.

냉정하고 혼자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생은 한 번으로 충분했다.

모든 사람을 다 행복하게 만들 순 없었지만, 최소한 나와 관련된 사람들은 웃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희주와 은성을 지키면 자연히 따라올 일이다.’


생각이 정리되니, 다음 할 일이 차곡차곡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한다.


‘은성을 국내 최고로 만든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신사업팀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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