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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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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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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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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화 비장의 무기!

DUMMY

10화 비장의 무기!




격동의 시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5월이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민로 그룹에 이어서 대한민국 최대 빵 생산을 자랑하는 삼업 식품이 오늘 부도 처리되었습니다.]


연이어 무너지는 회사들과 함께 퇴직자가 된 사람들이 점점 거리로 내몰리고 있었다.


‘역 주변에 허망하게 앉아 있는 중년들이라···.’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사정을 잘 알 수 있는 요즘이었다.

회사가 무너진다고 단순히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회사의 수많은 직원 역시 회사와 같은 운명을 맞이한다.

단순히 회사만 없어지는 문제가 아닌 가정까지 풍비박산이 나는 거다.


‘회사를 다니는 게 축복이었던 시절이었으니까···.’


죽전에 지어질 부지를 확인한 후 주변 몇 군데를 더 둘러보았다.

아직은 허허벌판인 부지였지만, 이후 생활권이 생기면서 은성의 매출을 책임져줄 알짜배기들.

그와 함께 새롭게 만들어진 분당 신도시의 쾌적함을 느끼면서 다시 한번 머릿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죽전과 동백, 수지 거기에 분당은 완벽하다.’


남쪽으로 새롭게 지어지는 자라들은 대부분 좋은 자리를 선점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하나의 지점은 실패를 이미 알고 있는 곳.


‘안산 쪽은 캔슬이야···.’


매출 부진으로 사라지는 안산점을 빼고는 확실히 좋은 부지를 선택한 전략 기획실이었다.

미래를 알고 있는 내가 봤을 때도 은성마트의 성장세는 눈이 부셨다.


‘지금까지는 말이지.’


2000년대 초반 밝게 반짝이던 은성의 위기는 그 후였다.

내가 진가를 발휘할 때는 그때가 될 것이다.



****



다음날 출근한 사무실.

평소와 다른 공기가 사무실에 가득하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팀장님, 오셨어요.”


꾸벅 인사하는 유진호 대리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사무실 분위기가 왜 이래요? 어제 무슨 일 있었습니까?”


희주 역시 안타까운 얼굴로 날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고.

자리에 앉으면서 슬쩍 묻자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의 안 과장이 대답했다.


“저 팀장님, 그게···.신 대리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신희승 대리가 아직 출근 전이었다.

원래라면 누구보다 일찍 나오던 신 대리였기에 뭔가 쎄한 느낌이 천천히 들기 시작한다.


“신 대리···.무슨 일 있습니까?”


그 순간 사무실로 들어오는 신희승 대리.

그의 얼굴은 어제와 다르게 침울함과 함께 다 죽어가는 얼굴이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출근 시간이 늦은 건 아니었지만, 마지막 출근이라는 걸 신 대리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사무실 분위기가 아니라 신 대리 얼굴만 봐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단숨에 알 수 있는 상황.


“신 대리? 커피 한잔하러 갈까요?”


예전의 한선호였다면 신 대리가 다 죽어가든 말든 아무 상관하지 않았다.

그에게 문제 있건 말건 나와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는 지금.

그의 문제를 알아야 했다.


.


.


.


회사에서 가장 조용한 곳.

예전이었다면 부하 직원들을 갈구려 올 때 올라오던 옥상.

오늘은 다른 이유로 이곳에 올라왔다.


“제가 너무 부담스러우면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알고 있으면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어요?”


자판기 커피를 건네며 넌지시 말을 꺼냈다.

신 대리는 품 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며 말을 시작했다.


“저희 부모님이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아버지가 평생을 바쳐서 운영하던 공장인데요. 그런데 아버지 지인분께서 보증을 서달라고 하셨나 봅니다.”


“아이고, 이런···.”


보증이라는 말이 들리는 순간 느껴지는 안타까움.

지금 시대에는 한 집 건너 한 집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은행이나 다른 금융권에서 연대 보증만 세우면 얼마든지 빌려주든 시절.

3저 호황이었던 ‘저금리, 저유가, 저달러 시대였기에 대한민국의 경제는 거칠 것이 없었다.

누구나 필요한 만큼 돈을 빌려도 금리가 낮았기에 부담이 없었던 시절.


“지인의 회사도 부도가 나서 어음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그 부채가 저희 부모님에게까지 온 거 같습니다.”


이런 연대 보증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거지가 된 사람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죽음을 결심하는 세상이었다.

신 대리의 얼굴도 딱 죽기 전 얼굴이었다.


“큰일이네요. 부모님 회사도 힘들긴 마찬가지 상황일 텐데요.”


“하아, 맞습니다. 부모님도 거래처에서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막아야 할 어음 기한이 다가오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


끝내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신 대리.

언제나 자신감 넘치고 쾌활하던 신 대리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이 컸다.


“제가 도움이 되어 드리고 싶은데···.방법이 없네요···.”


신 대리는 울음을 삼켜내며 마저 말을 이어갔다.

이런 상황이라면 신 대리의 집안은 풀 한뿌리 남지 않을 게 분명했다.

거기에 나아가서 부모님의 자식인 신 대리에게까지 빚이 넘어올 수 있었다.

그랬기에 지금 신 대리의 얼굴이 다 죽어가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은행에서 차압이 들어오기 전에 미리 자산을 처분하는 게 지금 급선무 같습니다. 차압이 들어온다면 정말 손쓸 방도가 없어요.”


“그래서 지금 아버지 소유의 땅을 팔려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쉽지 않아요···.지금 같이 힘든 시기에 현금을 가지고 있을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요···.”


지금의 부동산은 제 가격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거품이 빠지면서 땅의 가격 역시 계속해서 하락하는 중이었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당장은 급한 불부터 꺼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다.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너무 낙심하지 마시고, 신 대리라도 힘을 내야죠.”


“휴우···.분당이 아니라 여기가 신도시가 돼야 했었는데···.땅이 거의 황무지땅이라 쉽지 않을 겁니다. 할아버지가 남기신 고향 땅이라고 꼭 가지고 계신다 했는데···.”


아쉬움 반 허망함 반으로 혼잣말을 내뱉는 신 대리.

분당이라는 말이 들어오자 궁금함이 쓱 생겼다.


“땅이 어디쯤이에요?”


“아, 분당 옆입니다. 판교동이라고···.”


잠깐.

판교라면.


“판교에 땅이 얼마나 있어요?”


“500평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원래 시세가 평당 70정도 했다는데···.”


앞으로 몇 년 후.

국가에서 2기 신도시를 발표한다.

그리고 그중 가장 집값이 가장 높아지는 곳이 바로 판교 신도시였다.

지금이야 한 평당 70만원의 황무지에 가까운 땅이지만, 새로운 도로와 함께 신분당선이라는 철도가 만들어지면서 그 가치는 몇십 배로 오르게 되는 최고의 땅.


‘3억 5천이라···.’


미래의 가치를 알고 있기에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였다.

회사에 입사한 지 10년 차.

당시 회사원의 월급으로 3억 5천이라는 돈은 사실 모으기 힘든 큰돈이었다.

원래 돈 쓰는데 취미가 없었기에 대부분의 통장에 들어있었다.

그 당시야 어리기도 했고, 투자보다는 일과 관련된 성장에만 미쳐있을 시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판교가 요즘 1평에 2000만 가까이하지 않았나···.’


지금 이 땅을 산다면 함께 일하는 신 대리를 돕는 건 물론이고, 나 역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좋은 소식이 곧 있을 겁니다. 신 대리 건강 챙겨요. 제가 한번 알아볼게요.”


“말씀만으로 감사합니다. 팀장님···.”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땅만 팔린다면 어떻게든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신 대리 집안의 생각이었다.


‘통장이 어디 있더라···.’


지난 생을 살면서 돈에 아쉬웠던 적은 없었다.

재벌가의 일원이었고, 언제나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만약 신 대리 부모님에게 저 땅을 산다면 그 돈은 은성가의 돈이 아닌 온전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돈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나중에 있을지 모르는 은성 형제들의 견제 속에서 나와 희주를 지켜줄 비장의 무기가 되어줄 거다.


‘그래! 비장의 무기!’


재벌가의 민낯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였다.



****



다시 부지를 조사한다고 나온 외근.

집 어딘가에 박혀 있을 통장을 찾기 위해 집으로 향했다.


‘최대한 끌어모아 보자.’


그동안 성공만을 위해 달려온 인생이었기에 다른 소비는 거의 하지 않고 살아왔다.

10년간 모은 월급과 때마다 받은 상여금들.

모두 차곡차곡 통장에 모았고 적금도 꼼꼼하게 들었었다.

들어가서 확인한 통장의 금액은 내 상상을 초월한 금액.


“뭐야···.3억?”


10년간 모은 돈은 3억여원.

일개 회사원이 모았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금액이었다.

당시 대기업 초봉이 2000만원이던 시절.

아무리 금리가 높았다 하더라도 정말 소비를 안 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통장이었다.

얼추 금액은 맞는 상황.


“좋아!”


다시 과거로 돌아온 지금 돈은 사실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사람이 간사하다는 게 눈앞의 이익이 보이자 어느새 그걸 바라고 있는 거다.


‘난 신 대리를 돕는 거지!’


엄청난 자기합리화와 함께 통장을 품속에 챙겨놓고 내일 출근을 위해 자리에 누웠다.


.


.


.


다음날.

사무실의 분위기는 어제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개인적인 일이 회사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건 잘못된 일이지만, 지금의 시대는 너나 할 거 없이 어려움이 가득하던 시대였다.


“오늘도 힘냅시다. 마트 부지 조사 건이 얼추 마무리 되어 가고 있으니, 이제 PB상품 개발에 우리가 또 지원해야 할 듯합니다.”


팀원들에게 차후 있을 계획을 이야기해주면서 자리에 앉아 있는 신 대리를 봤다.

반쯤 영혼이 빠져나가 있는 신 대리.


“······자세한 내용은 희주씨랑 신 대리가 자료 정리해서 서류로 만들어 주세요.”


“네.”


“···.”


집중을 못 하고 있는 신 대리.

예전이었다면 쌍욕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신 대리?”


대신 옆에 앉아 있던 유 대리가 신 대리를 부르고.

정신을 차린 신 대리가 놀라 대답했다.


“아! 네!”


“신 대리. 잠깐 저 좀 봐요.”


땅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잠시 신 대리를 회의실로 불러냈다.


“신 대리 어떡하냐?”


“그러게요. 집안에 일이 있다고 정신 나가 있으니, 팀장님이 가만두지 않을 거 같은데···.”


“요즘 많이 참았지. 아마 귀싸대기까지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야···.”


“에이, 여기가 군대예요?”


“큼큼, 말이 그렇다는 거지”


사무실에서 나와 신 대리의 동태를 슬그머니 보고 있을 때.


“신 대리. 아버님 땅 말입니다. 제가 구매할까 하는데···.”


“네? 팀장님이 땅을요?”


“제가 모아놓은 돈이 좀 있어서···.”


“아이고, 팀장님 저 때문에 그러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두푼도 아니고요···.”


“하하, 제가 알아본 게 있어서 그래요. 아버님께 이따가 연락 넣어주세요.”


급격하게 환해지는 신 대리의 얼굴.

사실 아버지도 포기하고 있었던 땅 거래가 의외의 곳에서 해결되었으니.


“감사합니다! 팀장!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대신 앞으로 업무 잘 부탁드립니다.”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90도로 숙여 인사하는 신 대리.

비장의 무기와 함께 신망 높은 부하 직원도 얻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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