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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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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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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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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3화  오늘은 제가 쏘겠습니다!

DUMMY

23화  오늘은 제가 쏘겠습니다!




썰렁하던 매대에 생기는 활력.

바람잡이의 역할을 여실히 알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우리 시누이도 하나 사줘야겠다. 조카들이 좋아하겠어.”


“냉동이니까 쟁여놓고 먹어도 되는 거네? 세상 진짜 좋아졌다!”


몰리기 시작한 엄마들은 서로 경쟁하듯 앞다퉈서 핫도그를 카트에 담기 시작했다.


“무물 핫도그 런칭 기념 세일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품절 임박입니다! 준비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습니다.”


홈쇼핑 달인들의 스킬을 쓰니 어머니들의 눈이 돌아가는 게 보일 정도였다.

이제는 남들보다 많이 챙기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까지 드는 상황에 물량은 순식간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와, 팀장님! 본사가 아니라 지점에서 영업하셔야 할 거 같은데요? 판매하는 솜씨가 와아···.”


옆에서 지켜보던 점장의 찬사가 이어지고 이제는 서서히 빠져야 할 타이밍이었다..

핫도그를 시식하려는 어머니들을 뒤로하고 나와 유 대리는 천천히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이제는 창동점의 역량에 맡겨야 했다.

첫 런칭에 재고가 남은 역사가 없었던 2팀의 PB상품.

그 시작은 미비했지만, 끝은 창대함을 넘어 초대박이 나버렸다.




****



[은성 마트 자체 제작 상품 인기 폭발!]


새롭게 제작한 PB상품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나버렸다.

쌀을 비롯한 라면과 핫도그는 은성 마트 판매 순위 1, 2, 3위를 다투는 중이었다.


“대박입니다! 우리 2팀의 상품이 마트 매출을 싹쓸이했습니다!”


3분기의 판매 상품별 지표를 받아든 신 대리가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

2팀의 상품뿐만 아닌 은성유통에서 만든 상품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꽤 많은 종류의 상품 중에서 매출 상위권을 도맡아 한 제품이 바로 신성 삼광미와 마황 라면.

그리도 뒤 이어 출시한 무물 핫도그도 마찬가지였다.

쌀이야 워낙 단가가 비쌌기에 매출 면에서 따라잡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하하, 정말이야? 팀장님! 대박이랍니다!”


소식을 들은 안 과장은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좋아했다.

경영 지원 본부에 소속된 기획 2팀.

지원팀이라는 게 사실상 모든 잡일을 도맡아 하는 부서였기에 성취감이나 내 일이라는 마인드는 좀 부족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PB상품의 경우 주도적으로 기획 2팀이 이뤄낸 성과였다.

그와 함께 가장 높은 부회장님을 포함한 모든 경영진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프로젝트였기에 그 기쁨은 더욱 컸다.



“모두들 수고했어요! 오늘은 무조건 회식이죠! 오늘은 제가 쏘겠습니다!”


“와아아아아!”


기쁨의 함성이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예전 같았다면 회식에 억지로 참석하던 팀원들이 이제는 정말 신이 나서 회식을 기다리는 느낌이었다.


“혹시 일이 있으시거나 몸이 안 좋으신 분 있으면 다음에 하고요. 모두 괜찮나요?”


난 팀원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어갔다.

이런 날 회식을 빼 먹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시대.

부모님이 돌아가지지 않은 한 회식은 무조건 필참이었다.


“에이, 무슨 말씀이세요! 이렇게 좋은 날 어떻게 회식을 안갑니까!”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죠! 팀장님 제가 장소 예약하겠습니다!”


신 대리와 유 대리는 A급 회사원의 포스를 풍기며 저녁에 있을 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희주 역시 업된 분위기의 밝은 모습이었다.


“오늘은 가격 생각 없이 메뉴 막 골라도 됩니다. 희주 씨가 한 번 골라봐요. 이런 날은 막내가 메뉴 고르는 거죠.”


“엇? 팀장님 법카로 먹는 거면 한도가 있을 텐데···.”


“법카 한도 넘으면 제가 냅니다! 여러분들 사드리는 건 절대 아깝지 않아요!”


“와아아아! 한선호!한선호!”


사무실은 이미 축제의 분위기였다.

희주와 두 대리들은 자신들의 머리를 총동원해서 가장 맛있고 고급진 식당을 찾고 있었다.

인터넷이 제대로 없었던 시대엔 그들의 머릿속의 맛집이 가장 맛있는 맛집이었다.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이게 뭘 먹어봤어야 고급진 메뉴를 고르는데···.”


한계에 부딪힌 두 대리 사이로 희주가 자신 있게 장소를 선정했다.


“삼성동 한우 먹으러 가시죠. 이런 날은 소고기죠!”


“와, 희주씨 먹어 본 거야?”


“소고기는 고무처럼 뻑뻑하지 않나?”


평소에 소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두 대리들의 이야기에 피식 웃어 보이는 희주.


“일단 한번 드셔보시라니까요. 팀장님! 오늘 삼성동으로 가시는 겁니다?”


“그럼요! 오늘은 6시땡하면 다들 업무 스탑입니다!”


내 말에 서둘러 일하는 척을 하는 팀원들.

순식간에 지나간 시계는 어느새 저녁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


.


.



“오, 여기 버스로 지나갈 때마다 보던 곳이네?”


“여기가 소고기를 파는 곳이구나. 처음 알았네···.”


두 총각들이 새로운 식당에 신기해하고 있을 때.

나와 안과장 그리고 희주는 미리 예약해놓은 자리로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 고기가 진짜 기가 막힙니다.”


2팀의 선전을 기념하는 회식 자리.

본부장님에게 알렸다면 아마 같이 와서 한 소리 할 게 뻔했기에 2팀만의 회식이었다.

예전 같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소고기 회식.

법카로 쓸 수 있는 회식비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메뉴였다.


“막 고급스럽진 않은데···.와!”


식당을 둘러보던 신 대리가 메뉴판에 붙어있는 가격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왜요? 무슨···허억!”


단일 메뉴인 소고기 메뉴.

[한우 생등심]의 1인분의 가격은 23000원.

당시 짜장면 한 그릇이 2500원이었던걸 감안한다면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이거 잘못 온 거 아닙니까? 희주씨?”


“팀장님 얼굴이 많이 화나 보이시는 건 기분 탓이죠?”


두 사람은 걱정스러운 말과는 다르게 재빠르게 테이블에 수저와 물을 세팅하고 있었다.


“에이, 무슨 말씀입니까? 어서 고기부터 시키죠. 여기 한우 8인분부터 주시고 소주도 좀 주세요.”


주문받은 이모님이 들어가고 다른 이모님이 기본 상차림을 들고 들어온다.

이어서 들어오는 숯불에 점점 후끈후끈해지는 회식 자리.

잔에 소주를 다 채운 2팀은 고기가 오기 전 건배로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팀장님, 한 말씀 하시죠.”


예전 회식에서는 항상 윗사람의 장황한 건배사가 기본이었던 시대.

나 역시 예전엔 빠지지 않고 장황한 말을 늘어놨었다.


“자, 2팀 여러분! 이번 PB상품 기획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그에 맞는 보상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2팀!”


눈치 빠른 신 대리가 먼저 술잔을 올리고 외쳤다.


“파이팅!”


다른 사람들이 민망한 웃음을 보이고 있기에 다시 한번 먼저 선창으로 2팀을 외쳤다.

다른 팀원들은 이번엔 놓치지 않고 모두 건배를 외치고 소주를 쭉 들이켰다.


“크으, 술이 답니다. 달아.”


“큰일이네요. 안 과장님 술이 달면 오늘 필름 끊기시는···.”


“하하, 억지로 술 안 드셔도 됩니다. 술은 적당히 주량만큼 드시고 고기를 많이 드세요.”


처음으로 올린 고기가 서서히 익어가고.

소고기를 구워주시는 홀 이모님들의 빠른 손놀림이 지나가니 아주 맛깔스럽고 노릇노릇하게 익은 고기를 각자의 앞접시에 놓아주었다.


“가장 맛있게 구워졌을 때입니다. 먼저 하나씩 드셔보세요.”


모두가 하나 되어 입에 넣은 한우 소고기.

은은한 숯의 향과 한우의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에 가득 느껴졌다.


“와아···이게 뭐야?”


“대박, 입에서 녹아서 없어졌어!”


“너무 맛있다. 감탄밖에 안 나와···.”


고기를 한 점 먹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반응.

인생 음식을 만난 2팀의 사람들의 얼굴엔 황홀한 표정이 가득했다.


“지금까지 헛살았네···.이렇게 맛있는 게 있는지도 모르고···.”


한우를 먹는 팀원들의 얼굴엔 행복함이 가득했다.

좋은 분위기, 좋은 사람, 거기에 한우라면 어떤 행복과도 비벼볼 만한 상황이었다.


“너무 맛있습니다. 팀장님!”


“인생 맛집을 찾았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또 먹으러 올 겁니다.”


너무 잘 먹는 팀원들을 보기만 해도 뿌듯한 경지에 도달한 느낌이었다.

나 혼자 맛있는 걸 배부르게 먹는 것보다 모두가 맛있는 걸 함께 먹을 때 더 맛있다는 걸 이제야 알 거 같은 느낌.


“희주씨! 많이 드세요. 너무 고생 많았어요.”


난 은근히 희주를 챙겼다.

안 과장과 신 대리가 자꾸만 따라주는 소주잔이 눈에 들어온다.


“네, 팀장님! 팀장님도 술 말고 고기 많이 드세요.”


 눈으로 사인을 보내며 대답하는 희주.

희주 자신이 술 먹는 걸 좋아하는 희주였기에 이번 사인은 노터치라는 사인이었다.


“자, 고기 부족하면 더 시키셔도 됩니다. 여기 꽃등심 4인분 더 주세요!”


배부르고 얼큰하게 먹은 1차 회식.

당시의 회식이라면 2차는 기본으로 무조건 가는 거지만 내가 맡은 2팀은 달랐다.

1차 한우가 마무리된 시간은 저녁 8시 40분 정도.

그냥 가기엔 많이 이른 시간이었다.



“집에 일이 있거나, 가실 길이 먼 분들은 먼저 들어가셔도 됩니다.”


“1차만 하고 들어가···간다고요?”


“2차가 없다고요?”


가정이 있는 안 과장은 2차가 없다는 말에 내심 기쁜 모습이었다.

예전이라면 반강제로 참석하던 회식을 1차만 하고 들어가는 상황이 펼쳐질지도 몰랐다.


“2팀의 단합을 위해 빠질 수 없죠!”


“그럼요! 회사가 잘 돌아가야 가정이 잘 돌아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눈치를 쓱 보던 안 과장은 집에 있는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을 저버리고 2차를 선택했다.


“전 오늘 그만 들어가겠습니다.”


가장 먼저 귀가를 선택한 사람은 희주.

2팀의 홍일점인 희주의 귀가 소리에 남직원들이 아쉬운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에이, 우리 희주씨 없으면 분위기가 너무 칙칙하지.”


“그래, 막내가 빠지면 섭섭하지?”


수직적인 기업이 아직까지 대세인 시대였다.

막내가 제일 먼저 들어가는 회식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일이었다.


“아쉬우신 분들은 따로 2차 가시고, 저도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난 다른 말이 나오기 전 먼저 자리를 파하도록 선수를 쳤다.

팀장의 귀가 선언에 다들 상황 파악을 하느라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아, 앞으로 우리 2팀의 회식은 자율 참석입니다. 그럼 전 이만···.”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나와 희주는 남아 있는 팀원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



남은 세 사람.

남자 셋이서 의기투합해 2차를 가기엔 집에 있는 와이프의 눈치가 보이는 안 과장이 먼저 운을 뗐다.


“이게 오늘 2차는 파투 분위기네?”


“우리 오늘 뭐 잘못한 거 없죠?”


신 대리가 합리적인 의심을 하면서 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2차를 안 간 회식이 있었나 돌아보았으나 이런 경우는 전혀 없었다.


“아까 가격 못 봤어? 법카비도 다 털리고 자기 지갑 다 털려서 집에 간 거 아니야?”


안 과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유 대리.

정황상 그것밖에 없었다.


“충분히 이해 가는 가격이었습니다. 오늘은 저희도 그냥 가죠.”


“허허, 그래. 내일 또 변덕 부릴지도 모르니까 긴장들 하자고···.”


그렇게 손을 흔들며 헤어지는 세 사람.

내일 꼬투리 잡히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먼저 헤어진 나와 희주는 팀원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까지 걸어 나갔다.

다들 보이지 않게 되자 술이 아쉬운 희주가 먼저 옆구리를 콕 찔렀다.


“팀장님, 우리끼리 2차 콜?”


이대로 헤어지기엔 너무나 아쉬운 상황이었다.

단둘이 술을 먹은 지도 꽤 오래된 느낌이었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난 엄지를 들어 보이며 희주에게 말했다.


“콜!”


팀원들이 들어간 늦은 밤.

나와 희주의 2차 회식은 데이트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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