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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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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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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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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8화 우리 자주 이렇게 나오자. 너무 좋다.

DUMMY

18화 우리 자주 이렇게 나오자. 너무 좋다.




현재 800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 오가는 환율.

그렇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그 두배 가까이 오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달러를 모은다고?”


여기 있는 경영진들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소양이 갖춰진 사람들이었다.

날고 긴다는 대학을 나와 회사의 임원까지 갔다면 모르면 안 되는 말이었다.


“지금 위기가 아니라는 사람들은 다 사기꾼들입니다. 우리 경제는 조만간 심각하게 무너져 내일 겁니다. 태국의 전철을 우리가 밟게 될 거란 말입니다.”


“비약적인 예측이다. 대한민국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아!”


국가가 가지고 있는 외환보유고를 풀어서 빠지는 외국 자본을 방어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다.

균형과 안정을 확보하고 수출 규제도 완화하면서 수출을 늘리려 할 거다. 

한국인의 근면성과 활기는 우리 경제를 지켜줄 가장 큰 힘이자 무기였다.


“이미 많은 지표에서 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우리 은성도 다른 기업들처럼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습니다. 지금은 가드 올리고 최대한 방어를 할 타이밍입니다.”


나라의 신용이 떨어지면서 부채를 상환하라는 압박이 들어오는 많은 기업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


“그럼 그 달러를 모아서 다음은 뭔가?”


은성의 다음 스텝을 의논하는 이번 회의.

수많은 이사진이 모두 집중해 내 말을 듣고 있었다.


“지금 국내에서 나오는 영업이익 모두 달러로 최대한 많이 바꿔 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꾹꾹 눌러서 모은 자금을 푸는 건···.”


이미 대한민국은 핸들이 고장 난 1톤 트럭과 다를 게 없었다.

경제 위기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

그렇다면 그 안에서라도 내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2000원. 제 예상이라면 달러는 2000원까지 치솟을 겁니다. 그때가 우리 은성이 일어날 시간이죠.”


환율이 2000원까지 올라간다는 소리는 정말 국가가 망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이 젊은 친구는 국가가 망한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경영진 앞에서 말하고 있는 거다.


“허, 저 친구 정신이 나갔구만.”


“부회장님 신임을 좀 얻으려 무리수를 남발하네···.”


지금 상황에서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이 이야기가 현실이 되기까지는 6개월도 채 걸리지 않는 이야기다.

돌아오는 상환이 줄줄이 예정된 건 은성도 마찬가지였다.

은성유통이야 이번 매각으로 인해 여유가 있었지만, 다른 계열사도 힘들다는 소리를 들어왔던 장현수 부회장이었다.

여기서 결정이 잘못된다면 쉽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었다.


“다들 어떤 거 같아? 여기 한 팀장이 크라이트 매각을 제안했던 거 기억하지?"


부회장의 말에 혼란하던 회의장이 다시 조용해졌다.

제일 먼저 전략 기획실의 김 전무가 입을 열었다.


“올 하반기까지 한 팀장 말대로 해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부지 가격이 순식간에 뛰어 오를 일은 거의 없고, 미국과의 관계와 국내 경제 사정이 급변하는 지금은 지켜보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아까 10월까지 부지를 확보하자고 생각하던 윤도진 사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반기까지는 관망세가 좋아 보이네요. 그 사이에 또 다른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을 진행한다면 지금 잠시 멈췄던 걸 만회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격적인 경영을 지원해왔던 윤 사장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은성 마트를 늘릴 수 있던 것도 다 윤 사장의 추진력 덕분.

국가에서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백화점과 마트 등을 밀어주면서 눈부신 성장을 했던 과거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윤도진 사장이었다.

뒤이어서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이사진들.


장현수 부회장의 진가가 이런 점이었다.

혼자서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업무가 거의 없다는 것.

최대한 경영진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후 자신의 판단과 비교한 후 업무를 결정하곤 했다.

그렇기에 쉽사리 무너지지 않은 은성유통이었다.


“좋아, 이번 매각 대금은 달러로 유지하고, 2분기 영업이익은 최대한 빠르게 달러화해. 다음 회의 때 상황 다시 보자고.”


날 지켜보겠다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장현수 부회장.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지금은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게 은성과 희주를 위하는 일이었다.


****



아무리 일이 힘들고 고단해도 언제나 주말은 돌아온다.

평일 빠진 기력을 주말의 휴식으로 보충해 또 다른 일주일을 맞이하는 게 직장인의 숙명과도 같은 것.

오랜만에 희주와 교외 데이트를 하기로 약속하고 꽃단장을 마치고 희주의 집 앞으로 향했다.


“어우, 무지하게 덥네.”


7월의 후덥지근한 날씨에 에어컨에도 덥게 느껴지는 차 안.

눈으로 보이는 한강의 풍경은 더위를 잊을 만큼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어느새 도착한 희주의 집 앞.


“꽤 오랜만에 온 거 같네?”


내가 30년 동안 살았던 집.

동부 이촌동에서도 꽤 규모가 컸던 주택이 바로 은성가의 집이었다.

이곳에는 장현수 부회장뿐만 아니라 나머지 형제들도 모두 살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물론 집은 각자 따로 있었지만, 같은 정원을 쓰고 같은 입구를 사용하는 이곳은 거대한 궁전과 같은 느낌의 집이었다.


“선호씨! 일찍 왔네?”


그 현관문이 열리고 나오는 희주.

다른 재벌들이 명품으로 온통 도배하는 것과는 다르게 편한 청바지에 깔끔한 하얀 티를 입은 희주였다.

그렇지만, 결코 명품으로 도배한 다른 재벌들보다 꿀리지 않는 외모를 보여주고 있는 희주.


“청바지 입은 모습 보니까 아직 대학생 같은데?”


“첫 멘트로 나쁘지 않네. 근데 이제 나도 좀 있으면 30대거든요?”


재벌이든 아니든, 여자에게 이쁘다는 말은 만국 공통에 나이를 가리지 않는 말이었다.

첫 마디로 기분이 싹 좋아진 희주.

여세를 몰아 차 문을 여는 센스를 발휘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피식 웃음을 터트리는 희주는 싫지 않은 듯 조수석에 올라탔다.


“양평으로 가주세요. 가야 할 곳이 있거든요.”


보통 드라이브로 많이 가는 양평이었고 시원한 계곡이 많았기에 여름에 가기 안성맞춤인 곳.


“시원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난 희주의 안전벨트를 싹 매어주고는 시동을 걸었다.

아직 오전이었지만 더 뜨거워지기 전 양평으로 가야 할 거 같았다.


“가는 길에 무물머리도 들렀다가 가자. 사장님께 인사도 드리고.”


유명한 곳이긴 했지만, 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무물머리.

지난 생에는 이런 곳에 놀러 갈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다.

주말에도 회사에 틀어박혀서 업무에 관한 일만 계속했으니 알 리가 없었다.


한강을 따라 쭉 뻗은 도로.

계속해서 이어지는 시원한 한강의 풍경에 한 주의 피로가 풀리는 거 같다.


“교외로 나가는 드라이브에 음악이 빠질 수 없지?”


천천히 라디오를 켜는 희주.

마침 지금에 딱 맞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언제나 꿈꿔 온 순간이 여기 지금 내게 시작되고 있어~


“와! 나 이 노래 진짜 좋아하는데!”


노래만으로 공기가 시원해지는 느낌.

난 창문을 활짝 열고 음악의 볼륨을 높였다.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 있어 그리고 내 곁에는 니가 있어~


이어지는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른 우리.

함께 있는 순간만으로 행복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게 된 느낌이었다.


“좋다···.”


“좋다. 근데 선호씨 노래 잘하네?”


“나? 음치는 아니지.”


1년 가까이 만나면서 노래를 부른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이었을 거다.

결혼을 하기 전에도 무뚝뚝하던 나였기에 이런 모습이 처음이었을 희주였다.


“자주 불러줘. 듣기 좋다.”


“하하, 희주랑 같이 있으니까 노래가 저절로 나오네?”


화기애애한 드라이브.

듣기 좋은 노래를 여러 곡 듣고 나니 우리가 들리려 했던 무물머리 핫도그에 도착했다.


“여기도 볼 게 엄청 많네?”


한적하고 평화로운 호수가 보이는 무물머리의 풍경.

올 때의 들뜬 기분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여기 노을 질 때 오면 정말 예쁜데···.”


“지금도 충분히 예뻐. 꽃도 많이 피었네?”


여름에 피는 갖가지 꽃들이 만발한 무물머리의 산책길.

핫도그 사장님을 만나기 전 이 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어머, 여기 이 꽃 너무 예쁘다. 이게 뭘까?”


진청색의 꽃잎이 많은 꽃.

평소에 볼 수 없는 꽃을 보는 즐거움에 푹 빠진 희주.


“희주야, 여기 서봐. 내가 사진 찍어줄게.”


핸드폰도 없던 시절.

희주의 모습을 남기려 가져온 필름 카메라.


“와! 예쁘게 찍어줘야 해?”


“알았어! 여기 보고···.하나, 둘, 셋 김치!”


-찰칵!


“아, 잘못 찍었다! 희주랑 꽃이랑 잘 구분이 안 돼서···.”


“아, 뭐라는 거야!”


무물머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우리 두 사람.

오전에 출발해 어느덧 점심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선호씨 출출하다 그치?”


“그러게. 딱 이럴 때를 대비해서 저기 핫도그 집이 있었구나?”


그렇게 찾은 무물 핫도그.

사장님과 안면이 있는 희주가 먼저가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 저 왔어요!”


“어이구, 희주씨 오셨네? 주말에도 일하는 거예요? 그 회사 너무 하네!”


“오늘은 쉬는 날이에요. 애인이랑 데이트하러 왔어요. 여기 제 애인이요.”


사장님은 옆에 있는 날 보고는 환하게 웃어 보이셨다.

그리고는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애인이 너무 미남이다. 희주씨 불안해서 어떻게 다녀? 남자가 봐도 홀딱 반하겠네?”


“감사합니다. 사장님, 오늘 핫도그 10개 사 먹어야겠는데요. 사장님 장사 수완이 대단하시네요.”


“에이, 난 빈말 못하는 성격이야. 내가 원래 우리 가게 비법은 아무한테도 안 알려주려 했는데 우리 희주씨 보고 알려준 거잖아. 너무 싹싹하고 예뻐서···.”


“하하하, 희주가 덕분에 회사에서 인정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주는 민망한 웃음을 지어 보였고, 사장님은 핫도그에 케찹을 뿌려서 우리에게 건넸다.


“자, 여기 내가 오늘 제일 맛있게 튀긴 놈이야.”


설탕과 케찹, 그리고 머스타드 소스까지 완벽한 삼박자의 핫도그.


“와, 진짜 맛있네?”


“유 대리님이 진짜 잘 찾은 거라니까요. 저도 처음에 두 개 먹었잖아요.”


유 대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직접 확인한 핫도그.

이 정도 퀄리티는 힘들겠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핫도그였다.

아마 은성 마트에서 대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맛.


“이거 하나가지고는 성에 안 차네요. 사장님 하나만 더 주세요!”


희주와 즐거운 시간은 한 주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거 같았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우리는 힘든 줄 모르고 무물머리를 돌아다녔다.


“여기서 조금만 가면 산 밑에 계곡이 나와. 거기서 백숙이랑 시원한 수박 먹으러 가자.”


사장님에게 진행 상황을 슬쩍 전달한 후.

원래의 목적지였던 계곡으로 이동했다.


“선호씨, 우리 자주 이렇게 나오자. 너무 좋다.”


행복한 얼굴의 희주.

우리의 즐거운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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