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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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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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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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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화 우리는 달러를 모아야 합니다.

DUMMY

17화 우리는 달러를 모아야 합니다.




1997년 7월 태국의 바트와 폭락으로 인한 아시아 경제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태국을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동남아시아가 무너지고 거기에 따라 우리도 IMF에서 손을 벌리게 될 상황.

지금쯤 국내에서는 위기를 발표할지 안 할지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중일 거다.


‘지금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단순히 돈을 버는 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돈 보다 가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걸 지난 생을 살면서 뼈저리게 느껴왔다.

이번 PB상품을 성공적으로 런칭하게 된다면 은성에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거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PB상품으로 많은 이익을 가지고 올 수 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때는 나 혼자 잘 나가는 게 최고라 생각했다는 점.

혼자서 고민하고 혼자만 돋보이려는 노력으로 인해 많은 사람과 트러블이 있곤 했었다.


현재 그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1팀의 최지성 팀장이었다.


“이야, 2팀 요즘 엄청나게 잘 나가네?”


예전이라면 대꾸도 안 했겠지만.


“다들 노력해서 이뤄낸 성과죠. 1팀도 괜찮은 아이템이던데요?”


이번 PB상품은 경영 지원 본부 모두가 진행하고 있는 사항.

윗선에 컨펌을 받은 상품은 그중 몇 개 되지 않았지만, 은성마트에 있어서 이번 상반기에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다.


“2팀이 비하면 조족지혈 수준이지. 상품을 3개나 런칭 준비 중이잖아? 비결이 뭐야?”


은성에서 꽤 오래 근무한 최지성 팀장.

부장에서 진급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긴 최지성 팀장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 집으로 갈지 모른다는 초조함에 1팀 팀원들을 쥐 잡듯 잡는 중이었다.


“팀원들이 잘 해준 거죠. 비결이 따로 있나요?”


“그러니까, 어떻게 팀원들을 구워삶냐 그 말이지.”


최지성 팀장의 말을 들으니 예전 기억이 스르르 떠올랐다.


‘부하 직원을 가장 쪼았던 사람이 나였었지. 매일 야근에 회의에···.’


그랬기에 다소 젊은 나이에 팀장이라는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다시 돌아온 지 3개월이 지난 지금을 돌아보면 예전보다 훨씬 업무의 효율이 좋은 느낌이 들고 있었다.


“팀원들은 구워삶는 사람이 아니죠. 앞으로는 수평적인 조직이 더 높은 효율을 내는 시대가 올 겁니다.”


앞으로 점점 시대가 변하게 될 거다.

시대에 변화하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1팀장은 아직 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수평? 그럼 누가 결정하고 책임을 지나? 관리자이자 대표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 비결 알려주기 싫으니까 별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네.”


최지성 팀장이 나에게 이런 걸 묻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비결은 핑계일 뿐 우리 팀의 성과가 배가 아팠던 거였다.

예전엔 그걸 알고도 그의 비위를 맞춰줬지만, 이제 그런 한선호는 사양이었다.


“최 팀장님도 분발하십쇼. 그럼 전 이만···.”


눈인사를 한 후 팀으로 돌아가려 몸을 돌리는 순간.


“이야, 이제는 선배가 말하는데 그냥 자리를 뜨려고?”


과거 있는 전형적인 꼰대.

참을 수 없는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실 말씀이 뭡니까? 이러시는 이유가 따로 있어요?”


“야, 한 팀장! 말도 못 하냐? 왜 이렇게 사람이 변했어?”


“전 말입니다. 제가 할 일, 그리고 팀원들이 할 일만 충실할 뿐이에요. 성과를 내고 싶으시면 부하 직원들한테 맡기시지 말고 직접 발로 뛰시죠. 전 요즘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더 꼬투리를 잡고 싶었지만 틀린 말이 없다.

내가 다시금 돌아서자 입술을 꽉 깨무는 최지성 팀장.


그는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권고사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


그렇게 태국의 바트가 폭락하면서 태국이 무너지고.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의 경제는 풍전등화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 은성의 경영진 회의.

어려워진 나라의 경제 사정만큼 은성 유통 역시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사내 이사진이 모두 모인 자리.

이미 한 차례 대책을 세웠던 경영진들은 2차로 터진 위기에 더욱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아직 주도자인 장현수 부회장이 오지 않은 회의장엔 현재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었다.


“확실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재계 8위 가야도 부도 직전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이럴 수가 그 큰 대기업이 부도라고요?”


“태국이 부도가 나고 외국 기업 사냥꾼들이 회사들을 헐값에 산다고 합니다.”


“큰일이네요. 우리도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외국 자본이 술술 빠져나가고 있는데요.”


“지금이 정말 중요한 시기인 거 같습니다.”


혼란스러운 회의장.

그런 혼란스러움을 잠재울 장현수 부회장이 회의장으로 들어섰다.

크라이트 매각을 결정한 이후로 다른 계열사보다는 안정적인 상황이었던 은성 유통이었다.


“다들 현재 상황들 보고해봐.”


각 부서별 최종 책임자인 사내 이사진들.

제일 먼저 은성유통의 살림을 총괄하고 있는 재무이사 김 전무가 보고를 시작했다.


“크라이트사에서 매각대금을 보내왔습니다. 그 돈으로 현재 돌아올 채권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채권이 얼마야?”


“50억정도 됩니다. 이후 줄줄이 돌아오긴 하지만 각 지점에서 들어오는 현금은 아직 문제가 없습니다.”


마트를 공격적으로 늘리느라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상당한 은성 유통이었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선견지명으로 한숨 돌린 상황이었다.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고 다음 일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


“부지 확보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나요?”


뒤이어 은성유통의 사장.

윤도진 사장이 입을 열었다.

장은성 회장의 오른팔이었던 윤도진 사장.

과거 은성이라는 회사가 시작할 때 장은성 회장과 함께 회사를 키워온 인물이었다.

아들인 장현수 부회장에게 처음 유통을 맡겼을 때 그의 후견인 느낌으로 윤도진을 보낸 장 회장이었다.


“각 지역에 가장 적합한 곳을 현재 선택해 놓은 상황입니다. 현재 알아본 바 부지를 살 기업이나 개인은 없어 보입니다.”


웬만한 은성의 대소사는 김 전무와 윤 사장이 도맡아 하고 있었다.

물론 최종 결정은 장현수 부회장이 했지만, 그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이 바로 윤도진 사장이었다.


“흐음···.미리 확보해놓는 게 나을 거 같습니까?”


윤도진 사장에게 의견을 묻는 장 부회장.

윤도진 사장은 잠시 뜸을 들이고는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최근 태국이 부도가 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태국에서 손을 떼고 있습니다. 그럼 그 돈들이 다른 나라로 유입될 확률이 높죠. 그럼 다시 증시가 회복되고 환율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고개를 끄덕이는 윤도진 사장.

88년 올림픽이 끝난 이후 나라의 경제는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세를 보여왔다.

여러 기업이 부도로 쓰러지고 있었지만, 이제 곧 나라의 자금이 들어온다면 다시 안정기가 올 거라 생각하고 있는 것.


“늦어도 올해 10월 안에는 매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사진들도 현 상황을 각자 예상하고 있었다.

각자의 판단은 제각각 달랐기에 혼란은 가중되고 있었다.


“가야가 무너진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밑에 있는 수많은 하청업체들도 모두 부도가 난다고 봐야 합니다. 지금은 숨을 죽여야 하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회의장.

고민에 쌓인 장 부회장은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한선호···. 그때 매각을 말했던 게 한선호 아니었어?”


크라이트를 매각하자는 의견을 냈던 젊은 팀장.

당시에는 당돌한 젊은 직원이라 생각했었다.

그 판단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회의가 이렇게 평화롭지 않을지도 몰랐을 은성이었다.


“맞습니다. 경영 지원 본부 소속···.”


“당장 가서 한선호 들어오라고 해. 그 친구 의견도 한번 들어보고 싶구만.”


부회장의 뒤쪽에 서 있던 비서가 급하게 뛰어나가고.


“그 친구 올 때까지 잠시 쉬었다 하지.”


그렇게 잠시 쉬는 시간.

뜬금없는 소리에 회의장이 술렁이고 있었다.

이제는 그 이름도 익숙한 한선호의 등장.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부회장님 눈이 들었나 보군.”


“열심히 하던 친구니까···.그래도 이건 충격인데···.”


“어린 놈이 뭘 안다고···.”


“강 상무. 그 친구 뭐 하는 친구야?”


부회장님의 의중을 모르는 강 상무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이러면 나도 한선호라인을 타야 하나···.’


심각한 고민에 빠진 강 상무였다.

.


.


.


잠시 후.

소란한 회의장 앞에 조용히 섰다.


“부회장님은 잠시 뒤에 오실 겁니다. 이사진들이 안에 있어요. 먼저 인사부터 하고 계시죠.”


-똑똑!


노크와 함께 열린 문.

문으로 안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고정됐다.


“안녕하십니까!”


씩씩한 인사와 함께 들어간 회의장.

뭔가 미묘한 공기가 회의장에 감돌고 있었다.


“그래. 한 팀장은 이번 부지 확보를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사는 게 맞을 거 같아. 아님 기다리는 게 맞을 거 같나?”


몇몇 이사진들이 날 향해 질문을 던졌다.

오늘의 주제가 부지 확보였다니.

오는 동안 비서에게 대략의 이야기는 들었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서로 상충된 의견으로 대립 중인 모양.


“부회장님 오셨습니다.”


그 순간 회의장을 울리는 비서의 목소리.

그리고 부회장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가 자리를 잡고 다시 회의가 시작되었다.


“오늘 꼭 결정할 사항은 아니지만, 확실히 짚고 넘어갈 문제는 맞아.”


은성의 새로운 성장 동력.

마트의 확충이 은성 유통의 현재 최고의 방법이었다.

다각도로 상품도 개발하고 협업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매장을 늘리는 게 최고의 성장 방법이었다.


‘한 매장에서 100만원 벌 거 두 매장에서 70씩 벌어도 이익이니까.’


그만큼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는데 날 왜 불렀을까.

생각을 할 새도 없이 부회장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한 팀장. 자네가 크라이트 매각을 제안했잖아? 이다음은 어떻게 진행했으면 하나? 부지 확보가 우선이야? 아님? 어음을 막으려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야?”


실제로 과거에는 이 돈으로 부지를 막 사들였다.

그 후 있을 위기로 인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그저 땅만 가지고 꽤 오랜 시간을 허비했었다.


“우선 저희가 확보한 금액이 1억 달러입니다.”


난 천천히 이사진을 향해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얼마 전 태국의 바트가 큰 폭으로 폭락했습니다.”


낭랑한 목소리가 회의장에 퍼지고.

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계속해서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그로 인해 태국의 증시는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바트의 가치가 떨어져 외국인들이 발을 빼는 거죠. 이러면서 태국의 경제는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조용한 회의장에 내 목소리만 가득 울리고.


“아마 국제 통화 기금에 구조를 보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럼 그때부터 태국의 경제는 더 이상 손 쓸 수 없게 되죠. 수많은 실업자를 양성하고 기업은 우후죽순 무너져 내리고요. 그럼 외국인들은 그 기업을 헐값에 사서 비싼 값으로 다시 되팔 겁니다.”


너무나 소름 돋는 이야기.

설마 이렇게까지 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현재 이곳에는 없었다.


“그리고 태국의 일은 우리의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내 물음에 답하는 이사진은 없었다.

난 천천히 그들을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우리는 달러를 모아야 합니다.”


은성을 다시 한번 올려줄 시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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