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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동물의 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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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작가
작품등록일 :
2017.05.02 13:49
최근연재일 :
2017.07.18 08:3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507
추천수 :
1
글자수 :
107,396

작성
17.06.15 09:10
조회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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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20회 - 묵직한 한방 (2)

DUMMY

===============================


곰은 이토록 많은 들개 무리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오히려 더한 분노에 사로잡혔다. 감히 들개 놈들 주제에.. 수가 많아졌다고 자신을 우습게 본다는 게 아닌가.


온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네 발을 땅에 박듯이 힘을 준채 앞에 위치한 세 마리의 들개에게만 집중했다. 한 방에 세 놈을 해치울 힘도 있었고 자신도 있었다. 본래 들개 정도의 이빨로는 야생 반달곰의 두꺼운 피부조차 뚫을 수 없다. 게다가 저 반달곰은 보통 반달곰의 두 배 나 달하는 덩치를 갖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들개 무리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듯 함부로 덤벼들지 않고 주위를 설설 움직이며 경계만 했다.


쿵!


곰이 먼저 큰 한 발자국을 내디뎠다. 일부러 땅을 내리치듯 앞발을 내딛자 커다란 소리가 그들의 발밑까지 울렸다. 그 소리에 겁먹은 동굴 앞 들개 세 마리는 순식간에 동굴 옆으로 도망쳤다. 그것을 기회 삼은 곰은 그놈들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에게 소리를 지르며 돌진했다.


"크아아아아아아!!"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주위에서 위협하던 들개 무리들은 일제히 도망갔고 동굴 옆으로 이동한 들개 세 마리는 혼비백산해서 도망 치려했지만 너무 급한 나머지 헛발질만 해댔다.


곰은 그 엄청난 돌진 속도에 벌써 들개 세 놈 앞에 다가갔고 그 커다란 앞발을 대가리를 향해 인정사정없이 휘둘렀다.


퍼어억!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이 윗 몸뚱어리를 얻어맞고 공중에 뜬 채로 날아갔다. 어찌나 힘이 셌는지 저 숲 속 구석으로 30m는 날아간 듯 보였다. 다른 놈들도 날아간 들개를 향해 혼비백산 도망쳤다.


곰은 다시 한번 분노를 참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쫓아가지는 않았다. 지금 위치한 동굴 입구를 내준다면 혹시라도 다른 놈들이 안에 있는 토끼를 습격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당연히 대가리가 날아갔을 줄 알았던 우두머리 들개가 벌떡 일어났다. 이빨이 부러지고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몸이 찢기진 않았다. 곰은 의아했다. 지금까지 있는 힘껏 휘두른 앞발에 무사한 동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놈들도 어리둥절한 채 잠시 눈치를 보다가 이내 꽁지가 빠져라 뒤로 달아났다.


곰은 자신의 앞발 앞에 두 동강이 난 작은 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다. 흥분한 나머지 휘두른 앞발이 들개 바로 옆에 위치했던 나무를 먼저 두 동강 내고 몸뚱어리를 쳐버렸었나 보다.


한 방에 죽이지 못한 게 찝찝했지만 일단은 토끼가 무사한 지가 우선이었다. 곰은 서둘러 동굴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보금자리인 짚 풀 옆에 하얗고 포근한 토끼가 쓰러져 있었다..


곰은 억장이 무너져 내린 듯했다. 하지만 오히려 더 담담한 태도로 토끼에게 다가가 엎드린 몸을 뒤집었다.


그때 토끼의 가슴이 움직이면서 소리를 냈다.


"코오오오~"


자고 있었다..


===============================






문자를 본 문 과장은 눈이 뒤집힐 정도로 흥분했다. 그 모습을 본 라 차장이 놀라 물었다.


"야. 왜 그래? 무슨 문잔데 그래?"

"도.. 도와달래!!"

"뭐? 누가? 그 여자가?"


문 과장은 음식도 내팽개친 채 방으로 들어가 옷가지를 챙겼다. 손이 잡히는 대로 바지를 입고 두꺼운 플리스와 지갑을 챙긴 채 현관으로 달려 나갔다.


"야. 야! 같이 가!"


라 차장이 따라 나오려 하자 문 과장은 급히 현관문을 연 채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냐! 나 혼자 가면 돼!"


쾅!


순식간에 없어져버린 문 과장을 바라보던 라 차장은 어안이 벙벙한 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러다 닭다리 하나를 집어 들고는


"난.. 이제 뭐 하지?.. 이 새끼가 나도 데리고 가지.."



***



타다다닥! 문 과장은 있는 힘을 다해 뛰어 차에 탔다. 두려웠다. 무슨 큰일이 벌어지지 않고서야 도와달란 문자를 보냈을 리 없었다. 퇴근 전 상황을 되짚어 보니 하 대리가 말을 거는 모습이 생각났다.


'그놈.. 평판이 좋지 않던데.. 혹시 이놈이?'


함께 회식자리에 가자던 도 대리의 말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문자를 빨리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 걸린다. 그녀가 원한 동거 생활에 의심했던 자신이 원망스럽다..


부르릉! 투다다다다다... 투두...


"이런! 젠장할!"


이 망할 놈의 차는 이런 급한 순간에 시동이 안 걸린다.


부릉! 투다다다다다.. 두두두..


또 꺼진다. 문 과장은 차에서 내려 분을 이기지 못한 채 차를 냅다 걷어찼다.


쾅!


운전석 쪽 범퍼가 찌그러지고 헤드라이트가 터졌다.. 하지만 지금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다시금 전력 질주해 아파트 밖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이럴 땐 꼭 택시가 안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휴대폰을 들어 도 대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뜨르르르르르.. 뜨르르르르르.


계속 기다려보지만 받질 않는다. 화가 차오른다. 하 대리가 해코지를 했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이놈을 발견하면 한방 크게 후려치고 싶은 마음밖엔 없다.


그때. 저 멀리서 빈 택시가 달려온다. 문 과장은 도로에 들어가 양손을 크게 휘두르며 필사적으로 외쳤다.


"태에에엑시이이이!!!"


그가 이렇게 다급했던 적이 얼마 만인지 모른다. 매사 느긋하고 게으르기만 했던 그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180도 달랐다.


끼이이익!


택시기사는 놀라 급하게 차를 세우곤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며 욕을 뱉었다.


"아이. 웬 미친놈이 길에서 차를 세워!"


보조석 창문을 열고는


"야! 너 미쳤어! 너 거기 꼼짝 말.."


덜컥!


문 과장은 보조석 문을 열고는 그 육중한 몸 덩어리를 밀어 넣었다. 그리곤 험악한 얼굴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관악구 남현길로 빨리요!"

"네. 손님."


택시는 빠른 속도로 출발했다.


문 과장은 휴대폰을 열어 다시 전화를 했지만 또 받지를 않는다. 시간을 보니 9시 반이다. 마지막 문자가 온 지 1시간이 지났다.


'하.. 어떡하지. 너무 늦었어.. 기다려요. 도 대리님..'


속이 타들어간다.



***



금요일 밤. 사당 인근은 차와 사람으로 넘쳐났다..


"아저씨. 좀 안 막히는 길로 갈 수 없어요?"


벌써 1시간이 또 지났다. 사당역 근처에 인접하자 차가 더 막히기 시작했다.


"죄..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 시간에 여기는 어쩔 수가 없어요.."

"그럼 [루비룸] 이라는 곳 아세요?"

"아.. 아뇨. 저도 잘.."


문 과장은 복장이 터질 것 같았다. 계속 시간만 하염없이 보내고 있어 끓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아오! 진짜! 왜 이렇게 길이 막히는 거야!"


혼잣말을 참지 못하고 뱉은 말에 옆에 앉은 택시기사는 죽을 맛이었다. 벌써 한 시간째 숨 막히는 운전을 하고 있던 찰나에 드디어 열받은 문 과장이 무서워 견딜 수 없었다.


"제..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루비룸]!"

"네?"

"어. 미쓰김? 여기 사당 근처 관악동인데. 루.. [루비룸] 이라는 데 좀 찾아줘. 빨리.. 부탁이야.."


택시기사는 서둘러 사무실에 걸어 [루비룸] 의 위치를 수소문했다. 분노한 와중에도 문 과장은 감동했다.


'정말 요즘 기사님들은 친절하시구나..'


"어어. 1083번지? 어어. 고맙다.. 미쓰김.."


택시기사는 떨리는 손으로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했다. 그리곤 오늘 영업 중 가장 밝은 얼굴로 말했다.


"손님! 다행입니다. 저 골목 지나면 바로예요!"

"그.. 그럼 여기서 세워주세요. 뛰어가는 게 빠르겠어요."

"그렇죠! 막히니까 뛰시는 게 낫습니다."

"여기. 카드로 해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돈도 주시고!"


택시기사가 카드를 긁자 문 과장은 서둘러 뺏어 들고는 택시에서 내렸다. 그리곤 전력질주로 [루비룸] 을 향해 뛰었다. 근처에 다 왔다 생각하니까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1시간 동안 꼼짝없이 앉아서 이곳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렸었다. 그녀가 무사할까.. 문 과장의 머릿속엔 온통 그 걱정뿐이었다.


골목 사이사이를 뒤지던 차에 꽤 떨어진 구석 안에서 희미한 네온사인 간판에 써진 [루비룸] 을 발견했다.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낡고 음산한 곳이었다. 문 과장은 단숨에 뛰어가 입구를 열자 지하로 이어진 계단이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지하로 내려가 문을 열었다.


덜컥.


험상궂게 생긴 남자 둘이 앞을 가로막았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그중 한 명이 낮은 목소리로 찡그린 채 문 과장을 막다 뒤늦게 문 과장의 전체 모습을 보고는


"여.. 여긴 예약제로만 받는 곳인데요. 혹시 예약하셨습니까?"


공손한 말투로 바꿔 말했다.


"아뇨. 여기 혹시 하얗고 예쁘게 생긴 여자분 안 왔습니까?"


말주변이라곤 더럽게 없는 솜씨로 도 대리를 찾자 다른 한 명이 알아챘다는 듯이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아~ 많습니다. 헤헤. 저희 가게 전부 어린애들만 있습니다. 얼굴 하얀 애들로 준비시킬까요? 원래 전부 예약으로만 하는데.."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저희 회사 직원인데.. 여기 있다고 문자를 보냈거든요."

"저희는 다른 회사 아가씨들은 안 쓰는데.. 야. 요즘에 새로 온 애 있냐?"


다른 한 명이 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아! 요번에 알바로 쓴 그 아가씬가?"


문 과장은 답답해서 말했다.


"아뇨! 그런 아가씨를 찾는 게 아니라요.. 제 말은.. 어?"


답답하던 차에 익숙한 얼굴의 남자가 복도에 보였다. 항상 사무실 입구에서 눈치 없이 인사를 하던 사업1본부 구영식 사원이었다. 문 과장은 두 남자를 밀어 젖히고 구 사원을 붙잡았다.


"야! 구영식!"


구 사원은 화들짝 놀라 대답했다.


"네? 어? 문 과장님??"

"도가은 대리 여기 있지!?"

"아.. 네. 저기 끝 방에 있는데요? 그런데 오늘 오시기로 했던 거예요?"


문 과장은 대꾸도 하지 않고 냅다 뛰어 끝 방 앞으로 갔다.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문을 부서지듯 걷어찼다.


쾅!


룸 안에는.. 한 여자를 여러 남자가 둘러싸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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