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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동물의 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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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작가
작품등록일 :
2017.05.02 13:49
최근연재일 :
2017.07.18 08:3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520
추천수 :
1
글자수 :
107,396

작성
17.06.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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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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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8회 - 도와주세요 과장님!

DUMMY

금요일 오후 5시. 이곳은 [칠선엔지니어링] 사업2본부 사무실.


문 과장은 퇴근시간이 다가올수록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손끝이 덜덜 떨려왔다. 정말 도가은 대리가 짐을 싸서 자신의 집으로 오는 것일까? 어제 도 대리가 돌아간 뒤로 기대와 흥분 그리고 걱정에 잠 한숨 이루지 못했다. 오늘도 일이 손에 안 잡혀 하루를 그냥 보내다시피 했다.


그때, 하루 종일 바쁘게 옮겨 다니며 업무를 보던 도 대리가 자리로 돌아왔다. 짧은 한숨소리와 함께 자리에 앉은 도 대리는 문 과장을 보곤 곤란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과장님! 어떡하죠..?"

"네? 무슨 일 있으세요?"

"오늘 신입 환영회가 있는 걸 깜박했었어요. 과장님도 들으셨죠?"

"오.. 오늘요? 저.. 전 몰랐는데요..?"

"그래요? 다 참석하는 게 아닌가.. 아무튼 오늘 환영회가 있어서 이사는 내일 해야 될 것 같아요."


아쉬운 듯 말하는 도 대리와 달리 문 과장은 급 화색이 돌았다.


"어이구! 할 수 없죠. 천천히 오셔도 돼요."

"네. 내일은 꼭 갈게요~ 그런데 오늘 과장님도 같이 가시죠?"

"아.. 아뇨. 저한테 얘기 안 한 거 보면 젊은 사람들끼리 모이는 거 같은데 분위기 깨면 안 되죠.."

"아.. 그럼 제가 이따 봐서 연락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도 대리가 다시 자리를 비운 뒤 문 과장은 곰곰이 생각해봤다.


'오늘 이사하지 않는다는걸.. 내가 왜.. 좋아하지?..'


이렇게 말만 건네도 심장이 가빠지고 얼굴이 달아오를 정도로 좋아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같이 살고 싶어야 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 못 온다는 소식이 너무나 기뻤다. 야생동물의 직감 같은 것일까? 아니면 라 차장의 말이 자꾸 생각나 불안한 것일까.


문 과장은 바로 전화기를 들고 라 차장에게 연락했다. 라 차장은 전화를 받자마자 무심하게 말했다.


"어이. 곰탱이. 나 바빠."

"아.. 미.. 미안. 오늘 사무실 안 들어와?"

"응. 지금 서울 가는 길인데 바로 퇴근하려고. 왜? 한잔하게?"

"아니. 뭐 좀 궁금해서.. 이따 집에 올래?"

"그래. 저녁은?"

"같이 먹어야지.. 내가 뭐 만들까?"

"아냐. 가는 길에 내가 대충 사갈께. 술이나 넉넉히 넣어둬."

"으.. 으응."


전화를 끊고 나니 뭔가 든든하다. 마치 해결사가 오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슴속에 막힌 듯 답답했던 숨통이 한방에 트이니 얼굴에 다시 생기가 돌고 배도 고프기 시작했다.


"어이. 문."


잠시 잊고 있었던 앙칼진 목소리에 문 과장은 벌떡 일어나 그곳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 네! 부장님!"


이 부장이었다.


"뭘 갑자기 히죽대고 있어? 몸은 좀 어때? 병원에서 별소리 안 하나?"

"아.. 넵. 아.. 아직 별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이 부장은 걱정했다는 듯이 안부를 묻지만 그 속에 이제 그만 일하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는 듯했다.


"그래. 이번 주말 푸욱 쉬고. 몸 좀 괜찮으면 다음 주엔 일 좀 하자고."

"네.. 넵! 알겠습니다."


경험상 미루어보면 이 부장은 최후의 경고를 한 셈이다. 짧은 몇 마디에 긴장한 문 과장은 일도 사랑도 열심히 하리라 결심했다.


'그래. 다음 주에는 열심히 해야지.'


과연 지켜질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



퇴근시간이 다가왔다. 사업1본부의 하 대리는 시계를 들여다보다 6시가 되자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두리번거리며 도 대리를 찾았다. 탕비실 앞 프린터기 앞에서 서류를 출력해 검토 중인 도 대리를 발견하고 재빠르게 다가갔다.


"도 대리님?"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눈웃음을 치며 인사를 건네는 하 대리를 보고는 도 대리도 애써 눈을 가늘게 뜨며 인사했다.


"슬슬 마무리하고 출발할까요?"

"네. 저도 이제 거의 다 됐어요. 그런데 오늘 몇 분 안 가시는가 봐요?"

"아~ 네. 환영회 주로 하는 멤버들만 모였어요. 도 대리님 쪽 디비팀 다른 분들 때문에 그러시는구나?"

"네. 이 부장님도 모르시고 문 과장님도 모르시길래요."

"오늘 그런 나이 든 분들은 빼곱니다. 하하하. 젊은 사람들끼리 모여야죠!"


도 대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얼굴에 걱정이 묻어났다. 하 대리에게서 혹시 다른 속셈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인 듯하다. 혹시라도 미룰 수 있을까 해서


"저기.. 대리님. 생각해보니 이안보 부장님이 시키신 것 검토 좀 받고 가면 좀 늦을 거 같은데.. 먼저들 가시면 따로 갈게요.."

"아직 일이 남으셨구나~ 잘 됐네요. 저도 아직 업무가 안 끝나서요. 다하시면 말씀하세요. 다른 사람들 먼저 자리 잡으라 할게요."

"아.. 네. 알겠어요."


자리에 돌아온 도 대리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몸이 떨렸다. 하 대리란 사람에게서 풍겨져 오는 나쁜 기운이 전해져 왔기 때문일까. 문 과장에게 도움을 청하려 하는데 그가 갑자기 일어나 가방을 메고 있었다.


"과장님. 들어가시게요?"

"아! 넵! 집.. 집 정리 좀 해두려고요.. 허허"

"정리 안 하셔도 돼요. 제가 내일 하면 되는데요.. 그냥 맛있는 거 드실 겸 회식 같이 가실래요?"


도 대리는 신규사원이 팀원들 없는 회식 자리에 참석하는 어색한 상황을 눈치 채주 길 바랬지만


"아.. 아니에요. 도 대리님을 위한 자리에 젊은 친구들 모일 건데요. 나이 든 사람이 눈치 없이 끼는 게 아니죠! 허허"

"아.. 아닌데.."


문 과장은 방금 자신의 행동이 젊은 친구들을 배려한 눈치 있는 행동이라 생각해 뿌듯해했다.


"그.. 그럼. 재밌게 노시고.. 내.. 내일 뵐게요."

"네.. 조심히 가세요.."


그녀는 당연한 듯 생각했다.


'후우. 저 눈치 없는 인간에게 기대한 내가 바보지.'


금요일 밤. 문 과장은 그렇게 떠나고 시간이 갈수록 사무실의 사람들도 하나둘 자리를 비웠다...


어느새 밤 8시. 사업1본부의 하 대리가 찾아왔다.


"도 대리님!"

"아 네?"

"이제 가시죠! 너무 늦겠어요. 배도 고픈데.."

"아.. 네. 지금 마무리 중이에요. 가방 싸서 나갈게요."

"넵. 전 준비 다 됐으니까 엘베 앞에서 봬요."


도 대리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문 과장에게 보여줬듯이 도 대리는 사실 강한 여자다. 스스로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라 생각하기에 저런 남자 놈들 몇몇이 모여도 충분히 상대해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하 대리는 그보다 더 위험한 놈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을 다잡고 가방을 들고 나오자 엘리베이터 앞에 하 대리가 서있었다.


"늦었으니까 제 차 타고 가시죠. 얼마 멀지 않아요."

"차 몰고 가시게요? 술 드실 거 같은데.. 놓고 가시죠."

"대리 부르면 되죠~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또 시간 걸려요."

"아.. 네. 알겠어요."


땡!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안에 들어간 하 대리가 지하 2층을 누른다. 둘만 있는 엘리베이터 안은 이상한 공기가 맴돈다. 도 대리의 직감은 보통 여자들에 비해 뛰어난 편이다. 그 뛰어난 직감은 오늘 그와 함께 있으면 안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자꾸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 만들어지니 어쩔 수 없이 끌려가듯 함께 하게 된다.


하 대리의 진한 향수 속에 담배 냄새가 섞여 좋지 않은 냄새가 엘리베이터 안에 가득 찼다. 서로 문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가 힐끔거리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로 쳐다보는지 하 대리를 돌아보자 바로 눈이 마주쳤다. 그는 음흉하게 웃으며


"정말.. 미인이시네요.."

"아.. 아니에요. 제가 뭘요.."


도 대리는 그의 눈빛이 너무 당당해 오히려 소름이 돋았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지하 2층에 도착했고


"이쪽으로 오세요. 저기 안쪽에 있습니다."


하 대리가 앞장서 차를 향해갔다. 금요일 밤 8시. 지하주차장은 불을 모두 꺼두었고 둘의 발자국 소리만 울려 퍼졌다.


또각또각..


누구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이상하게도 아무런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다.. 그런 와중에 희미하게 미소를 띠며 앞서가는 하 대리가 더 무섭게 느껴졌다.

도 대리는 그에게 물었다.


"차는 어디..."

"아 저겁니다."


삐빅!


하 대리가 리모트키를 누르자 안쪽 깊숙이 주차된 하얀 차에서 불빛이 번뜩거렸다. 보통 여자들 같으면 고급 외제차에 마음이 설렐만했지만 도 대리는 오히려 더 걱정이 앞섰다. 돈 많은 놈들 중에 변태스럽고 앞뒤 안 가리는 놈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두운 주변 탓인지 단둘이 저 차에 올라타는 것이 더욱 두려워졌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고 꿋꿋이 차 앞까지 향했다.


"자. 타시죠."


하 대리는 자랑하듯 자신의 고급 외제차를 두 손으로 가리켰다. 내키지 않았지만 이 상황에서 거절하거나 도망친다면 더 큰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크게 심호흡한 후 보조석 문을 열었다.


어두운 주차장.. 방향제와 희미한 담배 냄새가 섞인 차 안의 향기..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차에 타라는 손짓을 보내는 하 대리..


도 대리는 힘겹게 차에 탑승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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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회 - 묵직한 한방 (1) 17.06.14 67 0 10쪽
» 18회 - 도와주세요 과장님! 17.06.12 67 0 9쪽
17 17회 - 파격적인 제안 (2) 17.05.30 8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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