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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동물의 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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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작가
작품등록일 :
2017.05.02 13:49
최근연재일 :
2017.07.18 08:3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526
추천수 :
1
글자수 :
107,396

작성
17.05.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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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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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2회 - 또 찾아온 그녀 (2)

DUMMY

술렁술렁.


9층 복도 주민들이 문밖으로 나와 우는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왔다. 그곳은 908호 총각의 문 앞이었다.


그중 906호 아주머니가 문 과장과 도 대리를 보곤 화들짝 놀라 물었다.


"아.. 아니! 총각!! 왜.. 왜 그래.."


평소 906호 아주머니는 908호 총각을 피해 다녔다. 밤에 쓰레기라도 버리려고 나가다 908호 총각을 마주칠 때마다 심장이 멈출 듯 놀라곤 했기 때문이다. 190이 넘는 키에 120킬로에 달하는 육중한 덩치와 그에 어울리는 험악한 얼굴 생김새. 낮게 깔린 저음으로 주민들을 위협하던 그를 이 아파트에서는 '깡패 총각'으로 불리고 있었다.

배달음식 그릇을 보면 혼자 사는 것 같진 않은데 외출하고 나면 아무도 없는 걸 목격한 주민들은 누군가 감금되어 있는 줄로 오해하기도 했고 지금은 비어있는 907호에 살던 처녀를 납치해 팔아버렸다는 소문도 들렸다. 그런 소문들로 인해 9층 복도 주민들은 밖에 나설 때마다 그가 있나 없나 확인하는 것이 버릇이 되었으며 908호 문 앞에는 그 흔한 팸플릿조차 붙이지 않았다.


906호 아주머니는 여자의 울음소리를 듣고 문을 열었더니 하필 깡패 총각 집 앞이었다. 드디어 소문으로만 듣던 그의 본모습을 목격해 내일 부녀회에서 떠들어댈 생각에 살짝 들뜨기도 했다. 하지만 들뜨기만 하기엔 상황이 너무 심각해 보였다. 깡패 총각은 팬티와 러닝셔츠만 입은 채 여자를 위협하고 있었고 젊은 여성은 주저앉아 살려달라고 울고 있는 듯했다.


"그.. 그러지 마세요.. 총각.."


용기를 내어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다른 주민들도 다가왔지만 두려움에 906호 앞에서 더 다가오지 못하고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항상 용감한 척하던 904호 아저씨는 이 광경을 보고는 생애 최대의 용기를 발휘했다. 정의는 이긴다더니 아직 대한민국의 시민의식은 살아 있었나 보다.


"초.. 총각! 무슨 짓이야! 우.. 우리 신고할 거야!!"


문 과장은 도 대리가 옆에서 하도 시끄럽게 울어대는 통에 옆집 이웃들의 얘기가 잘 들리지 않았다.


"여.. 여긴 괜찮아요. 들어들 가세요!"


이웃들을 향해 괜찮다 손사래를 치며 후다닥 도 대리의 왼쪽 팔을 쥐어 일으켰다. 도 대리는 여전히 계속 울어 댔으며 이를 본 906호 아주머니는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누.. 누가 신고 좀 해요! 저러다 저 처녀 죽어~!"


905호 고등학생은 부들부들 떨며 112를 눌렀다..


"저... 저기요. 여기 김포 쌍용 아파튼데요.. 지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조직폭력배가 여자를 납치해가고 있어요.."


906호 아주머니가 전화기에 대고 소리쳤다.


"빠.. 빨리 와주세요! 지금 잡혀 들어가면 저 처녀 죽어요!!"


바깥의 상황은 알지 못한 채 문 과장은 도 대리를 일으켜 집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리곤 바깥에 서 있는 주민들을 향해 소리쳤다.


"괜찮습니다! 이제 안 울 거예요. 조용히 할 테니 들어가세요!"


시끄러운 울음소리와 팬티 차림의 무서운 표정으로 외쳐대는 그의 말은 주민들에겐 다르게 들렸다.


[괜찮습니다! 이제 안을 거예요! 조용히 하고 들어가세요!"]


주민들은 문 과장이 자신들을 똑바로 쳐다보고 성폭행을 예고하자 모두 놀라 906호 안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문 과장은 다들 집으로 들어가자 안심하고 문을 닫았다.


도 대리는 현관에 주저앉아 계속 울어대고 있었다.


"대리님! 무슨 일이세요.. 어.. 어디 아프세요?"

"우앙아아앙.. 과.. 과장님.."


그녀는 애써 울음을 진정하려 애쓰며 문 과장을 올려보았다. 그런 그녀의 얼굴이 너무나 안쓰럽고 이뻐 보였다. 하지만 살짝 풍기는 술 냄새는 왠지 모르게 야하게 느껴졌다.


"이.. 일단 들어가세요. 물 한잔 가져다 드릴게요."


흐느끼며 울먹거리는 도 대리를 간신히 소파에 앉히고 문 과장은 헐레벌떡 거실에 가서 시원한 물을 한잔 떠왔다. 정신이 없다. 하도 시끄럽게 울어대는 통에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도 대리는 문 과장에게서 시원한 물을 받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는 후우~ 심호흡을 하고는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문 과장은 이제야 한숨 돌리고 그녀를 자세히 살펴봤다.

그녀는 먼 곳에서 뛰어왔는지 항상 잘 정돈되어있던 머리가 조금 헝클어져 있었으며 마스카라에 번진 두 눈엔 거무죽죽한 눈물이 턱까지 흘러 이어져있었다. 빨갛게 충혈된 눈과 달아오른 양볼.. 쌀쌀한 늦가을 밤바람을 견디기에는 추워 보이는 옷가지를 걸치고 있었다.


조금 더 밑을 자세히 보니 재킷 안은 얇은 블라우스 하나만 입고 있는데 몸을 숙여 앉아 있다 보니 단추 사이로 분홍 속옷이 보였다.


'헉.. 또. 또.. 이러면 안 돼. 우는 사람을 이렇게 보는 건 실례야..'


낮에 있었던 실수를 또 범할까 문 과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아랫부분을 보지 않기 위해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얼굴만을 주시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시선은 하얗고 고운 다리로 향했다. 그는 정말 구제불능이었다.

빨간 스커트는 옆이 살짝 트여 있었는데 그 트인 쪽이 하필 문 과장을 향해 있었다. 엉덩이를 쭉 빼고 숙여 앉아 있어서인지 트인 부분 사이로 분홍색 팬티 옆 자락이 드러나 보였다.


"흐웁!!"


문 과장은 숨이 차 자기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도 대리를 훑어보는 중 한 번도 숨을 쉬질 않았던걸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 어느새 그 커다란 놈이 또다시 불끈 일어서 있었다.


'아. 아 안돼. 이건 진짜 안되는 거야.. 헉!'


불끈한 남성이 티가 나는지 확인하려 내려다본 문 과장은 이제야 자신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가슴 털이 훤히 드러나는 흰 러닝에 트렁크 팬티 하나 달랑 입고 있는데 그나마 커다래진 놈이 마치 텐트를 친 듯 높이 올라와 있었다. 문 과장은 일단 오른쪽 허벅지를 급하게 올려 그놈을 가렸다.


'미.. 미쳤어. 이건 진짜.. 넌 미친놈이야..'


문 과장이 자신을 자책하며 허둥지둥하고 있을 때 도 대리가 입을 열었다.


"훌쩍.. 과장님.. 맥주 하나만 가져다주실래요?.."

"네?!! 아 네!!"


놀라서 후다닥 맥주를 가져오려고 엉덩이를 들다가 그놈을 들킬까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이.. 이거 어쩌지.. 지금은 못 일어나는데.. 아 애국가.. .. 동해 물과.. 백두산이..'


풀썩 주저앉은 문 과장이 의아해 도 대리는 그를 쳐다봤다. 고개를 숙인 채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리곤 있었다.


"저기. 과장님? 훌쩍.. 맥주는..?"

"아 넵.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자.. 잠시만요."


문 과장은 더욱 빨리 애국가를 외운다. 그러나 별 효과가 없다.


'큰일이다 큰일.. 이번에 또 들키면 난 짐승이나 다름없는 놈 되는 거야.. 아.. 어머니..'


사람은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지켜줄 무언가를 찾곤 한다. 급박한 위기에 놓인 문 과장은 가장 큰 의지가 되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


'어?'


효과가 있었다. 어머니라는 단어 한마디로 불끈했던 놈이 좀 수그러들음이 느껴졌다. 문 과장은 곧바로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어.. 어머니!!! 엄마..'


해냈다. 역시 부모의 힘이 위대했다. 문 과장은 벌떡 몸을 일으켜 후다닥 거실로 뛰어갔다.


다행이었다. 이런 걸 보면 문 과장은 나이에 비해 정말 혈기왕성한 것 같다. 어쩌면 평생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화면 외에는 실제로 이런 광경을 가까이 보는 게 처음이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냉장고를 열고 캔맥주를 꺼내 자신이 애용하는 1000cc 맥주 잔과 함께 가져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그녀에게 얘기했다.


"제.. 제가 정신없어서 꼬락서니가 이런지도 몰랐네요. 옷 좀 입고 올게요.."

"네? 아.. 네. 괜찮아요. 훌쩍. 제가 불쑥 찾아온 건데요 뭘.. 훌쩍.."


울음은 거의 멈추었지만 아직도 훌쩍거리는 도 대리가 안쓰러워 보였다. 문 과장은 자신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 왔다.


'왜.. 울었을까.. '


잠시 서서 그녀를 지켜봤다. 빨간 두 눈과 볼.. 까맣게 번진 아이라인.. 얇은 옷이라 추웠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 한편이 옥죄어 오듯 아파온다..


'.. 울지 않게 해주고 싶다..'


짝사랑하지 않으려 했던 그의 마음에 다시금 사랑의 불씨가 솟구쳤다.


'참.. 예쁘다.. 우는 모습까지도.'


쾅! 쾅! 쾅!


"으헉!"


느닷없이 누군가가 문을 두들겨대는 소리에 문 과장은 깜짝 놀랐다. 도 대리 역시 화들짝 놀라 현관 쪽을 바라보았다. 곧 있어 밖에서 누군가가 외쳐댔다.


"908호! 908호! 문 여세요. 경찰입니다!! 신고가 접수됐어요!"

"네.. 네?? 신.. 신고.."


문 과장은 무슨 일인가 싶었다. 누가 신고를 했단 말인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다고.. 평생 나쁜 일 한번 없이 살아왔는데..


문 과장은 떨리는 마음으로 현관 밖을 문구멍을 통해 보았다. 진짜 경찰로 보이는 남성 둘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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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회 - 동거는 남자를 변하게 해 (2) 17.07.18 55 0 9쪽
23 23회 - 동거는 남자를 변하게 해 (1) 17.07.10 15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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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회 - 한번 더 찾아온다고? 17.05.18 67 0 10쪽
13 13회 - 또 찾아온 그녀 (3) 17.05.16 76 0 10쪽
» 12회 - 또 찾아온 그녀 (2) 17.05.15 65 0 9쪽
11 11회 - 또 찾아온 그녀 (1) 17.05.14 65 0 9쪽
10 10회 - 화해를 해보자 17.05.12 65 0 11쪽
9 9회 - 늑대도 등장 17.05.11 7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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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회 - 실신 17.05.05 137 0 12쪽
3 3회 - 그리고 그녀의 등장 17.05.04 183 0 11쪽
2 2회 - 직장상사도 등장 17.05.03 14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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