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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동물의 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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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작가
작품등록일 :
2017.05.02 13:49
최근연재일 :
2017.07.18 08:3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527
추천수 :
1
글자수 :
107,396

작성
17.05.18 18:59
조회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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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4회 - 한번 더 찾아온다고?

DUMMY

문 과장과 도 대리의 세 번째 날이 시작됐다. 끼익.. 오전 10시 반. 그 어느 때보다 늦은 출근이었다. 문 과장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구 사원이 문 과장을 향해 해맑게 웃으며 인사했다. 이건 필시 멕이는 거다.


"어.. 어.. 그래.."


인사 소리에 사무실 내에 모든 사람이 지각한 문 과장을 쳐다봤고 그는 포기한 듯 굽신거리며 들어왔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제가 좀 늦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문 과장 왔나??"


이 부장이 자리에 일어나 문 과장을 쳐다본다. 문 과장은 후다닥 뛰어들어와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이 부장에게로 간다. 또 엄청난 훈계를 듣겠구나 싶었는데 의외로 이 부장은 걱정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 부.. 부장님. 죄송합니다.. 제.. 제가.."

"그래. 어젯밤에 또 병원 갔다며? 도 대리에게 들었네. 몸은 좀 괜찮은가?"

"네.. 네? 모.. 몸이.."


문 과장이 허둥대며 도 대리를 쳐다보자 일찍 출근한 도 대리가 일어나 웃으며 말한다.


"과장님. 괜찮으세요? 그저께 병원 가셨던 거 결과가 안 좋아서 어젯밤에 또 정밀검진받으셨다고 제가 말씀드렸어요. 오늘 오전도 검진 가셔야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일찍 오셨네요?"

"네? 아 네.. 모. 몸이 이제.."


이 부장도 내심 걱정되었는지 안부를 묻는다.


"그래. 젊은 친구가 벌써부터 그러면 어쩌나.. 자네 하면 거긴데 하필 거기가 안 좋은가.."


그러더니 문 과장의 귀에 대고 조용히 묻는다.


"담석증 맞아..? 괜찮은 거라든가?"

"네?! "


문 과장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담석증이라면.. 쓸개가 아닌가? 내가 쓸개가 안 좋았다니..


"도 대리에게 들었네. 나만 아니까 놀라지 말고.."

"아. 넵.. 겨.. 결과 나와봐야 안다고.."

"그래. 사업 들어가려면 시간 좀 남았으니까 몸조리부터 해. 오후엔 그냥 집에 들어가게. 당분간 급한 건 없어."

"아.. 네.. 가.. 감사합니다."

"에휴.. 얼굴이 시커멓게 변하였구먼.. 머리랑 수염은 왜 그렇게 꼬불거리게 된 거야.. 쯧쯧.."


문 과장은 어리둥절해 이게 어찌 돌아가는 일인지 싶다. 도 대리는 멀뚱멀뚱 거리는 그를 끌어당기며


"과장님. 자리에 앉으세요~"

"네.. 넵"


문 과장은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도 대리를 쳐다보며 물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따가 나가서 알려드릴게요. 오늘은 그냥 아픈 척하세요"


문 과장은 일단은 컴퓨터를 켜고 멍하니 앞을 바라보았다.


'이게 어찌 된 거지?..'


곰곰이 오늘 아침 일을 떠올려 본다.


'아침에 거실에서 눈 떴었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서 늦잠 잤던 것 같고.. 화장실에 보니까 도 대리님이 천천히 출근하라는 쪽지 보고는 준비하고 나온 건데.. 내가 병원을 다녀왔었나?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도 대리님이 울면서 왔었고.. 경찰들도 왔었고.. 으윽. 머리야..'


문 과장은 오늘따라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때 어제완 달리 상냥해진 목소리로 도 대리가 속삭였다.


"과장님? 오늘 식사는 나가서 하실래요?"

"네?"


벌써 11시 50분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거처럼 후다닥 지나갔다. 방금까지 자리에 앉아서 아침 일을 생각했을 뿐인데 한 시간이 넘게 지나가다니..


"어.. 어떻게 된 거죠? 저 방금 자리에 앉았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 건가요?"


도 대리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따뜻하게 얘기해주었다.


"주무셨어요.. 코 골면서."


책상을 보니 침이 흥건하다.


"제.. 제가요?!"

"이 부장님이 그냥 놔두라 해서 아무도 뭐라 안 하셨어요. 피곤하실만해요."


이 부장 자리를 보니 벌써 나가고 난 뒤였다.


"식사 따로 가시던데요? 저희도 나갈까요?"

"아. 넵. 알겠습니다"

"메뉴는 제가 고를게요. 과장님은 고기 좋아하시죠?"

"아.. 그.. 그렇죠"

"출근하면서 본 곳인데 저기 맛있어요. 일식 체인점이에요"


도 대리가 안내한 곳은 일본 가정식 집이다. 야채를 좋아하는 도 대리와 고기를 좋아하는 문 과장을 만족시켜줄 만큼 다양한 메뉴를 파는 곳이다.


"여기 주문할게요~"


자리에 앉아 종업원을 부른 뒤 도 대리는 막힘없이 알아서 주문한다.


"토마토 샐러드 하나랑요. 버터 밥, 계란 프라이, 돈가스 정식에 치킨 그릴 추가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자주 온 듯 막힘없이 주문하고는 문 과장의 안부를 다시 묻는다.


"제가 그냥 주문했어요. 괜찮으시죠? 고기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이렇게 시켰는데.."


식당에서도 어제완 달리 조금은 상냥해졌다. 아무래도 어제 일이 미안했나 보다.


"아 넵. 조.. 좋습니다. "

"어젠.. 죄송했어요. 아침에 몸은 괜찮았어요?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이세요.."

"네? 아 전 멀쩡합니다. 가진 게 몸뚱이뿐이라서요. 하하하.... 근데 어제 어떻게 된 건지 기억이.."

"아.. 어제 이상한 경찰들이 막무가내로 와서 전기 총을 쐈어요.."

"네? 그럼 제가 맞은 게.."

"네. 오해가 좀 있었나 봐요. 제가 경찰서 다녀왔어요. 아무래도 직접 설명하고 해야 된 다해서요.. 아마 과장님도 조만간 잠깐 다녀오셔야 될 거예요."

"아.. 넵. 괜찮습니다. 근데 어제 왜.. 그렇게 우셨어요?"

"아 그건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오늘은 제가 점심 살 테니까 맛있게 드시고 일찍 들어가세요. 이 부장님께는 잘 얘기해 두었어요. "

"가.. 감사합니다. "


문 과장은 기회가 난 김에 이틀 전 겨드랑이 사건을 뒤늦게야 진심으로 사과했다. 도 대리는 처음으로 살짝 얼굴이 붉어졌으나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그.. 그 얘긴 그만해요. 그땐 혹시나 땀났을까 봐.. 코는 괜찮아요? 세게 들어간 느낌이 났는데.."

"네. 몇백 번 맞아도 끄떡없습니다. 하하하."

"웃지 말고 조심하세요. 저니까 한 대 치고 봐드린 거예요."

"네.."


아직 화가 덜 풀린 듯했지만 코를 때린 것도 미안했는지 그냥 넘어갔다. 아무래도 뒤끝이 없는 여자인가 보다. 그러고는 살짝 부끄러운 듯 물었다.


"저기 그리고요.."

"네. 말씀하세요."


도 대리는 잠시 망설이다 용기를 낸 듯 겨우 입을 떼었다.


"이틀 전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거기가 계속.."

"네? 어디요?"

"거기요."


도 대리는 조심스레 턱 끝을 문 과장의 아래로 향해 알려주었다. 문 과장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라 어리둥절하다 불현듯 어젯밤 마지막 순간이 떠올랐다.


"으허으억!"


알 수 없는 소리를 지르며 문 과장은 급하게 머리를 숙였다.


쾅!


"악!"


이번엔 아파서 낸 소리다. 눈을 꼭 감고 머리를 숙인다는 것이 너무나 당황해 힘 조절을 못하곤 테이블에 머리를 사정없이 내려 박고 말았다.


"어머. 괜찮아요? 하.. 또 왜 그래요. 창피하게!"

"죄.. 죄송합니다. 놀래서 그만.."

"남자가 정말! 왜 그렇게 둔해요. 뭐만 물어보면 으헉으헉 거리고.."


큰 소리에 사람들이 쳐다보니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데 때마침 나온 음식을 들곤 종업원이 와서 물었다.


"아고. 손님. 괜찮으세요? 무슨 일이시죠?"


종업원도 깜짝 놀라 말을 걸자 도 대리가 손사래를 치며 대신 말해주었다.


"아무 일도 아니에요. 장난치다가 실수로요.."


문 과장도 슬며시 고개를 들어 웃으며 말했다.


"아.. 허허. 아무것도 아닙니다. 장난치다가 실수로요.."


그러자 종업원은 도 대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네. 무슨 일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저희가 항상 대기 중입니다."


이상하게 진지한듯한 종업원은 눈으로 무언가를 전하고 있었다. 아마 덩치 큰 남자가 협박하는 듯한 인상을 받고 신고를 원하면 하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도 대리는 대충 알았다는 듯이


"네. 얼마든지 대기하세요. 후우~"


종업원은 비장한 표정으로 돌아가 둘을 쏘아보듯 지켜보았다. 도 대리는 짜증 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과장님 주변은 항상 이렇죠? 사건사고와 의심. 왜 이렇게 다들 무서워하지?"

"저를요? 아.. 제가 생긴 게 이래 놔서.."

"스타일을 좀 바꾸시면 안 돼요? 어젯밤도 그렇고.. 거기 복도 이웃들은 완전 범죄자 취급하던데요?"

"그.. 그러게요. 하하.. 어렸을 때부터 오해를 많이 받게 되네요."

"그 수염부터 미세요. 아마 이런 오해 반은 덜 받을 거예요. 그리고! 변태처럼 거기 자꾸 그러는 거.. 그거 무슨 병이에요?"

"거기라면.. 으. 허.."

"그만! 또 으헉으헉 거릴라고!"

"아뇨. 벼.. 병 아닙니다. 저도 제가 왜 그런지를 잘.."

"조심하세요. 이제 같은 프로젝트 들어가면 몇 달은 붙어 있어야 되는데 한 번만 더 그러면 구둣발로 차 버릴 줄 아세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왠지 그런 일이 생기면 진짜로 찰 듯한 표정에 문 과장은 침을 꿀꺽 삼켰다.


"네.. 조심하겠습니다."

"알아들었으면 식사하세요. 어제 전기 총 맞아서 입맛이 없을지도 모른대요. 조금이라도 드시.."


도 대리의 걱정과 달리 문 과장은 우걱우걱 고기를 씹어대고 있었다..


"이거 뭐.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네.."

"네?"

"됐어요. 드세요. 그리고 오늘 저녁에 잠깐 갈게요. 할 얘기도 있고.."


문 과장은 또 깜짝 놀랐으나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다는 듯 음식을 입에 넣은 그녀를 보고 잠시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고민할 이유도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무.. 물론이죠! 어.. 언제든 오시면 됩니다. 항상 있어요 저는.. 집에"


도 대리는 당연한 듯 대꾸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서로 다른 표정을 한 채 식사를 이어갔다. 상기된 표정의 문 과장은 오늘 저녁 있을 데이트 비슷한 저녁식사를 생각했고, 무뚝뚝한 표정의 도 대리는 오늘 저녁 얘기할 말에 대한 걱정을 지닌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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