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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0,699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5.20 21:30
조회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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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8쪽

신이되어 이계로 -11.잊어버린 것-(수정)

DUMMY

다음날 아침.

은성과 앤드류 일행은 간단한 아침식사 후 필요한 생필품과 식량을 챙겼다.

그 후 그란시아 대륙으로 가기위해 시즈왕국을 나섰다.

은성 일행이 대저택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어제 보았던 여인의 아들과 눈이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은성 공작님. 아노스님.”


꼬마아이 역할을 맡았던 드워프 루돌프가 인사했다.


“그래 또 보는구만? 근데 엄마는 어디가고 오늘은 혼자인가?”


아들만 나타나는 것은 자신이 기획한 의도가 아니었기에 페르디아노스가 물어왔다.


“엄마가 저도 다 컸다고 이제 혼자 다녀도 된대요. 히히.”


80살 먹은 드워프가 할 소리는 아니었다.

루돌프는 차마 엘프가 너무 수치스럽다며 집에 짱박혀 안 나왔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런줄도 모르고 예쁜 얼굴을 한번 더 볼 기회를 잃은 기사들의 눈빛은 아쉬움을 표했다.

자신들이 게이가 될 뻔한 줄도 모른 채...

그 때 기사 중 한명이 루돌프의 얼굴에서 뭔가를 관찰하려는 듯 고개를 쑥 내밀었다.

이를 눈치챈 페르디아노스가 루돌프를 얼른 집으로 돌려보내며 말했다.


“그래도 그렇지 밖에 나오는데 세수는 하고 나와야지. 이 블랙헤드 좀 봐라. 어서 집에 가서 씻으렴.”


페르디아노스의 등쌀에 떠밀려 뛰어가는 루돌프의 얼굴엔 왁싱을 한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검은털이 피부를 뚫고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역시 수염의 대가라는 드워프답게 털이 자라는 속도가 빨랐다.


“살도 좀 빼야겠네요.”


뒤뚱뒤뚱 뛰어가는 루돌프의 뒷모습을 보고 은성이 한 말이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한 기사가 기겁을 했다.


“허억! 앤드류님! 저기 좀 보십시오.”


앤드류의 시선이 기사의 시선과 목표점을 나란히 했다.

거기엔 어제 본 똥돼지가 있었다.


“돼지 말이냐?”


앤드류의 말에 기사가 흥분하며 말했다.


“돼지가 쪼..쪼그려 앉아서 팔짱까지 끼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페르디아노스가 얼른 대화에 끼어들었다.


“자네 어제 술을 너무 과하게 마시더니 헛것을 본 게 아닌가?”


어제 마신 포도주가 달달하긴 했었다.

게다가 3년만에 맛보는 술이라 결국 과음까지 했다.


“어제도 돼지가 다리를 꼬았다고 그러더니.. 이참에 주량 좀 줄이게..”


앤드류까지 나서서 말렸다.

그 말을 들은 기사는 아직까지 지끈지끈한 이마에 손을 가져갔다.


기사가 보았던 오크는 팔짱을 끼고 쪼그려 앉아 용변을 보던 중이었다.

방금까지 ‘내가 이렇게 까지 해서 살아야 하나?’ 고민하며 용변을 보던 오크가 그들이 다가오자 얼른 똥돼지흉내를 내며 똥을 먹어대기 시작했다.

이게 드래곤 똥인지 제 똥인지도 모른 채...

다행히 팔짱을 끼고 있었던 것을 그들에게 들키진 않았다.

그런 오크를 물끄러미 보던 기사 한명이 갑자기 말했다.


“이 돼지 한 마리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아니 냄새나는 똥돼지는 뭐하려고?”


“가지고 가서 키우고 싶습니다.”


“지금 아발론 왕국엔 사람이 먹고살 돈도 없는데 돼지 키울 돈은 어쩌고?”


“사육비가 굳이 필요없을 듯 보여서요.”


듣고 보니 그랬다.

어차피 식량은 똥이었다.

밥 대신 똥만 싸질러 주면 되는 것이다.

끼니를 몇날며칠 안 줘도 상관이 없었다.

배고프면 지들이 싸질러 놓은 똥으로 식사를 해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말에 다른 기사들도 똥돼지를 탐내는 눈빛이었다.

그때 페르디아노스가 딱 잘라 말했다.


“절대 불가하네.”


혹여나 이들이 돼지가 더럽다며 씻기거나 새끼를 낳게 되면 오크라는게 들통나기 때문에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

주인이 안된다면 안되는 것이기에 기사들은 아쉬움만 남긴 채 체념했다.

평생 똥만 먹고 살 뻔한 오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앤드류 일행은 별 성과없이 은성과 함께 해변가로 이동했다.

그곳엔 대충 만들어 타고왔던 배 대신 아주 튼튼하고 멋진 배 한척이 있었다.

성벽공사를 마쳤던 드워프1조가 잠도 제대로 못잔 채 시뻘게진 눈으로 만든 것이었다.


“훌륭하군요.”


배를 본 앤드류의 진심어린 감탄이었다.


“자 어서 출발하시죠?”


은성이 말했다.

이내 모든 인원이 배에 탑승했고 항해를 맡은 기사가 외쳤다.


“자 출발하겠습니다.”


“자..잠깐!”


페르디아노스가 외쳤다.

그는 주머니 이곳저곳을 뒤지고 있었다.


“아노스님. 뭐하시오?”


앤드류가 물었다.


“뭔가 빠뜨리고 온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이오?”


“그게 생각이 안 나오.”


페르디아노스가 도통 감을 못 잡겠다는 듯 말했다.


-생각이 나면 그때 제가 순간이동으로 가져올게요.


은성이 텔레파시를 보냈다.

그말에 페르디아노스가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앤드류에게 말했다.


“하하하. 늙으니깐 노망이 났나봅니다. 그냥 출발하시오.”


나이를 3400살이나 먹었으면 늙긴 늙은 드래곤이었다.

그렇게 노망난 드래곤과 은성일행은 한층 튼튼해진 배에 몸을 싣고 그란시아 대륙으로 향했다.







그 시각.

시즈 대륙엔 똥밭이 한군데 더 생겼다.

똥밭이라기 보단 똥으로 된 길이 더 알맞은 표현이었다.

그곳엔 여러 목소리가 서로 뒤엉켰다.


“아이고! 내 다리”


“내 앞에 누가 똥 싸질러 놨어? 취이익.. 죽는다?”


“너는 안쌌냐?”


“난 정말로 죽겠다. 취익”


“아이고 이젠 못 걷겠다.”


“멈추지마! 취익.. 다리가 멈추면 진짜 죽어”


“강강술래 강강술래”


그랬다.

페르디아노스는 오크1조를 잊어버렸던 것이다.

그들의 해산명령을 잊어버린 페르디아노스 때문에 그들은 하염없이 걸어야만 했다.

그 결과 오크들의 요령도 가지각색이었다.

제자리걸음하는 오크, 앞에 있는 오크의 꼬리잡고 졸면서 걷는 오크, 좀비처럼 걷는 오크 심지어 네발로 걷는 오크까지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다리가 멈추는 순간 심장도 멈추었다고 생각해라.’라고 말한 페르디아노스의 협박을 잊지 않고 쉴틈없이 걸었다.

그 결과 그들은 페르디아노스의 저주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하지만 살아있는 오크는 아무도 없었다.

몇날며칠을 그렇게 걷다 결국 심장이 멈춘 후에야 다리가 멈추었으므로...







슈베트 왕국에는 그란시아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 존재했다.

해발이 무려 30,000m가 넘었고 눈바람이 매우 거셌기에 정상에 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눈 덮힌 고산을 어떤 정신나간 놈이 로브하나 달랑 걸친 채 헉헉대며 오르고 있었다.


“허억허억..이거 숨이 너무 차네?”


그의 말과는 달리 그는 예상보다 빠르게 산을 올랐다.

급기야 구름사이로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도 거기가 끝이었다.


“아아..도저히 못 오르겠다.”


결국 그는 그 자리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카인님은 도대체 왜 이런곳에 놔두신 거야?”


놀랍게도 그의 입에서 마신 카인의 이름이 거론되었다.

그는 곧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손바닥만한 자줏빛을 띤 수정구였다.

그가 무어라 주문을 외우자 수정구에서 두 개의 뿔이 보였다.

카인의 심복인 파펠론이었다.

그가 파펠론에게 말했다.


“파펠론님.”


- 그래 휴전협정문서는 찾았는가?


“제 능력이 부족해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 이런 못난 놈!


“죄송합니다.”


- 흠..할 수 없지. 플랜B로 가는 수 밖에...


“옙! 플랜B로 작전 변경하겠습니다”


- 이것마저 실패하면 다시는 마계로 돌아올 생각안하는 게 좋을거야.


“명심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카인의 심복인 파펠론은 마신 카인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수정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아! 오늘 하루 헛고생했네.”


파펠론과 대화를 끝낸 그가 수정구를 품속에 넣은 뒤 산을 터벅터벅 내려갔다.

그는 정신나간 흑마법사의 몸을 빌려 중간계에 온 하급마족 바토스였다.

휴전협정문서를 찾아서 찢어버리라는 첫 번째 임무를 실패하고 산을 내려오는 그는 악마라기엔 다소 선한 중년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런 선한 얼굴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산을 다 내려온 바토스는 로브에 달린 후드를 깊게 눌러썼다.

선한 아저씨에서 후드를 쓰고 얼굴을 가리니 죽음의 사신처럼 이제야 악마같아 보였다.


“그나저나 오늘 저녁은 뭐 먹지?”


악마치고는 의외로 생각이 단순했다.

그렇게 마족 바토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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