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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326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5.19 00:15
조회
1,690
추천
25
글자
8쪽

신이되어 이계로 -08.부탁-(수정)

DUMMY

시즈왕국으로 향하던 은성과 기사들은 날이 저물자 야영을 준비했다.

곧이어 사냥을 나갔던 기사들이 사슴 2마리와 토끼 3마리를 잡아와 모닥불에 굽기 시작했다.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모닥불 주위로 5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빙 둘러앉으니 마치 캠프파이어를 하는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모닥불에 익어가는 사슴구이를 바라보던 앤드류가 고개를 돌려 은성을 넌지시 쳐다보았다.

모두들 군침을 흘리며 익어가는 고기를 바라보는데 은성은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아련히 바라보고 있었다.


“뭘 그렇게 보시오?”


앤드류가 물었다.

앤드류의 물음에도 밤하늘에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은성이 대답했다.


“달이요.”


은성의 말에 앤드류의 시선도 달을 향했다.


“달구경하는 취미가 있으신가 보오?”


“밤하늘의 달이 두 개인 것이 신기해서요.”


세이나 행성은 지구와 달리 각각 붉은색과 푸른색을 띤 두 개의 달이 떠 있었다.

하지만 세이나 행성에 사는 앤드류 입장에서는 달이 두 개인게 정상이었다.


“은성 공작은 참 신기한 것도 많소?”


앤드류의 말에도 은성은 하염없이 밤하늘만 쳐다볼 뿐이었다.

잠시의 정적이 지나간 후 은성이 앤드류에게 넌지시 말했다.


“좀 전에 배에서 했던 약속 아직도 유효하나요?”


“무슨 약속이오?”


앤드류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부탁이라면 무엇이든 한 가지 들어주겠다던?”


“아! 그것 말이오? 당연히 내 입에서 나온 말이니 들어드리겠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그럼 불가능하겠네요.”


“불가능하다니요? 나는 아발론 왕국의 왕세자이기도 하오. 웬만한 부탁은 다 들어줄 수 있소.”


앤드류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앤드류의 자신감에 찬물을 끼얹기라도 하듯 은성이 말했다.


“내 부탁은 왕세자가 아니라 국왕이나 폐하 심지어 드래곤이라도 들어줄 수 없을 거예요.”


앤드류의 사고가 일순 멈추는 듯 했다.

아니 다른 건 몰라도 드래곤도 해낼 수 없는 부탁이라?

앤드류로서는 도저히 은성의 부탁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


“도대체 드래곤도 들어주기 힘들다는 그 부탁이 뭐요?”


궁금증이 폭발한 앤드류가 은성에게 물었다.


“달이 하나인 밤하늘을 보는 거예요. 그게 내 부탁이예요.”


은성이 지구를 그리워하며 한 말이었다.

은성의 말을 농담으로 여긴 앤드류가 실소를 흘리며 은성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달을 바라보는 은성의 아련한 눈빛을 보고 그것이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깨달았다.


“은성 공작의 부탁은 참으로 특이하구려?”


“그 특이한 부탁이 내겐 소원이기도 하죠.”


“소원이라...”


잠시 생각에 잠긴 앤드류가 은성에게 말했다.


“그 부탁 내가 들어주겠소.”


아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앤드류가 은성을 지구에라도 보내주겠다는 말인가?

아니면 소드마스터의 능력으로 달 하나를 파괴해 주겠다는 말인가?

앤드류의 의도는 곧 드러났다.

그가 자신의 검을 들고 일어나 일행들이 있는 장소에서 5m쯤 떨어진 공터로 이동하였다.

그 후 그는 달을 향하여 검을 높게 치켜세웠다.

곧 소드마스터의 상징인 오러블레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앤드류가 붉은 달을 향해 오러블레이드를 있는 힘껏 날렸다.


“오오!”


2m나 되는 오러블레이드의 크기도 크기지만 그에 따른 엄청난 비거리에 기사들이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힘있게 날아가던 오러블레이드도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졌다.

끝내 달까지 가지 못하고 기운이 다해 소멸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앤드류는 그에 그치지 않고 연신 오러블레이드를 날렸다.

하나였던 오러블레이드가 점점 늘어나더니 그는 어느새 100여개나 되는 오러블레이드를 날려댔다.


“와아!”


“오오!”


기사들의 감탄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들이 본 밤하늘에는 달 두 개가 아닌 달하나와 태양하나가 떠있었다.

앤드류가 쏘아올린 수많은 오러블레이드와 어우러진 붉은 달이 마치 태양을 보는듯한 착시현상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좋구나.”


오러블레이드와 어우러진 밤하늘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감상하던 은성이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렇게 5분여간 계속되던 춤사위가 끝이 났다.

검을 회수한 앤드류가 은성에게 다가와 말했다.


“어떻소?”


“덕분에 우울하던 마음이 한층 나아졌네요.”


은성이 웃으며 답했다.


”이만하면 부탁을 들어주었다고 볼 수 있소?“


자신이 진정 원하던 부탁은 아니었지만 앤드류의 노력에 위로받은 은성이 답했다.


“고마워요.”


“별일도 아니었소.”


앤드류가 이마에 흥건히 맺힌 땀을 닦아내며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은성이 앤드류에게 진담인 듯 농담인 듯 말했다.


“언젠가 나도 당신의 부탁하나 들어줄게요.”


“말만 들어도 고맙소.”


한 차례 사건이 지나간 뒤 그들은 모닥불에 빙 둘러앉아 잘 익은 고기를 뜯기 시작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사슴고기를 뜯던 은성이 속으로 생각했다.


‘고마워요 앤드류. 덕분에 오늘은 지구와 같은 밤하늘을 볼 수 있겠네요.’


“토끼가 없는게 아쉽지만...”


은성이 달나라토끼를 생각하며 마지막에 혼자 중얼거린 말이었다.

개미소리만한 작은 소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귀가 밝은 기사하나가 용케도 알아채고 은성에게 고기를 내밀며 말했다.


“은성 공작님. 여기 토끼있습니다.”


엉겁결에 토끼고기를 받아 든 은성이 곧 환하게 웃어 보였다.

어쩌면 이곳에서 500년간 사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은성이었다.







모두가 잠든 시간.

은성이 조용히 일어나 무리에서 나왔다.

은성이 기척을 죽인 이상 그가 야영지를 벗어나는 것을 알아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곧 야영지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로 순간이동한 은성이 투명하게 얼어붙은 호수위로 사뿐히 착지했다.

그 후 그가 하늘을 올려보았다.

밤하늘의 달이 좀 전보다 더 영롱하게 빛났다.


“어디 한번..지구로 가볼까?”


은성이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붉은 달을 향해 오른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리곤 손바닥을 치켜세웠다.

곧 그의 손에서 신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무형의 기운이 손바닥으로부터 뻗어나갔다.

그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40만Km나 되는 거리에 있는 붉은 달을 은성의 기운이 감싼 것이다.

은성이 만족한 얼굴로 오른손을 천천히 우측으로 움직였다.

그에 따라 은성의 기운에 이끌리어 붉은 달도 함께 움직였다.

누군가 보았다면 천지가 개벽할 일이라며 기겁했을 장면이었다.

잠시 후 팔을 거둔 은성이 밤하늘을 감상하였다.

놀랍게도 하늘에는 푸른달 하나만이 세이나행성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은성이 신의 능력으로 붉은달을 푸른달 뒤로 숨겼기 때문이었다.

실제 지구는 아니었지만 정말 지구의 밤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


“좋군.”


은성이 만족한 듯 나직히 운을 뗐다.







그 후로도 은성은 고향이 생각날 때마다 달을 옮긴 뒤 밤하늘을 감상하곤 했다.

세월이 지나 은성의 작은 취미로 인해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미신이 탄생했다.


“이보게 잭슨. 날도 더운데 이따 밤에 맥주한잔 어떤가?”


성문을 지키던 보초병 로만이 동료 잭슨에게 제안했다.


“로만 자네 저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가?”


잭슨이 가르킨 방향엔 붉은색 달 하나만이 떠있었다.


“어이쿠! 이거 큰일날 뻔 했구먼..”


“푸른달이 떴으면 와인이라도 마셨을 텐데...맥주는 다음에 마시도록 하지?”


잭슨이 아쉬운 듯 다음을 기약했다.

은성에 의해 탄생한 미신이란 이러했다.

푸른달만 보일 경우 신이 슬퍼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붉은달만 보일 경우 신이 화가 난 것을 뜻했다.

푸른달이 뜬 날은 신의 슬픔을 달래기 위한 위로주로써 와인을 마시는 풍습이 생겨났으며, 붉은 달만이 뜬 날이면 신의 화를 끌어올리지 않기 위해 왕국에서는 술과 노래를 금하였다.

그렇게 은성에 의해 전설이 하나씩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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