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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320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5.20 04:13
조회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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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9쪽

신이되어 이계로 -10.우선순위-(수정)

DUMMY

오크의 재롱을 구경하느라 점심때를 훌쩍 넘겨서야 은성 일행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들이 도착한 곳엔 한 눈에 보아도 고위 귀족의 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저택이 온통 금과 보석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은성공작은 금을 참 좋아하시나보오?”


“금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요?”


앤드류의 물음에 은성이 되물었다.

하긴 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없을 뿐이지...


“금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니 은성공작은 참으로 부자인가 보오?”


앤드류가 대저택을 바라보며 부럽다는 듯이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눈 앞에 있는 대저택만 팔아도 아발론왕국의 10년치 예산은 해결하고도 남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앤드류 일행이 점점 어려워지는 아발론왕국의 재정난에 위험을 무릅쓰고 시즈대륙을 찾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즈대륙은 이미 주인이 있었고 앤드류는 못내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 했다.

앤드류의 말에 옆에 있던 페르디아노스가 자랑하듯 대답했다.


“겨우 이걸 가지고 부자라는 말을 하시오? 창고에는 이것의 수천배나 되는 보물들이 있소!”


앤드류 일행에게는 엄청난 양의 금이었을지 몰라도 페르디아노스에겐 그저 자신의 레어에 흙덩이마냥 굴러다니던 금과 보석을 한 움큼 집어왔을 뿐이었다.

그 말에 놀란 앤드류 일행의 입이 하마 입처럼 쩍 벌어졌다.


“세이나 세계제일의 부자는 펠리안 제국의 황제인줄로 알았소만.. 진정한 부자는 은성공작이었구려?”


은성이 드래곤 한번 잘 만나 세계 1위의 갑부가 되는 순간이었다.


“금이 많고 돈이 많은들 무슨 소용이겠어요? 사람이 우선이지요.”


은성이 동생 진주를 떠올리며 대답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사람은 행복해지기 힘들 것이오.”


앤드류가 재정난에 힘들어 하는 백성들을 생각하며 반박했다.

그런 앤드류를 은성이 지그시 쳐다보며 물었다.


“앤드류 공작은 사람이 먼저에요? 돈이 먼저에요?”


“하하하. 그야 사람이 먼저지요. 다만 사람들은 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오.”


앤드류 자신 또한 그러했다.


“돈이 필요하시오?”


그의 표정에서 돈이 필요하단걸 느낀 은성이 물었다.

앤드류가 은성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대답했다.


“그렇긴 하지만.. 댁들에게 빚을 지고 싶진 않소.”


현재 아발론 왕국은 동맹국가인 슈베트 왕국과 볼튼 왕국에 각각 큰돈을 빌린 뒤 겨우 이자만 갚아나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남에게 돈을 빌리는 것이 얼마나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일인지 잘 아는 앤드류였다.


“누가 빌려준댔어요? 저랑 거래를 하자는 말이에요.”


“거래라면?”


은성의 제안에 앤드류가 물음을 표했다.


“제가 돈을 드릴테니 저에게 당신의 검술을 가르쳐 주세요.”


신의 능력이 있는 은성이 뭐가 아쉬워서 검술을 배운단 말인가?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은성의 아버지는 세계에서 내놓으라하는 무술가였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어렸을 적부터 태권도며 유도, 쿵후, 주짓수에 이르기 까지 안 배워본 무술이 없었으며, 최근에 막 입문한 검도에 재미가 생겼는데 아쉽게도 카일로의 실수로 인해 세이나 행성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신의 능력은 너무 비현실적이고 위험하니 사람들에게 보여주기식으로라도 검술을 익히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 페르디아노스의 제안도 한몫했다.


“내가 가르쳐 줄 수도 있지만.. 은성 공작은 마법사이지 않소?”


검사와 마법사는 애초에 마나를 사용하는 그릇 자체가 달랐다.

마법사들은 마나를 심장으로부터 끌어다 쓰지만 검사들은 단전에 마나를 모았다.

마법사가 검을 배우기 위해서는 평생 심장에 모았던 마나를 스스로 없애야만 가능한 것이다.

즉 심장과 단전에 동시에 마나를 가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으며 그에 따라 세이나행성에 마검사가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저는 마법사가 아니에요.”


“그럼 그때는 어떻게?”


은성의 말에 앤드류가 은성을 처음만난 날을 떠올리며 말했다.


“아노스는 마법을 사용할 줄 알아요.”


은성의 말에 그제야 앤드류는 이해된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마법사인 페르디아노스가 은성에게도 플라잉 마법을 걸어 함께 왔다고 착각하는 앤드류였다.

이 착각으로 인해 앤드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맴돌았다.


‘그렇다는 것은 아노스가 최소 7서클이상의 마법사라는 건데?’


실제로 마법사 본인이 플라잉마법을 하는 중에 다른 사람까지 플라잉 마법으로 띄우려면 5서클 이하의 마법으로는 무리였다.

게다가 그런 상태로 3천Km나 되는 바다를 계속 건넜다면 페르디아노스는 최소 7서클이상의 마법사라는 사실이었다.

아발론 왕국에도 8서클의 궁중마법사 헤론을 제외하면 7서클의 고위급 마법사는 3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흔치 않았다.

하지만 실상은 페르디아노스가 궁극의 10서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드래곤이란걸 앤드류는 알지 못했다.


“그럼 은성 공작은 마법도 검술도 안배웠단 말이오?”


“마법은 배운적이 없고 검술은 아직 검을 잡는 법도 제대로 익히지 못했어요.”


“그런데도 공작의 지위를 가진 것을 보니 국왕의 총애가 남달랐나보오?”


공작의 지위는 아무리 귀족이라도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자격이었다.

공작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한 권력이나 공적이 있어야 했다.

그게 아니면 남들이 우러러보는 ‘10인의 마스터’나 고위급마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7서클 이상의 마법사는 되어야 공작이 될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은성에겐 재물만 많을 뿐 그에 어울리는 권력이 없어보였다.

오직 재물만 많다고 해서 국왕이 아무에게나 공작이라는 직위를 하사하진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7서클이상의 마법사 아노스가 공작이라면 신빙성이 컸다.

앤드류의 물음에 페르디아노스가 대신 의문을 풀어주었다.


“은성 공작님은 시즈왕국 국왕님의 하나뿐인 동생이오.”


그 말에 앤드류와 기사들은 이전과는 또 다른 시선으로 은성을 보기 시작했다.


“그렇소? 시즈왕국의 국왕이 젊으신가 보오?”


아직은 앳된 얼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은성을 보고 추측한 말이었다.

앤드류의 말에 페르디아노스가 대답했다.


“은성 공작님과 국왕님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날뿐이오.”


“그렇구려? 기회가 된다면 국왕님도 한번 뵙고 싶은데...어떻게 한번 알현할 수 있겠소?”


국왕의 얼굴이 궁금한 앤드류가 물었다.


“그건 곤란하오. 국왕님은 많이 바쁘시오.”


“흠..아쉽지만 어쩔 수 없구려... 그럼 국왕님의 성함이라도 알려주시겠소?”


미련을 다 버리지 못한 앤드류가 말했다.


“국왕님의 성함은 카일로님이시오.”


그렇게 휴가중인 카일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시즈왕국의 국왕이 되어버렸다.


“국왕님의 동생분이셨다니..내 이제야 의문의 조각들이 풀렸소.”


앤드류가 은성을 공작으로 확실히 믿는 순간이었다.

이해했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앤드류에게 은성이 말했다.


“어때요? 검술을 가르쳐 주시겠어요?”


앤드류는 대답대신 고개를 한번 더 끄덕여 주었다.

은성이 웃어보였다.

앤드류에게서 검술을 배우려던 은성의 결심으로 인해 훗날 세이나 행성에서는 검의 전설이라는 그랜드 소드마스터가 탄생하게 된다.


“음식 다 식겠소.”


은성과 앤드류의 갑작스런 거래가 이루어진 뒤, 페르디아노스의 재촉에 일행들은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에는 화려한 음식들이 플레이팅까지 완벽히 갖춰진 채 앤드류와 기사들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꿀꺽!


앤드류 일행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왔다.


“사양하지 말고 드세요.”


탁자 중앙에 먼저 자리를 잡은 은성이 손짓했다.


“아니 뭐 이런 걸 다?”


말과는 다르게 앤드류와 기사들은 신이나서 음식을 먹어댔다.

사실상 3년만에 제대로 먹어보는 손맛 가득한 음식이었던 것이다.


“흑흑흑.”


한기사가 음식을 먹다 흐느꼈다.


“아니? 자네 이 좋은 음식을 먹다말고 왜 우나?”


동료기사가 이를 보고 물었다.


“이걸 먹으니 집에 혼자 계신 홀어머니가 생각이 나서... 흑흑흑”


“그 말을 들으니 나도 집에 있을 딸 자식이 생각이 나네..흑흑”


그들의 흐느낌에 앤드류 뿐 아니라 모든 기사들이 숙연해지기 시작했다.

아발론 왕국에 있는 자신의 가족들이 제대로 된 고기반찬 하나없이 힘겹게 끼니를 때우고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결국 그들은 간만에 먹어보는 산해진미를 눈물이라는 소금에 곁들어 먹게 되었다.

그날 저녁 모두는 행복한 표정으로 잠이 들었다.

꿈을 꾸는 그들의 표정은 가족을 만난 듯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았다.

은성이 별실에서 자고 있는 앤드류 일행의 기운을 느끼며 낮게 속삭였다.


“조만간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만나게 해 드릴게요.”


꿈을 꾸는 그들의 뇌에는 신의 기운이 살포시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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