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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엘 님의 서재입니다.

숨지마. 내겐 다 보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해리엘
작품등록일 :
2023.04.11 14:30
최근연재일 :
2023.06.12 19:20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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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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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글자수 :
300,371

작성
23.05.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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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내 목숨을 구한 것은 우랑바리

DUMMY

줄리 그애의 눈을 마주 보았지. 뭔가 열정과 기대에 차있는 그애의 눈을 말이야. 물론, 그애가 원하고 있는 것은 필경 내 몸일 것이고.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그애가 현실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어. 그래서, 천천히 그애의 입술에 내 입을 맞췄지.


눈을 감더군. 나는 뜨고 있었고.


그러더니, 2초나 지났을까.


그애의 눈이 번쩍 떠지더니 황급히 내게서 떨어진거야. 한 손으로 제 입술을 가리면서 말이야.


내가 그 애 입술이라고 깨물었냐고? 아니, 차가웠거든. 내 입술 말일세. 섬뜩했을거야.


“... 굿 나잇··· 포레스트.”


아주 짧게 억지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황급히 차문을 열고 내리더군. 그리고는, 제가 살고 있는 주택의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에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았고. 나는 손을 흔들어 주었지. 내가 그냥 빤히 바라보았다면 그애는 그날 악몽에 시달렸을지도 몰라.


그녀가 문 안으로 사라지자, 나는 다시 시동을 걸고 그곳을 떠났지.


그런데 말야,


나는 누군가가 내 뒤를 따라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백미러에 보이는 회색 미니 트럭, 그게 계속 나를 따라오고 있었던 거야.


주말 밤, 평소와 달리 오고가는 차들이 제법 많았기에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천만에, 내가 몇번 일부러 갑자기 방향을 꺾었는데도 그때마다 그 트럭은 직진하지 않고 계속 내뒤를 따라왔어.


누구였냐고?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 총기 난사범 말일세. 그 놈 혼자가 아니었던거야.


미국 중서부나 남부 지역, 그런 데에 아직도 그런 얼치기 미치광이 같은 놈들이 있는데··· 자네 혹시 KKK라고 들어봤지? 그래. 쿠 쿨럭스 클랜 (Ku Klux Klan). 그런 종류의 미친 놈들 말이야.


백인우월주의, 극단주의자들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저희들끼리 모여서 별 해괴한 짓을 하면서 저희들끼리 스스로 증오를 키우는 놈들 말이지.


그러니, 인근에 있는 미시간 대학교가 타겟이 되었던 거지.


왜냐!


외국 유학생들이 많았거든. 그 대학 도시를 한발자국만 벗어나면 온통 백인 아닌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든 그 보수적인 동네에 말일세.


그 미친 놈들 중의 하나가 바로 그 총기난사범이었는데, 생각해봐. 웬 난데없는 아시안이 그놈을 때려잡고 영웅이 되어버렸으니 제들이 최고라고 여기던 자존심이 완전히 무너져버렸던 거지. 그래서, 저 아시안 놈을 납치해서 린치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거야.


그 날은 무사히 넘어갔어. 내가 계속 차를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가며 운전하자, 이미 자신들의 계획이 틀어졌다고 생각한 놈들은 더 이상 내 뒤를 쫓지 않고 사라져 버렸어.


나도 총 한자루를 갖고 다녀야 하나?


생각해봤지만, 그건 안되는 일이었지. 왜냐하면, 학교 캠퍼스에 총을 소지하고 들어가면 그 자체가 범죄가 되니까 말이야.


조심하는 수 밖에.


그렇게 며칠이 지나갔지. 아무 일도 없었고. 그래서, 방심했고.


그날도 와키하루 강가를 달리다가 내 거처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어스름한 저녁이었지.


빵!


아주 짧막한 크랙션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았더니, 그 회색 미니 트럭이 서있더군.


나는 아주 잠깐 망설였지. 이대로 그냥 달려서 내가 살고 있던 곳으로 뛰어들어갈까, 그렇게 말이야.


근데, 보니까 한 녀석이 열려져있는 차창 밖으로 휴대폰을 내밀고 있는거야.


받아보라는 얘기인데···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 트럭 쪽으로 걸어갔지. 그게, 내가 받지 않으면 안되는 전화라는 뜻 아니겠어?


그래서, 나는 트럭으로 가서 그 녀석의 얼굴을 한번 쓰윽 훑어봤지. 역시, 스무살이나 될까, 애송이 티가 나는데, 빙글거리며 웃고 있더군. 뒷 좌석에 그 또래의 두 놈이 더 있었는데 총을 슬쩍 보여 주더군.


나는 휴대폰을 받아들었지. 귀에 댔는데,


-아아아! 악!



비명 소리가 들리더군. 여자의 비명 말이야.



-악! 이 마더 퍽커! 읍! 이 개새끼들아!



줄리 팜비나스 그애였어.



그제서야, 상황이 이해되더군. 내가 빈틈을 보이지 않으니까, 그 놈들이 그애를 납치한거야. 내 여자친구라고 오해하고. 그애도 백인 아니긴 마찬가지였으니까. 병신같은 놈들!


난 휴대폰을 그놈한테 돌려주고 차문을 열고 그 옆자리에 들어가 앉았지. 어쨌든, 줄리 그 애를 구해야했으니까 말이야.


철컥!


곧 바로 뒤에 앉은 놈들이 내 머리에 총을 갖다 대더군.


참··· 미국. 큰 문제야. 총이 너무 많아. 이 어린 놈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갖고 다닐 정도니 말야. 어쨌든, 그건 그 나라 사람들이 알아서 할 문제이고.


나는 한 이,삼십분 정도 그놈들에게 끌려갔어. 어떤 숲속으로 말이야.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두워졌는데, 모닥불이 보이더군.


두 놈이 앉아 있었는데, 그들 옆에는 두 손이 묶인 줄리가 땅바닥에 엎어져 있었어. 이미 상당한 구타를 당했는지 입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지. 코도 깨진 것 같고.


트럭이 도착하니까 그 놈들이 일어나더군. 도끼 자루 같은 몽둥이를 들고 말이야. 그중에 한 녀석은 리더였는지 제법 나이가 들어보이더군. 턱수염이며 구렛나루이 아무렇게나 자란 것이 농부가 분명했어. 다른 놈들도 그렇고.


원래 인디애나가 미국의 곡창지대 중의 하나 아닌가?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옥수수 밭들 말이야. 누구하나 그 안에서 죽어도 다음 추수 때까지는 절대 발견되지 않을 것 같은 그 옥수수 밭들. 그 놈들은 그 인근에 띄엄 띄엄있는 농가들에서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해보였어.


그놈들은 나와 줄리를 살려서 보낼 생각이 없었던 거야. 그러니까, 맨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던 거지.


나는 차문을 열고 내렸어. 이 놈들을 어떻게 혼내줄까 생각하면서 말이야. 그런데, 곧 바로,


윽!


어깨 쭉지에 강한 통증을 느끼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았지. 비명 한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말이야. 뒷 자리에 앉아 있던 놈이 차문을 내리자 마자 몽둥이로 내 어깨를 내리 친 건데, 솔직히 좀 놀랐지. 난 악마잖아? 그렇게 큰 통증을 느낄거라고는 생각못했거든.


그 다음에는··· 그냥 몽둥이 찜질을 당했어. 모두 다섯명에게 순식간에.


그 쌍놈의 새끼들. 무자비하게 내려 치더군.


퍽, 퍽, 퍽!


아무 말도 없이 불문곡직하고.


퍽, 퍽, 퍽!


오뉴월에 개잡듯이 말야.


초능력을 왜 안쎴냐고?


그럴 시간이 없었다니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거든.


“포레스트! 포레스트! 야, 이 개자식들아. 그만해!”


줄리 그 애가 외치는 소리만 들릴 뿐, 점점 의식이 희미해져갈 지경이었지.


근데, 그때였어.


꽈직!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린거야. 마치, 도끼로 장작을 내리 쪼개는 소리 같았는데, 하여튼 엄청나게 큰 소리. 그 녀석들이 몽둥이를 든 채 몸이 들썩거리는 걸 느꼈을 정도로.


놈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소리의 정체를 찾아 황급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더군. 그리고는 곧 바로 그 소리의 정체를 알게 되었지. 그 놈들 머리 위로 후두둑,하고 잔가지 나무들이 떨어졌거든. 이윽고, 엄청나게 큰 나무 기둥이 그들 옆으로 힘없이 넘어져 내렸고.


쿵!


그때까지도 그 녀석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번개였어.

번개가 큰 나무 위로 내리 꽂혔던거야. 그래서, 그 나무를 마치 나무 젓가락을 쪼개듯이 쪼개버렸고, 그 한쪽이 땅위로 힘없이 무너져 내렸던 거지.


비가 내리고 있었냐고? 아니, 구름이 낀 밤이기는 했지만, 비가 내리지는 않았어.


나는 곧 바로 알아 챘지. 그 우랑바리 노인이 보고 있었다는 걸. 그래서, 나를 구해줬다는 것을 말이야.


당연하지. 아직 2백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나를 부를 수는 없었을테니까.


녀석들은 겁을 먹고 서로를 마주봤지. 그틈을 이용해서 나는 일어설 수 있었고.


일어서 있는 나를 바라본 녀석들의 얼굴에 공포가 가득하더군. 당연하지. 피를 철철 흘리며 눈을 부릅뜬 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그놈들은 악마를 보았다고 생각했을 거야.


나는 그 녀석들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손을 뻗었어. 줄리 그애 쪽으로 말이야. 그러자, 그애는 곧 의식을 잃고 무너졌지. 왜 그랬냐고? 내가 지금부터 하는 행동을 그애가 보면 안되거든.


정신을 차린 한 녀석이 몽둥이를 들었지. 나를 내리치려고. 하지만, 그 몽둥이는 내려오지 못했어. 허공에 마치 못을 박아둔 듯 꼼짝도 하지 않았지. 물론, 내가 그렇게 한 것이었지. 염력으로 말일세.


“야, 이 머더 퍼···”


놈이 이를 악물고 고함을 질렀지만, 그는 그 욕도 끝까지 뱉어내지 못한 채 허공으로 십여 미터를 날아갔지. 큰 나무 기둥으로 말야. 그 나무 기둥의 중간 쯤에 뒷머리를 강하게 부딪힌 그 녀석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마치 낙엽처럼 땅에 떨어졌지.


나머지는 넷.


둘은 잔뜩 겁을 먹고 도망치려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고, 나머지 둘은 이를 악물고 몽둥이를 휘두르기 시작했어. 나에게 말야.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으려고.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지. 나는 그 놈들에게 천천히 다가갔어, 그러자, 그놈들은 더욱 거세게 몽둥이를 휘둘러댔지.


“오지마! 오지 말라고, 이 악마 새끼야!”,


소리치면서 말이야.


그러다,


퍼, 퍽!


소리와 함께 두 놈은 서로가 휘두른 몽둥이에 머리를 맞고 그 자리에 힘없이 고꾸라졌지.


부릉, 부릉!


엔진 소리가 들리더군. 나는 돌아보았지. 미니 트럭에 올라탄 나머지 두 놈들이 급히 시동을 거는 소리였지.


끼이익!


엑셀레이터를 얼마나 급하게 밟아댔던지 타이어 뒤로 풀과 흙먼지가 심하게 날렸어. 이윽고 헛바퀴를 돌던 타이어에 힘이 실리자 트럭은 급히 방향을 크게 틀어 나무 사이로 멀어져 갔지. 나는 그 뒷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역시··· 트럭의 뒷꽁무니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지. 이윽고,


쿵!


그 트럭은 큰 나무 기둥을 박고 멈췄지.

심하게 찌그러진 앞부분에서 연기가 심하게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그 트럭에서 기어 나온 녀석은 아무도 없었어.


나는 처음 나무 기둥에 뒷머리를 부딪치고 떨어진 놈에게 걸어가 그의 주머니를 뒤졌지. 역시, 그 놈이 타고 온 차의 열쇠는 거기에 있더군.


“줄리, 괜찮아? 줄리.”


나는 정신을 잃고 있는 줄리의 뺨을 툭툭 치며 물었지.


그러자, 그애는 눈을 뜨고 나를 쳐다보았는데,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듯, 얼떨떨한 표정이더군. 나는 그애의 손을 묶고 있는 테이프를 끊어내며 물었지.


“일어날 수 있겠어?”

“응.”


나는 그애를 부축해서 그놈들의 차에 태웠지. 그리고,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그제서야 널부러져있는 놈들을 발견한 그애가 묻더군.


“... 어떻게 된거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보시다 시피. 벌 받은 거지..”

“어, 어떻게?”

“네가 정신을 잃고 있는 사이에 신이 다녀가셨거든.”


우랑바리 신이 말이야.


내가 몰고 있는 차가 그 숲을 빠져나가자 마자, 뒤에서 펑하는 폭발음이 들렸지. 나무 기둥을 박고 쳐박혔던 그 미니 트럭, 검은 연기가 심하게 나오고 있었거든. 시뻘건 불길도 보였었고.


그때 정말 그런 일이 있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봐도 되겠냐고?


해보게. 내가 잠시 기다려 주지.


이제 믿어지나?


근데 말야. 자네 혹시 아직도 내 말을 믿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이해는 하네. 누구라도 그렇지. 아무리 내 눈 앞에 버젓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믿고 싶으면 그냥 아무 것도 안보이니까. 내가 설령 자네를 저 창문 밖으로 내던져도 자네는 그럴 리 없다고 할걸세.


내가 한번 던져볼까? 여기가 몇층이라고 했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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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징계 대상자는 정해져 있다 23.06.02 32 0 10쪽
54 사표, 나도 써야 되나요? +2 23.06.01 105 1 9쪽
53 홍콩에서 온 클라라 23.05.31 46 0 10쪽
52 타지마 23.05.29 37 0 9쪽
51 하필, 일식 23.05.28 29 0 9쪽
50 나, 너 포기못해 23.05.27 30 0 8쪽
49 불편한 데킬라 23.05.26 26 0 12쪽
48 나 좀 만나 23.05.25 25 0 10쪽
47 여자의 육감 23.05.24 39 0 9쪽
46 5분만 23.05.23 27 0 9쪽
45 갑작스런 키스, 아침부터 23.05.23 25 0 11쪽
44 다시 만난 정연 23.05.21 25 0 11쪽
43 드디어, 서병률을 만났다 23.05.21 19 0 12쪽
42 나, BJ 간다 23.05.19 24 0 12쪽
41 갑작스런 물속의 키스 23.05.18 27 1 11쪽
40 살사 출 줄 알아요? 23.05.17 27 1 11쪽
39 서이진, 마이애미 23.05.16 31 1 12쪽
» 내 목숨을 구한 것은 우랑바리 23.05.15 29 1 12쪽
37 미시간의 영웅 23.05.13 28 1 13쪽
36 자작나무 숲, 포레스트 23.05.12 29 1 12쪽
35 살벌한 결혼 서약 23.05.11 29 1 11쪽
34 히말라야의 악마 23.05.10 27 1 10쪽
33 신과의 내기 23.05.09 33 1 13쪽
32 우랑바리 노인이 알려준 진실 23.05.08 3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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