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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글 님의 서재입니다.

만월검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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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해품글
작품등록일 :
2022.07.03 19:15
최근연재일 :
2022.10.09 17:3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5,755
추천수 :
553
글자수 :
531,864

작성
22.08.12 17:30
조회
53
추천
5
글자
13쪽

조용한 위기

DUMMY

“그게 아니시라면, 어찌 전신의 마음은 보이시고 더 깊은 제 마음은 전혀 보이지 않으셨습니까?!"


천제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찔한 생각에 두통까지 일어나는 것 같았다.

오래전 영연각에서 상제와 나누던 이야기 속에, 그가 상제에게 내뱉던 원망이었다.


어쩌면 이런 저주같은 감정이, 자식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인지 ... 못내 원망 스럽고 소름까지 돋아나는 느낌이었다.


그가 쉰 목소리로 낮게 대답하였다.


“너무 섣부른 생각이다. 아비가 원하는게 무엇 일지, 태자가 생각하는 게 무엇이냐?”


“화첩의 여인이 누구인지, 어머니께 들었습니다.”


“그 사실이 지금, 중요한 것이냐 ?”


"모두가 잊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일을, 아버님께서는 기다림도 마음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시라고, 어머니께서 말씀 하셨습니다!"


" 소자가 자운을 생각하는 마음이 걸리셔서, 그녀를 전신과 맺어주려 하셨습니까?”


천좌에 깊숙히 몸을 기댄 천제는 잠이 든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입술은 명료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청룡이다 그녀의 원신이... 그 아이가 생겨날 때부터 구중천에 느껴지던 기운이었다. 무엇에 막힌 듯이 약했지만, 전신과 대련 할 때 드러난 기운은 청룡이 분명했다."


천제의 목소리가 작아져 갔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지만, 다른 이들이 절대 알게 해서는 안 된다. 상제와 그 아이가 곤란해 질 수 있으니."


"화첩의 여인을 많이 닮았습니다!"


순간, 천제의 목에서는 울화에 찬 기침소리가 앙칼진 소리와 함께 배어 나왔다.


"그럴 리가 없다...! 불가능하지 !"


'그 아이들의 기운이 구중천에 생겨난 건, 그녀가 꽃잎으로 흩어진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후의 일이야. 그리고 그녀가 원래의 모습으로 그를 만나는 시간은 ... 너무 짧아서... 불가능하지!'


그의 생각을 마음속으로 삼키며 힘들게 기침이 멎은 그가, 좀 더 냉정한 표정으로 태자를 바라보았다.


" 자성의 별이 마성을 일깨우면, 선력이 낮은 선인들도 마성에 잠시 지배당하게 된다. 천상염환은 그들마저도 모두 마귀로 여겨 해치게 되지.

우리가 소선들을 지키고 요 마족을 상대할 가장 좋은 대책은, 오룡 광진을 펼칠 방법뿐이다."


울화가 차 올랐던 그의 목소리에 다시 힘이 빠지고 있었다.


"그런데 황룡이 다쳤고, 청룡이 사라졌지.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제는 아마도 그녀를 닮은 아이들을 내게 보낸 후, 그녀의 귀환을 재촉하는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자운에게 분명히 약하지만 청룡의 기운이 느껴졌고, 그 아이가 전신을 믿고 따른다면 반드시 오룡 광진의 한 부분을 채워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천제의 이야기를 듣던 성운의 표정이 굳어져 갔다.


“ 아버님께서 아직 화첩의 여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상관없이, 이렇게 중요한 때에 그녀가 청룡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다시 부르시는 게 옳은 일이지 않겠습니까? "


“태자 ! 이 또한 천계의 위신이 담긴 일이다. 급한 상황에 몰린 탓을 이용하는걸 알면서도, 그들의 고집들을 다 받아준다면 점점 구중천의 질서가 어지러워 질수도 있다."


"아닙니다. 아버님의 고집이십니다! "


천제의 커지는 목소리와 함께 가파른 기침소리가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 어차피 정령으로 흩어진 이의 내력은 광진을 펼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오히려 부족한 황룡의 힘까지 더 보태려면 청룡의 힘이 더 커질 수 있어야 하겠지.”


성운이 침착하게 천제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며 말을 이었다.


“ 아바마마의 말씀대로 인연이란 것이 인과의 원인으로 맺어지는 것이니, 자운의 길을 그대로 놓아두시길 간청 드립니다."


천제의 음성이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전신이 많이 좋아한다. 그 아이를!"


“저도 많이 좋아합니다. 그 아이를요. 아바마마!

하지만 저는, 자운이 자신의 운명대로 살아 갈 수 있도록 그 아이를 지켜주고 싶습니다."



****




태자의 검술장이 내려다보이는 큰 나뭇가지 위에서 검은 옷자락이 살며시 늘어져 있었다.


“도대체 어딜 간 거냐 ! 출궁은 내일 인데, 운심전에도 없고 웬 종일 붙어있는 이 곳에도 없으니... 속이 많이 상한 모양이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아까부터 검술을 연마하는 성운제군이 어느 때 보다 더 열심히 쉬지도 않고 검을 허공으로 찌르고 베고 있었다.


잠시 후 나뭇가지에 걸터 누운 마존의 귀에, 낮게 전신의 음성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정신이 번뜩 든 마존이 운기하며, 그곳의 소리를 모으기 시작했다.


태자의 헐떡임 소리가 먼저 귓속을 파고 들었다.


이마를 잔뜩 찌푸린 마존이 참을성 있게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사부님, 다른 이들이 있는 곳에서 자운에게 그렇게 상처를 주실 필요가 있었습니까?”


태자의 격앙된 목소리에 비해, 전신이 차분하게 태자에게 대답하고 있었다.


“그때 내가 천제의 의견에 단호하지 않았다면, 자운이 주변의 이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또한 태자는, 천제가 원하는 대로 자운의 운명이 결정 되었다면, 그 사실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태자보다 빠르게 전신이 다음 말을 이었다.


“이 부분만큼은, 누구의 뜻대로 흘러가도록 두지 않을 것이고, 누구를 위해 배려하고 싶지도 않다!"


태자의 거친 숨소리 외에, 잠시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내가 다시 시작할 것이다.

어느 누구의 생각이나 관여가 전혀 없이, 그 아이와 나 둘이서 만이 다시 시작할 일이다 !

그리고, 태자는 태자가 원하는 일을 하면 될 것이야."



“자운을 살필 것입니다! 그녀의 마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함께 하는 것만이 최선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의 대화는, 큰 나무 위에서 숨죽인 채로 듣고 있던 마존의 심기를 다시 부추기고 있었다


‘흠 ... 뭐, 다시 시작한다고? ... 시작한 게 있긴 했고?

매사 이런 식이니, 귀신들도 항상 하늘이 지 마음대로라고 투덜거리지! 정심검, 네 주인을 잃기 전에 신경 좀 써야 하겠는데.’


천계의 저녁놀은, 지루할 만큼 항상 붉고 아름다웠다.

하늘빛이 점점 더 붉어지고, 그 노을을 바라보는 마존의 눈동자에도 핏빛이 차오르고 있었다.



****



천유원의 혼을 운반하는 여장들을 따라 마계로 오는 일이, 현연이 없는 시간을 보내는 자운에게는 어느새 일상이 되어 가고 있었다.


마계에 들어 선 그녀를 먼저 알고 찾아오는 건 대부분 마존 이었지만, 그가 마중을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도 자운이 마계에서 마존과 당당을 찾아내는 일은, 중천에서 자원을 찾아나서는 일처럼 사소한 일이 되어 버렸다.


“어...? 오늘은 마존이 바쁘신가? 이 아우가 왔는데, 마중도 안 나오시네!"


망천강 중류, 마존이 항상 앉아서 기다리던 누각 쪽으로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어둠이 시작되는 길 언저리에서 검은빛의 우람한 체구의 삼두견이 요괴 동상처럼 길 중앙에 앉아 있었다.


머리 세 개를 다 드러내놓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향한 채, 무시무시한 눈을 붉게 빛내며 주변을 살피고 있는 모양이었다.


한쪽 입에 두루마리 편지를 물고 길목을 지키고 있던 지옥의 신수 삼두견이, 자운의 모습이 보이자 ‘낑-' 소리를 내며 궁둥이를 들썩거리고 있었다.


“아이 깜짝이야. 당당!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 거야? 너 무시무시하게 있는 거 보니까, 임무 수행 중이구나!”


당당이 묵직한 꼬리를 몇 번 바닥으로 탁탁 치더니, 물고 있던 두루마리를 허공위로 툭 하고 던져 올렸다.

허공으로 날려진 은빛 두루마리가 알몸을 들춰내듯 스르르 하고 펼쳐졌다.


두루마리에서부터 뻗어 나온 은빛광은, 머금고 있던 작은 은빛 알갱이들을 허공위로 퍼뜨리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작은 알갱이들이 자운의 주위를 어지럽게 돌며, 하나 둘 차갑게 빛나는 하얀 눈송이로 변해갔다.


“아이 차가워- !"


자운이 생각지도 못한 감각에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살며시 내민 하얀 손바닥위로 더 하얀 눈송이가 내리 앉더니, 스륵 녹으며 작은 물방울로 변하는 모양은 그녀를 조금씩 흥분하게 만들었다.


“아, 눈이잖아! 그날 밤도 이랬어. “


실눈을 뜨며 흩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는 사이, 또 한 번 그녀를 깜짝 놀라게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운! 마중 나오지 못해서 미안하군. 천계에 논의 할 일이 생겨서... 잠시 다녀올 테니,

당당이와 함께 마계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나 둘러보면서 기다리면, 금방 돌아오도록 할께!‘


굵게 내리던 눈송이가 조금씩 잦아지자, 이번엔 두루마리에 담겨있던 마존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잠시 후 눈도 많이 맞았고, 지루해진 자운이 두루마리를 허공에 띄워두고 마존의 목소리를 몇 번 반복해 들으며 당당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어느새 머리가 하나로 변한 삼두견의 윤기나고 기다란 검은 갈기를 어루만지며 혼잣말까지 꺼내고 있었다.


“가만히 들어보니, 마존 목소리도 얼굴처럼 참 멋있는 것 같지 않아? 목소리만 들으니 갑자기 보고 싶어지네,”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당당과 눈이 마주쳤다.


“ 쉿! 당당. 내가 이런 얘기 했다고 절대로 말하면 안 돼”


당당이 두 눈만 동그랗게 떠서 자운을 바라보자, 자운이 연신 혼자웃음을 지으며 키득거리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그림자 하나가, 발자국 소리를 조용히 남기며 돌아서고 있었다.


두 귀를 쫑긋 거리며 일어선 당당이 나풀거리던 붉은 혀를 안으로 말아 넣고 코끝을 사납게 치켜 올리자, 깊숙하고 단단하게 박힌 상아빛 송곳니가 어둠속에서 무시무시하게 드러났다.


바윗돌이 구르듯 ' 그릉 ' 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운의 앞으로 나선 삼두견이 지옥의 눈빛을 발하며 소리가 사라진 쪽을 향해 불신에 찬 눈빛으로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시 후 검은 삼두견이 별일 아니라는 듯이 땅바닥에 턱 하고 주저앉자, 키 큰 수풀림 근처에 서있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며 자운에게 손을 들어 예를 올리고 있었다.


자운이 머리를 갸웃거리며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아, 보연... 언니죠 ?”


보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마존께서 출타 중이신 걸 몰랐습니다. 용마천에서 소멸할 혼을 말씀드리려 왔는데, 나중에 다시 오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보연이 바로 뒷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 잠시만요 보연 언니!

저기... 마계에서 제가 가보지 못한 곳이 많은 것 같아서요. 언니가 일하는 곳에도 한번 가보고 싶어요. 용마천 이라고 하던 것 같던데.”


용마천 이라는 말에, 바닥에 게으르게 엎드려 있던 당당이 머리를 번쩍 들어 보연과 자운을 번갈아 보았다.


“안됩니다. 위험합니다!"


보연이 싸늘하게 이야기하며 다시 돌아서려 하였다.


“제가 그런 곳을 좋아 한다는 건, 마존도 잘 아시는 사실이죠..”


그 말에 보연이, 어둠에는 보이지 않는 가늘고 날카로운 미소를 드러내며 자운을 바라보았다.


“자칫 잘못하면 제가 마존께 혼이 납니다. 거친 요 마귀 들이 사납게 날뛰기도 하는 곳이니까요.”


“같이 가도된다고, 허락만 해줘요 보연언니 !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둘의 대화를 근심스럽게 쳐다보던 당당이 자운의 손을 살짝 핱아 올렸다.


“괜찮아 당당, 같이 가보자! 넌, 잘 아는 곳 일거 아냐?”


하지만 재빠르게 보연이 자운을 마주보며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


“삼두견은 갈 수 없습니다. 마존께서 출입을 금하셨습니다.”


‘아, 지난번... '


이전 보연이 잘못 먹인 혼으로 인해 마존은 당당에게, 보연의 근처에는 아예 다가가지도 못하게 명을 내려놓았다.


“그래 당당... 넌 원래 용마천 근처에는 절대 가면 안 된다는 명령이 내려져 있는 몸이잖아. 보연언니가 같이 가니까, 걱정말구 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생각이 많아 보이는 보연과 다르게, 이제껏 마계에서 가보지 못했던 장소를 구경가는 설레임에 한껏 기분이 좋아진 자운은, 콧노래와 함께 씩씩한 발걸음으로 보연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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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5 sytc4u
    작성일
    22.08.12 18:48
    No. 1

    늘 잘 읽고 갑니다.

    글의 내용이 참 단정해서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해품글
    작성일
    22.08.12 21:19
    No. 2

    sytc4u 님, 극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용기내서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이웃별
    작성일
    23.12.30 20:36
    No. 3

    보현은 위험한데ㅠ
    하지만 자운은 강하니까.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해품글
    작성일
    23.12.31 03:48
    No. 4

    안녕하세요. 이웃별님~~
    오늘도 별님의 글과함께, 제 하루일을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시고,
    별님도, 따뜻하고 멋찐 글 많이 이루시는 한해 되시길, 기뭔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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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초요의 계획 22.09.10 40 6 12쪽
65 상심석의 응답 22.09.09 37 5 11쪽
64 마존 형님 +2 22.09.08 44 5 11쪽
63 운우에게 부는 바람 22.09.07 44 5 12쪽
62 다시 만남 +2 22.09.06 38 5 10쪽
61 상심석 +2 22.09.05 39 5 12쪽
60 태마경의 위력 +4 22.09.04 39 6 12쪽
59 귀신 잡는 말 +2 22.09.03 37 6 12쪽
58 초요의 손님 22.09.02 34 5 11쪽
57 위기의 운우 +2 22.09.01 44 5 14쪽
56 자운 돌보기 22.08.31 38 5 14쪽
55 마존과 연수의 거래 +2 22.08.30 37 4 12쪽
54 무모한 정 22.08.29 41 4 12쪽
53 보연의 언니 22.08.28 39 4 12쪽
52 운우의 흑화 +2 22.08.27 47 4 13쪽
51 자운의 부활 22.08.26 41 5 12쪽
50 정심검의 또다른 여인 +2 22.08.25 40 5 14쪽
49 귀진검의 공격 22.08.24 41 5 11쪽
48 염라옥의 흐물요괴 +2 22.08.23 43 4 12쪽
47 귀왕에게 잡힌 운우 +2 22.08.22 42 4 11쪽
46 전신과 마존의 악연 +2 22.08.21 46 5 13쪽
45 사라진 운우 22.08.20 41 5 12쪽
44 망천강의 손님 22.08.19 41 6 13쪽
43 그믐밤의 연인들 +2 22.08.18 46 6 16쪽
42 보연의 거래 22.08.17 42 6 12쪽
41 애매한 고백 +2 22.08.16 41 6 12쪽
40 귀왕에게 향한 보연 22.08.15 41 5 12쪽
39 슬픈 마존 +2 22.08.14 45 5 16쪽
38 촉수귀의 습격 22.08.13 45 5 13쪽
» 조용한 위기 +4 22.08.12 5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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