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온다 - 6
배신과 모함이 난무하는 세상 그 혼란을 잠재울 자는 누군가? 여기 복수를 위해 200년을 기다려온 자가 있다. 그의 이름으로 처절하게 복수하고, 따뜻하게 용서하는 얘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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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온다 - 6
“명수야!”
“예, 아저씨!”
“불부터 끄고, 치료할 만한 곳을 찾아라.”
“저들은 요?”
명수는 무당의 제자들을 가리킨다.
“쯧쯧! 그 놈들은 우리 집으로 옮겨라.”
“알았어요.”
무진은 말을 마치자마자 촌장과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이게 누구야? 우리 마을에서 가장 예쁜 소월이가 아니냐?”
얼굴이 주먹 만 하고 시골아이 같지 않게 피부색이 뽀얀 아이다. 나이는 명수보다 한, 두 살 정도 어려 보인다.
“무진 아저씨!”
“어라? 안 보이네?”
“뭐가요?”
“우리 소월이는 얼굴에 딱 한 가지 흠이 있었는데, 안 보여서 말이야.”
그녀는 지옥방 무사들 때문에 얼굴에 제법 큰 상처가 났다. 그래서 내내 울고 있었다.
“없어도 보기 싫지 않아요?”
그녀의 얼굴에 조그마한 점이 두 개 있었다. 하필이면 그곳에 상처가 난 것이다.
“당연하지. 그 놈이 없으니까 월계제일미인이 아니라 천하제일미녀란 소리도 듣겠다.”
“호호호! 명수 오빠, 아저씨 말 들었지? 내가 천하제일미녀래. 히히히!”
그녀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죽을상이더니 무진의 한 마디에 금방 웃음을 되찾는다.
“자, 그럼 천하제일미녀의 얼굴을 한 번 살펴볼까?”
“아저씨는 마음대로 만져도 되요.”
“나는?”
명수도 끼어든다.
“오빤 안 돼!”
“왜?”
“오빤 너무 엉큼해.” “쥐꼬리만 한 게 말하는 거 봐라.”
“흥! 그러게 오빠도 평소에 잘 좀 하지?”
“역시 우리 소월이는 달라요.”
“뭐가 달라요?”
무진의 말에 명수의 입이 툭 튀어나온다.
“이놈아, 넌 얼굴이 예쁘면서 말까지 잘 하는 여잘 본 적 있니?”
“얼굴이 예쁘면 머리가 비었다는 말은 들어 봤어요.”
“그러니까 너도 평소에 소월이한테 잘 좀 해라. 그래야 나중에 소월이가 고관대작의 자제와 결혼하면 너도 한 자리 차지하지.”
“흥! 난 그런 거 안 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어요.”
“멍청한 놈, 그래서 넌 소월이한테 못 이기는 거야.”
“대체 아저씨는 누구 편이에요?”
“누구 편이라니? 난 항상 내 편이야.”
“흥! 알았어요. 앞으로 나도 내편만 할 거니까.”
“쯧쯧, 소갈머리 하고는. 치료 방해 말고 시킨 일이나 해.”
“메롱!”
“흥이다. 흥!”
소월이가 혀를 내밀며 놀리자 명수는 투덜대며 사라진다. 한편 무당 제자들은 무진을 보면서 얘기하고 있다.
“대사형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뭘 말이냐?”
“저 사람 말입니다.”
“무진이란 자 말이냐?”
“예.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뭐가?”
“싸우는 걸 보면 세상에서 가장 무식한 자인 것 같은데, 저걸 보면 정 반대인 것 같기도 하고. 대체 어느 게 본 모습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둘 다 본 모습이 아닐까?”
“그럴 수가 있나요?”
“넌 항상 착하기만 하냐? 아니면 나쁜 짓만 해?”
“으음! 그럴 수도 있겠군요.”
“저길 봐라. 의술도 보통이 아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숨이 넘어갈 듯 힘들어하던 자들이 저 자의 손길이 한 번 닿자 웃으며 얘기하고 있어.”
“정말 그러네요.”
“성격도 막무가내 같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어떻게요?”
“처음 싸움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촌장 구출도 치밀한 계획 하에 진행된 게 분명해.”
“무슨 근거로 그렇게 생각합니까?”
“넌 저 자의 손에 죽은 사람을 본 적 있어?”
“.... 아뇨.”
태운은 한참 생각한 후에 대답한다.
“분위기로 봐선 많이 죽였을 것 같지만, 고작 몇 명 다쳤을 뿐이다. 처음에 쏜 화살도 무력화시키는 게 목적이지 죽이진 않았다.”
“하긴 책임자인 총관도 살려줬죠. 근데 그거하고 촌장을 구출한 거랑 무슨 상관입니까?”
“일단 저것부터 가져와봐라.”
“화탄을 말입니까?”
“그래.”
“이게 어쨌다고? 에잉? 이게 뭐야? 명수야!”
태운은 화탄을 확인하고는 명수를 찾는다. 하지만 그는 마을 사람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대사형은 알고 있었소?”
“아니. 조금 전에야 알았다.”
화탄 속이 텅 비어 있다.
“저 자와 꼬맹이는 처음부터 지옥방의 무사들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다만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연극을 한 거다.”
“저 자는 그렇다 치고, 꼬마는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할 수가 있죠? 겨우 열 살 정도밖에 안 될 것 같은데....”
“이상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 문제를 처리한 다음 생각해보자.”
우리 문제란 목숨을 잃은 사숙과 사제들, 그리고 다친 여인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때 명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형아들! 오래 기다렸죠. 제가 항상 바빠요.”
“아니다. 네가 고생이 많구나.”
“뭘요. 자, 가시죠? 시신은 다 정리되면 한꺼번에 처리할 거예요.”
시신이란 죽은 무당 장로와 제자들을 말한다.
“고맙구나. 가자!”
“예!”
대사형은 여인을 업고, 태운은 부상당한 문도들의 손을 잡고 명수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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