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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 님의 서재입니다.

독행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류청
작품등록일 :
2018.04.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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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2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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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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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석장평 3

DUMMY

피보라를 뿌리며 청후는 쓰러졌다. 붉다 못해 자색으로 비치는 핏줄기는 안개 속에서 빛을 받아 영롱했다. 시연연은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달려갔다. 호려정이 미처 말릴 겨를이 없었다. 시연연은 폭풍처럼 내달려 이자성 가까이 다가가려 하였다.


이자성은 피가 뚝뚝 흐르는 장도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그녀를 기다렸다. 시연연이 오장 안으로 들어서자 개방의 등패수들이 이자성의 몸을 가렸다.


“ 흐흐흐!”


이자성은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 내 너를 기다린지가 오래이다! 어서 오너라!”


시연연은 치를 떨었다. 분노를 넘어선 원한과 증오가 그녀의 온몸을 살기로 휘감았다.


“ 짐승같은 놈! 동맹의 약속을 저버린 것도 모자라 어머니를 죽이다니! 내 오늘 반드시 너의 간을 씹겠다!”


“ 광서의 야만족에게 무슨 의리를 찾겠느냐? 항복한다면 인의로서 대할테니 그만 무기를 내려놓아라!”


시연연은 분노에 휩싸여 면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경기가 시퍼렇게 뻗으며 달려드는 개방의 검수들을 베고 찌르며 이자성에게 육박했다. 등패수들이 가로막은 뒤편에서 이자성이 호탕하게 웃었다.


“ 과연 무간나찰녀의 위용이 듣던 바로다! 그러나 널 사로잡기 위해 준비한지 오래이다!”


시연연의 파초선이 등패수들을 향해 휘젓자 폭풍이 일었다. 등패수들이 비틀거리는 빈틈을 시연연의 검이 가르고 들어왔다. 검은 영활한 뱀처럼 꿈틀거리며, 개방의 병사들을 닥치는대로 무찔렀다. 이자성의 놀란 얼굴을 향해 시연연의 독기 오른 검날이 다가왔다.


‘챙그렁!’


장도와 면검이 부딪치며 기세로 버텼다. 이자성은 혼신의 힘을 다해 시연연의 경기를 억제했다.


“ 흥!”


시연연은 가소롭다는 듯 면검을 빙빙 돌려 장도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아래로도 위로도 이자성의 칼은 빠져나가지 못했다. 시연연의 경기는 이자성을 압도했다. 무성한 수풀 속의 더운 열기처럼 끈적거리며 사방에서 포위해 들어왔다.


“ 죽인다!”


시연연의 손이 번뜩이는 순간 옆에서 낭선이 들이쳤다. 이자성이 준비한 원앙진이 발동한 것이다. 원앙진이란 명의 척계광이 왜구를 꺽기 위해 개발한 소부대의 전술진으로서 열 두명의 병사들이 한 개조로 하여 운용하였다. 낭선과 당파, 등패와 장창수를 혼용하여, 적의 공격을 등패로 막고 낭선과 당파로 왜구의 예도를 무력화시켰다.


이자성은 평범한 검진으로는 시연연을 막아낼 수 없을 것 임을 간파하고 원앙진을 발동시킨 것이다. 낭선이란 긴 대나무에 철가시를 여러개 붙여 칼의 직선 공격을 대나무 가지로 막으면서 비틀어, 움직임을 어렵게 만드는 무기였다. 당파가 막으면 장창수와 쇠스랑처럼 생긴 당파가 들어가서 적을 협격하도록 되어 있었다.


여럿이 역할을 분담하여 찌르고 막으므로, 변화가 무쌍하여 일류 검수라고 하여도 당해내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단기로 돌입한 시연연으로서는 사방으로 들어오는 원앙진의 공격을 막아내기 쉽지 않았다. 어느 순간 등패 뒤에서 장창의 쇠날이 찔러오고, 그런가하면 당파가 번쩍거렸다. 방주를 호위하는 홍기대의 노상이 칼을 뽑아들고 호령했다.



“ 낭선 대! 가상세(架上勢:시렁에 오르는 자세)로 찔러라!”

낭선이 가상세로 치켜올리고 당파가 중평으로 들어왔다. 어느새 시연연은 가운데로 몰리고 있었다. 이자성은 전장의 한구석에 비켜서서 혼란해지는 그녀의 검세를 구경하고 있었다.


“ 이제 곧 끝나겠군!”


시립한 임진상에게 다짐받듯 묻자 임진상이 고개를 수그렸다. 그는 시연연의 곤란함에 깊이 동정했다. 그러나 개방의 문도로서 불만을 말할 수는 없었다. 이자성은 냉소했다.


시연연은 수세에 몰리다 갑자기 파초선을 흔들어 원앙진을 흔들기 시작했다. 맹렬한 바람이 일면서 낭선과 당파대가 혼란해지자, 시연연의 면검이 그 사이를 베어갔다. 이자성이 임진상을 향해 눈짓했다.


“ 그물을 던져라!”


임진상이 놀라서 되물었다.


“ 원앙대가 같이 있습니다!”


“ 상관말고 던져!”


“ 방주! 다시 명령을!”


“ 이놈이!”


이자성은 시연연을 사로잡을 욕심에 개방 방도들의 목숨은 깊이 배려하지 않았다. 이자성이 눈을 부릅뜨자 임진상이 할 수 없이 그물 진을 불러들였다.


“ 그물을 넓게 펴라! ”


원앙진과 시연연을 둘러싸고 그물진이 사방에 펴지기 시작했다. 시연연은 그제서야 위급함을 깨닫고 물러가려 하였으나, 노상이 지휘하는 원앙진은 놓아주지 않았다. 다시 당파와 낭선이 몰려왔다. 가까이 오지 않고 거리를 둔 채 시연연의 움직임만 견제했다. 이자성이 시연연을 사로잡을 욕심에 화살을 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그러나 그물 진은 사방에서 조여오기 시작했다. 튼튼한 밧줄로 짠 망이 빙 둘러서 몰려오며, 임진상의 호령에 ‘휘익’ 하고 그물이 펼쳐지려는 순간 진의 한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호려정이 이끌고 온 결사대가 남쪽으로 통로를 내며 길을 텄다.


“ 주인! 어서 이쪽으로!”


시연연은 분하기 그지없었으나 어쩔 수가 없었다. 파초선을 흔들어 적의 추격을 막으며 호려정을 따라 갈대밭으로 뛰어들었다. 이자성은 시연연을 놓치자 주먹을 마주쳤다.


“ 이런! 다 잡은 물고기를! 어서 추격하라!”


취팔개가 말렸다.


“ 아니되오! 적이 화공을 쓰면 모두 죽게 되니 잠시 정탐한 후 나아갑시다!”


그들은 긴 돌밭에 포진하고 있었다. 배교가 진을 친 곳은 남쪽 갈대밭이었다. 절정이 진을 친 북쪽과 동쪽은 자갈밭이었다. 서쪽과 남쪽은 갈대밭이었다. 화공을 하면 피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자성은 고집했다. 노상을 불러 명했다.


“ 너는 앞서서 길을 터라! 나는 본대로 엄호하겠다! ”


개방의 군사들이 갈대밭으로 들어왔다. 익화사는 갈대 사이에 숨어 숨을 죽였다. 그는 시연연의 본대가 후퇴할 때까지 시간을 끈 후 방화할 작정이었다. 그러려면 먹이가 필요했다. 수하 몇이 뛰어나가 적의 눈을 어지럽혔다. 그러나 곧 노상의 군사에게 사살되었다.


그 사이 절정의 군사들은 신속히 정면으로 들어왔다. 종리권의 군사를 맞이한 것은 독고무쌍이었다. 그는 서북의 군사를 지휘한 경험이 있어 정면으로 맞붙지 않고 류토장과 함께 유격전을 펼쳤다. 갈대 숲사이에 숨어 화살과 창을 날렸다. 그러면서 천천히 군사를 뒤로 물렸다.


종리권이 뒤에서 따라오고 전가가 앞으로 나섰다. 밀령사신대가 좌우로 벌렸다. 그들은 사방을 진압하며 신속히 배교를 따라붙었다. 시연연은 본대에서 각처 전령들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서편 우금우의 부대에서 보고가 들어왔다.


“ 고루혈마의 혈수궁 부대가 들어와서 우금우의 부대는 후퇴하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한지평이 지원 나가 있었다. 시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 실화저가 절정의 군사들을 막다가 죽었습니다!”


보고는 곧 잇따랐다.


“ 허일서가 개방을 막다가 취팔개에게 죽었습니다!”


시연연이 호려정에게 물었다.


“ 우리 군사들은 후퇴하였소?”


“ 지금 대부분의 군사들은 본대로 몰려오고 있고, 한 호법과 우금우가 서편에서 이리 오고 있습니다. 각목교와 독고무쌍이 절정의 부대를 막고 있고 익화사가 화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시간이 없습니다. 화공을 명하십시오!”


시연연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먹장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 비가 올지 모르는데! ”


망설일 여유가 없었다. 배교의 군사들이 죽어가는 비명이 시시각각 석장평을 울렸다.


“ 어서 익화사에게 화공을 명하십시오!”


호려정이 연신 독촉했다. 미침내 시연연이 결단했다.


“ 불화살을 쏴라!”


궁수가 등에 멘 전통에서 화전을 꺼내 허공으로 겨누었다.


‘씌우웅!‘


반짝이는 불꽃을 꼬리에 달고 불화살이 하늘을 가로질렀다.


“ 지금이냐?”


기다리던 익화사가 수하를 불러 기름통을 갈대에 뿌렸다. 곧이어 부시가 켜지고 불이 확 타올랐다. 개방이 전진을 멈추었다.


“ 화공이다!”


노상이 손을 들어 개방 군사들의 전진을 중단시키고 후퇴를 명했다. 익화사는 적을 지연시켜 후퇴할 시간을 벌려고 하였다. 그래서 개방의 전진이 멈추자 자신의 수하들을 뒤로 물렸다. 이와 동시에 정면과 서쪽을 막고 있던 독고무쌍과 한지평도 갈대밭에 불을 붙였다.


그러면서 군사들을 남쪽으로 이동시켰다. 종리권이 부하들을 후퇴시켰다. 독고무쌍과 한지평도 물러났다. 손요삼이 멀리서 불타오르는 광경을 지켜보며 웃었다.


“ 마침내 나찰녀가 죽을 곳에 들었구나!”


자운을 돌아보며 명했다.


“ 고루혈마에게 능선을 타서 나찰녀를 공격하도록 하라! 남측에는 월하빙인이 벽수유를 공격하고 있으니 나찰녀는 이제 빠져 나가지 못한다!”


하고 ’시익‘ 미소지었다. 그의 말대로 남측의 벽수유는 월하빙인이 이끈 절정의 군사들에 의해 퇴로를 차단당하고 있었다. 시연연도 보고를 받고 있었다.


“ 동서남북이 모두 막혔느냐?”


독고무쌍이 온 옷에 피를 묻힌 채 숨을 몰아쉬었다.


“주인! 저들이 오는 것을 막고 있을테니 남측으로 내려가십시오! 수하가 우금우와 같이 적의추격을 막아보겠습니다!”


불길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절정산장은 서쪽능선으로, 개방은 동쪽능선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주인 어서!”


호려정이 거들었다.


“ 지금 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서쪽 능선에서 이리 오는 것은 가깝습니다.”


한지평의 군사들이 능선을 타고 오르는 것이 보였다.


“ 아! 저들을 두고 내가 어디로 가느냐!”


이때 벽수유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 둥근 공을 무기로 쓰는 괴상한 자에게 벽 향주가 죽었습니다.!”


전령의 말을 듣고 시연연이 결심했다.


“ 그는 절정산장의 당주 와각이다! 그가 왔다면 조화종의 본대가 지원 온 것이다!”


시연연은 온 사방이 가로막혀 물샐틈없는 포위망이 구축된 것을 깨달았다.


“ 남쪽으로 갈 수 없다! ”


그녀는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조속히 결단하여 한 명의 부하라도 구해야 했다.

그녀는 서쪽 능선을 바라보았다.


“ 서쪽으로 간다! 그곳에서 아래로 내려가 무창으로 향한다!”


결심이 서자 신속히 부하들을 불러 서쪽 능선을 향하였다. 독고무쌍이 남은 군사들을 모아 뒤를 방어했다. 익화사가 달려와 합류했다. 데려온 팔수 중에 이제 우금우와 익화사만 남았다. 시연연은 독고무쌍에게 뒤를 부탁하고 앞으로 내달렸다.


그곳에서는 한지평이 고루혈마와 대적하고 있었다. 한지평은 쌍절곤을 잡고 휘둘렀다. 고루혈마는 둥근 바라를 양손에 들고 풍차처럼 돌렸다. 바라의 끝에는 쇠침을 박아 맞으면 살상하도록 만들었다. 하나는 막고 하나는 공중으로 던져 한지평을 공격했다. 천향표가 뒤에서 지켜보다 달려 나왔다. 그녀의 쌍장에 우금우가 나섰으나 뒤로 밀렸다.


그가 구릉의 끝에까지 밀리며 피를 토할 때 시연연이 도착했다. 천향표가 미소지으며 그녀를 맞았다. 열기가 구릉을 덮치기 시작하고 시커먼 연기가 덮기 시작했다.


“ 네가 나찰녀냐? 말은 많이 들었다만 이쁜 아이로구나!”


.하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음유한 일장을 슬쩍 우금우에게 뿌렸다. 우금우는 피를 뿌리며 바닥을 뒹굴었다. 시연연은 파초선을 흔들며 면검을 찔러들어갔다. 천향표는 둥실 바람을 타듯 떠오르면서 경기의 흐름을 흘렸다.


“ 좋은 무기다!”


칭찬하고는 긴 치마를 휘저었다. 강력한 힘이 쏟아졌다. 천향표는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녀의 이름은 전대 고수와 나란히 했다. 팔선과 겨루어도 밀리지 않았다. 시연연이 파초선을 들고 있으나 쉽게 격파할 수 없었다. 둘은 수십초를 격렬히 주고받았다.


그러나 한지평은 고루혈마에게 밀리고 있었다. 고루혈마의 혈마공은 마침내 폭발하며 한지평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눈동자가 시뻘개지며 괴상한 소리가 혈마의 목구멍에서 새어나왔다. 음산한 귀풍이 검은 연기를 타고 흘렀다. 한지평은 배교신녀의 시위장이었으나, 무공은 소림의 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소림의 속가 제자였다가 배교로 귀순한 자였다. 소림 곤법을 사용하여 고루혈마의 급소를 쳤으나 그는 상관하지 않고 한지평의 공격권내로 들어왔다. 마침내 양쪽 바라가 마주치며 곤을 가두었다.


’ 철그렁!‘


소리가 나며 바라가 곤을 끼운채로 회전했다.


’부지끈!‘


쌍절곤이 부러져 나갔다. 한지평은 나한권으로 상대했다.


“크흐흐! 우습군!”


혈마에게서 시체 썩는듯한 냄새가 나며 뭉클 허연 기운이 한지평을 격타했다. 이때 비가 내렸다! 혈마가 입맛을 쩍 다셨다! 갑자기 세찬 빗줄기가 석장평을 덮기 시작했다. 검은 연기와 비가 가려 앞을 보기 힘들어졌다.


고루혈마는 달려드는 배교의 군사들을 쓰러뜨리며 성큼 한지평에게 다가섰다! 이때 시연연이 파초선으로 천향표를 잠시 물린 다음 한지평의 앞을 막아섰다. 절정의 군사들이 내지르는 창을 파초선으로 내리쳐 절단했다.


“ 가까이 오지 마라!”


연기와 빗줄기가 뒤섞여 컴컴한 중에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시야를 가렸다. 옷이 비에 흠뻑 젖어 선명한 윤곽이 드러났다.


“ 탐나는군!”


고루혈마가 멋쩍게 웃었다. 천향표가 눈을 흘겼다.


“ 늙은이가 쓸데없는 군침이나 흘리고! 어서 저년을 사로잡아!”


호려정이 달려왔다. 배교의 군사들은 몇 명 남지 않고 절정의 군사들이 그들을 둘러쌌다.


“ 려정!”


시연연이 낮게 호려정을 불렀다.


“ 내가 막을테니 너는 달아나라!”


“ 무슨 말씀을! 제가 막을테니 신녀님은 어서 갈대밭으로 달아나십시오! 불길이 꺼져가고 있습니다!”


“ 무슨 소리? 내가 무슨 면목으로 배교의 형제들을 보겠느냐?”


이때 우금우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고루혈마에게 돌격했다.


“ 신녀님! 어서!”


그러면서 고루혈마의 타격에 어깨뼈가 부러지며 내려앉았다. 그러나 무너지면서 고루혈마의 다리를 붙잡고 이빨로 꽉 물었다. 예상치도 않은 반격에 고루혈마는 황당했다.


“ 뭐! 이런 놈이! ”


고루혈마는 발로 걷어찼다. 우금우는 질겼다. 이빨이 다 떨어져 나가면서도 놓지 않았다.


“ 지독한 놈!”


고루혈마는 우금우의 목을 졸라 허공에 들어올렸다.


“ 이런! 썅!”


목을 터뜨리며 바닥에 내팽개치자 바람 빠진 공처럼 우금우는 힘없이 뒹굴었다. 시연연은 원진을 치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 오냐! 모두 죽이리라! ”


그녀의 나찰공이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붉은 기운이 검은 연기 위로 솟구쳤다.


“ 대단하군!”


천향표가 뇌까리며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 천산 절매공!”


그녀의 독문 무공이었다. 눈사태가 일어나듯이 앞의 경기를 뒤의 경기가 밀며 증폭했다. 비는 더욱 심해져서 앞을 보기도 힘들었다. 고루혈마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 그만 항복하라! 이 할애비가 목숨은 건져주겠다!”


절정의 창수들이 일제히 앞을 찔러 들어왔다.


그때 그들의 뒤에서 묵직한 음성이 들리며 창수들이 쓸려나갔다. 이어서 훤칠한 키의 사내 모습이 나타났다.


“ 오랜만이군! 천향표 선배!”


긴 칼을 아래로 향하고 비를 맞으며 사내가 머리를 흔들었다. 빗방울이 튀었다.


“ 모두 물러서라! 나는 태허도관의 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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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석장평 5 +3 20.09.27 303 8 16쪽
129 석장평 4 +4 20.09.26 288 10 15쪽
» 석장평 3 +4 20.09.25 289 8 15쪽
127 석장평 2 +3 20.09.24 277 9 15쪽
126 석장평 1 +4 20.09.23 308 9 14쪽
125 흑막 2 +3 20.09.22 314 8 16쪽
124 흑막 1 +3 20.09.21 323 8 17쪽
123 위요 +3 20.09.20 301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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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활불신의 오택생 +2 20.09.12 344 1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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