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류청 님의 서재입니다.

독행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류청
작품등록일 :
2018.04.06 14:07
최근연재일 :
2020.10.22 06:34
연재수 :
153 회
조회수 :
140,949
추천수 :
2,015
글자수 :
999,310

작성
20.09.18 07:22
조회
308
추천
7
글자
16쪽

대호 1

DUMMY

진령산맥을 타고 내려가 한중으로 들어서니 대파산맥이 동남으로 펼쳐졌다. 인간을 압도하는 장엄한 암벽들이 기마대처럼 늘어섰다. 산은 높고 봉우리는 휘어지며 구부러져 기이했다. 대파산이 하룻길 거리인 칠채산 자락의 여각에 류사 일행은 여장을 풀었다.


날이 아직 저물지 않은 황혼 무렵이었다. 산을 두른 엷은 안개가 빛을 받아 선계를 보여주고 겨울의 황량한 풀과 나무가 그 아래에서 앙상히 비췄다. 저녁을 먹고 점원의 안내를 받아 각자의 방으로 향하는데 산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점원의 안색이 변했다.


“ 호왕(虎王)이 왔습니다. 일 년에 한 번씩 오는데 금년에는 빨리 나타났군요!”


류사는 그가 말하지 않아도 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줄곧 따라오던 대호의 모습이 며칠간 보이지 않았다. 이 산이 대호의 영역인 듯했다. 류사를 부르고 있었다.


“ 손님께서는 방에 계시는게 좋겠습니다. 매년 정초에 호왕이 나타나는데 금년은 이상하군요!”


류사가 짐짓 물었다.


“ 호랑이가 이 산에 나타나면 얼마나 머무는가?”


“ 동지에 나타나서 날이 풀리기 전에 떠납니다!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호왕동이 있는 절명곡으로 들어서면 물어서 죽입니다. 그 협곡에 귀한 약초들이 많아서 채집꾼들이 잘못 들어서면 살아서 나오지 못합니다!”


“ 관에서는 아무 조치도 없는가?”


“ 그럴 리가 있습니까? 몇 번 사냥꾼을 풀었지만 모두 죽거나 겁이 나서 도망 나왔지요! 몇 년 전에 낭인 무사 한 분이 호랑이를 없애겠다고 협곡으로 들어갔다가 죽어서 나온 후에는 아무도 접근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곳으로만 가지 않으면 해는 끼치지 않는데, 가끔씩 마을 어귀로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과 호랑이가 지나가는 것을 본 사람이 있다는군요!”


그 말을 듣고 류사는 대호가 나타났음을 확신했다. 장과로의 호랑이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피해서는 안될 것 같았다. 벽력을 잃은 어미 호랑이가 그를 부르는 것이다.


‘당당히 싸워주어야 한다. 대호의 복수에 응해 증오와 한을 끝내야 한다. 그것이 서로의 은원을 깨끗이 하는 길이다.’


류사는 대호의 도전을 받아주기로 결심하였다. 류사의 표정을 본 이묘선이 이상히 생각하고 방에 찾아와서 물었다. 류사는 철쇄를 왼 주먹에 감고 있다가 그녀를 맞았다.


“ 어디 나가시는 길입니까?”


이묘선이 묻자 류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장과로를 만나려 하오!”


“ 그가 왔습니까?”


이묘선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류사는 장과로와 싸운 이야기를 간략히 알려주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이묘선이 놀라워했다.


“ 팔선중에서 가장 신비로운 사람이 장과로였는데 그가 배교의 호법이었군요! 짐승의 조련사이기도 하고! 들으면 들을수록 배교란 참 신비한 문파이군요. 언제 한번 기회가 닿으면 배교의 신녀라는 무간나찰녀를 만났으면 합니다.”


하고 호기심을 보였다. 류사는 빙그레 웃고 그녀의 은근한 기대에는 아무런 언질을 주지 않았다. 싸울 차비를 하는 그의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다 이묘선이 불쑥 말했다.


“ 나도 가겠어요!”


류사는 거절했다. 하선고의 제자인 그녀가 같은 팔선인 장과로와의 싸움에서 곤란한 일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그녀는 자신의 부친을 구하려는 청을 하선고에게 하려고 하는데 장과로와 싸우다가 배신자로 낙인찍히면 곤란했다. 그렇지 않아도 가택 연금되어 있는 형편인데, 그 생각을 하니 더욱 안 되는 일이었다.


“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이 일은 대호와 나의 개인적인 일입니다. 아마 대호도 나와의 일대일 대결을 원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소저는 참견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묘선은 류사의 말을 듣고 그가 자신의 입장을 배려함을 이해했다. 그래도 마냥 혼자 보내긴 찜찜하여 망설였으나 결국 류사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 그러시다면 저는 기다리겠습다만 내일 오전까지 오시지 않으면 절명곡으로 찾아가겠습니다.”


류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 만일 저에게 이상이 생긴다면, 장과로가 내일 소저를 찾아올 것입니다. 그리되면 소저는 저를 상관마시고 스승을 찾아가십시오!”


그러면서 류사는 이 말을 주저하다 하다가 결국 꺼냈다. 시평천!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시연연에게 알려주어야 할 것 같았다.


“ 이 소저! 죄송스런 부탁이지만 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배교의 신녀에게 제 이야기를 전해 주십시오! 그들이 양양에 없다면 형주의 도 지휘사부에 전하시면 됩니다!”


도 지휘사는 배교의 후원을 받은 자라고 시연연에게서 들었다


“ 무슨 약한 말씀을! 류 대협은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내일 아침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라고 제가 점원에게 말해 놓죠!”


류사는 미소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깥은 컴컴했다. 산을 바라보니 어둠 속에 붉은 불빛이 하나 나타났다.


“ 장과로군!”


류사는 그가 기다리는 곳을 향하여 걸어갔다. 산 중턱을 올라서니 호랑이의 낮은 포효가 울려왔다. 대호가 그를 부르는 것이다. 은은한 살기가 풍겼다. 그러나 흉폭한 성질은 드러내지 않았다. 대호는 노련한 사냥꾼처럼 침착하게 류사를 유인하고 있었다.


‘갑자기 기습할 것인가?’


호랑이는 숨어서 목표물을 노리는게 습성이었다. 대호가 정정당당하게 싸울 것이라는 기대는 자신의 독단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류사는 대호가 그를 기다려 준 이유가 정당한 대결을 위함이라고 확신했다. 암습할 정도의 야수라면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니었다.


산은 점점 깊어지며 물소리가 들려왔다. ‘으르릉’ 소리가 청명하게 울려오는 것을 보니 가까워 지는 것 같았다. 계곡으로 내려갔다. 절벽을 끼고 굴곡이 심한 샛길을 이리저리 타고 올라가니 갑자기 앞이 탁 터지며 넓은 공터가 나타났다. 달빛이 희미하게 비치는데 횃불이 커다란 동굴 앞에 서 타오르고 있었다.


“ 켈켈켈! ”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장과로가 나타났다. 그 옆에 토종개 한 마리가 꼬리를 고추 세우고 류사를 바라보앗다. 대호였다. 눈이 기형적으로 컸다. 얼굴의 절반을 차지한 듯한 눈이 둥근 불꽃처럼 이글거렸다.


“ 대장주를 찾아오리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 이전에 우리 대호부터 만나봐야 되지 않겠나? 오늘은 사방이 고요하니 죽기 좋은 날이로다!”


장과로가 은근히 위협했다. 대호의 발이 점점 두터워지고 커지는 것을 보면서 류사는 장과로이 음성이 멀어진다고 느꼈다. 그의 제령술(制靈術)이 대호의 혼백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대호의 야성이 ‘으릉’거리며 장과로의 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 오랜만이군! 대호와 혼연일치를 이룬 것이, 쾌하도다!”


영의 결합이 이루어져 나가면서 장과로는 몽롱한 눈빛을 허공으로 띄웠다.


“ 보이느냐? 저 아름다운 혼의 흐름을!”


장과로의 머리 위에 붉은 영이 머물렀다. 갑주를 입고 대도를 든 장군의 모습이, 대호의 머리 위에서 피어오르는 궁장의 중년 여인과 어울렸다. 여인은 호리낭청한 몸매에 살짝 눈이 길게 찢어진 고혹적인 모습으로 장군 모습의 사내에게 안겼다. 장과로가 입을 다시며 허리를 더 구부려 대호의 목에 입을 맞췄다.


“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가?”


류사는 놀라운 환영에 저절로 중얼거려졌다. 장과로가 독백하듯 말했다.


“ 이정환혼(以精換魂)! 육체란 허상이며 오직 진실한 사랑만이 참되도다!”


이 말을 듣고 류사는 깨달았다. 장과로의 조련술이란 사랑이었다. 오직 진실하게 짐승을 사랑하는 마음만이 혼을 움직일 수 있었다. 여인이 사내를 끌어안고 대호의 머리속으로 흡수되어졌다. 장과로는 점점 왜소해지고 반대로 대호는 점점 커져갔다. 두 발이 넓적하게 솥뚜껑만 해지고 체구가 부풀어 집채만큼 팽창했다.


“ 으르렁!”


대호가 일어서며 두 발을 치켜들었다. 위에서부터 류사를 굽어 보았다. 붉고 검은 줄무늬가 번쩍였다. 힘찬 근육이 울룩불룩거리며 쇠스랑 같은 발톱이 무성한 털 사이로 드러났다.


“ 류사!”


대호가 말을 걸어왔다. 장과로와 대호의 혼은 서로 교통하며 인간의 말을 꺼냈다.


“ 너는 벽력을 어떻게 죽였느냐? 비참하게 때려 죽인 것이냐?”


말이 불분명했지만 류사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류사는 정직하게 대답했다.


“ 그렇다. 벽력은 내 손에 죽었다!”


대호가 위협적인 시위를 끝내고 작은 바위위로 올라섰다.


“ 나도 그렇게 하겠다! 네가 벽력의 사지를 으스러뜨린 것처럼, 나도 너의 뼈를 부수고, 근육을 찢겠다. 내 자식의 복수를 하겠다.”


잡음이 심하게 깔려 오히려 대호의 적개심이 분명히 전달되었다. 류사는 대호를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증오심에는 동조할 수 없었다.


“ 벽력과 나는 정당히 맞붙었다. 서로가 힘을 다해 치고 맞았다! 네가 자식의 복수를 하려는 것은 이해하나, 나를 미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원한으로 싸우지 않고 무사로서 싸웠으니까!”


“ 죽음에 무사의 길과 복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새끼를 네가 죽였고 오늘 그 대가를 받겠다.”


대호의 어깨뼈가 돌출되며 자세가 낮추어졌다. 눈동자가 찢어지며 화염을 품었다. 도약하여 일격에 때려눕히려는 맹호출림(猛虎出林)의 기세였다. 거리는 열 장이었다. 보통의 호랑이는 사 오장을 뛰어오르니 한 달음에 달려들 거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류사는 한달음에 달려들 것이라 예상했다.


대호의 체구는 거대했다. 일반적인 호랑이의 두배에 가까웠다. 두툼한 발의 폭이나 쭉뻗은 허리의 폭발력은 충분히 도약 가능하게 보였다. 대호가 뛰어올라 위에서부터 내리칠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했다. 하지만 류사는 그 상식을 의심했다. 대호는 단순히 몸체만 큰 짐승이 아니었다. 그 안에 장과로가 들어가 있었다.


인간처럼 행동할 가능성이 충분했다. 허공으로 뛰어 오르지 않고 그대로 돌진해 온다면! 그래서 몸체 층돌해 온다면 피할 여유가 있을까? 그렇게 공격한다면 수월도로 옆구리를 베어 나갈까!


도약해서 후려치든지! 아니면 달려들어 아가리로 물어뜯든지! 둘 중 하나가 되겠지! 대호가 힘으로 덤벼드니 주먹으로 상대하기는 어려웠다. 변신하기도 이번에는 어려웠다. 폭주하는 기의 흐름이 활불신의의 금침술로 제어되었기에 당분간은 몸이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었다.


혹시 마성이 크게 일어난다면! 그건 알 수 없지! 류사는 생각을 그만두었다. 수월도를 잡고 발도세를 취하였다. 한쪽 무릎을 끓고 고개를 숙였다.


‘벤다!’


확실한 의사를 대호에게 보였다. 대호가 발바닥으로 땅을 긁었다. 고랑이 파졌다. 다섯치의 깊이였다. 뱃가죽이 출렁였다.


‘온다’


류사의 기가 대호의 살기를 감지했다. 오른손이 도병을 잡고 출렁거리는 기의 물결을 거스르려고 용틀임했다. 퍼런 힘줄이 손등에 불거졌다. 대호가 숨을 끊는 동작이 느껴졌다. 뛰었다. 대호는 오장을 뛰어오다 그 지점에서 도약했다. 가장 효과적인 근육의 폭발력이 작용하는 거리였다.


태풍이 휘몰아치듯 모래바람이 일고 겨울 풀들이 고개를 수그렸다. 공간은 강력한 힘에 지배되어 좁혀졌다. 대호가 몸을 고양이처럼 구부리며 앞발을 들어 아래로 폭사시켰다. 배를 드러내지 않았다. 류사의 수월도는 그 반대편으로 흘렀다. 차가운 선이 흐르고 넓적한 면이 선을 쳐내었다.


대호의 두터운 발톱이 수월도를 밀어내었다. 류사는 반대로 뛰어가며 수월도를 내밀었지만 대호에게 상처를 주지 못했다. 엄청난 파괴력이 수월도를 후려쳐서 간신히 붙잡았다.


‘쩡그렁’


쇠와 발톱이 마주쳤는데 맑은 소리가 났다, 대호와 류사는 서로 자리를 바꾸어서 대치했다. 류사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솟구쳤다. 혼원천강의 기운이 운행하기 시작했다. 대호는 몸을 틀어서 류사의 측면으로 움직였다. 서방이었다. 짐승의 비린 노린내가 바람결에 실려왔다. 대호의 눈동자가 샛노랗게 물들어 갔다. 강적을 만난 호랑이의 긴장이 관절과 힘줄에 팽팽한 힘을 불어넣었다.


“ 어흥!”


호랑이가 울었다, 숲과 골짜기가 공명했다. 산군이 산에 호령했다. 누가 나에게 대항하는가? 죽이리라! 찢어 발기리라! 그래서 위엄에 맞선 자의 처참함을 보여주리라! 대호는 천천히 한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도약하지 않았다. 거리는 여섯장. 달이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횃불 빛이 흐릿해졌다. 류사의 그림자가 길어졌다. 수월도는 금계독립세로 변하였다. 오너라! 류사가 낮게 속삭였다. 네가 느리면 나는 빠를 것이다. 거리는 다섯 장! 대호가 다시 한발 나섰다. 류사는 움직이지 않고 기다렸다. 삼장 안으로 오라! 짐승이여! 혼원천강의 어둠이 너를 덮으리라!


류사의 암운은 격렬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기가 수월도에 몰리면서 도신이 검게 물들었다. 대호는 삼장 밖에서 류사를 바라보았다. 노란 눈이 희죽 웃는 듯 보였다. 그러다 모습이 사라졌다. 이번에는 제자리에서 도약하며 사방을 덮었다. 수월도도 같이 도약했다. 내리찍는 발톱을 피해 비스듬히 솟구치며, 수월도가 물소리를 내었다.


‘좌르륵‘


혼원천강이 짐승의 허리를 베어갔다.


’파파파!‘


기가 물결쳤다. 대호는 수월도에 허리를 내어주며 몸을 허공에서 빙글 돌려 뒷발질로 류사의 어깨를 걷어찼다. 날카로운 칼의 이빨이 대호의 두터운 털의 저항을 제치고 살집을 베었다. 맑은 피가 흘렀다. 흐린 빛속에서 보아서 그런지 연분홍 빛이었다. 깊게 들어가지는 못한 듯했다.


대호는 땅에 내려서면서 다시 뛰어 올랐다. 류사는 어깨를 격타당하고 땅바닥을 굴렀다. 둔탁한 아픔이 뼈를 울렸다. 호신 강기를 뚫고 묵직한 몽둥이와 같은 발등이 류사를 강타했다. 제 이파가 들어왔다. 대호가 위에서부터 덮쳤다. 류사는 대호가 내리치는 일격을 겨우 피하며 칼을 수직으로 뻗어서 다시 옆구리로 들이밀었다.


이번에는 들어갔지만 대호의 근육이 꿈틀거리며 칼의 진입을 방해했다. 수월도는 근육 사이를 저몄다. 대호는 노란 눈을 크게 뜨고 앞발로 수월도를 붙잡았다.


’삐그덕!’


칼끝이 갈빗대를 건드리는 소리가 났다. 류사는 힘껏 들이밀었다. 그러나 대호는 완강하게 저항하며 다른 발로 류사의 배를 후렸다.


‘쩡그렁’


다시 쇳소리가 났다. 배를 감싼 철쇄가 발톱을 막았지만 힘이 내장을 흔들었다.


‘우욱’


류사는 목구멍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물러났다. 대호의 옆구리와 가슴에서도 피가 솟아났다.


‘그아아!’


대호가 입을 크게 벌리며 분노했다. 몸을 세우고 류사에게로 저벅저벅 걸어왔다. 마치 사람같은 행동을 보였다. 두 다리로 상체를 버티고 앞발을 좌우로 연타했다. 호랑이의 전형적인 싸움방식이었다. 류사는 수월도로 사선을 그었다. 정면의 앞발질을 피해 발목을 노리고 베어들어갔다. 몸을 흔들며 유투술을 사용했다. 호랑이의 연타는 오래가지 못했다. 대호가 연속타를 멈추고 몸을 낮추기를 기다려, 수월도가 범의 벌려진 아가리로 들어갔다.


‘쨍그랑!’


소리가 났다. 범의 송곳니 하나가 부러지며 피를 뿜어내었다.


“와르릉!‘


범의 눈동자가 뒤집혔다. 이번에는 마구잡이로 몸채 류사를 들이받았다.


’ 퍼엉!‘


미처 피하지 못한 류사의 몸이 허공으로 떴다가 한쪽 구석으로 나가떨어졌다.


’으르릉!‘


범이 고통스런 소리를 질렀다.


” 대호 그만!“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장과로의 혼령이었다. 대호가 머리를 흔들었다.


” 물러나! 대호!“


”그르릉!“


대호가 거절했다. 고개를 수그리고 있던 장과로의 원신이 일어났다. 그의 입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 그만해라! 대호!’


대호의 벌건 입이 찢어지며 너덜거렸다. 비웃는 듯한 숨소리가 새어나왔다.


“ 넌 이길 수 없어!”


장과로가 대호를 단념시키려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독행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5 초혜대사 +4 20.10.02 296 9 15쪽
134 회족거리 +4 20.10.01 297 10 15쪽
133 세개의 검 +4 20.09.30 306 11 17쪽
132 섣달 그믐밤 +6 20.09.29 338 13 18쪽
131 화우비설(花雨飛雪) +6 20.09.28 327 10 16쪽
130 석장평 5 +3 20.09.27 304 8 16쪽
129 석장평 4 +4 20.09.26 289 10 15쪽
128 석장평 3 +4 20.09.25 292 8 15쪽
127 석장평 2 +3 20.09.24 279 9 15쪽
126 석장평 1 +4 20.09.23 311 9 14쪽
125 흑막 2 +3 20.09.22 315 8 16쪽
124 흑막 1 +3 20.09.21 326 8 17쪽
123 위요 +3 20.09.20 303 7 14쪽
122 대호 2 +3 20.09.19 287 6 12쪽
» 대호 1 +2 20.09.18 309 7 16쪽
120 와각(臥角) +4 20.09.17 317 6 14쪽
119 협정 2 +2 20.09.16 308 6 17쪽
118 협정 1 +2 20.09.15 336 6 17쪽
117 배교 교주 +4 20.09.14 345 9 16쪽
116 활불신의 오택생 +2 20.09.12 346 10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