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말
구사입니다.
이전 편에 대해 논란이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지나친 저자세와 그런 태도의 만채에 장군이 만채를 바라보는 시각 마지막으로 위인을 대하는 주인공의 자세에 실망했다는 말씀들.
모든 걸 이해 못 할 바는 아닙니다. 사람은 각각 생김새도 다르고 생각도 다릅니다. 언급하기 민망하긴 합니다마는 그런 연유로 제 좌우명은 ‘네 말도 옳고 네 말도 옳다.’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되도록 좌우명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글을 쓰면서는 제 주관적인 생각이 그대로 이입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글을 쓰면서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저 상황에 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집필을 합니다. 이전 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가 만약 만채의 입장이라면, 그리고 정말 우연한 계기로 이순신 장군이 우리 집에 묵게 됐다면.
멍하니 누워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도출 된 결과는 하나였습니다.
감히 글로 형용 할 수 없는 희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물론 독자 분들이 남겨주신 말씀처럼 지금의 이순신 장군은 우리가 아는 성웅 이순신 장군은 아니십니다. 말씀대로 세월이 흘러서야 우리가 아는 이순신 장군이 완성 됩니다. 지금의 이순신 장군은 그저 무과시험에 낙방하고 재차 응시하는 응시생에 불과할 뿐이지요.
물론 이런 점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닙니다.
지금 이순신 장군은 우리가 아는 영웅은 아니신데 굳이 주인공이 호들갑을 떨어야 되나.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호들갑을 떨 것 같았습니다. 도무지 이성을 유지 할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흔히들 작품의 주인공은 작가의 복제품이라고도 말을 하고는 합니다. 그만큼 현실세계의 작가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뜻입니다. 저는 특별한 능력이 없는 일반인입니다. 다만 글을 좋아하고 글을 쓴다는 점이 다른 이들에 비하면 다를 뿐입니다. 주인공 만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능력은 없으나 다만 암기가 뛰어날 뿐입니다.
암기력을 제외하면 평범한 주인공 만채가 마치 위인들의 일화에 나오는 ‘공은 어린시절부터 대범하셨고 삼정승을 목전에 두고도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셨다.’ 혹은 ‘선조는 어린시절부터 영특했고 명종이 익선관을 벗어 써보라고 권유하자 감히 임금만 쓸 수 있는 물건을 함부로 할 수는 없다고 사양하여 명종의 총애를 받았다.’
출생부터가 남다른 사람들처럼 담담하게 이순신 장군을 대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사람은 누구나 존경하는 인물 좋아하는 인물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퍼주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대가없는 사랑을 주는 경우처럼 말이지요. 만채의 경우는 그 대상이 이순신 장군이었을 뿐입니다.
여담입니다마는 하차하신다는 분들의 댓글도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말씀드리자면 작가로서 그런 댓글을 보고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다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런 댓글을 보고 화가 나고 황망했습니다.
과연 내가 잘못한 게 뭔가.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었는데 댓글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내가 글을 써야 하나.
시간이 조금 흘러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라는 말처럼 내 글이 싫으면 가라. 안 잡는다. 이런 심정이었다고나 할까요.
이후로는 댓글을 안 보았습니다. 괜히 잡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늦은 오후에 댓글을 다시 하나 하나 읽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처음에는 생각에 변화가 없었지만 차차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자들이 굳이 하차한다는 말을 남긴 이유가 뭘까.
마침내 저 스스로 수긍 할 만한 답이 나왔습니다.
바로 배신감이었습니다. 나름대로 만석꾼을 사랑해주신 독자분들이셨을테고 재밌게 글을 읽는 와중에 뜬금없는 전개에 몰입에 방해가 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실망감? 배신감? 비스무리한 감정이 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이 다르듯 독자들의 취향도 다를 텐데 최대한 모든 독자들을 포용 할 수 있을 만한 취향의 전개를 하지 못했다는 자책도 느꼈지요.
장황한 말을 늘어놓은 까닭은 하나입니다.
의외의 전개에 실망하셨을 독자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고, 앞으로는 최대한 더 깊게 생각하며 글을 쓰겠다는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글이 매우 길어졌습니다.
조잡한 글자를 나열하고 나열한 해명글에 불과할 뿐이라 과연 독자분들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악의로서 작가의 말에 글을 남기는 게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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