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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거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1.02.16 22:06
최근연재일 :
2021.09.03 14:54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33,685
추천수 :
609
글자수 :
560,664

작성
21.06.16 19:10
조회
132
추천
3
글자
10쪽

던전 답사(7)

DUMMY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 무식한 내구와 공격력에 비해서 움직임은 비교적 단순하다는 것.'


그야말로 날개는 장식인지 조금 전부터 돌진 일변도의 공격 패턴을 보여주는 몬스터. 그야말로 아득하게 느껴지는 레벨 차이지만, 쭉 저런 패턴이라면 내게도 승기가 없는 건 아니다.


"잘 되면 좋겠는데."


이 음양쌍검을 손에 넣었을 때부터 떠오르던 사용법이 하나 있다. 그게 제대로 된다면 내 모자란 공격력을 어느 정도는 보충할 수 있겠지.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양손에 쥐고있던 음양쌍검 중 양검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고 음검만을 쥔 채 놈이 충분한 거리까지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지근거리까지 접근한 놈이 포효를 내지르며 앞다리를 들어올리는 순간.


"뇌섬!"


나는 검심에 의해 강화된 뇌섬을 사용하며 몬스터를 스쳐지나가듯이 베어냈고, 눈에 채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속도로 순간 발해진 내 참격이 몬스터의 신체 여기저기에 불똥을 튀겼다.


"효, 효과가 없구먼유! 류진 대장도 얼른 도망쳐유!"


양수호를 부축한 채로 그렇게 외치는 우승재. 물론 절명 일섬도 제대로 통하지 않았는데 뇌섬 정도의 스킬로 제대로 데미지를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이 다음이지.


"음. 스택은 제대로 쌓인 것 같군."


나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 전에 납도한 양검을 뽑아들었다. 분명히 검집 안에 있던 양검은 마치 불 속에서 달구어진 듯이 주홍빛으로 빛나고 있는 상태였다.


"저만큼 음기를 쌓아 놨으니 뭐라도 되면 좋으련만!"


나는 그렇게 외치며 내 쪽으로 몸을 돌린 놈의 눈깔을 향해 도약했고, 당연히 놈은 그런 나를 가만히 냅두지 않고 날아오는 나에게 다리를 휘둘렀다.


"흡!"


하지만 나에게는 검심 : 활공검에 의한 재도약이 남아있었고, 날아가는 도중에 다시 한 번 허공을 박찼고, 그로 인해 성공적으로 놈의 다리를 스쳐지나가듯이 피해낼 수 있었다.


"하아아아!"


나는 기합을 내지르며 2단 돌진의 기세를 그대로 담아 절명 일섬에 의해 상처가 난 부분에 다시금 양검을 박아넣었고, 그러자 양검에 응축되어 있던 양기와, 놈의 체내에 누적되어 있던 음기가 반응하며 거센 폭발을 일으켰다.


"키에에에에에에엑!"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타격이 들어간 것인지 놈은 지금까지의 공격 중에서 가장 아파 보이는 비명을 내질렀고, 공격을 넣는데 성공한 순간 나는 놈의 눈알을 박차고 뒤로 공중제비를 돌며 그대로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지금입니다 구선양씨! 뭔가 준비하던 건 다 됐습니까!"


딱히 구선양이 내게 언질을 준 건 아니지만 구선양이 강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건 눈치로 대강 알고 있었기에 나는 그렇게 외쳤고, 내 외침에 구선양의 대답이 들려왔다.


"시간을 벌어준 덕에 충분한 에너지를 축적했습니다!"


그렇게 외치는 구선양의 등에는 세 쌍의 날개처럼 보이는 기계 장치들이 푸르게 빛나며 늘어서 있었고, 바로 다음 순간 그 날개처럼 보이는 장치들에서 일제히 에너지 광선이 발사되었다.

호쾌하게 날아간 에너지 광선은 눈깔에서 피를 뿜어내며 비틀거리고 있던 몬스터에게 제대로 적중했고, 준비에 긴 시간이 걸린 만큼 그 위력은 확실한 것인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구선양이 발사한 에너지 광선은 확실하게 몬스터의 단단한 외피를 녹여버리며 데미지를 줄 수 있었다.


"키에에에에에에엑!"

"진짜 더럽게 질기네...! 좀 뒤져라 좀!"


검심 때문에 이제 슬슬 마나도 오링이다. 벌써부터 포션을 사용하는 건 영 달갑지 않은데...


"크윽, 에너지가..."


한동안 거세게 광선을 뿜어내던 구선양의 장치는 점차 빛이 바래지더니 다시 구선양의 관 같은 장치로 돌아가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몬스터의 상태도 멀쩡하지는 않다는 것. 구선양이 쏘아낸 광선으로 인해 몬스터의 몸은 3분지 1 가량이 녹아버린 상태였고, 이제는 서 있는 것이 고작인 듯한 모양이었다.


"이걸로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구선양은 혀를 차며 화풀이라도 하듯이 관 같은 장치를 발로 까버렸고, 그와 함께 장치가 활짝 열리며 그 안에 수납되어 있던 수십여 가지의 현대식 총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좀 구식이긴 하지만 화력은 보장됩니다! 류진 헌터! 총기는 다룰 줄 압니까?"

"어...난 미필이긴 한데, 그냥 방아쇠 당기면 쏴지는 거 아닌가?"

"쯧...! 조정간은 미리 연발로 맞춰놨습니다! 말하는대로 방아쇠만 당기면 연사가 될테니 있는대로 갈겨 주십시오!"

"오케이!"


구선양은 그렇게 말하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이 생긴 돌격소총 한 자루를 내게 던져주고는, 본인은 아예 거대한 기관총 한 자루를 꺼내들고는 냅다 몬스터를 향해 갈기기 시작했다.


"죽어라아아아!"


그렇게 외치며 초연과 폭음을 뿌리며 기관총을 갈겨대는 구선양은 사이언티스트라기보다는 광전사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도 질 순 없지. 이렇게 하면 되려나!"


나는 그렇게 외치며 조준도 제대로 하지 않고 돌격소총을 갈겨댔지만 몬스터의 덩치가 워낙에 거대한 탓인지 별다른 조준 없이도 제대로 적중하는 모습이었다.


"키에에에에에엑!"


일반적인 소총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의외로 구선양이 준 총기류들은 몬스터에게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탄환에 뭔가 처리가 되어 있는 건가?'


어디까지나 주워들은 소문이지만 몬스터에게도 효과적일 수 있도록 마석으로 특수한 처리가 된 탄환도 개발이 되고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거 더럽게 비싸다던데...한 발에 십만원이 넘어가던가.


'지금 나는 그런걸 연사로 갈기고 있는건가?'


뭐, 지금 바로 내 옆에서 그런 걸 초당 50발꼴로 갈기고 있는 놈도 있지만 말이야. 아무튼 그런 우리의 무차별 사격 앞에서 몬스터는 벌집 같은 꼴이 되어버렸다. 벌 같이 생긴 놈이 벌집이 됐다니 좀 웃기는군. 워낙에 단단한 탓인지 탄환이 완전히 관통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그래도 저 꼴이 되어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드는군.

그런 내 생각은 정답이었던 듯 온 몸에서 붉은 피를 뿌리며 몬스터는 모로 쓰러져버렸고, 이내 흰 재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해치웠구만."

"후...강적이었군요."


구선양은 땀을 훔치며 연기를 피워올리는 기관총을 이리저리 조작하는가 싶더니 다시 장치 안으로 던져넣었고, 나도 빌렸던 총을 구선양에게 건넸다.


"잘 썼어. 구선양씨. 덕분에 위험부담을 감수하지 않고 편하게 해치웠군."

"후후후. 감사를 표할 쪽은 이쪽입니다. 류진 헌터 덕분에 멀리서 일방적으로 포화를 가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말한 구선양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그건 그렇고 정말 굉장하군요. 미리 예삿 사람은 아닐 거라는 언질을 듣기는 했지만, 그 몸놀림, 판단력, 스킬의 위력까지 도저히 19레벨의 헌터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수준입니다. 정면 승부로 맞붙는다면 저조차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정도로..."

"빽으로 답사팀 대장을 맡은 건 아니니까."

"하긴 그래 보이는군요. 류진씨에 비하면 저 뒤의 사람들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우승재와 박수호 쪽을 흘깃 쳐다보는 구선양. 그야 그의 입장에서는 저들의 실력이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저들이 너무 약한 게 아니고, 이 던전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은 거니까 말이지.


"뭐 어쩌겠어. 그래도 일단 같이 들어와 버린 건 어쩔 수 없잖아. 그러니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면 티는 내지 말라고. 사기에 안 좋아."

"...일단은 알겠습니다."


척 봐도 수긍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내뱉는 구선양. 마음 같아서는 좀 더 확실하게 말해두고 싶기는 한데 지금은 그것보다 급한 일이 있다.


"우승재씨. 양수호씨의 상태는 좀 어때?"

"순간 위험할 뻔 했지만, 다행히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아유. 자칫 잘못했으면 정말로 큰일날 뻔 했슈."


우승재는 그렇게 말하며 양수호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게 해주려는 듯 옆으로 비켜섰고, 피투성이가 된 복장으로 반듯하게 누워있는 양수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나마 치료는 제대로 된 듯 피투성이가 된 것은 옷 뿐이었고, 당장 눈에 띄는 상처는 보이지 않고 있었지만, 아직 의식을 되찾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좋지 않군. 이 던전에 들어와서 첫 번째 전투인데 이렇게 고전해서야...앞날이 막막하단 말이지."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말했고, 우승재가 말을 받았다.


"그, 그치만 앞으로도 저런 괴물 같은 놈들이 있을 거라는 보상은 없구만유! 혹시 모르쥬. 우리가 방금 해치운 그놈이 이 던전의 보스 몬스터, 아니면 엘리트 몬스터였을지 누가 압니까유?"

"그러면 좋겠지만 말이지."


어쨌든 양수호가 언제 정신을 차릴지는 미지수지만 여기서 멈춰 있을 수는 없었다. 우리가 챙겨온 식량은 한정적이고, 심지어 수연이까지 있기 때문에 도저히 안에서 오래 버틸만한 상황이 못 된다. 여차할 때의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낭비할 시간은 없다는 뜻.

나는 그런 방침을 모두에게 전달했고, 우승재가 양수호를 업어들고 일단은 전진하기로 했다.

이 에이리어에 존재하는 통로는 둘이었다. 바로 왼쪽과 오른쪽의 양자택일. 유감스럽게도 위로 향하는 통로는 보이지 않았다.


"딱히 어디로 가도 상관은 없을 것 같으니 오른쪽으로 가자고."

"예."


나는 그렇게 말하며 기척을 숨기고 조심스럽게 전진했고, 곧이어 발견하기 싫었던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런 씨발."


내가 목격한 것은, 조금 전에 쓰러트린 몬스터보다 크기가 배는 커보이는 벌들 수십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는 지옥 같은 풍경이었다.


작가의말

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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