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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거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1.02.16 22:06
최근연재일 :
2021.09.03 14:54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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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44
추천수 :
609
글자수 :
560,664

작성
21.05.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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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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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답사 준비(2)

DUMMY

"그리고 부끄러운 말이지만...레벨에 비해서 헌터 랭크는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B+죠."

"뭐,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척 봐도 A급 이상의 기세는 풍기지 않고 있었고, 지금 회사에 남아 있는 인력들은 싹다 속빈 강정이라는 말을 들었었지. 과장이 좀 들어가기는 했지만, 틀린 말은 아닐 거다. 오죽하면 레벨 20도 안 되는 내가 탐사대장으로 뽑힐까.


"호오호오. 예상은 하고 있었다라. 흥미롭군요. 그럼 이제 제 소개는 다 해 드렸으니...류진씨의 차례로군요. 대략적으로라도 좋으니 자기 소개라도 한 번 해 주시겠습니까?"

"예 뭐, 안 될 거야 없죠. 레벨은 15고, 헌터 랭크는 아직 없습니다. 측정을 안 해서."


예전에 측정한 걸 지금 댈 수는 없으니까 말이지. 조만간에 측정을 하러 가긴 해야겠군. 그러고보니 회사별로 헌터 랭크에 따른 특혜 같은 것도 있다고 들었었는데. 내가 현역으로 뛰던 때는 그런 게 없어서 말이지.


"네, 네? 저기...실례지만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뭘 좀 잘못 들은 것 같아서요. 레벨이 몇이시라구요?"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당황한 표정으로 되묻는 양수호. 예상한 반응이었기에 나는 귀를 후비며 대꾸했다.


"15요."

"허...15, 고작 15라...이거 이상하군요. 제가 알기로는 류진씨께서 저희 탐사대의 대장으로 선정되었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아뇨? 제대로 알고 계시는 거 맞습니다."

"그, 그런가요. 제가 좀 납득이 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만, 대체 어째서 레벨도 그렇게나 낮으신 데다가, 헌터 랭크조차 책정되지 않으신 류진씨가 저를 제치고 탐사대장으로 선정되신 건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말은 여전히 존대지만, 그 속에는 나를 얕보는 기색이 느껴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들었으니 당연한 거긴 하지만.


'그럼,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려나.'


내 진짜 정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 건 당연히 안 되고, 여기서 유야무야 넘겨버리면 탐사 수행에 차질이 올 가능성이 생겨버린다. 흠...골치아프군.


'복잡한 건 딱 질색이니, 여기서는 단순한 방법으로 가야겠군.'


나는 잠깐 고민한 후에 방침을 정하고는 양수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이거겠죠. 제가 탐사대원들 중에서 가장 강하다는 것. 이거 하나로 끝이죠."

"허허...강하다, 강하다라. 굉장히 자신감이 넘치시는 분이시로군요."

"딱히 그렇진 않은데."


옛날에는 좀 그런 면이 있긴 했지만 말이야.


"하하. 하긴 그렇죠. 말로는 뭘 못하겠습니까."

"원하신다면 직접 증명해드릴 수도 있는데."

"오오? 이거 놀랍군요. 그저 허세만은 아니었던 겁니까."


누가 허세를 부렸다는 거야. 잘은 몰라도 저 놈 안에서의 내 인상은 돈 없는 구라쟁이 허세꾼으로 낙인 찍혀버린 듯 하다.


"내가 좀 바쁘긴 한데, 그래도 천육백만원이나 되는 배상금까지 대신 내준 사람한테까지 매몰차게 대할만큼 마음이 좁지는 않아서 말이야. 친히 내 귀한 시간을 투자해 주겠다 이거지."

"후후후후. 유쾌하신 분이네요. 그럼 잘 부탁 드립니다."


돈까지 받아놓고 사실상 지금부터 널 두들겨 패겠다는 염치없는 말을 들었는데도 여유가 느껴지는 양수호. 살짝 미안한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 그 뭐시냐.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말도 있으니까 말이지.


"그럼 어디 근처의 던전에라도..."

"예? 던전이요?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그야 도심 한복판에서 싸움박질을 벌이면 눈에 띄니까?"

"예에?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대련을 하려면 당연히 전투 시뮬레이션 기기를 사용하는 거 아닌가요?"

"...에?"

"예?"


시뮬...뭐시기? 그게 뭔데? 나때만 해도 싸우려면 어느 한적한 던전에서 피터지게 싸우는 게 국룰이었는데 대체 언제부터 그런 게 생긴 거지?


"그게 뭔데요?"

"허. 그런 것도 모르시는 겁니까? 나이도 젊어 보이시는 분이 말입니다."


이제는 거의 대놓고 나를 까대는 양수호. 음...이거에 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군. 시대에 뒤쳐진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흠흠. 모르시는 것 같으니 간략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전투 시뮬레이션 기기는 던전의 마석공학 기술로 만들어진 최신 장비로, 일종의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기계입니다."

"가상...현실?"

"소설이나 영화 같은 것에서 자주 나오니 그 정도는 알고 계시겠죠?"

"무, 물론이죠."


워낙에 흔한 소재이니 나도 들은 기억이 난다. 그나저나 세월 참 좋아졌구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인류는 어느샌가 그런 기술도 이루어낸 건가.


"아직 개발된 지는 얼마 되지 않는 기술이기에 실제 전투와는 살짝 다른 감이 없지 않아 있다는 말은 나옵니다만...그래도 안전하게 전투를 연습하기엔 그만한 게 없죠. 그도 그럴 것이, 몬스터들의 데이터만 존재한다면 언제라도, 몇 번이라도 그 몬스터와의 전투를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호오호오."

"심지어 설정할 수 있는 환경요소도 자유자재, 거기다가 최대 10인까지 동시 사용이 가능하니 파티 플레이까지 미리 경험할 수가 있답니다. 일반적인 던전과는 다르게 생존률 100%를 보장하면서요."

"그거 괜찮은걸. 그것만 있다면 전투의 기본도 모르는 초짜들이 목숨 아까운줄도 모르고 던전에서 돌아다니다가 비명횡사하는 일은 확연히 줄겠어."


그런 장점밖에 없는 것 같은 장친데 왜 난 모르고 있었지? 이 정도라면 헌터라는 직종도 아주 못해먹을 정도는 아니...


"그래도 기기 자체가 너무 비싸서 국내에는 채 열 대도 운용되고 있지 않지만요."


...저러니까 제대로 알려지지를 않았지. 암만 좋은 기계를 만들어 두면 뭘 하나. 제대로 써먹을 수가 없는데.


"잠깐,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그 기계를 쓰겠다는 거 아냐? 그런데 그런 비싼 기계를 우리 맘대로 써도 되는거야?"

"아. 그건 걱정하지 마시죠. 무려 우리의 자랑스러운 직장 한성기업이 바로 그 비싼 기계 중 한 대를 소유하고 있거든요."

"오, 오오오옷!"


이건 또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한성기업에 대한 애사심이 무럭무럭 자라는 소리가 들린다!


"딱 한 대 뿐이기는 하지만요. 뭐, 그래도 이용하려는 헌터가 많은 만큼 여분의 좌석이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거야 직접 가보면 알겠지. 헤에, 가상현실이라. 재밌겠는데?"


아까 전에도 말했다시피 나에게는 낭비할 시간 따위는 없었으니 나는 바로 양수호의 안내를 받으며 그 전투 시뮬레이션 기기가 있다는 곳으로 이동했다.


-----


"오. 이게 그 시뮬...뭐시긴가."

"전투 시뮬레이션 기기입니다."

"아무튼. 생각보다는 심플하게 생겼네?"


그 전투 뭐시기의 생김새는 대강 영화에서 자주 보던 슈퍼 컴퓨터와 흡사하게 생겼고, 그 기둥 모양의 본체에서 열 개의 선이 뻗어나와 VR기기처럼 생긴 장치에 연결되어 있었고, 그 장치는 전투 뭐시기 본체를 둘러싸듯이 설치된 안마의자를 닮은 전용 의자 위에 놓여 있었다.


"자리는...있네."

"그것도 여덟 좌석이나 남아 있군요. 오늘은 생각 외로 한산하네요."


양수호의 말대로 열 개의 의자 중에 차 있는 것은 단 두 개의 의자 뿐이었고,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은 VR기기처럼 생긴 장치를 머리에 쓰고 눈이 가려진 채로 잠든 듯이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근데 이거 어떻게 쓰는거지? 전원 버튼 같은 것도 안 보이는데."


나는 아무 의자나 골라 옆에 서서 VR기기처럼 생긴 장치를 요리조리 둘러봤지만 내부의 디스플레이도 불이 들어와 있지 않았고, 버튼 같은 것도 딱히 보이지를 않았다.


"그걸 머리에 착용하시면 자동으로 생체 정보를 수집해서 사용자를 인식할 겁니다."

"...예?"


젠장. 뭐라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다. 오래간만에 말하는 거지만, 난 문과라고.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쓰면 알아서 켜집니다."

"아하. 진작에 그렇게 말할 것이지."


양수호의 설명에 간단히 납득한 나는 푹신한 의자에 뛰어들듯이 몸을 던져넣고는 바로 장치를 착용했다.


"어디보자. 링크 스타트! 라고 외치면 되나?"


농담 삼아서 한 말이긴 했지만 놀랍게도 그 말을 외치는 순간 어둡기만 하던 눈앞이 갑자기 밝아지며 온통 하얀색인 공간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작가의말

갑자기 분위기 소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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