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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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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1.02.16 22:06
최근연재일 :
2021.09.03 14:54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33,662
추천수 :
609
글자수 :
560,664

작성
21.05.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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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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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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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답사 준비(5)

DUMMY

보아하니 이제서야 완전히 방심한 기색을 떨쳐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양수호였다. 참 오래도 걸리는군. 레벨이란 건 결코 절대적인 게 아닌데 말이야.


'아무튼 이제서야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겠군.'


후딱 끝내준다고 말을 해두기는 했지만, 싸우다 보니 조금 생각이 바뀌었달까. 어차피 답사 날에는 함께 던전에 들어가야 하는 파티원인데 이런 좋은 기회가 생긴 참에 안 좋은 버릇 같은 거나 정신머리를 뜯어고쳐두면 당일날 편할 거라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 것이다.


'솔직히 내 기준점으로 평가하자면 낙제지만, 그래도 이번의 파티원은 내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지. 있는 거라도 최대한 쓸만하게 만들어 놔야겠어."


얼핏 들으면 마치 사람을 물건처럼 다룬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마인드지만, 차라리 그 쪽이 던전에서 허망하게 죽어버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가혹하다고 생각되면 뭐 어쩌라고.


"흡!"


원래 계획은 최대한 강력한 스킬을 통해 압도적인 힘을 보여 주는 것으로 서열 정리를 확실히 하는 것이었지만, 계획이 조금 바뀌었다. 나는 검심으로 인해 향상된 높은 기량을 통해 빨라진 속도로 순식간에 양수호의 방패를 향해 삼연격을 넣었고, 양수호는 침착하게 내 일격을 방어해냈다.

떠더덩! 하는 북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튕겨나오는 내 검. 확실히 공격력이 딸리는 만큼 스킬 없이 일반 공격만으로 버프 스킬까지 사용하기 시작한 양수호의 방어를 뚫기는 힘들어 보였다.


"빈틈!"


그리고 나름대로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듯한 양수호는 내 검이 튕겨나온 찰나를 노리며 나에게 실드 배시를 먹이려는 듯이 방패를 앞으로 내질렀지만, 내가 보여준 빈틈은 일부러 만들어낸 것이었다.


'방패 속에 웅크리고 있는 놈을 밖으로 꺼내려면 이렇게 알기 쉬운 빈틈을 보여주는 게 최고지.'


나는 순식간에 무너진 것처럼 보였던 자세를 바로잡은 뒤 순간적으로 제자리에서 높이 도약했고, 그에 따라 앞으로 돌진하던 양수호는 깜짝 놀란 듯한 표정으로 도약한 내 밑으로 지나가버렸고, 나는 공중에서 몸을 비틀며 훤히 비어있는 양수호의 배후를 포착했다.


"기회를 포착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탱커라는 입장에 선 이상에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특히나 너처럼 장비에 의존해서 탱킹을 하는 부류는 더더욱이나 말이지."


무방비 상태의 양수호를 공격할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저 양수호의 부족한 점을 지적해나갈 뿐이었고, 양수호는 그런 내 태도에 자존심이 상하는지 이를 갈며 순식간에 뒤로 돌고는 진각을 밟으며 방패를 높이 치켜 올렸다.


"어스 퀘이크!"


스킬을 발동하며 치켜든 방패를 강하게 바닥으로 내리치는 양수호. 내리친 방패는 바닥을 강타하며 지진 같은 현상을 일으켰고, 그에 따라 바닥에 서 있던 나도 자세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나쁘지 않은 판단이야. 자세가 무너진 검사는 제대로 된 검격을 넣을 수 없는 법이지."

"전투 중에 나불나불 떠들지 마십시오! 여유도 적당히 부리셔야지!"

"하지만 상대가 나빴어.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저 평범한 검사가 아니라서."


여전히 바닥은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진동하는 중이었지만 양수호는 그런 대지의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비틀거리고 있는 나에게 방패를 휘둘렀지만, 나는 검을 납도하며 뒤로 공중제비를 돌면서 다시금 공중으로 도약했다.


"활공검, 비연!"


일반적인 검술이라는 것은 땅에 발을 디디고 펼치는 것이 보통이지만, 특이하게도 공중전에 특화도니 검술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활공검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 검술 역시나 나는 이미 익히고 있는 상태였으므로 바닥에 제대로 발을 디딜 수 없는 상태에서의 전투 또한 숙달되어 있다는 거지.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허공에서는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기가 힘들다.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어렵다. 그런즉 공중에 뜬 상태로 원하는 상대에게 정확히 공격을 적중시키기 위해서는 검사 주제에 원거리 공격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활공검의 초식들은 대부분이 검기의 운용을 통한 공격에 치중되어 있었다.

이번에 사용한 비연이라는 스킬 또한 발검을 통해 공중에서 검기를 쏘아내는 활공검의 기본이 되는 초식. 위력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발동이 빠르다는 확고한 장점이 있는 기술이었다.


"무, 무슨!? 공중에서 검기를!?"


그리고 양수호는 지금껏 활공검을 다루는 검사를 본 적이 없는 것인지 기겁하며 방패를 들어올렸고, 간신히 내가 쏘아보낸 검기를 막아낼 수 있었다.

나는 그 와중에 안전하게 바닥에 착지할 수 있었고, 그러는 중에 양수호가 만들어낸 국소적 지진은 멎어 있는 상태였기에 무사히 다음 공격을 준비할 수 있었다.


"하하. 그래도 잘 막는군. 어디 다음 공격도..."

-검심 : 활공검이 발동되어 검심이 유지되는 동안 공중에서의 재도약이 가능해집니다.

"..."


아 맞다. 그러고보니 이것도 검심으로 강화되는 거였지. 진짜 이쯤되면 원리가 궁금해진다. 공중에서의 재도약이라니, 그게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머리로는 당최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스킬의 오묘한 원리의 의해 몸은 멋대로 방법을 체득한 상태였고, 나는 모처럼 새로 알게 된 스킬이 있으니 써먹어 봐야겠다는 심산으로 다시 한 번 활공검을 준비했다. 공중에서의 재도약 같은 게 가능하면 쓸만할 것 같은 스킬이 많으니까.


"으랏차!"


나는 활공검을 발동을 위해 힘차게 도약하며 양수호에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들었고, 양수호는 그런 나를 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런 뻔한 궤적이라니 너무 방심한 거 아닙니까! 카운터!"


카운터. 딜링 수단이 한정적인 탱커 계열 헌터의 밥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스킬이다. 공격을 받는 순간에 정확한 타이밍을 노려 발동시키면 방패로 흡수한 피해에 비례해 반사 데미지를 가하는 다루기는 어렵지만 성능은 확실한 스킬인데, 보통은 느리지만 강력한 공격을 막아내거나, 지금의 내가 보여준 모습처럼 뻔한 궤적의 공격처럼 확실히 카운터를 성공시킬 수 있을 법한 상황에서의 사용법이 보통이었다.

그야말로 탱커의 교본이라고도 할 수 있을 법한 훌륭한 스킬의 활용. 이정도면 평범한 헌터 수준에서는 합격점을 줘도 될 수준이지만 말이지.


"그래도 호락호락 당해줄 생각은 없지만."


나는 그렇게 말하며 공중에 마치 보이지 않는 발판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마냥 허공을 밟았고, 그러자 실제로 발판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내 몸은 다시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이런 느낌이군. 이거 쓸만한데."


애초에 공중전이라는 걸 할 기회는 거의 없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이, 이런 미친!? 다, 당신 사실 격투가였던 겁니까!? 그 몸놀림은 대체!"


아. 그러고보니 격투가들은 막 허공에서 휙휙 날아다니고 그러긴 하더군. 역시 몸 쓰는 일의 전문가라고 해야 하나.


"유감스럽게도 검사야."


양수호의 의문은 타당한 것이었지만 어쩌겠나. 상대가 나빴을 뿐이다.

아무튼 공중에서 재도약한 나는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자세로 양수호를 거꾸로 내려다보는 느낌으로 납도하며 무방비한 양수호의 등짝을 향해 스킬을 날릴 준비를 했다.

카운터는 그 성능만큼은 확실하지만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 또한 확실한 스킬. 카운터를 발동했는데도 아무런 공격이 들어오지 않으면 대략 0.5초의 시간 동안 무방비 상태에 빠진다는 것. 레벨이 낮은 던전에서야 큰 디메리트로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상위의 던전일수록 엄청난 리스크로 다가오는 점이었기에 카운터의 사용이 꺼려지는 이유이기도 했다.


"활공검, 날개 꿰뚫기!"


허공에서 행해지는 2연참. 발해진 한 쌍의 검기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듯 보였지만 공중에서 부메랑처럼 궤도를 꺾으며 동시에 양수호의 등에 적중했다.


"크윽!"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얻어맞기는 했지만 탱커 특유의 단단한 내구력 덕분에 큰 피해는 입지 않은 모양. 내구성은 대강 합격이로군.


"거, 검사는 무슨...! 당신 사실 곡예사 아닙니까!? 무슨 놈의 검사가 그렇게 훨훨 날아다닌답니까!"

"세상엔 이런 검사도 있는 법이야. 공중전이 특기가 아닌 건 맞지만 말이야."


내 말에 분통을 터뜨리며 순간 이쪽으로 달려오려는 듯 보였던 양수호지만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에 이를 악물며 방어 태세를 더더욱 굳히는 양수호. 좋아좋아. 아주 훌륭한 판단이야.


"오오. 뭘 좀 아는군. 탱커가 적의 도발에 넘어가면 끝장이지. 탱커가 진영에서 이탈한다는 건 아군의 목숨을 내팽겨쳐 버린다는 거니까 말이야."

"굳이 되새겨주지 않아도 잘 알고 있는 바입니다."


간신히 화를 억누르는 듯이 보였지만 그래도 열받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당신, 확실히 말로 떠드는 것 만큼의, 아니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진 건 확실하군요. 진짜로 레벨이 15가 맞는지는 아직도 의심스럽습니다만,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고 하니..."

"그러냐. 그럼 이쯤 해둘까? 전에 말했다시피 난 바빠서 말이야."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양수호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녀석의 동작에 있는 군더더기와 나쁜 버릇 같은 것들은 대충 파악이 끝났기에 말로써 설명해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거다. 그렇게 됐으니 이만 쫑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좋습니다. 그럼 전투를 끝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군요."

"뭐지?"

"당신의 실력이 상상 이상이라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보다 확고한 확신이 필요할 것 같군요. 정말로 당신이 제가 믿고 따를 만한 헌터인지 아닌지 말입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일격을...제게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허. 최고의 일격이라. 가능이야 하지만."


대체 왜 사서 고생을 하려는 건지. 나로서는 이해가 안되는구만. 뭐, 굳이 보여달라니 보여주기는 하겠다만.


"그래 뭐, 그럼 잠시만 기다려 봐. 생각 좀 해보고."


굳이 원한다는데 대충 때우는 것도 실례고 하니 잠깐 고민을 좀 해보자고. 지금 이 상황에서 제약 같은 건 다 떼고 내가 쓸 수 있는 최강의 기술은 뭘까?

사실 내 공격이 최고의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용력 상태에 돌입하는 게 맞지만...솔직히 하기 싫다. 고통이 10% 가량으로 줄었다고 하더라도, 아픈 건 아픈 거고, 애초에 용력 상태라는 게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지. 최근에는 이상할 정도로 자주 본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야.


"그렇다면...그걸로 가야겠군."


내가 익히고 있는 수십 가지의 스킬 중에 지금의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하나 정한 나는 마나 포션을 다시 만들어서 들이키며 검심으로 인해 소모된 MP를 최대치로 다시 충전했다.


작가의말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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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던전 답사(2) 21.06.09 147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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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데이트?(2) +2 21.05.21 167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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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사 준비(5) +1 21.05.18 165 4 11쪽
62 답사 준비(4) 21.05.17 175 7 11쪽
61 답사 준비(3) +1 21.05.14 173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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