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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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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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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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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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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나와 시리즈 하나 더 합시다!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괜찮겠어?”

“트라이-스텔라에서 제안한 거야.”

“배급팀이?”

“한 번이라도 더 언론에 네 이름을 노출시키고 싶은가봐.”

“알겠어. 앨런이 알아서 판단해.”

“승낙한 것으로 이해한다?”

“난 상관없어.”


<WoW>를 즐기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상당히 많았다.

류지호의 친구들, 워커, 디젤, 애플렉 등은 말한 것도 없고, 장년층인 맥클로닌 윌리엄스, 스티븐 아들러, 제이미 캐머론도 게임을 즐길 정도다.

할리우드 지인들과 홈파티를 하다보면 어느 샌가 <WoW> 소재로 토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트라이-스텔라는 그런 할리우드 분위기에 편승해서 오스카 캠페인 기간 중에 류지호의 초대형 프로젝트 <워크래프트> 실사화를 띄우려고 했다.

류지호는 <반지의 제왕> 실사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WoW>를 즐기는 배우조합 소속 아카데미 회원들의 호감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이다.

할리우드 와우저(WOW 유저)들의 류지호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가면 <Christmas Cargo>에 투표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는 것 같았다.


“각본에 대한 합의도 보았고, 사소하고 소소한 것들에 대한 대화는 식사를 하면서 나누는 걸로 하는 게 어때?”


앨런 포스터의 제안을 모두가 동의했다.

베벌리힐스의 레스토랑에서 남은 대화를 이어갔다.

지금까지 <워크래프트> 실사화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된 것만은 아니다.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로비 잭슨의 <호빗> 프랜차이즈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판타지 장르 블록버스터를 배급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

뭉그적거리기에 류지호는 MSM Entertainment으로 가져가려고 했다.

그제야 화들짝 놀라서 배급계약을 서둘렀다.

이후로는 류지호가 메가폰을 잡아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말이 많았다.

류지호가 <스타크래프트>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정리가 되었지만, 여전히 트라이-스텔라 내부적으로 뒷말이 남았다.

할리우드는 꿈의 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엔터 업계의 최종 목표점이다.

그런데 영화감독 해먹기 가장 해먹기 힘든 세계이기도 하다.

영화 한 편이 중견기업의 핵심사업 규모와 맞먹기 때문에 관계된 기업과 이해당사자가 많아도 너무 많다.

이전 삶에서 <워크래프트>의 이해당사자들은 매우 복잡했다.

단편적으로 투자·배급사 유니벌스 스튜디오, 게임 IP를 소유한 Snowstorm, 최초 개발사인 레전더리 픽처스, 아틀라스 엔터테인먼트, 나중에 합류한 중국의 만달시네마 그 외에도 시나리오 작가, 감독, 배우와 그들의 에이전트, 그 모든 이해당사자의 법률가들까지.

영화 한 편에 개입하는 당사자가 너무 많았다.

할리우드 이해당사자들 조율에도 꽤나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레전더리 픽처스가 중국의 만달그룹에 매각되면서 그들까지 참견하기에 이르렀다.

만달그룹은 중국에 수백만 와우저가 있다는 명분을 들어서 스토리와 편집을 바꿀 것을 툭하면 요구했다.

영화 제작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던 Snowstorm 수뇌부는 그들대로 고집을 피웠다.

감독과 제작진은 프로덕션과 포스트 프로덕션 내내 3개의 거대한 자본들의 등쌀에 시달려야 했다.

그 탓에 프로덕션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스토리가 바뀌었다.

할리우드는 물론이고 세계 어디나 영화시장에서 투자·배급사가 각본의 방향과 편집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워크래프트> 실사화에서는 그것이 도를 지나쳤다.

전형적인 망한 영화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기로 작정한 듯이.

주요 이해당사자들이 수시로 참견하다 보니 스크립트를 걸레로 만들어버렸다.

이전 삶에서는 사무엘 레이미가 떠난 이후로 헤드스태프들이 함께 떠났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제작기간 내내 수시로 스태프가 바뀌었다.

베테랑 업계 종사자들은 영화를 보면 대충 안다.

한마음 한뜻이 되어 땀내 나게 작업했는지.

온갖 똥폼만 잡으며 적당히 작업했는지.

혹은 누군가의 입김에 의해 영화가 이리저리 표류하며 제작되었는지.

이전 삶에서는 <워크래프트>는 투자·배급사의 갑질에 의해 40분 분량의 러닝타임이 줄어들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워크래프트>는 버린 자식이었다.

존스 감독이 40분을 보장받기 위해 유니벌스 스튜디오 임원에게 애원했다.

유니벌스 스튜디오가 40분 분량을 찍을 투자를 할 리가 없었다.

스튜디오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한데다가 문젯거리 영화로 낙인이 찍힌 상황이었다.

예산 초과를 기대할 수 없는 처지에서 미완성인 장면을 상당수 잘라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최종 극장판 서사가 엉성하고 조악할 수밖에.

심지어 개봉 전후의 프로모션에서도 유니벌스 스튜디오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

레전더리 픽처스의 모회사인 만달그룹만이 중국 내에서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물량 공세를 펼쳐 일정 수준의 성과를 거두었을 뿐.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류지호가 개입했기 때문이다.

이해당사자랄 수 있는 거대 자본도 없다.

류지호가 소유한 기업들이 이해가 얽혀 있는 관계자들로 구성됐다.

막말로 류지호가 팥으로 메주를 쑤겠다고 해도 따라야 할 판이다.

베벌리힐스 레스토랑에 마이클 모하임이 합류했다.


“나중에 스랄의 에피소드도 만들어지는 거지?”

“그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나누자.”


사무엘 레이미와 작가가 함께 하는 자리에서 스핀오프를 거론할 필요는 없으니까.


“아, 알겠어.”


<워크래프트> 실사 영화가 <스타워즈>나 <반지의 제왕 & 호빗> 프랜차이즈처럼 수십 년 간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을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마이클 모하임과 빈스 미첸은 호드의 영웅 ‘스랄’을 따로 떼어내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식사 내내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류지호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우물가에 숭늉부터 찾는 꼴이다.

이제 막 <워크래프트> 실사화의 1,2부 각본이 확정되었다.

앞으로 갈 길이 멀고도 멀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게 된다면 게임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거야. 새로운 확장팩이 발매되는 것과 영화 개봉을 맞추면 영화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고.”


마이클 모하임은 자신감에 차있었다.

지난달에 출시한 <WoW>의 세 번째 확장팩 <대격변>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극찬과 혹평이 교차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저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발매 24시간 만에 330만 장이 판매되었다.

역대 PC게임 중 24시간 내 최다 판매량을 갱신했다.

이전 기록은 <WoW> 두 번째 확장팩 <리치 왕의 분노>가 기록한 280만장이었다.

<불타는 성전>은 240만 장이 팔렸고.

같은 해 7월에 출시한 <스타크래프트Ⅱ>가 가지고 있던 24시간 내 최다 판매량인 100만 장도 갱신하며, Snowstorm은 또 한 번 자신들이 세운 기록을 스스로 깨는 위엄을 보여주었다.

Snowstorm의 핵심멤버들은 연이은 성공행진에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뭐든지 하기만 하면 다 될 것만 같았다.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지.”

“설마...! 손대는 영화마다 모두 성공신화를 쓴 미스터 할리우드가 제작하는 <리치왕의 분노>가 망하기야 하려고....”

“Snowstorm에서는 오크의 비중이 더 크길 바라는 거지?”

“당연하지. <WoW>는 얼라이언스 진영만의 세계가 아니야. 호드도 마땅히 존중을 받아야 해.”

“만약에 말이야...”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라도 하듯 류지호가 말을 끌었다.

일행은 인내심을 가지고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물 한 잔 마실 짧은 시간이 흐르고 류지호의 입이 열렸다.


“두 사람은 절대 듣고 싶은 말이 아니겠지만 <워크래프트> 실사 영화가 극장에서 망한다면....”

“......!”

“다른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

“......?”

“두 사람도 StreamFlicks 이용하지?”


동시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참고로 StreamFlicks는 유료가입자 1,500만 명을 돌파하고 2,000만 명을 향해 순항 중이다.

2011년에는 캐나다를 시작으로 해외 서비스에 본격 나설 예정이고.


“극장판이 혹시나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게 된다면.... StreamFlicks 오리지널로 제작할 대안도 가지고 있어.”

“......!”

“물론 <리치왕의 분노> 트릴로지는 무조건 제작할 거야. 그 이후에 대해 다양한 옵션을 고민 중이지.”


영화 콘텐츠의 강자 StreamFlicks.

드라마 콘텐츠의 Hoiho.

북미 인터넷 스트리밍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서비스에 대한 평가다.

아직은 StreamFlicks가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나서고 있지 않은 상황.

그럼에도 유료가입자 수에서 두 서비스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본래는 기존의 저작권 계약이 만료되는 7월에 가서 커다란 사건을 겪은 후에 StreamFlicks가 크게 각성해 자체 제작에 나서게 되지만.

이번에는 류지호가 개입하고 또 JHO Company Group의 자회사나 마찬가지인 지위라서 이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여건을 갖춘 상태다.

올해부터 자체 제작 드라마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찌감치 글로벌 서비스까지 고려해 현지화 콘텐츠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저녁식사에 함께 한 이들은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특히 Snowstorm의 두 사람은 류지호의 말이 마치 MacIntosh와 Googol, Amazonia가 직접 영화를 제작한다는 것처럼 들렸다.

IT기업이라고 해서 영화를 제작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굳이‘ 라는 의아함이 앞섰다.


“암튼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은 다양한 방식으로 OSMU 될 것이니까, 그렇게들 알고 있으면 돼.”


마이클 모하임과 빈스 미첸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쏟아낼 태세다.

류지호가 두 사람의 질문을 차단해 버렸다.


“말이 너무 많았어. 식사 하자.”


만약 사무엘 레이미가 연출하는 <리치왕의 분노> 트릴로지가 박스오피스 폭탄이라도 터트리게 된다면 3편을 제작할 의미가 없다.

실패가 확정된 3편 제작을 강행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니까.

그런데 류지호에게는 영화 스튜디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프리미엄 케이블채널도 있고, OTT 서비스도 있다.

MSM이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채널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TV시리즈를 기획해 볼 만했다.

류지호는 StreamFlicks에 무게를 더 싣고 있었지만.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은 개별 콘텐츠의 시청자 수를 공해하지 않아도 되고 딱히 할 필요도 없다.

이전 삶에서도 그리고 현재도 StreamFlicks는 흥행성적(시청자 수)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나중에 가면 시청자 수 집계를 발표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시청률 발표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시청률 집계 업체가 발표하는 StreamFlicks의 시청자 수는 오직 미국의 스마트TV만을 대상으로 한 표본 집계다.

곧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게 될 테니, 미국 시청률 업체의 발표는 의미가 없다.

StreamFlicks는 광고비 매출이 없다.

따라서 기존의 시청률 집계 방식을 따르면서 개별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 수치를 발표할 필요가 없다.

광고주와 협상 자체를 하지 않기에.

오직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유료가입자 숫자의 증가뿐이다.

신규가입자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익구조가 가입자가 내는 월별 이용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StreamFlicks 입장에서 각각의 콘텐츠 시청자 숫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수많은 이들의 취향을 충족시켜 줄 방대한 콘텐츠 숫자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극장에서 크게 흥행한 영화라고 하더라도 수 천 편의 라이브러리를 자랑하는 StreamFlicks 서비스 안에서는 그저 볼 만한 영화 한 편에 불과하다.

물론 신규 유입을 노리며 일부러 시청자 수치를 공개할 필요도 있다.


[전 세계 4,000만 명이 StreamFlicks 대박 프로그램을 봤다!].


오로지 StreamFlicks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니 궁금하면 가입하라.

그런 메시지가 담긴 뉴스 헤드라인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즐길 영화와 드라마를 제공하는 유일한 플랫폼.

StreamFlicks의 야망이다.

류지호 입장에서 <워크래프트> 1,2편이 극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WoW> 팬들을 위해 StreamFlicks에서 최종편을 공개할 수도 있다.

비록 제작비는 대폭 삭감되겠지만.

스핀오프 작품들도 시청자 수치를 공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부담 없이 제작해서 StreamFlicks에 공개하면 그만이다.

그로 인해 와우저들의 유입이 발생하면 관계자 모두에게 좋은 것이고.

모그룹에서 StreamFlicks에 자체 제작 콘텐츠 제작에만 당장 1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고.

만약 극장에서 <리치왕의 분노>의 흥생성적이 신통치 않다면 시간을 좀 두고 차후에 StreamFlicks에서 투자를 받아 오리지널 작품으로 제작하면 된다는 계산이다.

마이클 모하임이 우려를 드러냈다.


“아무리 JHO Company 계열사라고 해도 망한 영화에 투자하려 할까?”

“연관된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팬들이 분명 있을 거야. 그런데 오로지 StreamFlicks에서만 볼 수 있다면...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어.”


캠버전의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만 신날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2010년대 중후반만 되어도 서구권에서는 불법 다운로드 문화가 거의 사라지게 된다.


“게임이 망하지만 않는 한은, 영화 한편 망했다고 해서 OSMU까지 함께 망하는 것은 아니니까.”


이미 <워크래프트> 관련 세계관 소설은 여러 편 출간한 상태다.

Timely Comics의 자회사인 에픽 코믹스에서 <워크래프트> 확장팩 출시에 맞춰서 코믹스를 꾸준히 내놓고 있기도 하고.

각종 피규어와 장난감도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영화까지 흥행에 성공하게 되면, 영화 버전으로 또 다른 OSMU 확장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리치왕의 분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다음은 프로퀄이야.”

“혹시 <Orcs & Humans>일까? <스타워즈> 프랜차이즈 방식처럼?”

“어떤 방식이 되었든지.”


빈스 미첸이 설레발을 쳤다.


“오! 듀로탄부터 스랄... 사울팽까지 다 들어갈 수 있겠는데?”

“반드시 영화여야만 해?”

“이왕이면......”

“TST도 있고, E-pix도 있고. IVE를 통해 지상파 방영을 시도해 봐도 좋고. 말한 것처럼 OTT 독점 콘텐츠여도 좋겠지.”


빈스 미첸은 류지호의 이야기를 들으며 실실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회사에서 큰소리를 뻥뻥 쳤다.

<워크래프트>가 제2의 <반지의 제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SnowStorm Entertainment가 성장할수록 업계에서 날고 긴다는 이들이 경력직으로 입사하고 있다.

그를 통해 자신이 설 자리가 줄어들 법도 했다.

마이클 모하임과 프랭클린 피어스는 창작보다 경영에만 매진하고 있다.

초창기 멤버 중에서 창작 부문에서 왕성하게 관여하는 것은 자신뿐이다.

작든 크든, 사정이 어렵든 잘 나가든.

모든 기업에는 사내정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적어도 SnowStorm Entertainment에서 빈스 미첸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오너인 류지호 덕분이다.

초창기부터 모그룹의 간섭 없이 독자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었다.

특정인의 독주도, 사내 파벌의 이기적인 주도권 행사도 없다.

세계 3대 게임사가 되었지만, 여전히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게임을 기획하는 분위기다.

매해 5~6편의 게임 타이틀이 기획되어 개발단계에 돌입했다가 돌연 취소되곤 한다.

연간 수십 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그런 식으로 증발하는 돈이 한두 푼도 아니고.

회사 재정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당연히 모그룹에서 제동을 걸 수도 있는데.

JHO Company는 ‘재정에 좀 더 신경을 기울일 것‘ 정도의 권고만 하고 있다.

심지어 오너인 류지호가 특정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까지 하고 있다.

바로 지금처럼.


“그건 그렇고 타이탄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고 있어?”


빈스 미첸이 2007년부터 지휘하고 있는 타이탄 프로젝트는 <스타크래프트> IP를 기반으로 하는 묵시록적 SF판타지 MMORPG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50여 명의 개발자를 추가 채용했다.

현재 150명의 팀원들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전 삶에서 유명했던 <오버워치>라는 게임을 얼핏 떠올렸던 류지호다.

그런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미안하지만,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진짜 미안하긴 해? 그게 SnowStorm 스타일 아니었어?”


류지호가 농담을 던지자, 마이클 모하임이 발끈했다.


“<WoW>를 뛰어넘는 게 쉬운 줄 알아?”

“포기하지만 마. 정식으로 게임이 출시되지 않아도 상관없어.”


무슨 개소리냐는 듯 마이크 모하임이 류지호를 똑바로 쳐다봤다.


“그런 게 있어. 너희들은 적어도 2015년까지는 SnowStorm 브랜드 명성에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 만들어 놔. 완성된 게임을 보고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눠보도록 해.”


빈스 미첸이 지휘하는 프로젝트 ‘타이탄’이 정식출시를 못할 수준이거나 개발비용이 SnowStorm이 감당 못할 정도로 불어나게 된다면 프로젝트를 Hues & Rhythm Studios로 넘길 생각이다.

Hues & Rhythm Studios가 한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VR 게임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현재 SnowStorm의 독립 자회사인 Helve Corp에서도 VR 분야 연구개발에 매출의 일정 부분을 투자하고 있다.

굳이 SnowStorm까지 VR사업에 나설 필요는 없다.


“샘은 JHO Pictures와 계약 잘 하시고, 마이클과 빈스도 협조 잘 해주고.”

“걱정 마.”


저녁식사 시간에만 3시간이 소요되었다.

그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일행이 헤어졌다.

사무엘 레이미와의 연출 계약은 별 다른 잡음 없이 무난하게 체결됐다.

동시에 <워크래프트> 실사화가 본궤도에 올랐음을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렸다.

한동안 <워크래프트> 관련 검색이 폭주하기도 했다.

그로인해 <WoW>가 홍보가 되면서 유저가 늘어난 효과를 봤다.

자연스럽게 류지호도 함께 거론되면서 <Christmas Cargo>까지 덩달아 조명 되었다.

트라이-스텔라가 바랐던 대로 오스카 캠페인에 약간의 도움이 되었다.

한 번이라도 더 류지호의 이름이 매스컴에서 언급이 되었으니까.


❉ ❉ ❉


한국에서는 설 명절을 맞이해서 민족대이동이 벌어지고 있을 때, 류지호는 미국을 돌며 한창 오스카 캠페인을 벌였다.

그러는 사이에도 자신이 기획했거나 영화권리를 행사한 영화를 틈틈이 챙겼다.

그 중에 하나가 <컨테이전>이었다.

크랭크업 파티에 참석한 류지호가 감독 스티븐 사더버그에게 제안을 했다.


“나하고 시리즈 영화 더 해봅시다!”

“이제 막 촬영을 끝마쳤어. 좀 쉬고 싶어.”

“싫으면 할 수 없고요.”


단박에 승낙하면 없어 보일 것 같아 튕겼던 것인데...

스티븐 사더버그는 곧바로 태세를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프로젝트인데?”

“틴 에이지 블록버스터!”


스티븐 사더버그가 무슨 개소리냐는 듯 황당한 표정을 쳐다봤다.

자신을 뭘로 보고.


“<헝거 게임> 어때요?”

“......!”


2008년 9월에 출간된 ‘The Hunger Games’, 2009년 ‘Catching Fire’, 작년 3부작의 마지막 ‘Mockingjay’까지.

ParaMax는 출간도 전에 류지호의 조언을 받아들여 영화권리를 확보해 두었다.

이젠 류지호 이름으로 영화권리를 사들이기 쉽지 않았다.

너도 나도 달려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쟁 스튜디오에서 판권 구입을 방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출판되기 전부터 작가와 접촉해 집필을 지원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영화권리는 ParaMax가 행사할 것이고, 프로덕션은 JHO Pictures에서 맡았어요.”


류지호는 <헝거 게임>의 감독 후보를 세 명으로 압축해서 숙고했다.

이전 삶의 감독, 친분이 두터운 소넨필드 감독, 마지막으로 스티븐 사더버그였다.

소넨필드 감독이 <맨인 블랙Ⅲ> 감독 계약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스티븐 사더버그로 마음을 굳혔다.


“스티븐이 허락한다면 세컨 유닛 감독은 프랭크 로렌 감독을 고용했으면 좋겠어요.”


그가 바로 이전 삶에서 <헝거 게임>을 연출했던 감독이었다.

2005년 <콘스탄틴>으로 장편 데뷔를 한 후로 <나는 전설이다>를 통해 고예산영화도 무리 없이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컨 감독으로 그를 고용하려고 하는 것은 영화제작 중에 스티븐 사더버그가 돌연 은퇴 선언을 할까봐서다.

툭하면 상영업화는 더 이상 안 하겠다며 칭얼거리고 있다.

실제로도 상업영화 제안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기도 하고.

<헝거 게임>은 다소 어둡고 잔혹한 다크 판타지 장르다.

일본영화 <배틀 로얄>류의 소재로 십대들이 흥미를 끌 요소들이 다 들어있는 소설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만 무려 43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십대들이나 읽는 유치한 소설이라고 얕보지 않길 바래요.”


소설 ‘헝거 게임’은 많은 동료 작가와 미디어의 찬사를 받았으며, 스티븐 킹조차 중독성이 강한 소설이라며 찬사(?)를 보낸 소설이었다.

스티븐 사더버그 감독은 <컨테이전> 크랭크업 파티에서는 대답을 유보했다.

그런데 채 열흘도 안 돼서 류지호의 제안을 수락했다.

여담으로 스티븐 사더버그는 <헝거 게임> 제작발표 기자회견장에서 폭탄 발언을 한다.


“앞으로 두 작품만 더 하고 은퇴하려고 합니다.”


그 말대로 <헝거 게임> 시리즈를 찍은 후 예고대로 상업영화를 찍지 않는다.

그러다가 난데없이 아이폰으로 제작한 영화를 두 편 내놓기도 한다.

류지호는 <헝거 게임>의 감독이 이전 삶과 달라졌다고 해서 영화 흥행에 대단한 변수가 될 것이라 보지 않았다.

스티븐 사더버그의 연출 스타일이나 개성은 호불호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를 만드는 실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하이스트 장르 혹은 팀업 무비에서 특별한 솜씨를 자랑한다.

촬영, 편집, 제작, 연출을 동시에 해내는 흔치 않는 진짜배기 실력자이기도 하고.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천재 소리 듣던 양반이니까.’


이로써 2010년대를 관통하는 JHO Company의 프랜차이즈 시리즈 라인업이 결정되었다.

트라이-스텔라의 <워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

ParaMax의 <헝거 게임>.

MSM의 <007>의 새로운 콘셉트.

마지막으로 영어덜트 소설 <메이즈 러너>도 있다.

기존의 TCU 영화들과 <분노의 질주>, <미션 임파서블> 장기 프랜차이즈도 있고.

매 분기 JHO Company 계열에서 블록버스터를 쏟아내는 셈이다.


‘후우! 이제 내 영화만 집중하면 되겠지!’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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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할리우드!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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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 Academy Awards! (1) +4 24.05.30 1,146 69 21쪽
869 아무렴 어때. +2 24.05.29 1,171 68 25쪽
» 나와 시리즈 하나 더 합시다! (2) +4 24.05.28 1,171 67 24쪽
867 나와 시리즈 하나 더 합시다! (1) +10 24.05.27 1,233 68 23쪽
866 호랑이 한 마리가 늑대 떼를 이길 수 없다고? (5) +6 24.05.25 1,263 69 23쪽
865 호랑이 한 마리가 늑대 떼를 이길 수 없다고? (4) +2 24.05.24 1,232 59 24쪽
864 호랑이 한 마리가 늑대 떼를 이길 수 없다고? (3) +7 24.05.23 1,245 62 26쪽
863 호랑이 한 마리가 늑대 떼를 이길 수 없다고? (2) +2 24.05.22 1,291 69 27쪽
862 호랑이 한 마리가 늑대 떼를 이길 수 없다고? (1) +5 24.05.21 1,314 61 24쪽
861 태권도 영화는 안 만들어? +3 24.05.20 1,256 67 26쪽
860 아예 다른 드라마잖아! (3) +5 24.05.18 1,304 80 26쪽
859 아예 다른 드라마잖아! (2) +3 24.05.18 1,150 66 22쪽
858 아예 다른 드라마잖아! (1) +2 24.05.17 1,311 71 26쪽
857 애쓰면 뭐해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2) +5 24.05.16 1,332 75 25쪽
856 애쓰면 뭐해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1) +9 24.05.15 1,333 73 26쪽
855 앞으로 한 눈 좀 팔아볼까? +4 24.05.14 1,351 68 24쪽
854 축복 받았어. 이런 오너라니.... +7 24.05.13 1,397 83 27쪽
853 조금만 더 분발해주세요! (4) +4 24.05.11 1,356 69 27쪽
852 조금만 더 분발해주세요! (3) +5 24.05.10 1,341 59 28쪽
851 조금만 더 분발해주세요! (2) +3 24.05.09 1,321 68 22쪽
850 조금만 더 분발해주세요! (1) +5 24.05.08 1,321 76 23쪽
849 누가 주인이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5 24.05.07 1,366 74 26쪽
848 남을 돕되 자랑하지 말자! (2) +5 24.05.06 1,370 74 23쪽
847 남을 돕되 자랑하지 말자! (1) +7 24.05.04 1,410 76 25쪽
846 Légion d’honneur. +4 24.05.03 1,433 67 24쪽
845 남에게 비싸게 파는 것도 비즈니스다! +6 24.05.02 1,388 66 28쪽
844 자기 과시, 거장으로 다가가는 순간... 그 어디쯤. +4 24.05.01 1,354 84 28쪽
843 칸 영화제. (3) +8 24.04.30 1,305 89 26쪽
842 칸 영화제. (2) +4 24.04.30 1,184 67 26쪽
841 칸 영화제. (1) +3 24.04.29 1,316 77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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