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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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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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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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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한 마리가 늑대 떼를 이길 수 없다고? (4)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다롄시는 랴오닝 반도의 최대 도시다.

1990년대 이래로 매해 두 자리 수의 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개혁개방 정책 혜택을 크게 본 도시 가운데 하나다.

중국국가통가국의 발표에 의하면 중국 도시 가운데 8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전까지 JHO와 가온그룹과 다롄시는 크게 접점이 없었다.

이 도시의 주요 산업이 기계, 석유 화학, 정유 및 전자산업 등이기 때문에.

한때 JHO와 가온의 LCD, LED, 배터리 등 자회사들이 다롄 진출을 타진하기도 했다.

류지호가 만류했다.

차라리 동남아시아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해보라고 충고했다.

기술탈취만 당하고 씁쓸하게 철수할 수도 있다고 경고를 보태면서.

암튼 다롄에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홍콩에 비견될 정도로 유흥산업도 발전해 있다.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까지 존재하고 있다.

일찍이 가온그룹 산하 아네모네 & 컴퍼니와 토탈웨딩사업이 다롄시에 진출해 있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현지 합작사업이 인테리어 및 주택 리모델링 사업이다.

다롄시는 560만 명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대도시다.

외국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소득이 늘고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넘쳐났다.

따라서 아네모네 & 컴퍼니의 중국법인, 중국 현지 인테리어 업자, 고성재의 건설사 셋이 중국현지에 홈인테리어 법인 쿵젠이자(空間易家)를 설립했다.

쿵젠이자의 사장 장웨이(張煒)가 한창 인테리어 공사 중인 신축 아파트로 류지호를 안내했다.


“조심하십시오.”


장웨이 사장은 태상그룹 산하 가구전문점 총괄매니저 출신이다.

창업하겠다고 회사를 뛰쳐나왔을 때, 아네모네 & 컴퍼니 중국법인의 눈에 들어 스카우트 된 인물이다.

미국 유학파라 영어가 능숙했다.

공청단(共青团) 출신으로 태자당에도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이 시기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중국의 웬만한 대학생은 공청단에 소속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 당시에 공청단 회원은 무려 7,500만 명에 이르며 그 중 50%가 대학생이다.

한국에 유학 오는 중국 대학생 중 70%가 청년단이고, 5~10%가 공산당 소속이다.

그들 중에 한국어가 유창한 이들이 많다.

한국의 포털과 커뮤니티도 활발하게 이용한다.

한국어가 능숙한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의 포털과 커뮤니티에서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안 봐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뭐든지 댓글조작으로 몰아가는 것은 허공에 발길질 하는 꼴이지.’


이전 삶처럼 정의국 정부가 국정원과 군정보기관을 동원해서 댓글여론을 조성하는 일을 벌이고 있는지 류지호는 관심이 없었다.

다만 국내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싶어 하는 것은 보수진영뿐만 아니라,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정보기관도 마찬가지라는 사실.

그렇기에 인터넷 댓글을 보며 일희일비하면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

상당히 왜곡되고 오염된 여론이기에.


“아파트단지 전체가 공사 중이어서 많이 번잡합니다.”


중국에서는 빌트인 가구나 실내장식이 전혀 돼 있지 않은 그저 하얀 벽만 서있는 텅 빈 아파트 공간을 분양받는다.

따라서 한국에서처럼 분양받자마자, 바로 입주해서 살 수가 없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집주인은 분양대금을 치르고 열쇠를 받은 후에 자신의 비용으로 인테리어 일체를 한 후에나 입주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온 직원들이 중국의 이런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초반에 곤란함을 많이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럴 만도 했다.

당연히 설치되어 있어야 할 방문, 화장실 수도꼭지, 변기 등.

뭐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분양을 받게 되니까.

집주인은 파이프 구멍만 덩그러니 뚫어 놓은 텅 빈 공간을 분양받는다.


“한국에선 여러 브랜드들이 모델 하우스에 꾸며 놓은 기본 인테리어와 자신이 분양받은 아파트의 인테리어를 비교해 가면 아파트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지만, 중국에선 아파트를 분양받아도 실내장식하기 전의 텅 빈 상태만 보게 되기 때문에 아파트 브랜드 별로 비교해 평가할 길이 없습니다.”


이 시기만 해도 중국의 건설회사가 아파트 건설을 마치면, 부동산개발업체에서 실내 세부 인테리어를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파트 가격은 싼데 인테리어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집값이 천차만별이다.


“중국 전역에 대략 30만 개 가까운 홈인테리어 회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몇 군데 메이저를 빼고는 거의 대다수가 영세합니다. 때문에 가격, 품질 모두 제각각입니다.”

“고객들의 불만이 상당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아파트만 지어서 팔고 실내 인테리어는 알아서 하라고 하니, 신혼부부의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하고. 실제 홈인테리어 업체에 맡겨두면 나중에 기대했던 인테리어가 나오지 않아 분쟁이 꽤나 많습니다. 실제 인테리어 업체와 설계사가 고객을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들을 감시하기 위해 또 다시 비용이 드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한국도 인테리어 업자들의 만행이 만만치 않다.

디자인 값을 받지 않는다고 광고해 놓고는 다른 곳에서 금액을 부풀린다거나.

일부러 시공기간을 늘려 잡아 인건비를 한껏 부풀려 받기도 한다.

영세한 업체의 경우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자재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어 고스란히 고객이 그를 감당해야 하고.


“중국의 홈인테리어 부문의 산업화가 진행 중이긴 합니까?”

“아직 멀었습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대형화가 진행될 필요가 있는데.... 실내장식비가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순 있지만, 집안을 어떻게 꾸미냐에 따라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합니다. 부자들은 절대 허물어선 안 되는 구조물만 내버려두고 아예 새로운 구조로 집안을 꾸미기도 합니다. 홈인테리어와 관련한 법률이나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도 않고.”

“건물의 중요 골조까지 건드리면 어쩌려고....?”


그와 관련해 장웨이 사장이 말을 아꼈다.

날림 시공으로 인해서 겉이 멀쩡해 보이는 아파트가 무너지는 사건이 종종 터지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니까.

실내 구조까지 제멋대로 바꾸니 입주자의 취향과 디자인으로 실내장식을 해 놓고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이기주의와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마구잡이로 실내를 개조하다가 건물이 무너지는 일까지 벌어지곤 한다.


“쿵젠이자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저희는 세 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고객이 강력하게 원한다고 해도 절대 건물에 부담을 주는 개조를 하지 않는다. 전국 어디서나 표준정찰제를 시행한다. 기존 업체들이 60일 하는 공사를 쿵젠이자는 그 절반에 해낸다.”

“시공 일수를 줄이면 부실시공이 되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60일 시공은 터무니없는 기간입니다. 정확한 규정과 매뉴얼에 따른다면 20일까지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전문 인력을 그 만큼 더 현장에 투입해야 하겠지만.”

“시스템은 만들었습니까?”

“일용직은 최대한 줄이고, 고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직원 채용을 늘렸습니다. 만약 외주를 주어야 할 경우는 책임시공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또 자재를 현장에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자재창고를 주요 거점에 마련해 두었습니다. 자재 역시 대량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온그룹을 통해 IT기술을 도입해서 모든 정보가 통합관리 되고 있습니다.”

“단순 일용직은 몰라도 전문적이고 숙련된 기술을 가진 기능공이 쿵젠이자에 월급쟁이로 입사를 합니까?”

“기능공들에게 월급을 꽤나 두둑하게 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보다 조금 많습니다.”

“.....음.”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들의 신입사원 초봉은 대략 1만 위안(대략 160만 원) 선입니다. 저희 쿵젠이자는 5년 경력의 미장과 목수에게 각각 1만 2천 위안, 1만 위안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상여금 등 다른 부분은 가온그룹이 시행하는 것과 같은 규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복지 부분에서 아네모네 & 컴퍼니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어지간한 중국의 대형 IT기업 못지않다고 자부합니다.”


JHO와 가온그룹의 사내복지는 해외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때마다 매스컴에서 일하기 좋은 직장 특집기사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어쨌든 쿵젠이자는 숙련된 기능공을 직원으로 꽤 많이 채용하고 있다고 하니 부실시공이나 하자 부분은 안심을 해도 좋을 것 같았다.


“랴오닝을 비롯해 동북 3성의 주요 기술학교와 제휴를 맺어 3개월 간 연수를 보낸다거나, 디자인 팀을 한국으로 1년 간 연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따로 지원하는 건 없습니까?”

“디자인과 설계 부문 팀장급을 파견해줘서 쿵젠이자의 부족한 디자인 부분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태상그룹과 관계는 어때요?”

“태상은 가전전문 쇼핑몰과 가구전문 매장을 14개 성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쿵젠이자의 고객이 그곳에서 가구와 가전제품을 구입하거나, 혹은 태상 매장에서 전자제품이나 가구를 구입하다가 쿵젠이자를 알게 되어 공사를 맡기는 식으로 제휴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태상에만 얽매이지 마세요. 나중에 중원으로 진출하게 되면 현지 메이저들과 제휴를 하는 것도 좋고.”


류지호는 장웨이 사장의 상관이 아니다.

그럼에도.


“예. 보스!”


류지호를 깍듯하게 대하고 또 상관으로 대하는 중국 직원들이다.

암튼 중국에서는 같은 아파트 단지 내라고 해도 입주자 각자가 개별적으로 실내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을 해서 살기에 구조가 제각각이다.

절대로 헐어버릴 수 없는 벽체는 건드리지 않고, 단순하게 내부 분할용으로 해 놓은 벽체는 거리낌 없이 허물어 내부구조를 자기 취향대로 바꿔 놓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아파트 내부구조의 개조를 법으로 막아 놓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부분이다.

부자는 실내 디자인에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자해 아주 고급스럽게 해 놓고 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최소한의 실내장식을 해 놓고 살게 된다.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극명하게 갈린다.

아파트가 준공되면 수천 개의 인테리어 회사가 공사를 따기 위해 몰려든다.

개인정보가 아무렇지도 않게 유출되고 있어서 입주자에게 인테리어 회사 직원이 수시로 전화를 걸어 일감을 맡겨달라고 홍보한다.

엄청난 스트레스다.

홈인테리어 사업을 둘러본 류지호가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가온그룹 산하의 종합웨딩, 홈인테리어, 생활서비스 사업부문은 중국의 중앙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지역의 유력자들과 비교적 잘 지내는 편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현지화를 위해 가온이란 브랜드를 감추고 현지 브랜딩에 주력하고 있다.

서비스는 한국식이다.

그런데 브랜드는 철저히 중국식이다.

홍보마케팅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국식 ‘국뽕’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생활서비스 사업 부문 중에서 가장 알짜는 종합웨딩사업이다.

평균적으로 매일 약 5만4천 건의 결혼이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웨딩산업은 미용부터, 메이크업, 드레스, 기념촬영, 예식장, 혼수품, 신혼여행, 신혼집 마련까지 연쇄효과가 큰 산업이다.

중국의 결혼과 관련된 모든 산업 규모를 합산하면 무려 100조 원에 달한다.

앞으로는 더욱 커진다.

2000년대에 들어와 한국처럼 전문 웨딩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전문성과 서비스 수준은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웨딩전문 기업이 없습니다.”


가온웨딩컴퍼니 중국법인 사장은 현지인이 아닌 한국인이다.

그 귀하다는 중국 영주권자다.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영주권 취득이 너무나 어려운 나라다.

2004년에서야 영주권 제도를 시행할 정도로 폐쇄적이었다.

이 시기까지 중국 영주권을 발급받은 외국인이 4,000명도 안 된다고 하니, 영주권 취득이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다.

참고로 중국은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발급하지 않는다.


“가온의 포지션은 어느 정도 됩니까?”


참고로 가온웨딩컴퍼니의 중국 브랜드는 ‘혼인중심(婚礼中心)’이다.

한국식으로 풀어보면 ‘결혼식센터‘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참고로 중국인들은 무역전시회를 ‘전람중심’이라고 부르고 무역센터를 ‘무역중심’ 또 대형서점 같은 곳은 ‘도서중심’이라 부르는 것처럼 영어의 센터를 중심으로 표기한다.


“베이징, 상하이, 충칭, 청두, 광저우 등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는 대부분 영업소가 들어가 있긴 합니다만, 중국 전역에 널린 알려진 브랜드는 아직 아닙니다.”

“웨딩산업에서 한류는 좀 먹히던가요?”

“웨딩촬영을 위해 매년 1천 쌍 정도가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가온웨딩의 고객은 아니겠죠?”

“70% 정도가 저희 고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찍부터 공을 들인 성과가 있군요.”


이전 삶에서 중국당국이 한류붐에 제동을 걸기 전에는 순수 웨딩촬영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커플이 1만 명을 가볍게 넘겼다.

중국에서는 대략 50만 원 정도면 웨딩 촬영을 할 수 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중국 예비부부들의 경우는 적게는 300만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한국에서 웨딩촬영 비용으로 썼다.


“해를 거듭할수록 중국의 웨딩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서 저희 매출도 덩달아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VVIP들을 위한 해외웨딩 프로그램에 대한 당국의 태클은 없습니까?”

“특별히 제재를 가하진 않습니다. 다만 Wecha 같은 중국의 대형업체들이 해외웨딩 영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당장의 실적에 매몰되진 마세요. 이익이 줄어든다고 해도 협력업체와의 관계라든지, 브랜드 평판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길 바랍니다. 중국 현지 전문 인력양성에도 소홀하지 말고.”

“예, 의장님.”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보면 작은 문제가 큰 문제로 비화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중국에서 꽌시가 단순히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과의 인맥 구축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나보다 잘 알겠지만, 작은 문제를 해결하고 도와줄 수 있는 꽌시부터 신경 쓰세요. 그 반대로 작은 도움을 베푸는 것에도 인색하지 말고.”

“명심하겠습니다.”


한국의 서비스 업종이 중국에서 실패한 요인 중에는 현지 협력업체 관리 실패와 현지 직원들과의 마찰도 있다.

꽌시는 거창한 인맥만이 아니다.

일상에서 함께 하는 이들과의 관계까지 아우른다.

비즈니스에서는 친구를 만드는 것보다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중국이나 일본, 인도 같은 폐쇄적인 사장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 ✻ ✻


아네모네 & 컴퍼니의 프랜차이즈 사업이 몇 해 전부터 중국에 야심차게 진출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노래방 프랜차이즈, 외식 브랜드, TJ미디어(노래방 연주기), 주연테크(저가용 조립PC) 등이 진출해 있다.

중국에서는 PC방을 왕빠(网吧)라고 한다.

1995년 상하이에서 인터넷 카페 형식의 PC방이 처음으로 중국에 등장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1998년 온라인 게임이 크게 성행하면서 PC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2003년까지 중국의 PC방 사업이 고속발전했다.

그런데 미성년자들의 온라인 게임 중독 등 사회문제를 야기 시키며 일명 흑PC방(黑网吧) 이미지가 굳어지더니 급기야 중국 정부가 개인 PC방의 설립 허가를 전면 중단했다.

그리고 체인형 PC방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네모네 & 컴퍼니 PC방 프랜차이즈는 중국정부가 PC방 규제를 강화하기 직전인 2003년에 현지합작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그에 발맞춰 계열사 주연테크가 중국 현지 인터넷 여건에 맞는 최적의 PC방 컴퓨터와 마우스, 키보드 등을 연구해서 공급했다.

중국의 PC방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어서 시장 규모는 2007년부터 정체상태다.


“중국정부가 최소한의 PC대수, 규모 등을 제한함으로써 개인 PC방이 도태되고 있습니다. 대형 체인들이 박리다매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네모네 PC방 중국합작법인장의 설명대로 중국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인해 PC방은 엄격한 관리 대상이 되었다.

게다가 한국과 함께 ‘게임 질병‘ 프레임을 WHO에서 관철시키는데 앞장 서는 나라이기도 하다.


“신분증이 필요하다면서요? 외국인은 PC방 이용을 못 합니까?”

“여권이 있으면 됩니다. 단 미성년자는 출입조차 할 수 없습니다. 중국 공안이 한 달에 한 번씩 출입하는 이용자 현황을 관리하고 있어서 저희 같은 프랜차이즈 PC방은 당국의 방침을 철저히 따르고 있습니다.”


중국은 대도시를 벗어나면 인터넷 속도가 급속도로 떨어진다.

때문에 지방의 아네모네 PC방의 경우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간에서 자체적으로 ‘랜파티’를 벌이기도 한다.

한국은 지난 IMF 이후로 PC방 산업이 정체 중이다.

현재 2만 5천 개 정도가 영업 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에 중국의 PC방은 대략 16만 개로 추산된다.

중국정부가 규제를 하고 있음에도 꽤 많은 숫자가 성업 중이다.


“경쟁업체들 상황은 어때요?”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PC방 체인은 단 다섯 곳뿐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아네모네 중국합작법인이다.

류지호가 수행원들과 함께 다롄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네모네 체인 PC방에 들어섰다.


“어? 미스터 할리우드 아냐?”


류지호의 등장으로 PC방이 난리가 났다.

손님들의 사인요청과 기념촬영을 해주며 류지호가 PC방을 한바퀴 둘러봤다.

전반적으로 인테리어도 나쁘지 않고 컴퓨터 사양이나 서비스도 한국과 동일했다.

진출 초기부터 고급화 전략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현지 사정을 다각도로 분석해서 단순히 게임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인터넷 교육, TV/영화 시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행하도록 했다.

또한 게임 동호회 오프라인 모임 장소 제공 같이 한국에서 성공한 서비스도 적용했다.


“저희 체인 이용고객 10%는 수면과 식사를 위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즉 24시간 영업으로 인해 잠자리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다는 뜻이다.


“중국산 게임들이 외국 게임보다 순위가 높죠?“

“<WoW>, <워3>는 여전히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게임도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스타크래프트Ⅱ>는 어때요?”

“출시 초반에 흥미를 끌었지만.... 전작에 비하면 큰 호응을 이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은 전 세계적으로 출시 당일 100만장, 1개월 만에 300만장이 판매됐다.

나쁘지 않은 페이스였다.

다만 누적 800만 장을 판매한 전작과 비교했을 때 실망스러운 판매량인 것도 맞다.


“스타크래프트 후속작은 중국 게이머들이 쉽게 즐기기에 컴퓨터 사양이 좀 높습니다.”


<스타크래프트Ⅱ> 오픈 당시 SnowStorm은 중국에서 다양한 대회와 행사를 개최했다.

홍보마케팅은 강화했지만.


“전망도 그리 밝지 않습니다. 워낙에 <워크래프트Ⅲ>의 인기가 많은 탓입니다.”

“<LoL>은 어때요?”

“관심이 대단합니다.”


사실 RTS 게임 장르가 사양길에 접어든지 꽤 되었다.

유명 게임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는 제작사가 망했다.

온라인 게임화를 진행하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는 개발이 중단되었다.

명작 RTS로 꼽히는 <C&C> 시리즈 역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스타크래프트Ⅱ>는 한국과 중국에서는 크게 흥행에 성공하진 못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누적판매 650만 장을 기록하며 RTS 장르의 화려한 퇴장을 보여주게 된다.


“<스타Ⅱ> 퍼블리싱은?”

“이지넷과 재협상이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해외 게임사가 직접 게임 유통을 못한다.

따라서 SnowStorm은 중국 퍼블리셔 2위의 이지넷과 스펙트럼 게임 스튜디오는 1위 퍼블리셔 OICQ와 주로 협력을 하고 있다.

<WoW>의 중국 서비스를 앞두고 OICQ와 엄청난 물밑 경쟁을 벌인 끝에 승리한 이지넷은 중국시장에서 OICQ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담으로 2010년대 최고 인기게임으로 등극할 <리그 오브 레전드>의 퍼블리싱을 OICQ가 따냈기 때문에 이지넷은 만년 2인자에 머물게 된다.


“<스타Ⅱ>의 경우는 아직 중국 게임단들이 선수육성 계획이 없어서 프로리그는 성급하다는 것이 미국 본사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선수 수급 차원과 붐업을 위해 아네모네 & 컴퍼니 차원에서 아마추어 대회를 자주 개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네모네 & 컴퍼니 합작법인에서 E-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다지요?”

“예. 팀 딩고입니다.”


아네모네 PC방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부여 받은 임무 중에 하나가 E-스포츠 전파였다.

그 일환으로 호주의 야생 들개를 이르는 딩고(Dingo)라는 게임단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타임리 아레나> 클랜원을 영입해 출범한 Dingo E-Gaming은 <워크Ⅲ>, <스타Ⅱ>, <LoL>까지 계속해서 팀을 늘려갈 예정이다.

일본이 배출한 세계적인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딩고>라는 영화가 있다.

형사가 자신의 권총을 잃어버리고 훔쳐간 범인을 추격하는 내용이다.

이후 일본 형사물에 지대한 영향을 준 영화다.

1949년 당시를 생각했을 때 매우 세밀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다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명작들에 가려져 있지만, 일본 장르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영화로 꼽힌다.

암튼 Dingo E-Gaming은 중국 내에서 한 손에 꼽힐 만한 대형 E-스포츠단이다.


“2012년 WCG를 다롄에서 유치했다지요?”

“예. 프로축구팀 다롄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을 결승전 장소로 내정한 것으로 압니다.”


참고로 올해 WCG(World Cyber Games)는 LA의 Playa Vista에서 열렸다.

내년에는 한국의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고, 그 다음이 중국 다렌시의 차례다.


“이러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말처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중국 현지에 파견 나와 있는 가온그룹 직원들이 전한 우려였다.

자본을 빨아들이고는 그걸 해외로 돌려주지 않고 있으니까.

양털깎이가 쉬울 것 같지도 않고.

심지어 중국에서는 원조가 짝퉁이 되는 웃지 못 할 사례까지 속출한다.

한국의 요식업 피해사례는 수도 없다.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중국에서 짝퉁이란 어처구니없는 대접을 받는 일이 벌어진다.

한국에서 프로그램 포맷을 사다가 제작을 했는데, 반대로 한국의 프로그램이 중국 것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나라가 중국이다.

이 시기까지 유자차와 조미김을 생산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의 한 중소기업이 유자차와 조미김으로 중국에 진출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중국 최대 음료회사가 유자차를 생산해 자체 유통라인을 통해 중국 전역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자본과 물량, 현지 마케팅에서 상대가 되지 못한 한국의 중소기업은 눈 뜨고 코가 베었다.

중국기업이 아예 한국 유자차 업체를 인수했다.

그 사례는 차라리 착한 편에 든다.

중국 내에서 생산한 제품에 한국어 표기를 해서 마치 한국산인 것처럼 사기 치는 사례가 허다하다.

그로인해 한국산 진품이 짝퉁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도 종종 벌어진다.

상표권과 관련해서 혼탁한 것은 말하면 입만 아프고.


“누가 그러더군요. 호랑이 한 마리가 늑대 떼를 이길 수 없다고.”

“......”

“여러분의 생각은 어때요?”


작가의말

한 주 마무리 잘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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