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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새
작품등록일 :
2021.11.0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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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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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8,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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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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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각자의 목표(3)

DUMMY

“지하로 향하는 탑이요?”

“네. 우리가 오르는 탑은 하늘로 향해 있기 때문에 다음 난이도를 자연스럽게 다음층으로 부르고 있지만 실제로 올라가는 길을 본 사람은 없잖아요?”

“그건 그렇죠? 나오는 포탈은 있어도 위로 올라가는 층계는 없으니까요.”

“그래요. 그런데 그 사람이 있던 곳에는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있었다고 해요.”

“확실히 이상하네요. 그런데... ”


잔에 담긴 마지막 한 모금을 마셨다.


“지하라고 할 수 있나요?”

“하긴 그러네요. 그 사람이 지하로 향하는 탑이라고 말했지만 지하라는 보장이 없네요. 창문도 없고, 시간을 확인할 방법도 없댔어요. 무한히 자신을 덮쳐오는 몬스터와 어둠만을 상대하는 끝이 없는 순간들이었다고요.”

“이 부분은 조금 더 알아봐도 좋을 것 같아요.”

“이건 제가 더 알아볼 테니까 지혁 씨는 미혜 씨에게 조금 더 집중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음... 미혜가 절 만나려고 할까요?”

“찾아와 주시면 기뻐할 거예요.”


나래 씨는 싱긋 웃어보이고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혁 씨가 미혜 씨를 배려해주고 있는 건 알지만 그래도 찬찬히 이야기를 들어봐 주세요. 좀...”


그녀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며 말을 끊었다. 그 모습이 누군가를 떠오르게 했지만 기분 탓이겠지.


“예민할 수는 있어요. 그래도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일종의... 음. 그건 직접 얘기해 보세요. 당사자도 아닌 제가 말하기엔 좀 그러네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그렇게 상큼한 인사와 함께 자리를 떴다.


그렇지 않아도 로운과 다음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 회사로 찾아갈 생각이었다.


문자로 주고받은 그의 안부에 의하면 내가 기자들에게 했던 말들로 인해 요 몇 주간 정신없이 지낸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 시간이 좀 지나면 관심도 줄어든다.


덕분에 최근에는 면접까지 봐가면서 뽑은 사람들에게 실전을 가르쳐주느라 바쁘다고 했다.


그렇다면 회사보다는 역시 훈련소에 있겠지.


+++


국립 훈련소.


오랜만에 찾아온 훈련소도 탑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꽤 많은 인파가 훈련장을 대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아, 지혁 씨 여기에요.”


요즘 바빴던 탓에 오랜만에 본 로운의 얼굴은 꽤나 야위어 있었다.


“로운 씨. 괜찮아요?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요?”

“하하. 괜찮습니다. 잠을 좀 덜 자고, 밥도 좀 덜 먹어서 그렇지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그게 잘 못 지내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의 진심이 풍겨오는 미소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군요. 새로 온 사람들은 어때요?”

“일단 그건... 들어가서 이야기 할 까요?”


로운은 훈련장을 대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나를 안으로 안내했다.


이전에 왔던 훈련장이 내려다보이는 방보다 조금 작은 방이었다.


“오늘은 함께 훈련 안 하시네요?”

“네. 일종의 팀워크 훈련이죠. 저나 석 씨가 없더라도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하니까요.”


맞는 말이다.


훈련장에는 4명의 사람이 있었다. 두 명은 익숙한 얼굴이었고 두 명은 낯선 얼굴이었다.


“저 두 명이 이번에 새롭게 들어왔다는 사람들인가요?”

“네. 둘이 쌍둥이에요.”

“쌍둥이요?”


쌍둥이가 함께 능력을 받을 수도 있구나.


“그래서 지혁 씨한테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부탁이요?”


로운은 그렇게 말하고는 품에서 곱게 접은 종이 두 장을 건넸다.


“개인적으로 능력보다는 오르려고 하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스탯이 거짓이어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어느 정도의 능력인지를 알아야 전략을 짤 수 있으니까요.”

“그렇군요.”


나라면 이런 지원서에 거짓을 적었다는 사실 자체에 신뢰하지 못할 것 같았지만 로운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굳이 말릴 생각은 없었다.


그가 나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는 것은 사실을 확인하고 실제 수치를 알아달라는 뜻이겠지.


“일단 이 거리에서는 알 수가 없어요. 훈련이 끝나고 자세히 봐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한 동안 훈련장을 말없이 바라봤다.


미혜가 몬스터의 시선을 끌면 못난이가 근거리에서 몬스터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그리고 이어서 쌍둥이 중에서 한 명이 전력 마법으로 공격을 하는 식으로 전투를 진행하고 있었다.


나머지 한 명은 모든 사람들을 체크하며 적절하게 치유를 하고 있었다.


“저 남자애는 센스가 좋네요.”

“네. 상황을 전체적으로 보는 시야와 팀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줄 알아요. 아직 19살인데 말이죠.”

“... 어리네요.”


미혜보다도 어린 아이들이었다. 3개월만 지나면 성인이 된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터였다.


“부모님들께는 알리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다 신고먹습니다.”


옆에서 그가 희미하게 웃는 것이 보였다. 농담 아닌데.


“당사자들이 원하지 않았어요.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집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군요. 미혜는 어떻습니까. 듣기로는 이제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던데.”

“네. 정확히는 오늘이 첫날이에요. 확실히 몸놀림이 많이 굳었어요. 상황 판단력은 괜찮고요. 거의 한 달을 넘게 쉬었으니 당연한 얘기지만요.”


5웨이브까지 설정된 훈련 시간이 종료되자 미혜가 먼저 바닥에 드러누웠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체력이 가장 많이 소모되는 포지션이었지만 한눈에 봐도 이전에 비해 체력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오신건가요?”


훈련 상황을 주의 깊게 보던 로운이 웨이브가 끝나자 나를 보며 물었다. 나도 훈련을 구경하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 다름이 아니라 13층 공략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고 계신지 여쭤보려고 왔습니다.”


이전에 그는 이번 하반기까지 20층까지 공략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렇다면 못해도 한 달에 2~3개의 층을 클리어해야 했다.


“음. 다음 탑에 오를 때는 저 아이들까지 데리고 가고 싶은데 말이죠.”


이제 막 훈련을 시작한 애들을 탑에 데리고 가는 건 너무 빠른 선택이 아닐까 싶은데. 그도 여러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는지 오랫동안 고민을 하듯 허공을 바라봤다.


“실전에 들어가는 건 아니더라도 실습정도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다음주. 다음주 토요일부터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학교는 어때요?”

“갑자기요?”

“그냥 계속 학교에 다니고 싶어 했잖아요.”

“그렇죠...”

“저는 고등학교를 조금 일찍 졸업했어요.”


갑작스럽게 시작된 그의 말을 나는 말없이 들었다.


두꺼운 유리 너머의 아래에서 못난이가 누워있는 미혜를 일으켜 세워주고 있었고, 남자 쪽 쌍둥이가 세 사람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이 보였다.


“또래 애들이 학교가 끝나고 간식을 먹으며 학원을 갈 준비를 할 때 검정고시를 준비했고, PC방에 가서 게임을 할 때 집에서 경영에 대한 공부를 했어요.”


창밖의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하는 로운의 옆모습이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것도 내 기분탓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저들과 로운의 나이 차이는 고작해야 서너 살이었다.


“제가 탑에 오르고 싶은 건 조호완 능력자를 찾기 위해서예요.”

“네?”

“조호완 능력자는 제게는 말 그대로 영웅 같은 사람이었거든요.”


이전에 오류의 탑에서 그가 보였던 행동들을 생각해보면 갑작스러운 이야기도 아니었다.


“여러 의미에서... 그가 그렇게 된 것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에요.”

“...”

“그래서 탑을 오르려고 마음먹었던 건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어요. 지혁 씨를 알게 된 게 순전히 우연이었다고 해도 그로 인해서 알게 된 사람들. 일어난 일들... 안타까운 순간도 분명히 있었지만 저는 여러분 덕분에 조금... 아니 꽤 즐거웠어요.”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그냥 한 번쯤을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나 봐요.”


그가 나를 보고 싱긋 웃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잘생긴 미소라고 했던 것이 지금 와서 보니 기계적인 미소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몰라도 저 미소가 필요한 삶이었을 거라고.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너무 죄책감 갖지 말아요. 소원 씨가 그렇게 된 건 우리 모두의 잘못이니까. 이런 상황이라고 지혁 씨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그 죄책감 제가 더 가져갈 테니까.


이만 가볼까요?”


로운의 말에 훈련장을 바라보니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못난이가 보였다. 이전이라면 미혜가 저러고 있었겠지...


+++


“형! 나 하는 거 봤어? 나도 이제 꽤 잘하지 않아?”

“저랑 같이 훈련 해놓고 아직도 그 모양이었으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해요.”


배가 고프다고 찡얼거리는 못난이의 의견대로 우리는 훈련소에 있는 작은 식당으로 왔다.


각 팀별로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식사하는 공간을 분리해 둔 덕에 우리를 보며 수근 거리는 시선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확실히 사람이 많이 늘었네요. 근데 저 사람들 우리 보면서 뭐라고 하는 거예요?”

“그럴 만도 하지. 우리 TV에도 나왔잖아! 우리가 한국의 능력자들 중에서 선두라고.”


못난이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별로 느끼고 싶지 않은 인기였다. 이런 상황자체가 나에게는 꽤 부담스럽다.


앞에서 재잘거리는 못난이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미혜를 바라봤다. 의도적으로 나를 피해 가장 먼 자리에 앉아서 시선도 마주치지 않았다.


아니...


내가 챙겨온 케이크를 먹느라 바빠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잘 챙겨먹는 것을 보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밥부터 먹고 소개 시켜드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훈련소의 식당은 이전과 다르게 사람들로 붐볐고, 음식이 나오는 속도도 많이 늦어졌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다보니 주문이 밀린 거겠지.


“이쪽은 우지혁 씨. 로운 컴퍼니의 공동 대표입니다. TV나 기사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죠?”

“반갑습니다. 우지혁이라고 합니다.”


식탁에 앉아서 어설프게 인사를 하고 있자니 누군가 작게 풉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뒤늦게 주변을 둘러봤지만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양승주라고 합니다. 후방에서 하는 원거리 마법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특성은 전력이에요.”


땋은 머리를 높게 묶어 올린 쌍꺼풀이 짙은 여자아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표정이나 행동이 사람을 상대하는데 익숙해보였다. 성격도 똑 부러질 것 같다.


“하하. 내가 네 선배야. 모르는 것이 있으면 모든 지 물어봐.”


못난이가 끼어들며 말했다. 그러자 양승주의 눈빛이 희미하게 변했다. 웃고 있는 입꼬리는 여전했지만 눈으로 못난이를 경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못난이는 그런 눈치까지는 없었는지 그저 후배가 생겼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운 듯 웃고 있었다.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은 보기 좋았지만 부작용이 있었다. 이전에는 싸가지와 예의가 없었지만 지금은 부담스럽고 예의가 없었다. 아니 이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나. 조금 유해졌다는 부분에서 부작용이라고 하기 어렵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로운의 시선이 나를 향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


아까 전에 나에게 부탁했던 건에 대해서 눈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양승주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봤다. 그러자 얼굴 주변으로 문자들이 나타나며 배열을 맞춰갔다.


[이름 : 양승주

나이 : 19 세

특성 : 전력

특성 레벨 : Lv. 2

스탯

- 체력 Lv.4

- 근력 Lv.4

- 방어 Lv.3

- 민첩 Lv.4

- 마력 Lv.9

- 행운 Lv.3


특수 스킬

- 전기 방출 Lv.2

- 잠금 상태

- 잠금 상태

- 잠금 상태 ]


처음 지원서를 받았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이 아이... 특성 레벨이나 스킬 레벨에 비해서 스탯이 비약적으로 높다.


이게 가능한가?


하지만 진짜 이상한 것은 다른 한쪽이었다.


“저는 양승우라고 합니다.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승주와 닮은 얼굴의 남자아이가 나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양승주가 얌전해진 버전처럼 생긴 양승우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니 글자들이 떠올랐다.


[이름 : 양승우

나이 : 19 세

특성 : 치유

특성 레벨 : Lv. 4

스탯

- 체력 Lv.2

- 근력 Lv.2

- 방어 Lv.2

- 민첩 Lv.1

- 마력 Lv.6

- 행운 Lv.2


특수 스킬

- 회복 Lv.7

- 마나 전이 Lv.1

- 잠금 상태

- 잠금 상태 ]


스탯이나 특성 레벨에 비해서 스킬의 레벨이 이상할 정도로 높다.


얘네는 대체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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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신입(4) +1 23.07.28 54 1 11쪽
69 신입(3) 23.07.26 54 0 11쪽
68 신입(2) 23.07.24 57 0 13쪽
67 신입(1) 22.01.06 167 0 12쪽
66 소원(4) 22.01.05 84 0 16쪽
65 소원(3) 22.01.04 73 0 13쪽
64 소원(2) 22.01.03 77 0 12쪽
63 소원(1) 22.01.02 81 0 11쪽
62 각자의 목표(8) 22.01.01 79 0 11쪽
61 각자의 목표(7) 21.12.31 82 0 11쪽
60 각자의 목표(6) 21.12.30 82 0 12쪽
59 각자의 목표(5) 21.12.29 84 0 12쪽
58 각자의 목표(4) 21.12.28 85 0 13쪽
» 각자의 목표(3) 21.12.27 85 0 13쪽
56 각자의 목표(2) 21.12.26 85 0 14쪽
55 각자의 목표(1) 21.12.25 90 0 11쪽
54 각자의 일상 21.12.24 97 0 13쪽
53 워밍업(2) 21.12.23 98 0 13쪽
52 워밍업(1) 21.12.22 110 0 12쪽
51 Restart 21.12.21 117 0 11쪽
50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18) 21.12.20 114 1 12쪽
49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17) 21.12.19 108 1 13쪽
48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16) 21.12.18 120 1 12쪽
47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15) 21.12.17 11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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