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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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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알신더
작품등록일 :
2021.10.0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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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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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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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서행 (8)

DUMMY

싸우면 싸우는 것이지 조건을 달아서 싸우겠다는 말도 이상하건만 여기서는 안 된다는 조건까지 붙자 마적 두목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전사를 알아보는 전사인 줄 알았건만 전사인 척하는 사기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미치자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뿐만이 아니라 당장 출수할 것처럼 투기를 뿜어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지만 윤평은 그에게 시선을 떼어내고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어갔다.


“여기서 싸우면 이 주변이 초토화되겠지. 당신이 전사가 아니라면 지켜야 할 명예가 없으니 여기서 싸워도 괜찮지만 네 명예를 존중하고 싶다.”


가만히 듣고 있자니 옳은 말이기에 두목은 잠시 고민했다. 물론 전사라고 할지언정 뿌리는 마적이기에 성문 인근이 초토화되거나 해도 떨어질 명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가 자신을 전사라고 인정해준다면 새로 얻은 명예를 위해서라도 그 말을 따르는 일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럼 어디가 좋지?”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윤평의 제안을 수락했고, 윤평은 두목의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성문 밖을 가리켰다.


“성 밖이 좋겠지. 열심히 싸워도 괜찮은 데다가 저 멀리서 여길 감시하는 멍청한 관리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여기까지는 남궁소형의 생각이었다.


성문 밖을 벗어나 서쪽으로 향하면서도 관부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렇다고 정말 사막 한 가운데서 싸우다가 일이 틀어진다면 모래 속에 파묻힌 시체 두 구만 늘어나는 것이기에 마을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싸우고 싶었다.


“이왕이면 자그마한 마을이라도 있는 곳이면 좋겠네요.”


“왜 그러지?”


“누가 이기더라도 술을 한 잔 올리고 싶으니까요. 그리고 패자에게도.”


“외간 남자에게 술을 따를 생각이라니 이상한 여자다.”


“아니죠. 제 연인에게 축하의 술을 먼저 따라주고, 당신에게는 위로의 술을 한 잔 따라주게 될 거예요. 게다가 당신이 아까 말씀하셨죠? 제 연인이 죽어도 절 데려다주겠다고.”


“그래.”


“그러니 더더욱 마을 인근이 좋겠네요. 정말로 만약에 당신이 이긴다면 저도 애도할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남궁소형의 말솜씨가 윤평보다 좋진 않았다. 하지만 미인의 얼굴은 어지간한 말솜씨보다 강력한 위력을 지녔기에 마적 두목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마적들 역시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좋아요. 그럼 안내를 부탁드릴게요.”


마적들이 모두 수긍하자 남궁소형은 자연스럽게 말을 몰고 성문 밖으로 나갔고, 윤평이 뒤따라가자 마적 두목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더니 부하들을 이끌고 뒤따라갔다.


그러면서도 몇 명을 앞으로 보내 길잡이 노릇을 하게 시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몇 명은 뒤로 보내서 관리들이 일행을 쫓아오지 못하게끔 교란하는 일을 맡기기도 했다.


말이 짧아서 어수룩해 보이지만 한 번도 말끝을 흐리지 않아 단호한 면모가 돋보이는 데다가 사막에서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실행으로 옮기는 모습만으로도 경계할만했다.


게다가 성 밖으로 나오자마자 물 만난 물고기처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남궁소형은 형용할 수 없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 조금은 슬픈 눈으로 윤평을 바라봤다.


“여기면 되겠나?”


남궁소형의 걱정과는 다르게 마적들의 인도 아래 몇 시진이나 사막을 헤집으며 나아가던 일행은 멀지 않은 곳에 마을이 보이는 언덕에 도착했다.


“좋아요. 내려가서 바로 시작하실 건가요?”


“그래.”


마적 두목은 마을이 보이면 그만이라고 여겼던지라 여기서 싸우자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남궁소형의 간단한 질문에 순식간에 허물어진 것도 자각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윤평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마적들도 그 모습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웠지만 두목은 찜찜하게 남은 감정을 털어내기 위해 애써 고개를 내저었다.


“도착이다. 내려라.”


“그래.”


말에서 내린 윤평은 찌뿌둥해진 몸을 풀기 위해 팔다리를 잡아당겼지만 눈만큼은 마적두목을 향해 있었다.


신장은 자신보다 조금 작은 것 같지만 평범한 이들보다는 큰 데다가 체구 역시 단단해 보이는 만큼 이산용이라는 자와 마찬가지로 용력을 기반으로 한 무공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안장에서 무기를 뽑아 들자 윤평은 제 생각이 맞아들었다는 사실에 한숨을 내뱉을 뻔했다.


긴 손잡이로 미뤄보아 장병이라는 사실은 알아챈 지 오래였지만 실체를 드러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가 찰 지경이었다.


“저런 무기를 어떤 식으로 휘두를지 감도 안 잡히네요.”


“참마도(斬馬刀)를 무림에서 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참 골치 아프게 되었습니다.”


“저걸 본 적 있으신가요?”


“용력이 넘치는 북방의 장수들 중 몇몇이 저런 무기를 사용했습니다. 저 자가 말을 타지 않아서 참으로 다행이라 여기는 중입니다.”


남궁소형의 질문에 윤평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지간한 사람의 다리만큼이나 긴 손잡이만으로도 다가가기 힘들 지경이건만 손잡이만큼이나 긴 칼날은 보는 사람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길이만 긴 것뿐만이 아니라 너비도 넓고 두께도 두꺼우니 참으로 비범한 물건이었다.


평범한 마적이 저런 무기를 땅에서 쓴다고 했다면 겉멋에 들어서 목숨을 내놓은 멍청이라고 비웃었겠지만 윤평은 이산용을 겪은 만큼 그저 용력이 전부인 멍청이가 아님을 알 수 있었기에 천천히 긴장을 끌어올렸다.


“그럼 시작하지.”


“그래. 내 이름은 윤평이다.”


윤평은 담담하게 말하면서도 비수를 꺼내 들며 천천히 긴장을 끌어올렸다. 상대가 먼저 짓쳐들어올 것이 뻔하니 무슨 광경을 목도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며 상대의 약점을 노릴 수 있게끔 몸에 열을 냈다.


“내 이름은 두안민이다. 간다.”


그리고 마적 두목은 윤평이 한 것처럼 제 이름을 밝히더니 말을 마치자마자 곧장 달려들었다.


“합”!


만약 윤평에게 조금만이라도 여유가 있었다면 감탄했을 만큼 두안민은 재빨랐다.


단순히 돌진하는 속도가 빠른 것뿐만이 아니었다. 힘껏 달려와서 정확한 위치에 멈추고, 제동력을 이용해 몸을 회전시키며 윤평의 목이 있던 자리를 쓸어내는 속도마저도 빨랐다.


“잽싸군.”


하지만 윤평은 피할 만큼 몸을 긴장시킨 데다가 피사타정의 묘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기에 두안민의 일격을 피해낼 수 있었다.


“너야말로.”


두안민은 전력을 다해 펼친 일격을 가볍게 피해낸 윤평의 실력에 감탄했고, 윤평은 거대한 무기를 나뭇가지처럼 가볍게 제어하는 용력과 재빠른 몸놀림에 감탄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감탄만으로 싸움을 끝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 움직임이 참으로 대조적이었다.


두안민은 인상이나 들고 있는 무기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발걸음이 거칠고 난폭했다. 하지만 윤평이 자신을 넘보지 못하는 거리만큼은 칼같이 유지한 채 움직였다.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결과를 놓고 본다면 참으로 이치에 합당한 움직임이었다.


그에 비해 윤평은 조금 이상했다.


평소였다면 두안민과 비슷하게 본능에 따라 진퇴를 결정해서 보법을 밟았겠지만 지금은 자로 잰 것처럼 일정한 간격을 따라 보법을 밟아갈 뿐이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대라면 금방 처리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안민은 이리저리 빠져나가면서도 틈만 나면 안으로 파고들기 위해 눈을 빛내는 윤평을 쉬이 잡을 수 없었다.


“흠!”


그러면서도 실력이 비슷하다면 병장기의 이로움으로 승패가 결정된다는 점 또한 체득하고 있었기에 이대로 지리멸렬한 싸움이 이어질지언정 자신이 승자가 되리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꼴이 말이 아니군.”


“남이사.”


평소였다면 남이 비웃거나 이죽거리기 전에 자신이 먼저 구공으로 상대의 귀를 공격했을 윤평이었지만 지금은 짧게 대답할 뿐, 더 나서지 않았다.


그만큼 두안민의 공세가 격렬하다는 뜻이기도 했지만 남궁소형에게 들은 조언을 철저히 지키느라 입을 열 틈이 없기 때문이었다.


“무공의 기초는 누가 뭐라고 해도 하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체가 튼튼하지 않으면 어떤 무공도 금세 파훼 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무공의 근본은 보법이에요. 발이 움직이지 않고서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법이잖아요. 그러니 상대가 야성적으로 움직인다면 정직한 보법만 사용하세요. 그러면 승리할 방법이 보일 거예요.”


오면서 들었던 남궁소형의 조언을 되새긴 윤평은 다시금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날아드는 참마도를 피했다.


“휴.”


만약 머리를 뒤로 묶지 않았다면 앞머리가 뭉텅 잘려 나갈 만큼 가까이 다가왔던 데다가 풍압만으로도 이마에 상처를 남길 만큼 위협적이었기에 윤평은 한숨을 내뱉었다.


만약 남궁소형이 비무에 끼어들 수 있다면 자신이 한 말은 이게 아니라고 외쳤으리라.


정직한 보법을 밟으라는 뜻은 보법에 담긴 묘리를 정확하게 체현하라는 뜻이었지 모든 걸음걸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라는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급박한 상황해서 전해 들은 말이기에 윤평은 속뜻을 파악할 새도 없이 정말 정직하게 보법을 밟아갔다. 그러면서도 윤평은 아슬아슬할 정도로 피해낼지언정 한 번도 공격을 받아내지 않은 채 보법을 밟아가며 두안민의 공격을 눈에 담았다.


“두 번째는 안법이에요. 잘 보고 형이나 빈틈을 찾아서 노리는 거죠.”


하지만 남궁소형의 두 번째 충고는 먹혀들지 않았다.


빈틈을 찾을 만큼의 실력 차이나 경험이 있었다면 진작 파고들어서 싸움을 마무리 지었겠지만 애석하게도 두 사람의 실력이나 경험은 비슷했다.


내공에 의존하지 않은 채 외공도 함께 단련해서 둘 사이에 균형을 맞춘 점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장기를 십분 살려서 상대를 몰아붙인 다음 승리를 쟁취하는 방식까지 비슷했다.


물론 두 사람은 그런 점을 알지 못했고 알 방도도 없었지만 두 사람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승리를 쟁취하고자 했다.


“합!”


두안민은 제 의지를 굽힐 생각이 없었다. 그렇기에 힘찬 기합과 함께 참마도를 힘껏 휘두르며 윤평을 압박해 나갔고, 윤평은 쉴 틈 없이 몰려드는 공세를 피하며 남궁소형의 가르침을 체득하기 위해 애썼다.


고집을 꺾지 않는 면모는 두 사람 모두 같았지만 두안민은 지금까지 수련한 결과를 철석같이 믿은 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밀고 나갔다. 반면 윤평은 철석같이 믿었던 무공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살아남기 위해 제게 맞추거나 원류를 찾아가는 발버둥을 멈추지 않았던 만큼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수련 아닌 수련을 이어갈 수 있었다.


물론 성공한다면 벽을 넘는 것과 동시에 싸움에서 이길 길을 찾아낼 수 있겠지만 실패한다면 체력과 내공만 낭비한 채 패배할 수도 있는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윤평은 여기서 패배할 생각이 한 푼도 없었다.


“후.”


처음에는 크게 원을 그리며 비스듬하게 피할 뿐이었지만 두안민의 공세가 점점 눈에 익자 조금씩 안으로 파고들 수 있었다.


물론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내놔야 하는 일이지만 윤평은 어린아이가 금을 넘었다가 돌아오는 장난을 치듯 조금씩 경계를 넘었다 돌아오며 조금씩 두안민의 흐름을 망가트렸다.


지금까지 일정한 흐름을 타고 자신이 의도한 대로 공세를 펼치다가도 경계에서 움직이며 흐름을 끊는 것만으로도 소모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만큼 윤평은 대담하게 보법을 밟아갔다.


“후.”


하지만 거대한 참마도가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광경은 공포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을 떠올릴 수 없었고, 덕분에 원래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는 선에서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좋아.”


그러다가도 조금씩 상대의 흐름이 무너지자 윤평은 작게 중얼거렸다.


실낱과도 같은 틈이지만 욕심을 내기에는 너무나도 무모한 만큼 윤평은 들어갈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들어가는 시늉이라도 해야 두안민의 흐름을 흐트릴 수 있기에 윤평은 일부러 크게 중얼거리며 차분하게 보법을 밟아나갔다.


상대가 쳐놓은 함정에 다가갈 것처럼 보법을 밟다가도 곧장 비스듬하게 물러나자 효과가 있는지 두안민의 얼굴이 전보다 조금 구겨졌다.


그러나 윤평은 방심할 틈이 없었다.


곧장 달려드는 두안민의 몸을 한눈에 담고, 차분하게 호흡을 유지하며 정직한 보법으로 공세에서 빠져나가려던 그 순간 갑작스레 눈앞에 들이닥친 참마도에 이를 악물었다.


“빌어먹을!”


하지만 간신히 내뱉은 욕설이 무색하게 거대한 참마도는 무자비하게 윤평의 허리를 베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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