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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둡 님의 서재입니다.

멸망과 재생의 엘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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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둡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0
최근연재일 :
2020.05.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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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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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토끼

DUMMY

004. 토끼


베이스캠프로 돌아오며 짐승들이 싫어하는 게 뭘까 고민을 해봤으나 베이스캠프에는 딱히 이렇다 할 게 없었다.


나무도 여기저기 같은 나무들이 널려있고 풀 또한 비슷한 풀들이 많이 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모닥불 정도인데 어제는 불을 피우지 않았다.


그렇다면 모닥불을 피우며 났던 연기나 탄 냄새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생각을 해봤지만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지구에 살았을 적 명절이나 방학에 시골 할머니 집에 갔을 때 키우던 개들은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있을 때도 꺼리는 기색 없이 다가온 적이 많았고 심지어 간식으로 먹기 위해 아궁이 밑에 묻어둔 고구마와 감자를 훔쳐 먹기도 했었다.


긴가민가 했지만 그래도 시골 개들은 키우는 짐승이라 탄 냄새에도 익숙했을 것 같고 이곳의 짐승들은 탄 냄새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실험을 해 보기로 했다.


모닥불을 피웠던 자리에 있는 재를 과육을 올려 둘 때 썼던 단풍잎 위에 모아 들고 300미터 위 상류로 올라가 재를 뿌리고 혹시 부족할까 싶어 가져온 마른 나뭇가지들로 작은 모닥불을 피웠다 그리고는 그곳 반경 100미터 정도를 발자국 같은 지울 수 있는 짐승의 흔적을 모두 지웠다.


그렇게 짐승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모닥불로 돌아오니 모닥불을 너무 작게 피웠는지 모닥불이 꺼져가고 있었다.


마른 나뭇가지를 더 찾으려다 연기를 내는 데는 수분 많은 생목이 더 낫겠다는 생각에 주변에 있던 나무의 가지를 꺾어 모닥불 위에 올려 두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후.. 이제 내일 확인만 해보면 되겠지. 그나저나 단풍 열매가 생각보다 적어서 좀 아쉬운데 더 구할 수 없으려나?"


원래는 수십 개의 열매를 전부 먹을 생각이었는데 십여 개로 줄어들자 많이 아쉬웠다.


내일 먹기 위해 냉장고에 넣어둔 아이스크림이 자고 일어났더니 사라져 있는 듯한 기분


"제길 망할 짐승 놈들.. 그래 단풍나무가 한 그루만 있지는 않을 거야 나중에 또 찾아보자"


자꾸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고개를 저으며 떨쳐내고는 주머니를 풀어냈다.


그러자 보이는 영롱한 보석과 같은 열매 하나와 단풍 열매 17개가 보였다.


영롱한 자수정 같은 열매에 시선이 자꾸 갔으나 한눈에 봐도 특별해 보이는 모습에 보유 에너지가 많을 것이라 생각되어 일단 단풍 열매를 먹어 에너지 흡수량을 늘린 뒤 먹기로 했다.


처음 열매를 먹고 배앓이 심하게 한 이후로 열매를 먹을 때마다 배앓이도 적어지고 그 뒤의 후처리도 처음처럼 격렬하지 않고 일반적인 느낌이었다.


그 말은 즉 에너지 흡수 용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그렇게 그날은 해가 지기 전까지 7개의 단풍 열매를 먹고 잠이 들었다.


-재생 4일째


아침이 되자 눈을 뜨고 단풍 열매를 하나 먹은 뒤 물을 마시러 갔다.


이제는 단풍 열매를 먹어도 배앓이를 하지 않았고 코어에도 에너지가 처음보다 훨씬 많이 차올랐다.


물을 마시고 나서 바로 어제 모닥불을 피운 상류로 가서 짐승 흔적이 있나 확인해 볼까 했지만 혹시나 짐승과 마주칠 경우를 대비해 무기를 만들기로 했다


"음.. 무기를 뭘로 만들어야 되지? 작은 칼이라도 있으면 나무창이라도 깎아 만들어 볼 텐데.."


돌칼 만들기에 도전해볼까 했지만 이 근처에 있는 돌들은 전부 머리통만 한 짱돌들 뿐이라 엄두가 안 났다.


할 수 없이 그냥 단단해 보이는 굵은 나뭇가지를 꺾어 몽둥이로 쓰기로 했다.


"음.. 이 정도면 되려나? 길이도 괜찮고 단단하니 제법 마음에 드는데?"


그냥 굵은 나뭇가지였지만 무기라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든든해졌다.


단풍 열매를 하나 더 먹고 도시락으로 단풍 열매 두 개를 주머니에 챙긴 뒤 몽둥이를 들고 짐승의 흔적을 찾으며 상류로 걸음을 옮겼다.


모닥불을 피운 곳까지 도착했지만 아직까지는 짐승의 흔적이 없었다.


상류로 좀 더 올라가 100미터 정도라 생각되는 지점을 지나쳐 150미터 정도쯤 오니 강가에 작은 짐승의 흔적이 있었다.


"흠.. 일단 150미터쯤에서 하나 발견 모닥불 피운 곳을 중심으로 반경 150미터 정도는 찾아봐야겠어"


그렇게 모닥불을 중심으로 빙 둘러보던 중 150미터를 좀 지난 숲 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세를 낮추고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천천히 이동하자 그곳에는 진돗개 정도 되는 크기의 토끼처럼 생기고 머리에는 옅은 자줏빛이 감도는 한 뼘 하고도 반 정도 되는 긴 뿔을 가지고 있는 짐승이 너무나도 귀여워 보이는 생김새로 오물 거리며 자줏빛 열매를 먹고 있었다.


"단풍 열매잖아"


순간 놀라서 말이 튀어나왔다.


속삭이듯 작게 나온 소리였지만 토끼처럼 생긴 짐승은 긴 귀를 가지고 있었고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은 뿔 토끼는 바로 경계 태세로 들어가 몸을 곧추세우고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봤다.


'아.. 제길 어떡하지?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네.. 저건 분명히 단풍 열매야 저걸 가지고 있다는 건 근처에 단풍나무가 또 있다는 건가?'


마음이 들떴다 단풍나무가 한 그루만 있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확실하진 않았으니 조금 불안했던 것이다.


눈앞의 토끼보다 단풍나무와 그 열매에 대한 생각에 잠겼으나 그건 명백한 실수였다.


눈앞의 뿔 토끼는 초식동물이 아닌 잡식동물이다.


머리의 뿔은 단단하고 뾰족했으며 뒷다리는 폭발적인 속력을 낼 수 있기에 달려드는 뿔 토끼는 급소를 찌를 경우 지구의 곰도 한방에 죽일 수 있을 정도의 관통력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무리 지어 생활하는 매우 위험한 동물이었다.


게다가 이 뿔 토끼는 그를 처음 깨웠던 뿔 토끼였다.


그때 당시에는 뿔 토끼가 갑자기 그가 살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혼자 깨어나 겁에 질려 있었기에 그를 할짝이며 맛을 보다 세어 나온 소리에 놀라 도망을 쳤을 뿐 뿔 토끼가 갑자기 바뀐 환경에 겁을 먹지 않았다면


그는 눈을 뜨자마자 뿔 토끼의 식사 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그는 뿔 토끼의 귀여운 외모에 뿔 토끼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열매만 생각하고 있었다.


뿔 토끼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열매를 내려놓고 귀를 쫑긋 세운 채 코를 벌름거리고 있었다.


'음 어떡하지 토끼를 쫓아내고 열매를 챙길까? 뿔이 좀 뾰족해 보이기는 하지만.. 토끼잖아? 사내자식이 겨우 토끼 한 마리에 쫄아서 도망칠 수는 없지!"


천천히 다가오는 뿔 토끼를 쫓아내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간 순간.


"으아아아아아아!!"


뿔 토끼가 자리를 박차고 돌진하더니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 뿔로 그의 왼쪽 허벅지를 들이받아 버렸다.


"악!!! 내 다리!!"


왼쪽 허벅지가 뿔 토끼의 뿔에 관통되며 생긴 충격에 넘어진 그의 상처에서 에테르 에너지가 흘러나왔다.


에테르 에너지는 피처럼 붉은색이었지만 피와는 달리 조금 흐르다 기화하기 시작했다.


"크읍"


강렬한 고통에 상처를 부여잡고 싶었지만 뿔 토끼의 뿔이 아직 박혀있었다.


뿔 토끼를 떼어내려 하자 뿔 토끼가 박힌 뿔을 뽑기 위해 머리를 흔들며 상처를 넓히고는 잽싸게 다시 거리를 벌렸다.


"아악!"


뿔 토끼가 상처를 넓히고 뿔을 빼자 에테르 에너지는 더욱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다리를 부여잡았다.


생전 처음 겪는 고통에 기절할 듯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마음 놓고 기절할 수도 없었다.


다리를 관통시킨 주체가 자줏빛 눈을 번뜩이며 뿔을 겨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급하게 넘어지며 흘렸던 몽둥이를 주워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자세가 좋지 않았지만 고통 때문에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었다.


뿔 토끼는 호전성이 높은 듯 몽둥이를 들어 올린 행위를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뿔을 크게 휘저으며 포효했다.


"삐에에에에에엑!!"


소리와 포효할 때 보인 날카로운 이빨에 두려움이 들었으나 몽둥이를 더욱 세게 잡으며 두려움을 떨쳐냈다.


그와 동시에 뿔 토끼가 다시 뿔을 겨누고는 돌진 해왔다.


아까는 귀여운 외모에 방심해서 미처 반응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자신도 살기 위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어서 그런지 뿔 토끼의 움직임이 보였다.


아무런 페이크도 없는 정면돌파! 하지만 속도가 무척 빨랐다.


이를 악문 채 시선을 떼지 않고 뿔 토끼를 노려보다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사선으로 내려쳤다.


뿔 토끼의 왼쪽 머리를 가격했지만 불안한 자세와 고통 때문인지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아 죽이지는 못했다.


자신의 속도와 내려쳐진 몽둥이의 충격에 땅에 고꾸라진 뿔 토끼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지만 이대로 있으면 죽을 거라 생각했는지 비틀 거리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뿔 토끼를 쫓아가 마무리를 해야 되나 잠시 고민했으나 관통된 허벅지에서 또다시 고통이 밀려오자 쫓아가는 것을 포기했다.


"크으! 빌어먹게 아프구만 제길!! 망할 토끼 새끼"


밀려오는 고통에 분노가 차올랐지만 다리를 치료할 의료품이 없다는 게 생각나자 분노가 밀려나고 걱정이 차올랐다.


"으으.. 이걸 어떻게 치료하지 이대로 있으면 과다출혈로 죽게 될 거야"


그렇게 상처를 부여잡고 바라보는데 뭔가가 이상했다 분명히 피가 엄청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상처가 있는 바지만 좀 축축할 뿐 땅에는 피가 흐른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흐른 것은 피가 아니라 에테르 에너지였고 에테르는 생명 에너지이기에 몸속에서는 액체처럼 흐르지만 몸 밖으로 나오면 흩어져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그는 이상함을 느꼈다.


(그는 에너지 기반 생명으로 진화했다는 것과 심장과 단전으로 에너지가 모인다는 것 외에 아는 게 거의 없다.


피는 물론 심장과 단전이 사라지고 코어가 생겼다는 것도 모르고 에테르 에너지와 오러 에너지의 이름도 몰랐으며 심지어 그가 심장과 단전이라 생각하는 코어에 있는 에너지가 서로 다른 에너지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신들이 멸망과 재생에 관해 설명할 때 이렇게 됐다 하는 큰 줄기만 설명하고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나


기억의 혼동과 흔들리는 정체성에 신들도 자세한 설명은 하기가 힘겨웠고 사실 거기까지 알려주고 축복을 내린 것만 해도 사라진 안타까운 생명들과 재생한 생명들에 대한 연민 때문에 신들이 큰 무리를 한 것이었다.)


이상함을 느낀 그는 바지를 벗고 상처를 자세히 살펴보자 피가 흐르는 도중 점차 사라지는 걸 보았다


"이게 무슨.. 피가 사라지고 있잖아? 기화되는 건가? 알콜처럼?"


당황스러웠지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하고 잠시 고민해보니 금방 답을 낼 수 있었다.


"에너지화된 거구나 에너지 기반 생물로 진화하면서 피가 에너지화된 거야 에너지화된 피가 체내에서 흐르다가 상대적으로 에너지 농도가 낮은 체외로 나오니 기화돼서 흩어지는 거야"


셜록 홈즈급 명 추리였다.


실제로 육체 기반 생명이 대부분 가지고 있던 피는 생명의 근원과 다를 바 없었고 그렇기에 생명 에너지인 에테르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능했으며


실제로 진화할 때 육체에 존재하던 피는 에테르 에너지로 전환되었다.


게다가 에테르 에너지가 흩어지는 이유 역시 정답이었다.


"크으.. 그럼 에너지를 보충하면 피도 보충이 되겠는데?"


바로 주머니를 뒤져 소지한 단풍 열매 두 개를 전부 꺼내 먹기 시작했다.


-아삭 와사삭


열매 두 개를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다리를 보자 고통이 잦아들면서 상처가 아물고 있는 것이 보였다.


"우와 이거.. 약 같은 게 따로 필요가 없겠는데? 효과 무지 좋네"


아물고 있는 다리를 보자 방방 뛰고 싶을 만큼 기뻤다.


다리의 상처는 재생 전 지구에 있을 때는 큰 수술을 하고 몇 달은 정양해야 할 만큼 큰 상처였었고 더구나 상처부위가 병균에 감염이 되면 잘라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들었었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면 움직일만할 거 같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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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14. 비밀조직 +2 20.05.17 12 2 12쪽
14 013. 한판 붙자 20.05.16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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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4. 토끼 20.05.11 22 1 12쪽
4 003. 단풍 열매 20.05.11 42 2 13쪽
3 002. 엘도라도 20.05.11 35 4 12쪽
2 001. 세계 대 통합 20.05.11 46 2 12쪽
1 000. Prologue 나는 정말 운이 없는 사람이다 +2 20.05.11 79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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