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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귀의 서재입니다

재벌 전범 후손 vs 돈 좀 버는 귀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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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23 12:46
최근연재일 :
2024.06.09 22:13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411
추천수 :
14
글자수 :
53,954

작성
24.06.08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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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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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제2장 4화 킹덤

DUMMY

[회상-정우진]



처음엔 개구리였어.


그때 내 나이가 5살이었거든.


아버지가 나한테 작은 칼을 주고 배를 갈라보라고 하더군.


울면서 하기 싫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뺨을 때렸어.


어찌나 아프던지!


한 대 맞으니까 개구리 배 가르는 것 따위는 일도 아니더라고.


다음엔 비둘기······ 그다음엔 닭··· 그다음엔 고양이, 개, 원숭이


아버지는 배를 가른 다음 머리를 꼭 열어보라고 시켰어.


눈이나 코, 입도 도려내 보고 말이야.


그런데······ 손에 쥔 칼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지고 배를 가르는 짐승의 크기가 커질수록 내가


점점 대단한 사람이 된 것처럼 우쭐해지더라니까.




* * * *




대학 2학년 때 둘만의 술자리에서 우진이가 술에 취해 넋두리처럼 늘어놓은 이야기··· .


그랬다.


정우진은 그런 놈이다.


나는 개와 원숭이 다음엔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다.


분명히 더 큰 것이 있었을 텐데···.


내가 그놈을 보고 사이코패스라고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우진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그의 아버지 정만철이다. 그 역시 사이코패스일 것이다.


사이코패스가 제 자식을 사이코패스로 키웠다.


의도적으로···.


왜 그랬을까?


나는 먼 훗날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






* * * * * * * * * * * * * * * * * * * * *





[늦은 밤-김한결 집무실]



유미설이 추가로 보내온 자료.


거의 10년에 걸쳐 태양그룹을 조사한 자료가 축약되어 있었다.


한결은 비밀의 문을 여는 듯한 다소 긴장된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넘겼다.


----때르르릉---


한결의 컬러링도 김 비서와 같은 복고풍 벨소리!


폰 화면에 뜬 이름!


‘썸녀 04’


서윤주다! 도대체 이 늦은 밤에 윤주가 왜?


어째 예감이 좋지 않다.


[한결··· 씨]


목소리에서 불안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어··· 나야!”


[여기로··· 좀 와···줘]


불분명한 발음에 어눌하다. 마치 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앵커 출신이 말을 더듬다니?


“너 목소리가··· 왜 그래? 어디 아파?”


[으··· ]


한결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어디야? 말해!”


[여기···가··· 남양주··· 어디인데··· 연구소··· 있는···데··· 무서··· 워···]


남양주 그리고 연구소라면?


한결은 금방 한 곳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남양주? ···한강이 보여?”


[으··· 응]




* * * * * * * *




한결은 옷을 대충 걸치고 엘리베이터로 가려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냐! 침착하자!’


한결은 다시 집무실로 들어가 벽면에 걸린 여러 액자 중 네 번째 액자의 한 부분에 엄지를 가져다 댔다.


그러자 육중한 책장이 옆으로 밀려나면서 드러난 비밀공간.


그곳은 개인 무기고였다.


방탄복과 권총 두 자루를 챙기고 긴 레인코트를 걸쳤다.




* * *


“선일아!”


한결은 남양주로 향하는 도시 고속도로를 질주하면서 김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사장님!]


김 비서는 한결이 이름을 부를 때 상황이 얼마나 다급한지 잘 알고 있었다. 김 비서의 목소리에 벌써 긴장감이 배어 나왔다.


[네! 말씀하십시오!]


“지금 남양주 태양바이오 연구소 쪽으로 가는 중이야. 윤주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사장님! 혼자 가시면 어떡합니까. 팀 출동시키겠습니다.]


“그래! 너무 요란하지 않게 움직이라고 하고··· 내 차와 핸드폰 GPS 연결해 놓도록.”


[네! 그럼 3팀 움직일게요. 몸 조심하시고요.]


“그리고 너 명심해!”


[뭘 말입니까?]


“만약 너 따라오면 해고야!”


김선일은 벌써 옷 주섬주섬 입고 있을 놈이다. 하지만 그건 안될 말!


풀죽은 김 비서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네]


자동차가 도시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들어섰다. 연구소까지는 이제 약 5분.


‘정우진! 이놈 뭔가 눈치챈 거야. 도대체 윤주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정우진은 윤주를 갖기 위해서 라면 박제로 만들어 유리관에 넣어서 감상할 만큼 단단히 미친놈이다.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한결은 불안했다.


태양바이오 바이러스연구 센터가 있는 곳은 마을 사람 대부분이 태양바이오와 이런저런 관련을 맺으며 살아가는 지역이다.


정우진의 말 한마디가 법인 완벽한 그의 홈그라운드. 말하자면 그의 왕국과 같은 곳!


한결은 지금 그 녀석의 왕국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이미 그놈의 품에 안겨버린 여자!


그러나 이제는 놈에게서 고초를 겪고 있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서 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 * * *



팔당대교를 지나 한강을 따라 나란하게 난 도로를 빠른 속도로 질주했다.


저 멀리 바이러스 연구센터의 불빛이 보였다. 연구소 시설 근처엔 민가라고는 보이지 않는 곳이다.


‘이쯤인가?’


차를 멈추고 북한강 제방 쪽으로 쭉 늘어선 공원 벤치를 살펴보았다.


‘윤주가 말한 곳은 아마 이 부근일 텐데’


도로변에는 띄엄띄엄 세워 놓은 차들이 몇 대 있었다. 아마 야경을 보기 위해 놀러 온 사람들의 차일 것이다.


한결은 권총 두 자루를 레인코트 주머니에 쑤셔 넣고 시동을 걸어 놓은 채 차 밖으로 나왔다.


[사장님! 근처에 잠복하고 있습니다.]


이어 마이크에서 경호 3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았어. 상황이 되면 내가 신호할게!”


[네!]


한강 제방 쪽에 쭉 늘어선 벤치에 앉아 야경을 즐기는 커플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약 30미터 전방에 홀로 앉아 있는 긴 머리의 여자! 틀림없이 윤주다!


그녀는 머리를 약간 숙인 채,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벤치에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나는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


어쩌면 주변에 우진의 부하들이 숨어 있을지도 몰랐다.


나는 이어 마이크를 입 가까이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위치 파악하고 있나?


“네! 사장님!”


“내 앞쪽에 혼자 앉아 있는 여자 보이지? 흰색 반바지 입고··· ”


“네! 보입니다.”


“그 여자가 윤주야. 내가 갈 테니 혹시 나한테 접근하는 놈들이 있으면 깔끔하게 처리하도록!”


나는 번거로운 일이 벌어질까 봐 경호원들에게도 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구태여 총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윤주에게 다가가는 동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벤치 두 개와 서로 뜨거운 눈길을 주고받는 데 여념이 없는 연인 두 쌍을 지나쳤다.


이제 윤주가 앉아 있는 벤치와는 고작 2미터 정도.


윤주는 고개를 숙이고 무릎 위에 올려놓은 두 손을 연신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윤주야! 나야! 내가 왔어!”


윤주가 내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내 쪽을 바라보았다.


“하··· 한··· 결 씨?”


“그래 나야!”


그런데 한결을 바라보는 윤주의 눈동자가 잠깐 흐려지는 것 같았다.


“누구세요?”


“뭐? 누구냐고?”


갑자기 밀려드는 불길한 예감! 일어나서는 안 될 어떤 좋지 않은 일이 이미 일어나버린 것은 아닐까!


“나야! 김한결! 방금 나 알아봤잖아?”


윤주의 눈동자에서 더 이상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한결은 처음보다 좀 더 큰 소리로 윤주를 불렀다.


“나야! 나! 김한결!”


윤주가 뭔가 말을 하려는 듯 입술을 벌리려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지 입 주변 근육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아까 전화기에서 들었던 짓눌리고 답답한 목소리가 다시 윤주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누구··· 누구··· 세요?”


한결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서윤주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그녀는 기이하게 뒤틀린 입술을 쉴새 없이 삐쭉거리며 계속 같은 말을 쏟아냈다.


“누구··· 누구··· 세요?”


“누구··· 누구··· 세요?”


그것은 마치 같은 구간을 무한 반복 재생하는 녹음기를 연상시켰다. 윤주는 너무나도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해 버렸다.


---정우진 이 개새끼!---


---도대체 윤주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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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제2장 5화 윤주의 기억 24.06.09 13 1 9쪽
» 제2장 4화 킹덤 24.06.08 15 0 8쪽
11 제2장 3화 능력치 24.06.07 18 0 10쪽
10 제2장 2화 테스트 24.06.05 20 1 11쪽
9 제2장 1화 덤으로 받은 육체 24.06.04 24 1 9쪽
8 제1장 6화 가장 안전한 곳 24.06.02 22 1 10쪽
7 제1장 5화 두 번째 꿈 24.05.31 28 1 10쪽
6 제1장 4화 딥키스 24.05.30 27 0 10쪽
5 제1장 3화 주가변동창 24.05.29 28 1 7쪽
4 제1장 2화 동거의 시작 24.05.27 38 1 12쪽
3 제1장 1화 두개의 탑 24.05.24 43 2 9쪽
2 서장 2화 신이 내린 의원 24.05.24 47 2 4쪽
1 서장 1화 임산부와 메스 24.05.23 8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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