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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귀의 서재입니다

재벌 전범 후손 vs 돈 좀 버는 귀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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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23 12:46
최근연재일 :
2024.06.09 22:13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405
추천수 :
14
글자수 :
53,954

작성
24.05.27 15:28
조회
37
추천
1
글자
12쪽

제1장 2화 동거의 시작

DUMMY

29살의 나와 44살의 내가 한 몸에서 동거한 지 7년.


서로 다른 차원의 시간대에 있던 내 두 영혼은 이제 하나의 영혼이 되었다.


내 육체는 36살.


인간이 육체적으로 최정점에 오른다는 30대 중반의 나이.


내 영혼은 내 육체가 아직 가보지 못한 8년의 시간을 더 여행하고 돌아왔다.


8년에 걸친 시간 여행.


그 여행의 기억은 마치 영화필름처럼 내 대뇌 피질 속에 속속들이 각인되어 있다.


나의 기억.


그것은 전 인류 중 오직 나에게만 주어진 귀중한 유산!


----쿵쾅----


----쿵쾅----


가슴이 두근거린다.


두려움도 밀려온다.


그래!


김한결!


그 유산을 안고 한 번 가보자.


80억 인류 중 그 누구도 헤쳐 나갈 수 없는 길!


그 길을 향해서!



저 거대한 태양의 제국


돈과


명예와


권력을 다 가졌으며


제국주의 극우파 비밀 조직을 거느린


정만철


정우진


그리고


리후엔···


그래!


이건 전쟁이다.


참 해방과 자유를 위한···















*****




[회상- 7년 전]




-서울방송국 보도국 뉴스 스튜디오





--- 음~~ 흐~~흠---


콧노래를 부르는 8시 메인 뉴스 앵커 서윤주.


그녀는 오늘 유독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때 쭈뼛거리며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오는 막내 스텝.


“앵커님! 오늘 기분 좋으신 것 같습니다.”


“그래 보여?”


“오늘 유달리 미모도 돋보이지 말입니다.”


“네가 웬일로 아부를 다 하냐.”


“아부 아닌데요.”


“그래 진심이라고 해 두자고.”


서윤주는 막내 스텝 성철의 손에 든 원고를 보았다.


“그런데 웬 원고야?”


성철이 살짝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국장님이 마지막 뉴스로 날리랍니다.”


“흠! 마지막 뉴스라··· 무슨 큰 사건이라도 터진 거야?”


순간적으로 낮은 톤으로 바뀐 윤주의 목소리.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신호다.


“큰 사건은······ 아닌 것 같은데···”


성철은 나가려다 말고 윤주를 바라보며 오른손을 불끈 쥐었다.


“저 앵커님! 화이팅!”


윤주는 순간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


‘난데없는 화이팅은 무슨···’


윤주는 성철이 나가자 시큰둥한 표정으로 원고를 살펴보다가 첫 줄부터 그만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뭣! 광명··· 제약··· ?’


‘아니 광명제약이 왜?’


윤주는 재빨리 다음 글을 읽어내려갔다.


[식약처··· 에 발목··· 부도··· 회생 불가······]


‘도대체 이따위 기사를 메인 뉴스에··· ’


윤주는 기사를 읽다 말고 문득 고개를 들고 유리창 넘어 스튜디오 풍경을 살펴보았다.


PD와 스텝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자기 일에 열중하고 있을 뿐 별다른 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국장이군··· 아니면 더 윗선인가···’




******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달리는 최고급 페라리의 카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서울방송국 저녁 8시 뉴스.


라디오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똑 부러진 딕션이 매력적이다.


‘역시 윤주의 목소리는 나를 언제나 흥분시켜···’


[광명제약은 세계적 팬데믹을 종식할 수 있는 백신과 신약 개발을 위해 무리하게 투자금을 끌어모았으나 백신 개발에 실패하면서 끝내 부도를 맞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페라리 운전석에 앉은 사내가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룰----룰----루


[광명제약이 이번 위기를 쉽게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광명제약 부도 사태는 제약 바이오 업계 전반적인 위기론으로까지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요즘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모두 감기 조심하십시오. 서울방송 서윤주 앵커였습니다]






*******





긴 머리카락을 날리며 서울방송국 로비 계단을 급하게 뛰어 내려오는 정장 차림의 여자.


“야 서윤주! 뛰긴 왜 뛰어. 운동화 신은 것도 아니고. 그러다 발목 나가면 어쩌려고 그래?”


윤주가 뛰어 내려오는 것을 보며 마주 뛰면서 한 사내가 소리쳤다.


윤주는 어느새 계단을 다 내려와 자기를 향해 뛰어오는 사내를 보며 차갑게 대꾸했다.


“이 신발 굽 그렇게 안 높아. 그리고 나 발목 튼튼하니까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돼!”


사내는 윤주의 차가운 표정과 날 선 말투에도 뭐가 좋은지 여전히 싱글거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내 애인께서 어쩐 일로 방송국으로 다 호출을 하셨을까요?”


그럼에도 서윤주의 얼굴은 여전히 냉담했다.


“김한결 씨! 지금 그런 말 주고받을 만큼 로맨틱한 상황 아니야. 우리 좀 걸어.”


윤주는 사내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별로 사람이 다니지 않는 로비 모퉁이에 설치된 화단 쪽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어··· 어··· 그래!”





*****





“서윤주! 왜 그래? 화난 거야? 또 무슨 일이야!”


윤주는 몸을 돌리며 참았던 말을 내뱉듯이 말했다.


“한결 씨는 참 한결같아!”


윤주가 김한결의 이름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말을 할 때는 무언가 불만이 있을 때다. 그것도 한참 동안 쌓이고 쌓인 불만.


한결은 점점 불안해지는 속마음을 감추고 말했다.


“윤주야! 왜 그래?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어?”


“안 좋은 일? 많지!”


“뭔데 그래?”


“한결 씨는 나한테 좀 솔직해져 봐!”


“솔직?”


“어떻게 그런 일을···”


서윤주는 너무 기가 막혀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제야 뭔가 짚이는 데가 있는 한결.


“어··· 너··· 혹시···”


윤주는 생방송 멘트를 하듯이 말했다.


“광명제약! 150억! 끝내 부도! 회생 불가!”


김한결이 말을 더듬는다.


“아··· 그··· 그거···”


“얼마 전에··· 내가 물어봤을 때 만 해도 아무 일 없을 거라고 그랬잖아. 그런데 이게 뭐냐고.”


“그게··· 갑자기··· 일이 그렇게 될 게 아니었는데··· 갑자기 식약처가···”


대충 내용을 짐작하고 있던 윤주는 한결의 말을 중간에 끊어버렸다.


“그래서? 무슨 방법은 있는 거야?”


한결은 쉽게 할 말을 찾지 못했다.


“한결 씨! 문제가 뭔지 알아!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내 입으로 마이크에 대고 전국으로 방송하게 만드냐고!”


“어··· 어··· 그랬어?”


잔뜩 찌푸린 얼굴로 머리만 긁적이는 한결.


윤주는 한결의 찌질한 반응에 오히려 차분해지는 걸 느꼈다.


“한결 씨는 나를 진짜 결혼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


한결의 얼굴이 점점 더 구겨졌다.


“얘기가 왜 그렇게 흘러. 이런 상황에서.”


윤주는 그저 싸늘한 눈으로 한결을 바라보았다.


이때 한결의 욱하는 성질이 발동했다.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그리고 내가 한결같다니··· 내가 뭐 그렇게 한결같냐?”


“진짜 그걸 몰라서 물어!”


“응 그래! 나 모른다고 진짜 몰라. 그러니 말해봐. 네 입으로 말하는 거 듣고 싶어서 미치겠거든.”


“김한결! 너는 열등감 덩어리인 데다 솔직하지도 않아. 항상 있는 척, 센 척! 하지만 넌 항상찌질해. 정말 찌질함의 극치야. 이제 좀 질렸어.”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지자 주변에 구경꾼들이 모여들었다.


“아! 쪽팔려! 어이! 아저씨 아줌마들 뭘 봐요! 무슨 구경 났어요!”


“김한결!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여기 내 회사인 거 몰라?”


---짝! 짝! 짝!---


“하하하! 두 사람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싸우는 거야?”


갑자기 손뼉을 치며 나타난 사내.


큰 키에 비율까지 좋다. 하얀 피부에 영화배우 뺨치게 잘생긴 얼굴.


페라리를 몰던 그 남자다.


그는 성큼 걸어서 두 사람 사이에 우뚝 멈췄다.


“연인끼리 진짜 싸운 건 아니지?”


“정우진! 네가 낄 자리가 아니다. 너는 그냥 가던 길 가라!”


김한결은 이런 상황에 우진이 끼는 게 무척이나 싫었다.


'저 놈은 잘나도 너무 잘난 놈이니까'


하지만 상황은 더 꼬여갔다.


“우진 씨! 마침 잘 왔어. 같이 가!”


우진은 윤주가 이렇게 나올 지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어? 어··· 어··· 그래··· 나야 뭐 언제든지··· 지.”


윤주는 한결이 어떻게 나오든지 전혀 상관없다는 듯 구두굽 소리를 크게 내며 우진을 스쳐 밖으로 향했다.


“차 어딨어?”


“으응 정문 주차장에···”


정우진은 한쪽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한결에게 엉거주춤 손을 흔들었다.


“그럼··· 나 간다!”


서윤주는 앞만 보고 걸었다.


“야야! 같이 가!”


“어디 가게?”


“머리 아파! 바람 좀 쐬러 가.”


“어? 웬 바람?”


“왜? 시간 없어?”


우진의 얼굴이 환해졌다.


“아··· 아니··· 나야 뭐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시간 있지.”


김한결은 주먹을 꽉 말아쥐고는 마치 벌레 씹은 표정으로 두 사람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어이 서윤주! 잘난 재벌 놈하고 어디 한 번 잘 해 봐라!"


저만치 윤주가 가다 말고 걸음을 멈추었다.


한결은 윤주가 돌아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윤주는 뭔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그냥 계속 걸음을 옮겼다.


'어··· 이거 뭔가 잘 못 됐는데···'


한결은 속으로 땅을 쳤다.


하지만 아무리 후회해도 그가 한 말은 이미 윤주의 가슴에 깊이 박히고 말았다.














******





[한 달 후. 경기도의 허름한 다세대 주택 단지]





“김한결!”


“이 찌질한 새끼!”


“너는 어떻게 그렇게 한결 같냐?”


“항상 있는 척! 센 쩍!”


“찌질한 새끼!”


혼자 소리를 지르며 비틀거리는 사내.


김한결이다.


술이 많이 취했지만 용케도 새로 이사한 빌라 3층 옥탑방까지 잘 찾아 들어왔다.


그는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가방에서 종이 한 뭉치를 꺼내 공중에 뿌렸다.


“자 이제 인생 역전의 시간이다!”


한결은 바닥에 떨어진 종이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누가 옆에라도 있는 양 말했다.


“너희들 이게 뭔지 알아!


바로 로또라는 거야.


자그마치 300만 원어치!


자 이제 핸드폰을 켜고


대박행 열차를 타러 가자고~~~”


김한결은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핸드폰으로 열심히 바코드를 찍어댔다.


그러기를 무려 두 시간.


방에 빈 소주병과 갈기갈기 찢긴 로또 용지만이 수북하다.


한꺼번에 300만 원어치를 샀건만 당첨금액은 기껏 5만 원 정도.


“아이 씨발!”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 정말 되는 게 없냐!”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소주를 집어 들어 병나발을 불었다.


한동안 술을 연거푸 마시다가 불쑥 옆으로 쓰러지더니 잠에 곯아떨어졌다.








****






눈을 떴다.


그런데 꿈인지 현실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분명 서울인 것 같은데 너무 조용하고 음산하다.


고층 빌딩 여기저기에 불길이 치솟고 도로에는 주인 없는 차들이 뒤엉킨 채 방치되어 있다.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뭐야? 여기 도대체 왜 이래? 세상이 끝나기라도 한 거야?”


무너진 건물 잔해를 뚫고 누군가 뛰어나왔다.


“헉! 저거 나 아냐?”


옷은 엉망이고 온몸에 상처투성이긴 하지만 그는 김한결이 분명했다.


무언가를 피해 필사적으로 뛰고 있는 한결. 그의 뒤에는 광기와 굶주림 외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대여섯 명의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쫓아오고 있었다.


한결은 어디서 구했는지 자동소총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그는 도망가다가 총을 쏘는 대신 쇠파이프 하나를 주워 들고 가까이 다가온 감염자를 때려눕혔다.


하지만 감염자들과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할 수 없는 김한결은 총을 쏘기 시작했다.


---탕! 탕! 드르르르!---


적막한 도시에 총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게 신호라도 되는 양 대로변 양쪽에서 수많은 괴물이 쏟아졌다.


한결은 필사적으로 뛰었다.


“어? 저게 나한테 오잖아!”


한결이 뛰는 방향은 바로 내가 있는 쪽.


“---어---어--- 오지마---- 야 여기로 오면 어떡해---- 오지말라고-----”


한결의 뛰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다.


이윽고 너무 빨라 뛰어오는 게 안 보일 정도였다.


이윽고 빛만큼이나 빨라졌다.


그 빛이 나의 품속으로 뛰어들었다.



---헉---이게 뭐냐?---


극심한 고통이 전신을 휘감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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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제2장 4화 킹덤 24.06.08 1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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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2장 2화 테스트 24.06.05 19 1 11쪽
9 제2장 1화 덤으로 받은 육체 24.06.04 23 1 9쪽
8 제1장 6화 가장 안전한 곳 24.06.02 22 1 10쪽
7 제1장 5화 두 번째 꿈 24.05.31 28 1 10쪽
6 제1장 4화 딥키스 24.05.30 26 0 10쪽
5 제1장 3화 주가변동창 24.05.29 28 1 7쪽
» 제1장 2화 동거의 시작 24.05.27 38 1 12쪽
3 제1장 1화 두개의 탑 24.05.24 43 2 9쪽
2 서장 2화 신이 내린 의원 24.05.24 47 2 4쪽
1 서장 1화 임산부와 메스 24.05.23 8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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