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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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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1.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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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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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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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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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173화. 울산 전투.

DUMMY

야트막한 둔덕에 영채를 세우고 포르투갈 놈들을 기다렸다.


아군이 자리를 잡은 곳은 울산 성에서 멀지도 않고 경주에서 내려올 노부나가도 막을 수 있는 교묘한 길목이었다.


다른 말로 포위당하기 딱, 적당한.

신립의 배수진과(탄금대) 비슷하다고 할까?


하지만 그때와 다르다. 아무런 지원이 없던 신립과 다르게 우리는 희망이 있었다.


“통제사의 함대는 움직였겠지?”


내 말에 정여립이 대답했다.


“지금쯤 울산만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을 겁니다.”


“류성룡이 지휘하는 조선군은?”


“노부나가의 뒤를 바짝 쫓고 있으니 조만간 연락이 오지 않겠습니까?”


“옳다. 기다리면 오겠지. 척후대를 준비해라! 울산성의 동향과 노부나가가 어디까지 왔는지 파악해야겠다.”


내 명령에 두 무리의 척후대가 나섰다. 하나는 노부나가에게 향하는 만력쇄의 척후대와(닌자) 곽재우가 이끼는 유군이 움직이며 울산성을 향해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뒤 곽재우가 파악한 포르투갈 군의 보고가 들어왔다.


[디에고 콘키오의 병력이 울산성에서 나왔습니다.]

[병력 숫자는 1만입니다.]


“곽재우는? 그는 어쩌고 있지?”


[3백 병력으로 잠시 흔들어 놓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전열을 갖추시라고 말입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 교묘한 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완전하게 영채를 세운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곽재우가 채워준다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좋다. 시간을 벌어준다니 고맙게 써야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부하들을 향해 영채를 보강하라고 명령했다.


영채의 대문을 두 군데로 만들고 위에서 내려올 노부나가와 아래에서 밀고 올라올 디에고의 전투를 대비했다.



탕! 타당! 탕! 타다다다당!


총포 소리가 가까운 곳에서 들린다. 영채에서 멀지 않은 곳이니 곽재우와 디에코의 싸움일 것이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


가까운 곳의 갈대 수풀이 사락, 사락, 움직이고 그 안에서 곽재우가 헐레벌떡 뛰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영채의 문을 열라고 명령했다.


두 시진이나(4시간) 곽재우가 시간을 벌어왔다. 그동안 영채를 보강하고 함정 비슷한 것까지 꾸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어서 오게. 수고가 많았어.”


영채를 통과해 들어오는 곽재우의 부대를 보았다. 3백 명이 나가서 1백 명만 간신히 살아서 돌아왔다.

왜군과 싸웠을 때보다는 그 피해가 확실히 많았다.


“어떻던가?”


내 물음에 곽재우가 이맛살을 살짝 좁혔다가 대답했다.


“만만치가 않습니다. 디에고 곤키오의 부대는 정예병입니다.”


“그 정도였나? 자네가 이맛살을 좁힐 정도로 불편했어?”


“약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1만 디에고의 군병 중 명나라 용병이 섞여 있습니다. 그쪽을 파고들면 방법이 생길 것도 같습니다.”


“명나라 용병?”


“마카오에서 뽑아 쓴 용병이 아니겠습니까? 돈에 따라 움직이는 자들이니 전투시에 적극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옳다. 놈의 약점이 그곳이라면 한 번 붙어볼 만하다.”


곽재우의 보고에 따라 어떻게 싸울지를 결정했다.


그리고 영채에 2천 병졸을 남기고 나머지 8천 병력을 출전시켜 자리를 잡았다.


놈들이 영채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 전열을 갖추고 회전을 준비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

먼 곳의 수풀이 좌우로 흔들리고 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만 디에고 곤키오의 부대.

7천 포르투갈 병력이 먼저 당도하고 3천 중국인 용병이 그 후미에서 나왔다.


놈들은 수풀에서 나오자마자 우리를 보고 놀랐다. 당연히 영채 안에 숨을 줄 알았더니 당당히 몸을 드러내고 대기한다?

딱, 그것처럼 놈들은 서둘렀다.


치우국은 전열을 다 갖춘 상태이고,

디에고의 부하들은 이제 막 전장에 나타난 상태.


다른 말로 준비가 안 되어 어수선했다.


“전열을 갖춰라!”

“어서! 어서!”

“원숭이들이 전열을 갖췄지 않나?!”

“1대는 최전방에 진을 치고 2대 중앙에, 3대는 우측, 4대 마카오 용병은 좌측 끝으로 붙어!”


웅성웅성. 다른 말로 혼잡했다. 딱, 그 순간에 김충선의 2천 부대를 앞으로 돌출시켜 조총을 쏘게 했다.


“쏘아라! 놈들이 허둥거릴 때가 기회다!”


탕! 타다다다다당!!!!!

탕! 타다다다다다다당!!!!!


검은 포연이 확, 올라오고 선두로 나서던 포르투갈 1대 군병이 우수수 쓰러진다.

기습.

별안간 공격이니 속절없이 당한 것이다.


하지만 정예는 정예라고, 포르투갈 군관들이 뭐라고, 소리치자 조총탄을 막아설 방패를 앞으로 내밀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들도 방패 너머에서 총탄을 쏘기 시작했다.


탕! 타다당! 탕! 타다다다다당!!!!


그 공격에 김충선의 부대에서 피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이번에는 정여립에게 명령했다.


“궁수들을 내보내게.”


정여립은 내 지시를 받고 휘하의 궁수대를 보냈다.


1천 궁수대(대동계에서 활 좀 쏜다는 검계 무리.)


저들의 손에는 조선의 비밀병기라고 부르는 편전이 있었고, 김충선의 조총대 뒤에서 안전하게 조준했다.


작고 날카로운 화살.

조총 사거리보다 길고 무엇보다 보이지도 않는 작은 화살이 허공을 날아갈 때면 피하지도 못하고 죽을 것이다.


“쏘아!”


지함두의 궁수들이 편전은 허공으로 조준했다. 그리고 일제히 쏘아내자 아주 작은 점들이 허공을 비행했다.


김충선의 부대를 지나치고,

더 먼 거리를 날아 방패를 붙잡고 선 포르투갈 병력에게, 파바바박!!!


“크아악!”

“으아아악!”

“화, 화살이다.”

“보이지도 않아! 어디에서 쏜 화살이야?!”

“머리 위로 떨어진다. 방패를 들어!”

“머리를 보호하라고!”


우왕좌왕. 3백에 가까운 포르투갈 병력이 우수수 쓰러지고 저들이 방패를 들자 이번에는 김충선의 조총대가 장전을 끝내고 쏘았다.


탕! 타다다다당! 탕! 타다다다다당!


대단한 연계 공격.

3천이던 포르투갈 선봉대가 1천 가까이 무너졌다.


그 모습을 본 디에고 곤키오는 버럭 고함을 질렀다.


“뭣들 하더냐! 미개한 원숭이를 상대로 이게 무슨 짓이냐!”

“마카오 용병을 내보내라! 화살을 계속 쏠 수는 없을 것이다.”


디에고 곤키오는 변화를 일으키고자 했다. 전면에서 벌어지는 총포 사격과 다르게 좌측 끝에 포진한 마카오 용병을 이용해 시간을 벌고자 했다.


그러자 냉병기를 붙잡은 중국인 용병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험한 얼굴에 기다란 장도를 붙잡은 녀석들이 씨익 웃기 시작했다.


딱, 보아도 해적들.


평소에는 얌전히 상선을 운용하다가 기회가 생겼다고 싶으면 해적질을 일삼는 녀석들이 이번에는 포르투갈 용병이 되어서 덤벼들었다.


하지만 놈들이 험하다고 해서 아군이 못 싸울 일은 없겠지. 놈들보다 더한 자들이 내 휘하에 있지 않던가.


나는 정여립을 보았고, 정여립이 끄덕였다.


대동계의 검계 무리와 구월산에서 내려온 도적 무리가 기다란 장창을 붙잡고 일어섰다.


3천 중국인 용병 대 2천 대동계 무리가 좌측 끝에서 싸움을 벌였다.


초반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시간이 지나자 중국인 용병이 슬금슬금 물러서기 시작한다.

놈들은 싸움에 열의가 없었다.

죽기도 싫고, 어렵다고 생각한 전투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반대로 아군은 달랐다. 죽기 살기로 싸운다. 놈들을 끝까지 쫓아서 죽인다.


“잡아! 놈들이 뒷걸음을 치지 않더냐!”


-우와아아아! 물러서라!

-더는 버티기가 어렵다고!


“하하하하. 겁쟁이 놈들. 내가 바로 길삼봉이다.”

“하하하하. 여기 구월산 두령 황기백이 있다!”


승부는 났다. 좌측 끝에서 시작된 혼란함이 포르투갈 본진까지 여파를 남겼다.


디에고 곤키오는 도망치는 중국인 용병을 보았다.


“병신들! 어디를 도망가!! 너희가 도망치면 전열이 무너진다고.”

“멈춰! 자리를 지키란 말이다!”

“중앙군은 좌측으로 이동하라! 노란 원숭이들이 더는 다가오지 못하게 막아!!!!”


버럭 내지르는 명령.


그 명령에 따라 포르투갈 중앙군이 좌측 끝으로 움직인다.

그 움직임에 치우국의 진영에서 커다란 깃대가 흔들리고 본진 병력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중앙돌파.

약해진 진형이 뻔히 드러났으니 멈출 이유가 없었다.


“공격! 확실히 와해 시킨다! 적 전열을 완전히 짓뭉개!!”


호재였다. 중국인 용병이 도망치면서 만들어진 기회였다.

중국인 용병은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치고 놈들이 빠져나간 틈에 좌측 끝의 검계들은 중앙으로 압박.

아군 본진은 중앙으로 내달려 포르투갈 총포대를 무너트렸다.


“진격! 뚫어버려!”


들이친 본진 병력,

조총을 들었던 김충선의 부대는 후위로 빠지며 총포를 장전했고, 일제 사격으로 본진 병력을 엄포했다.


그것과 함께 지휘체계가 무너진 디에고 곤키오는 당황했다.


“뭣들 해! 막아! 이렇게 무너지면 안 돼!”


하지만 디에고의 명령에도 혼란이 계속되자 결국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후퇴! 울산성으로 돌아간다!”

“어서! 어서! 물러서라!”

“전열을 다시 갖추고 돌아온다!”


부랴부랴 소리치는 목소리.

그것과 함께 포르투갈 병력은 물러가기 시작했다.


치열한 접전과 피해를 감수하며 한 발 한 발 물러섰다.


다른 병력 같으면 한꺼번에 무너져야 할 놈들이 잘도 버티며 후퇴했다.

중국인 용병은 진작에 도망쳤지만, 7천 포르투갈 병력은 3천 병력을 내주고도 4천 병력으로 꿋꿋하게 버텼다.

특히나 냉병기로 싸우는 전투에서 우세를 보이기도 했다.

놈들의 갑주가 단단하기도 하거니와 기다란 할버드를 내려칠 때면 월등한 힘과 용맹에 아군이 주춤하기도 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전장 분위기를 조율했다.


“천천히 진군하라! 굳이 목숨을 끊겠다고 피해를 당할 필요는 없어!”


단호한 명령. 그 명령에 따라 변화를 주었다.


아군이나, 적군 모두가 팽팽하게 밀고 밀었다.


디에코 곤키오도 초반 큰 피해를 당했지만, 어느 순간은 평정을 찾았다.


그럼에도 그가 가진 건 4천 병졸.


3천 중국인 용병은 도망쳤으면, 3천 포르투갈 병력은 싸늘한 죽음이 되었다.


아무튼, 치우국을 상대로 싸우기보다 울산성으로 돌아가는 게 답이었다.


“오냐! 더 가까이 와봐라. 이제 곧 울산성이다.”

“울산에서 대기 중인 프란시스코 사령관이 네놈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테다!”


고래고래 소리치는 디에고 곤키오.

하지만 그가 울산 성에 다가섰을 때,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다.


울산만을 포위하기 시작한 이순신의 함대가 가득 들어차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걸 막아내기 위해 프란시스코 사령관이 울산성을 떠나 바다로,

1만 병력과 200척의 함선을 가지고 항구를 떠나려는 순간이었다.


“이런 거였어?! 아케치의 계획이 이거구나.”


디에고는 분노한 얼굴로 아케치의 군병들을 바라보았고,


아케치는 어느 순간 진군을 멈추고 북을 치기 시작했다.


둥! 두둥! 둥! 두둥! 둥! 두둥!


승전을 알리는 북소리.


울산에 당도했고,

노부나가의 길목을 꽉 틀어막았다는 신호를 알리는 북소리가 지금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울산만 앞바다에서 피바람이 불었다.


완전히 작정하고 포위망을 구축한 이순신과 포르투갈 함선 간의 전투는 치열했다.


노량 해전처럼,

도망치는 놈 하나 없게 맹렬하게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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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시간 변경입니다. 24.01.18 1,995 0 -
177 176화. 울산 혈전. NEW 8시간 전 114 11 13쪽
176 175화. 노부나가와 아케치. 24.07.05 188 11 13쪽
175 174화. 이순신의 울산 해전. 24.07.04 222 11 13쪽
» 173화. 울산 전투. 24.07.03 228 10 12쪽
173 172화. 이순신을 품 안에. 24.07.02 276 9 13쪽
172 171화. 포르투갈 함대. 24.07.01 289 11 13쪽
171 170화. 조선이 굶지 않는 방법을 전하다. +1 24.06.30 299 14 13쪽
170 169화. 광해의 면담 요청 24.06.29 300 11 15쪽
169 168화. 치우국의 왕으로. 24.06.28 331 12 14쪽
168 167화. 충주 전투의 결과에 따라 +1 24.06.27 331 13 14쪽
167 166화. 다테 마사무네와 김덕령. 24.06.26 309 12 13쪽
166 165화. 충주 전투의 시작. 24.06.25 328 11 13쪽
165 164화. 서산대사의 꿈이 우리의 꿈이기도 하다. +1 24.06.24 323 14 15쪽
164 163화. 열 번 싸워, 열 번 이겨내자. +3 24.06.23 332 16 13쪽
163 162화. 조선 팔도에서 모여드는 의병들 +1 24.06.22 338 12 13쪽
162 161화. 세자는 혼신을 다해 왜적을 막아라. +4 24.06.21 337 12 14쪽
161 160화. 조선왕을 잡아라 +1 24.06.20 352 10 14쪽
160 159화. 노부나가와 대면하다. +12 24.06.19 353 14 12쪽
159 158화. 부산포 혈전이 끝나고 +4 24.06.18 349 14 14쪽
158 157화. 부산포 왜성 혈전1 +2 24.06.17 324 13 13쪽
157 156화. 송상현, 정발의 헌신 +2 24.06.16 351 16 12쪽
156 155화. 정신이 어지러운 도쿠가와 이에야스 +2 24.06.15 368 13 13쪽
155 154화. 홍의장군 곽재우의 활약 +1 24.06.14 330 12 12쪽
154 153화. 곽재우의 활약 +2 24.06.14 318 12 11쪽
153 152화. 동래성 탈환전. +2 24.06.13 385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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