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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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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2.2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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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 앞으로의 계획.

DUMMY

9. 앞으로의 계획.


타라스콩 성은 론강을 수호하는 요새였다.

그 요새는 대머리 왕 샤를의 피트르 칙령 이후에 만들어진 성이다.

피트르 칙령의 주 내용은 아키텐의 페핀 2세(Pepin II)를 반역자이자 배교자 선언한 것이다.

그를 폐위하여 상리스(Senlis) 수도원으로 은퇴시켰다.

그런 정치적인 부분보다···.

피트르 칙령은 중세의 경제적, 군사적으로 큰 영향을 주었다.

칙령 중에 요새와 다리 건설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있었다.

황제인 샤를 2세는 바이킹과 사라센 해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카운티(county, Comté)를 책임지는 백작에게 강가에 요새를 짓도록 명령했다.

타라스콩이 그렇게 탄생했다.

문제는 요새를 강가에만 지은 것이 아니었다.

백작들은 그 칙령을 빌미로 영지의 중요한 지역마다 요새를 지었다.

수많은 요새가 건설되고···.

그곳을 지키는 성주가 임명되었다.

영지(카운티) 곳곳에 독립된 군벌(영주)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한 요새는 백작의 명령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힘 있는 재력가는 자신의 장원을 지키기 위해 요새를 지었다.

큰 마을도 외적 침입을 막기 위해 목책을 둘렀다.

마을의 촌장이 군벌이 된 것이다.

심지어 도적단과 강도와 같은 무법자들도 요새를 짓기 시작했다.

군벌의 난립으로 공권력이 무너졌다.

힘 있는 이들은 자기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무장했다.

그렇게 무장한 이들이 권력자에게 몸을 의탁했다.

봉건 시대의 시작이었다.


***


대머리 왕 샤를은 피트르 칙령과 함께···.

말을 소유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기병으로 군대에 복무하도록 명령했다.

그들의 대부분은 부유한 자영농이자···.

장원의 소유자였다.

바이킹과 사라센의 침입은 여러 세기 동안 지속되었다.

오랜 전쟁으로 기병의 지위는 점차 자식들에게 세습이 되었다.


이전 시대부터 시작되었던···.

기병의 기사(騎士)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기사의 탄생이었다.


***


피트르 칙령의 내용 중에는 화폐와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로마 시대부터 사용된 은화 데나리우스(Denarius,데나리온)를 정비한 것이다.

로마 시대부터 시대별로 다양한 데나리우스가 발행되었다.

은화의 크기와 은 함량이 시대별로 달랐다.

로마 시대 이후에는 아무나 은화를 발행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은화의 가치가 제각각이었다.

거기에 마모도도 서로 달랐다.

그것은 거래와 교역에 큰 문제가 되었다.

상인조차도 거래에 주고받는 은화의 가치를 정확하게 몰랐다.

피트르 칙령은 은화의 은 함량을 1.7(1.75)g으로 통일하는 것이었다.

그와 함께 금과 은의 비율을 1:12로 고정했다.

12 데나리우스(데니어) 가치의 금이 1파운드였다.

이러한 방식은 다른 많은 화폐에 영향을 주었다.

은화는 중세 유럽 경제의 기초가 되었다.

그러한 은화의 발행을 공적 기관(10개의 수도원)에 맡겼다.

그중 하나가 생질 수도원이었다.

베르트랑의 아버지는 레이먼드는 생질 수도원 권리(화폐 발행권) 절반을 물려받았다.

론강 하류의 부와 생질(발행처)의 은화는···.

레이먼드 힘의 원천이기도 했다.

그를 생질의 레몽이라고 불렸다.

그가 툴루즈를 차지하기 전까지···.


***


레이먼드가 중요 병력을 푸에르그 지방으로 데리고 갔음에도···.

상당수의 병사가 타라스콩 성에 남아 있었다.

100명의 상비군이 이곳에 주둔하고 있었다.

그중 30명은 중장보병이자···.

맨 앳 암즈(man-at-arms)였다.

그들은 부유한 자영 농민이나···.

작은 장원을 가진 지주였다.

그렇지 않으면···.

에드몽(client)처럼 후원자(Patron)에게 지원받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말을 사서 기사가 되기엔 수입이 적었다.

기사는 갑옷과 무기뿐만 아니라···.

값비싼 전투마와 수행원이 필요했다.

웬만한 재력으로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다.

그래도 사슬갑옷과 방패, 투구, 철제 무기를 장비했다.

중장보병은 기사와 함께 전장의 꽃이기도 했다.

전투마가 없다 뿐이지···.

지상 전투에서는 기사에 못지않았다.

이곳에 있는 기사와 중장보병은 어머니에게 후원받는 이들(clientes)이었다.

백작 부인은 부유한 영지들을 가진 귀족이었다.

베르트랑 이들에 안내받아 마련된 숙소로 향했다.


***


어머니와의 만남은 타라스콩에 도착한 다음날이었다.

더러운 몸을 씻고 여독을 풀 시간이었다.


“백작 부인께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에드몽과 몇 명의 맨앳암즈가 찾아왔다.


“충분히 쉬었으니. 인사를 드려야지. 안내하게.”


베르트랑은 타라스콩 성의 홀(Hall)로 인도되었다.

가는 길은 좁은 통로로 이어져 있었다.

성은 사람이 살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니었다.

외적을 방어하기 위한 곳이다.

통로를 좁게 만들었다.

적이 쉽게 성의 중심(홀)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기 위함이었다.

통로엔 어두움을 몰아내기 위한 횃불이 밝혀져 있었다.

횃불에서 질식할 정도로 자욱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통로의 벽면은 연기로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어두운 통로는 횃불의 그림자로 어두웠다.

그나마 횃불이 없었다면···.

통로 중간중간에 있는 턱과 홈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벽면의 일부에 바깥쪽으로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적이 쳐들어오면 병사가 숨어서 방어하는 곳이었다.

좁은 통로는 동시에 두 명이 지나가기 힘들었다.

횃불을 들게 되면 방패를 들 수 없었다.

방패를 들면 횃불을 들 수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양쪽에서 찔러 들어오는 창과 칼을 막기 어려웠다.

성은 공략이 어려웠다.

그것은 단순히 성벽 때문만은 아니었다.

성문의 배치와 통로 모두 외적을 막기 위해 고려되었다.

사라센 해적과 바이킹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타라스콩의 성이었다.

처음엔 나무로 지어졌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목재는 돌로 대체되었다.

미로와 같은 통로를 지나···.

드디어 영주의 홀에 도착했다.


***


홀 입구의 반대편엔 의자 두 개가 있었다.

영주와 영주 부인의 자리였다.

그중 하나에 어머니가 앉아있었다.

주위엔 시종과 가신들이 늘어서 있었다.

어머니는 프로방스의 딸이자···.

이 지역의 영주였다.

먼저 어머니에게 영주에 대한 예를 표했다.


“아를과 아비뇽, 님(Nîmes), 타라스콩의 정당한 주인이신···.”


베르트랑은 자신의 죄에 대한 고백과···.


“저는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죄인입니다.”


용서해 준 하나님의 자애로움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In nomine Patris et Filii et Spiritus Sancti Amen. ”


의례적인 이야기를 나눈 후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잠시 다른 사람들을 물려주시겠습니까?”


성의 홀은 공식적인 장소였다.

그 지역의 정치적인 문제와 법률적인 사안이 다루어지는 곳이었다.

시종과 가신들이 있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성직자가 홀에 있다는 점이었다.

그들이 베르트랑을 감시하기 위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기가 태어나서부터···.

늙어 죽을 때까지···.

세례와 결혼, 장례, 공증까지···.

성직자는 세상의 모든 삶에 관여했다.

주말 예배와 고해성사를 통해 마을과 성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았다.

교황 그레고리 7세가 파문을 거두어들였지만···.

그건 완전한 화해가 아니었다.

이곳에서 무심코 한 말이 교황의 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 것이 쌓이면···.

공격의 빌미가 된다.

다시 생질에서 자신의 죄를 빌며 채찍질을 맞을 수도 있었다.


“오랜만에 부모와 자신 간의 해후를 나누려 하오. 모두 자리를 비켜주시겠소.”


그 말에 사람들이 홀에서 나가기 시작했다.


“어머니. 시녀도 물리시지요.”

“그대도 나가보게.”


어머니를 시중드는 시녀도 홀에서 내보냈다.


“베르트랑. 내 아들아.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어머니께서 겪은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못 본 사이에 많이 컸구나.”


잠시 어머니의 감정을 들어주었다.

분노와 울분, 감격 어림이었다.

어머니의 감정이 진정되자 조용히 이야기했다.

모두가 떠난 고요한 홀에서 두 사람이 소곤거렸다.


***


“이대로 당할 수는 없습니다.”

“네가 맞다. 하지만···. 우리에게 다른 방법이 없지 않으냐.”


아버지 레이먼드는 인근의 강력한 영주였다.

그레고리 7세는 그런 레이먼드를 파문으로 굴복시켰다.

교황은 파문을 통해 군주들을 길들이고 있었다.


“교황 성하께서 잉글랜드의 왕도 파문했다더구나.”


-어머니의 말처럼 지금은 엎드려야 할 때야. 곧 카노사의 굴욕이 일어나···.-


교황은 왕과 군주, 성직자뿐만 아니라. 황제마저 파문했다.

결국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도 교황에게 죄를 청하게 된다.


-잠시만 엎드려 있으면 돼.-


지금은 교황의 힘이 제일 강할 때였다.

하지만···. 그 힘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레고리오 7세 교황은 황제에 의해 폐위당한 후 쓸쓸하게 망명지 살레르노에서 객사했다.


“제가 말씀드리는 건 교황이 아니라···. 아버지입니다.”

“레몽···.”


어머니의 감정이 격해졌다.

그것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였다.

아내와 자식을 버림으로써 파문에서 벗어났다.


“아버지는 다시 결혼할 것입니다. 더 많은 영지를 원하니까요.”


파문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이 무효가 되었다.


-어떤 잉글랜드의 왕은 새장가를 가기 위해 국교회를 만들었는데···. 레이먼드는 그럴 필요도 없지. 하하.-


가톨릭에서는 이혼할 수 없었다.

일부일처제를 절대 원칙으로 삼았다.

한쪽이 사망하지 않고선 이혼이 안 된다.

일부다처제와 일처다부제, 난혼이나 첩을 두는 것 등을 강력히 금지했다.

귀족과 왕, 황제라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그들에겐 오직 아내와 정부(情婦)가 있었다.

첩 대신에 정부가 있었다.

그것이 성직자라고 할지라도···.

첩은 결혼의 일종이었다.

반면에 정부는 서로 통정(通情)하는 것이지···.

결혼이 아니었다.

결혼이 무효가 되었기에···.

레이먼드는 새장가를 갈 수 있었다.

지참금을 또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가 그것을 마다할 리가 없었다.


***


“화가 나지만···. 그 일을 막을 방법이 없다.”

“맞습니다. 그렇다고 어머니의 영지를 피가 섞이지 않은 이에게 줄 수 없지 않습니까? 가신들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 영지를 다른 이에게 준다는 말이냐. 레몽이라도 그럴 수는 없다.”


영지는 어머니의 힘이자···.

프로방스 딸의 권리였다.

그것을 빼앗을 수는 없었다.


“아버지에게 새로운 아들이 태어나면 상황이 달라질 것입니다.”


레이먼드가 새장가를 든 후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가 후계자가 된다.

랑그독그 지방에서는 딸도 후계자가 될 수 있었다.

살리카법전의 예외 지역이었다.

그래도 여아라면···

베르트랑이 계승권을 다투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아이라면···. 쉽지 않았다.


“어머니의 영지를 빼앗으려 하겠지요.”


후계자 문제를 정리하려 할 것이다.

상속 분쟁은 세력을 약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었다.

카롤루스 대제(Carolus Magnus)도 사후에 제국이 분열되었다.

아버지 레이먼드도 그 사실을 알았다.

알폰소 주르당이 일찍 태어났으면···.

베르트랑이 제거되었을 것이었다.


“저희의 권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힘을 키워야 합니다.”


어머니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남의 자식에게 영지를 넘길 수는 없었다.

영지를 빼앗기는 순간···.

자신은 수도원으로 추방되고···.

아들은 목숨을 빼앗길 수 있었다.

권력은 비정했다.

어머니도 그 사실을 잘 알았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


어머니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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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 레반트로 가기 위한 준비. 24.02.24 921 36 13쪽
10 10. 충성의 맹세. +2 24.02.23 915 38 12쪽
» 9. 앞으로의 계획. 24.02.21 926 35 12쪽
8 8. 에드몽. 24.02.20 960 32 12쪽
7 7. 타라스콩. 24.02.19 976 36 12쪽
6 6. 약속된 권능. 24.02.17 1,053 39 13쪽
5 5. 첫걸음을 내딛다. +6 24.02.09 1,173 38 12쪽
4 4. 선물(gift)과 봉사(service). +4 24.02.07 1,246 38 13쪽
3 3. 사람 낚는 어부. +4 24.02.06 1,505 37 14쪽
2 2. 신실한(Pieux) 베르트랑. +4 24.02.05 1,941 38 13쪽
1 1. 악마의 유혹. +14 24.02.04 3,402 5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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