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최고재벌 님의 서재입니다.

크루세이더 킹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최고재벌
그림/삽화
최고재벌
작품등록일 :
2024.02.04 21:46
최근연재일 :
2024.07.01 18:56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58,922
추천수 :
2,164
글자수 :
596,325

작성
24.02.19 09:24
조회
975
추천
36
글자
12쪽

7. 타라스콩.

DUMMY

7. 타라스콩.


생질에서 타라스콩까지 이틀의 시간이 걸렸다.

에드몽이 이야기한 대로였다.

이동 중에 무법자의 습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했다.

기사와 기마병이 포함된···.

서른 명이 넘는 무리를 습격할 무법자는 많지 않았다.

주변에 베르트랑을 노릴 만한 이들이 없었다.

귀족의 몸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그만큼 위험한 일이었다.

반드시 보복이 들어올 것이다.

귀족과 영주, 기사는 깡패와도 같았다.

얕보이면 안 되는 직업이었다.

농민이 두려움을 품지 않는다면···.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밀알을 바치지 않을 것이다.

무법자는 보복의 위험이 없는 순례자나 떠돌이를 터는 게 더 나았다.

적게 먹는 대신에 위험이 적었다.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물건을 싣고 가는 상인이었다.

가을걷이 후 영주의 세금을 거두는 징수관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영주의 아들은 최악이었다.

몸값을 받아내더라도 써보기 전에 토벌당할 것이다.

에드몽이 베르트랑을 수행하는 것은···.

만일을 위한 것과···.

귀족으로서 위엄을 보이기 위함이었다.


“해가 지기 전 보께흐 성(Beaucaire Castle)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타라스콩으로 가지 않고 말이오.”

“밤에 이동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베르트랑을 습격할 사람들이 없다고 해도···.

밤에 이동하는 것은 좋지 않았다.

어두운 길은 위험했다.

낮이라면···.

보고 피할 수 있는 돌과 구덩이에 마차가 빠질 수도 있었다.

도보로 걷는 병사도 마찬가지였다.

돌부리나 구멍에 걸려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일은 흔했다.


“밤에 강을 건너는 것은 더욱 위험합니다.”


접싯물에 코가 빠져 죽는 사람이 있었다.


-실제로 개울에 빠져 죽은 황제가 있지.-


십자가를 아로새긴 깃발과 갑옷을 입은 병사가···.

강이라 부르기 민망한 하천을 건너고 있었다.

병력이 수만이었다.

그중 가장 화려한 인물이 개울 물에 빠져 죽었다.

갑작스러운 황제의 죽음에 군대가 갈팡질팡했다.


-어이없는 죽음이군.-

-누구에게나 죽음은 갑작스러운 법이지.-


알렉산더와 정복왕이자 사생아의 왕(the Conqueror, the Bastard) 윌리엄의 죽음도 갑작스러웠다.


-질병에 대한 권능도···. 상처에 대한 권능만큼 강력해.-

-고마운 일이군.-


많은 정복자가 질병으로 죽었다.

질병은 전투로 죽는 만큼 흔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엔 언제나 질병과 죽음의 악마가 따라다녔다.

에드몽의 말은 타당했다.

하루를 먼저 가느라···.

목숨도 먼저 갈 수 없었다.

그의 뜻에 따랐다.


“그렇게 하시오.”


멀리서 타라스콩의 높고 두터운 성벽이 보였다.

그전에 강 맞은편에 있는 보께흐 성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다.


***


타라스콩은 론강 하류의 요새 도시였다.

론강은 프랑스 동남부 지역의 중요한 물류 통로였다.

리옹과 아비뇽, 타라스콩으로 이어지는 물줄기를 따라 많은 교역품이 이동했다.

타라스콩은 론강 하류를 막는 요새였다.

강 맞은편에 있는 보케흐 성과 함께라면 사라센과 바이킹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론강의 방어를 위해 타라스콩이 먼저 지어졌고···.

그 후 보께흐 성이 지어졌다.

강 양쪽에서 론강을 봉쇄하기 위해서였다.

두 곳에 요새가 지어지자···.

비로소 사라센 해적과 노르만 침략자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었다.

척박한 내륙에 숨어 살던 사람들이 풍요로운 땅을 찾아 강변으로 모여들었다.

평지가 좁은 상류와 하류에 살던 이들이 론강 하류의 평야로 내려왔다.

타라스콩 성 주변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다.

성 아랫마을 커지면서 나루터와 항구도 생겨났다.

마을은 큰 마을이 되고···.

작은 요새 도시가 되었다.

수도원이 건설되면서···.

사람들은 신체의 안정뿐만 아니라···.

정신의 구원도 받게 되었다.

타라스콩 맞은편 보께흐 성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그쪽은 생로망 대수도원(Abbaye of Saint-Roman)이 먼저 지어졌지만···.

비슷한 변화를 겪었다.

두 지역은 상호 작용을 하면서 성장했다.

론강 주위로 타라스콩과 보께흐가 있었고···.

타라스콩이 좀 더 규모가 있었다.

타라스콩과 보께흐, 생질로 이어지는 영지가···.

아버지 레이먼드가 물려받은 영지 중 가장 컸다.

생질의 레몽(Raymond de Saint-Gilles)은 그 지역을 기반으로 세력을 넓혀나갔다.

타라스콩은 그 중심에 있었다.


***


보께흐 성은 론강이 바라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었다.

언덕에 오르자···.

해가 지기 전에 강을 건너고자 하는 분주한 배들이 보였다.

타라스콩과 보께흐 사이에는 나루터(Harbor)라고 하기엔 크고···.

항구(Port)라고 부르기에 작은 부두가 있었다.

사실 나루터와 항구의 구분은 모호했다.

론강의 양 측면에 큰 규모의 선착장(船着場)이 있다고 보면 되었다.

그곳은 론강으로 나뉜 랑그독그와 프로방스를 이어주는 교통의 중심이었다.

로마 시대에 건설된 아를(Arles)의 다리가 파괴된 이후···.

아비뇽에 새로운 다리(1177년)가 건설되기 전까지···.

타라스콩-보께흐는 양쪽을 이어주는 지역으로 번성했다.

두 곳에 지어진 나루터는 랑그독그와 프로방스를 이어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론강 상류와 하류를 이어주는 수운의 역할을 했다.

타라스콩과 보께흐 두 성으로 론강 하류를 봉쇄하자···.

사라센 해적과 노르만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졌다.

그 일은 론강 중상류의 발전에도 영향을 주었다.

아비뇽과 리옹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타라스콩으로 많은 배가 오갔다.

아비뇽이 성장하여 론강에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

타라스콩은 마르세유와 함께 프로방스 지방의 중심지였다.


“이곳은 변함없이 북적이오.”

“도련님의 가문 덕분입니다.”


이곳의 번영은 툴루즈 가문이 강을 장악한 덕분이었다.

성이 생기고 군대가 주둔함에 따라···.

외적의 습격뿐만 아니라···.

치안도 좋아졌다.

인구가 늘고 상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이 지역에서 거두는 세금(보호비)이 늘어났다.

그것은 레이먼드(생질의 레몽)에 큰 힘이 되었다.

영지를 얻기 위해 모험심 강한 기사가 모여든다고 해도···.

그들이 먹이고 입히지 못하면···.

흩어지기 마련이었다.

보급을 담당하는 것은 상위영주의 의무였다.

영지만큼 돈도 군대를 유지하는 데 중요했다.

군대는 돈을 먹는 하마였다.

병력을 유지하고도 돈에 여유가 있다면···.

용병을 고용하는 것도 가능했다.

용병은 로마 시대에서부터 전쟁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프로방스 지역과 가까운 제노바에서 용병이 산업이 성장하고 있었다.

제노바 쇠뇌병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레이먼드와 베르트랑은 그들을 고용하여 1차 십자군 원정에서 예루살렘과 트리폴리를 공략했다.

레이먼드의 군대에 제노바 용병이 활동하고 있었다.

레몽 드 툴루즈(툴루즈의 레몽 4세, Raymond IV de Toulouse)의 성장에는···.

영지를 얻기 위해 모여든 기회주의자와···.

생질과 보께흐, 타라스콩 지역에서 얻어지는 부(富)···.

제노바 지역에서 구한 용병이 큰 도움을 주었다.

레이먼드는 툴루즈를 물려받지 못했지만···.

그 힘을 바탕으로···

자신의 아버지보다 큰 영지를 손에 넣었다.

더 강한 힘과 영광을 위해···.

신의 뜻(신이 원하신다. Dieu le veut)으로 예루살렘을 향해가게 된다.


-이번엔 조금 달라질 거야.-

-어떻게?-

-그야 네가 하기 나름이 아니겠어. 하하.-


악마의 음흉하게 웃었다.

이번에 그의 뜻으로 예루살렘에 가게 될 것 같았다.


-예루살렘의 왕, 성묘의 수호자라는 호칭이 너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예루살렘은 이 세계의 중심이었다.

명분과 힘이 갖추어진다면···.

황제보다 더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신성하지도···.

로마도 아닌 제국 대신에···.

진정한 신성 로마제국이 탄생하는 것이었다.


-네가 원한다면 말이지. 하하.-


그것은 녀석이 보여준 환상 중의 하나였다.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


“에드몽 경이 수고했소. 어머니와는 별도로 사례를 하겠소.”


타라스콩 성에 무사히 들어온 후 감사를 표했다.


“제가 해야 할 의무를 다했을 뿐입니다.”


그건 의례적인 말이었다.

어머니가 챙겨주겠지만···.

그를 얻기를 원한다면 따로 챙겨주는 것이 좋았다.

충성심과 호의는 가만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에드몽이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병력을 늘리는데도···.

그의 세력이 커지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의무에는 권리가 따르는 법이오. 그대는 나의 사례를 받을 권리가 있소. 사양하지 마시오.”


그 말을 들은 에드몽의 눈이 커졌다.

의무에 권리가 반드시 따르는 것은 아니었다.

의무만 받아먹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영주와 귀족 중에서는···.

그런 이들에겐 사람이 따르지 않았다.

에드몽은 베르트랑에게서 뛰어난 영주의 자질을 보았다.

만으로 11살, 이제 곧 12살이 되는 아이에게 보기 힘든 자질이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베르트랑이 하인에게 지시해 돈을 가져오게 했다.

쟁반에 상당히 큰 주머니가 올려져 있었다.


“은화요. 그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오.”


주머니의 크기로 보아 은화가 50개 이상은 되어 보였다.

상당히 큰 보상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불러 주십시오.”

“그대가 나를 위해 일할 것이 많을 것이오.”

“성심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주종관계는 아니지만···.

그의 마음을 얻었다.

돈은 들지만···.

필요한 일을 맡길 수 있었다.

다행히 돈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다.

나이에 비해 상당한 부를 축적했다.


***


이 시대에 아이에게 용돈을 주지 않았다.

용돈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평민은 아예 용돈을 주지 않았다.

먹이고 재우고 입혀주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 했다.

귀족이나 영주는 조금 달랐다.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지 않지만···.

용돈과 비슷한 것을 주었다.

권리(이권)를 나누어주는 것이었다.

그것이 장원이 될 수도 있고···.

조세 징수권이 될 수 있었다.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모두 해당하였다.

레이먼드는 베르트랑에게 작은 장원을 하사했다.

과수원과 양조장이 있어···.

상당한 수입이 나오는 곳이었다.

상속은 아니었고···.

증여였다.

귀족의 아이는 어리더라도 사람을 부려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미리 장원을 경영하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었다.

일종의 조기 교육이었다.

사람을 쓰더라도 장원이 돌아가는 상황을 알아야 했다.

그래야 새는 돈이 없었다.

지금은 관리자에게 맡겨놓고 있지만···.

베르트랑이 현명하다면 자신의 장원을 들여다볼 것이었다.

나이를 먹으면 베르트랑을 따르는 사람이 많아진다.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장원을 직접 관리해서 수익을 늘릴 수도 있었다.

그게 아니면···.

레이먼드에게 장원을 추가로 받을 수도 있었다.


-레이먼드에게 다른 남자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 그렇겠지.-


베르트랑에게 상속권이 없음에도···.

남과 다름없는 친척에게 영지를 넘기는 것보단 나았다.

사생아 왕 윌리엄은 노르망디를 부친에게서 물려받았다.

영지를 상속받을 정당한 후계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에게 아들이 태어나잖아.-


레이먼드는 결국 아들을 얻게 되었다.

알폰소 주르당이라는···.


-아직 시간이 많아. 그동안 세력을 키울 수 있어.-


그가 태어나려면 많은 시간이 남았다.

그때까진 후계자로 지원을 받을 것이었다.


-우선 아를을 어머니에게 받아야겠군.-


아를에서 세력을 키워···.

아버지 레이먼드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받아내야 했다.


-그렇지. 알아내 내어주길 기다리는 것보다 가져오는 게 낫지. 하하.-


성에 들어온 베르트랑은 어머니를 만날 준비했다.

여행으로 더러워진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준비를 마친 후 어머니가 기다리는 홀로 향했다.

어머니와 나눌 이야기가 많았다.

원하는 것들을 얻어내야 할 때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크루세이더 킹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15. 성모의 기적. 24.02.28 819 35 12쪽
14 14. 순례자. +4 24.02.27 846 31 12쪽
13 13. 적재적소.(the right man in the right place.) 24.02.26 871 27 12쪽
12 12. 1,000명의 병사. +6 24.02.25 912 36 12쪽
11 11. 레반트로 가기 위한 준비. 24.02.24 921 36 13쪽
10 10. 충성의 맹세. +2 24.02.23 915 38 12쪽
9 9. 앞으로의 계획. 24.02.21 925 35 12쪽
8 8. 에드몽. 24.02.20 959 32 12쪽
» 7. 타라스콩. 24.02.19 976 36 12쪽
6 6. 약속된 권능. 24.02.17 1,053 39 13쪽
5 5. 첫걸음을 내딛다. +6 24.02.09 1,173 38 12쪽
4 4. 선물(gift)과 봉사(service). +4 24.02.07 1,246 38 13쪽
3 3. 사람 낚는 어부. +4 24.02.06 1,505 37 14쪽
2 2. 신실한(Pieux) 베르트랑. +4 24.02.05 1,941 38 13쪽
1 1. 악마의 유혹. +14 24.02.04 3,402 53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