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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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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작품등록일 :
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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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2.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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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3쪽

6. 약속된 권능.

DUMMY

6. 약속된 권능.


따그닥.- 따그닥.- 덜컹.- 덜컹.-


말발굽 소리와 바퀴가 돌부리에 차이는 소리와 함께···.

마차가 크게 흔들렸다.


“도련님. 길이 좋지 않습니다. 불편하시겠지만···.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출발지인 생질과 타라스콩은 그리 멀지 않았다.

그럼에도 에드몽 일행은 마차와 수레를 챙겨왔다.

마차는 어린 베르트랑을 태우기 위해서였다.

귀족 가의 아이는 일찍 승마를 배워···.

베르트랑은 말을 탈 줄 알았다.

그렇다고 채찍질로 몸이 축난 아이를 말에 태울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말은 위험했다.

낙마 사고뿐만 아니라···.

중간에 매복에 걸릴 수 있었다.

생질과 타라스콩 사이엔 숲이 있었다.

숲은 위험했다.


***


문명이 사라진 폐허엔 풀과 나무가 자라났다.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른 후 그곳은···.

상당히 큰 숲이 되었다.

그러한 숲엔 영주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살고 있었다.

화전민이기도 하고···.

때로는 도적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강도가 되는 녀석들이었다.

그들 중엔 자신을 기사나 영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고귀한 혈통도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다.

아버지 레이먼드는 그런 이들을 고용했다.

쉽게 병력을 얻는 방법이었다.

공을 세우면 그들의 권리를 인정하거나···.

얻은 땅 일부를 나누어주면 되었다.

싸울 수 있는 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그럼에도 오랜 기간 무질서가 이어진 이곳엔···.

화전민과 도적, 강도가 줄지 않았다.

전쟁 때문이었다.

잦은 전쟁으로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곳엔 그런 이들이 끊임없이 생겨났다.

권력의 빈자리엔 언제나 그런 자들이 들어섰다.


***


무법자의 습격을 막기 위해 어머니가 에드몽을 파견했다.

그는 젊지만···.

경험이 많은 기사였다.

병사와 마차, 수레를 동원하여···.

시간이 걸리지만 안전하게 길을 안내했다.


“타라스콩까지 얼마나 걸리겠는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이틀이면 됩니다.”


말을 달려 한나절 걸릴 거리가 마차로 이틀이었다.

길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로마인들이 만든 포장도로는 아쉽게도 생질과 타라스콩을 연결하지 않았다.

두 곳 모두 로마 시대 이후에 건설된 곳이었다.

숲을 지나는 길은 드문드문 끊겨 있었다.

그런 길을 마차로 달리기 위해 여러 작업이 필요했다.

비포장도로의 흙은 비에 쉽게 쓸려나갔다.

큰비가 오면 돌이 드러나고 땅이 깊게 팼다.

그런 곳은 사람들이 나서 돌을 치우고···.

구덩이를 메꾸어야 마차가 지나갈 수 있었다.

이동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일행의 대부분이 도보로 걸었다.

에드몽을 포함한 기병 4기를 제외하곤 모두 보병이었다.

그 뒤를 따르는 네 대의 수레엔 식량과 야영 도구가 실려있었다.

서른 명이 넘는 인원이 이동하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짐이 필요했다.

느리게 걷던 일행은 해가 지기 전···.

미리 보아둔 장소에 도착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오늘은 이곳에서 쉬어가시지요."

"그렇게 하지. 야영지를 꾸린 후 검술을 봐줄 수 있는가?"

"물론 영광입니다."


타라스콩으로 가는 동안 에드몽의 마음을 얻기로 했다.

그에게 가르침을 요청했다.


***


전쟁과 야만의 시대엔 서로 몸을 부대끼는 것은 쉽게 친해지는 방법이었다.

동시에 상대에게 신뢰를 얻는 방법이었다.

대련과 가르침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그럴 리는 없지만···.

검술 대련과 가르침 중에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죄송합니다. 대련 중의 예기치 못한 사고였습니다.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에드몽이 베르트랑의 목숨을 취할 수도 있었다.

벌보다 보상이 크다면 충분히 저지를 수 있는 일이다.

베르트랑은 대화를 통해 그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알았다.

사고가 나면 그가 얻는 이득보다 손해가 더 컸다.

범인은 언제나 이득을 보는 이였다.

그는 믿어도 되었다.


-하하. 갈수록 영리해지는군. 진범을 찾을 땐 범행 동기를 따져봐야지.-


또 쓸데없는 말이지만···.

생각해 보면 유용한 말이었다.


-아버지가 아랫사람을 의심하되. 믿음을 보여주라고 했어.-

-하하. 레이먼드가 옳은 소리도 하는군.-


검술 훈련은 상대에게 믿음과 함께 친밀감을 높여주는 일이었다.

기사와 종자의 관계가 그랬다.

베르트랑은 이 일이 그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


깡.- 깡.- 챙.- 챙.-


해가 지는 야영지에서 한동안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훌륭한 솜씨입니다. 도련님."


몸이 예전보다 훨씬 가벼워졌다.

쉽게 지치지도 않았다.

채찍질로 인한 상처는 이미 사라졌다.

그곳에 더 강한 육체가 자리 잡았다.


-몸이 예전과 달라진 것 같아···.-

-내가 약속했던 것이야. -

-아!-


기억이 났다.

녀석은 질병과 상처에 강한 육체를 약속했다.


-단순히 건강한 육체를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훨씬 나았다.


-당연하지. 내가 부여한 권능은 네가 생각한 것보다 커. 하하.-


또 쓸데없는 소리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이 전혀 싫지 않았다.

-좀 더 상세히 듣고 싶은데?-


자연스레 들어볼 마음이 생겼다.


-원한다면.-

-말해봐.-


강한 육체는 베르트랑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기도 했다.

문명과 야만이 공존하는 이 시대에 무력은 소중했다.


***


악마는 회복의 권능을 주었다.

상처가 빠르게 아무는 것이었다.


-그것으로 이런 효과가 난다고?-

-그래, 그게 너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지.-


상처가 아무는 것만으로 힘과 체력이 좋아진다는···.

녀석의 말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어떻게.-

-설명이 길어질 건데. 괜찮겠어?-

-환상으로 보여줘.-


백 번 듣는 것보단 한번 보는 게 나았다.

눈으로 보는 것이 이해가 빨랐다.


- 그런 배우려는 자세가 좋아. 하하.-


환상 속에서 기사가 무서운 검을 힘차게 휘둘렀다.

강한 힘에 그의 근육이 팽창하며 수축했다.

그 과정에서 근섬유가 찢어지고 손상되었다.

상처 입은 근섬유가 치료가 되면서 더 굵어졌다.

손상된 근육이 회복되면서 더 강해졌다.


-인간의 몸이 더 많은 근섬유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야.-


악마가 하는 말은 어려웠다.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상처를 입으면 더 강해진다는 말이군.-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비슷한 속담은 어느 곳에나 있었다.

성경에도 그런 말씀이 많았다.


-그건 아닌데···.-


비 온 뒤에 땅이 굳지 않았다.

패이고 무너졌다.

상처가 나면 몸은 더 약해진다.

다만···.


-일단 근육과 뼈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럼, 더 강해진다는 말이 맞잖아.-

-그래. 일단 맞다고 해두지.-


***


근육에 상처가 생기면···.

회복하는 데 며칠이 걸렸다.

그러한 상처와 회복이 반복되면서 근육이 더욱 커졌다.


-상처 치료가 빨리 되면 그 과정이 더 단축돼. 너는 훈련 중에 그것이 일어나.-


그것의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대련하면 할수록 힘이 더욱 좋아졌다.


“이런 실력을 감추고 계셨군요.”


처음 대련은 수도원에서 굳어진 몸을 푸는 과정으로 인식했다.

망가진 몸으론 못 싸우는 게 당연했다.

대련이 이어질수록 실력이 좋아졌다.

몸이 풀리면서 본 실력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좀 더 강하게 들어가겠습니다.”


더 강해진 몸을 진짜 실력이라 생각한 것이다.

오해였지만···. 나쁘지 않았다.

이 시대의 강함은 찬미를 받는 일이었다.


깡.- 깡.- 챙.- 챙.-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어두워지자, 훈련이 마무리되었다.


***


식사를 마친 후 잠자리에 들었다.

궁금한 것을 악마에게 추가로 물어보았다.


-나는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는 거야?-

-그렇지. 않아. 한계가 있으니까.-


근육은 무에서 유가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신체의 다른 부분을 희생하여 근육에 투자하는 것이다.

근육은 어느 이상 커지지 않았다.


-가녀린 몸이 갑자기 헐크가 되진 않지.-


녀석이 또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헐크가 뭐야?-

-그런 게 있어. 덩치 큰 근육 덩어리야.-


베르트랑은 헐크를 북쪽 야만 전사의 이름으로 생각했다.

바이킹이나 노르만은 가끔 이곳으로 내려왔다.


-설명하기 귀찮군.-


질문하려는 베르트랑에게 지식을 주입했다.

새로운 지식이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인간의 몸은 다른 동물과 달라 열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근육은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열량을 소비했다.

그래서 근육이 사용되지 않을 땐 다른 조직으로 바뀌었다.

지방조직과 같은 열량을 거의 소비하지 않는 세포가 되는 것이다.

다른 동물도 어느 정도 그런 작용을 하지만···.

인간처럼 극단적이지 않았다.

일반적인 동물은 운동하지 않아도 상당한 근육량을 유지했다.

그래서 평상시에도 열량 소비가 많았다.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것을 먹어야 했다.

그것은 사자와 같은 육식 동물뿐만 아니라···.

초식 동물에도 해당되었다.

열량이 낮은 풀을 먹는 초식 동물은 하루 종일 먹어야 했다.


-인간은 먹을 것이 줄어들면 몸의 구조를 바꾸지.-


꾸준히 사용하지 않으면 근육은 금방 사라졌다.

열량 소모를 줄여 굶주림을 이겨내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인간이라는 종족이 가진 뛰어난 환경 적응 능력 중 하나였다.


-그래서 근육량을 유지하려면 계속 높은 강도의 운동을 유지해야 해.-


몸은 언제나 근육보다 지방을 축적하려 했다.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야생동물을 이기기 힘든 이유였다.


***


-상처를 빠르게 회복한다고 해도 마찬가지가 아니야?-

-하하. 좋은 질문이야.-


악마의 권능으로 상처를 회복하여···.

빠르게 근육량을 늘린다고 해도 문제가 있었다.

일정 이상으로 근육량이 늘어나지 않았다.

인간의 몸은 근육량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려 했다.

악마의 말처럼 보통 사람이 갑자기 헐크가 되진 않았다.


-지금부터라면 달라지지.-


근육량은 근육의 비대와 근섬유의 증가로 변화했다.

근육이 찢어지고 아무는 과정에서 증가하는 근육량은 근섬유가 두꺼워지는 과정이었다.

성장기 운동은 근섬유 증가에 큰 영향을 주었다.

베르트랑은 지금부터 성장기였다.


-성장기엔 몸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

-성장기? 구조적 변화?-


악마가 어려운 말을 했다.

그런데 이해가 되었다.

지식을 넣어준 것이다.


-구조적으로 다른 몸을 가질 수가 있어.-


성장기엔 체형의 변화가 일어났다.

골격에서부터···.

장기와 근육···.

지방 세포까지 모든 게 달라졌다.

운동을 하면 골격이 커지고 근섬유가 늘어났다.

장기도 그에 맞추어 커진다.

베르트랑이 북쪽 야만 전사나 헐크에 못지않은 몸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지금부터라면···. 맨손으로 사자나 곰을 때려죽일 수도 있지.-


지금부터 훈련한다면···.

신체의 기본 베이스가 달라졌다.


-혈관도 변화해.-


심장과 동맥, 정맥, 미세혈관도 달라졌다.

늘어난 근섬유에 미토콘드리아와 모세혈관이 빽빽하게 들어선다.


-그것은 전투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이 시대의 전쟁은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스포츠 경기와 달랐다.

엄청난 지구력이 필요했다.

인간은 하루 종일 싸우지 못하기에···.

중간에 간단하게 음식을 섭취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상황이라면 베르트랑은···.


-지치지 않고 싸울 수 있지.-


이 시대의 전쟁은 많은 병력이 동원되지 않았다.

수백 명에서 수천 명 정도였다.

그러한 병력이 한꺼번에 전장에서 부딪히지도 않았다.

소규모 전투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래서 개인의 능력이 전투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

뛰어난 기사가 지지치 않고 계속해서 싸울 수 있다면···.

적군에겐 악몽이 될 것이었다.


-인간의 근육은 모든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


지나친 손상은 근육을 키우는 것이 아닌, 파괴했다.

그것을 막기 위해 제한이 걸려 있었다.

긴급한 순간···.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물론 후유증을 유발했다.

그래서 제한이 걸리는 것이다.


-그런 제한이 없어진다면···.-


막대한 힘을 지니게 될 것이었다.

맨손으로 사자와 곰을 때려잡을 수 있고···.

하루 종일 싸울 수 있고···.

순간적으로 괴물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


-베어울프가 될 수도···. 아서왕이 될 수도 있겠어.-


베르트랑이 흥분했다.

그들은 그의 영웅이었다.


-아니,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지. 하하.-


베어울프보다 강하고···.

아서왕보다 위대한 영웅이라···.

악마가 약속한 권능은 생각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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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성모의 기적. 24.02.28 819 35 12쪽
14 14. 순례자. +4 24.02.27 846 31 12쪽
13 13. 적재적소.(the right man in the right place.) 24.02.26 871 27 12쪽
12 12. 1,000명의 병사. +6 24.02.25 911 36 12쪽
11 11. 레반트로 가기 위한 준비. 24.02.24 921 36 13쪽
10 10. 충성의 맹세. +2 24.02.23 915 38 12쪽
9 9. 앞으로의 계획. 24.02.21 925 35 12쪽
8 8. 에드몽. 24.02.20 959 32 12쪽
7 7. 타라스콩. 24.02.19 975 36 12쪽
» 6. 약속된 권능. 24.02.17 1,053 39 13쪽
5 5. 첫걸음을 내딛다. +6 24.02.09 1,172 38 12쪽
4 4. 선물(gift)과 봉사(service). +4 24.02.07 1,245 38 13쪽
3 3. 사람 낚는 어부. +4 24.02.06 1,504 37 14쪽
2 2. 신실한(Pieux) 베르트랑. +4 24.02.05 1,940 38 13쪽
1 1. 악마의 유혹. +14 24.02.04 3,402 5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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